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전기차 비중이 빠르게 확대되면서 완성차 업체 간 경쟁도 신차 판매를 넘어 정비와 배터리 진단, 부품 공급 등 애프터서비스(AS) 영역으로 옮겨가고 있다(BMW)
[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전기차 비중이 빠르게 확대되면서 완성차 업체 간 경쟁도 신차 판매를 넘어 정비와 배터리 진단, 부품 공급 등 애프터서비스(AS) 영역으로 옮겨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BMW 코리아는 전국 서비스 네트워크와 고전압 전문인력, 선제적 차량 진단과 부품 공급망을 연결하는 방식으로 전동화 시대의 AS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가 6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9월 국내 수입 승용차 신규 등록은 3만 4904대로 전년 동월보다 6.3% 증가했다. 이 가운데 순수전기차는 1만 8181대로 전체의 52.1%를 차지했다. 전년 동월 1만 2898대와 비교하면 41.0% 증가한 규모다.
누적 실적에서는 수입차 시장의 전동화 전환 속도가 더욱 뚜렷하다. 올해 1~9월 수입 전기차 등록은 13만 2582대로 전년 동기 6만 6366대보다 99.8% 증가했다. 전체 수입차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29.5%에서 올해 47.4%로 17.9%포인트 확대됐다. 같은 기간 전체 수입 승용차 시장 증가율이 24.1%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시장 확대를 전기차가 주도하고 있는 셈이다.
수입차 브랜드 전체 등록에서는 테슬라와 BMW, 메르세데스 벤츠가 올해 1~9월 각각 8만 9148대, 5만 7929대, 4만 3249대로 1~3위를 차지했다. 특히 전기차 중심의 테슬라는 전년 동기보다 104.4% 성장하며 시장 변화를 주도했다. 전기차 판매가 급증하면서 기존 프리미엄 브랜드 역시 신차 경쟁뿐 아니라 늘어나는 전동화 차량을 관리하기 위한 서비스 인프라 확보가 더욱 중요해지는 시점이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차와 달리 고전압 배터리와 전력전자 시스템을 다루기 위한 별도의 시설과 전문인력이 필요하다(BMW)
전기차는 내연기관차와 달리 고전압 배터리와 전력전자 시스템을 다루기 위한 별도의 시설과 전문인력이 필요하고, 사고 수리 과정에서도 고전압 시스템에 대한 전문적인 대응 능력이 요구된다.
BMW 코리아는 현재 전국 83개 공식 서비스센터에서 전동화 차량 정비를 지원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42곳에서는 고전압 배터리 정비와 사고 수리 등 고난도 작업까지 수행한다. 단순히 전기차를 입고할 수 있는 서비스센터 숫자보다 실제 고전압 시스템을 어느 수준까지 다룰 수 있느냐에 초점을 맞춘 구조다.
이를 경쟁 브랜드와 비교하면 서비스 네트워크 규모에서도 차이가 나타난다.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는 현재 전국 74개 공식 서비스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테슬라는 국내 16개 서비스 거점을 운영 중이다. 이 가운데 분당·노원·원주·창원은 고전압 작업이 불가능한 거점으로 별도 안내하고 있다.
BMW가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우는 부분은 서비스센터 숫자뿐 아니라 진단부터 실제 정비까지 연결하는 과정이다. 커넥티드 기술 기반 'BMW 프로액티브 케어(Proactive Care)'는 충전 중 배터리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해 과열이나 과충전 등 이상 징후를 감지하고, 점검이나 정비가 필요한 경우 고객에게 안내한다. 원격 진단을 통해 서비스센터 입고 전 차량 상태와 예상 정비 항목을 확인하고 필요한 부품과 작업을 미리 준비하는 방식도 적용하고 있다.
BMW 코리아는 현재 전국 83개 공식 서비스센터에서 전동화 차량 정비를 지원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42곳에서는 고전압 배터리 정비와 사고 수리 등 고난도 작업까지 수행한다(BMW)
BMW는 부품 공급망도 함께 확대한다. 2027년 부품물류센터(RDC)를 확장해 AS 부품 보관 규모를 현재보다 약 65% 늘릴 계획이다. 확장이 완료되면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대 규모의 BMW 부품물류센터가 되며, 부품 수급에 따른 정비 지연을 줄이는 것이 목표다. 차량물류센터(VDC)에는 최대 150대의 전동화 모델을 동시에 충전할 수 있는 설비도 갖췄다.
전기차 AS의 핵심인 고전압 전문인력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BMW 코리아는 고전압 테크니션(HVT), 고전압 테크니션 플러스(HVT Plus), 고전압 전문가(HVE)로 이어지는 단계별 교육 체계를 운영하며 현재 480명의 고전압 테크니션을 확보했다. 또 올해 말 530명, 2028년에는 650명까지 늘릴 예정이다.
특히 한국은 독일과 미국, 영국 등에 이어 전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HVE 과정까지 자체 운영할 수 있는 '고전압 교육 독립 운영 국가'로 선정된 점도 주목된다. 올해 초에는 6세대 BMW eDrive 기술을 다루는 GEN6 교육 과정도 개설했으며 현재까지 170명이 이수했다. 전기차 기술 변화에 맞춰 정비 인력의 전문성을 지속적으로 높이기 위한 조치다.
전기차 보급 확대와 함께 배터리 안전 대응도 AS 체계의 한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BMW 코리아는 국내 자동차 수입사 가운데 유일하게 국토교통부의 배터리 이상 감지 시 화재신고 시범사업에 참여하고 있으며, 전국 소방대원을 대상으로 고전압 차량의 구조와 사고 대응 방법을 다루는 전기차 안전 구조 교육도 진행하고 있다.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경쟁의 무게중심은 얼마나 많이 판매하느냐에서 판매한 전기차를 얼마나 빠르고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느냐까지 확대되고 있다(BMW)
고객이 정비 과정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디지털 서비스도 강화했다. 'My BMW' 앱을 통해 서비스센터 지정과 예약, 정비 진행 상황 확인 등이 가능하며, 'BMW 서비스 라이브'에서는 실제 차량 정비 영상과 작업 진행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수입차 시장에서 전기차 비중이 50% 안팎까지 올라오면서 전동화 경쟁 역시 판매량이나 주행거리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운행 중인 전기차가 늘어날수록 배터리 진단과 고전압 정비, 사고 수리, 전문인력과 부품 공급망이 브랜드의 전동화 경쟁력을 판단하는 또 다른 기준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BMW 코리아가 83개 서비스센터 가운데 42곳에서 고전압 배터리를 포함한 고난도 정비를 지원하고, 현재 480명인 고전압 테크니션을 2028년 650명까지 확대하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전기차 판매 경쟁이 본격화된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경쟁의 무게중심은 얼마나 많이 판매하느냐에서 판매한 전기차를 얼마나 빠르고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느냐까지 확대되고 있다.
김훈기 기자/hoon14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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