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설계한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 프로브가 첫 인체 시험을 마쳤다. 과학 매체 사이언매그가 현지 시각 10월 11일 소개한 연구로, AI가 설계한 방사성 추적자를 임상에서 평가한 첫 번째 연구다. PET 프로브는 몸에 주입해 특정 분자가 있는 위치를 영상으로 보여 주는 방사성 물질이다.
연구진이 프로브를 개발한 목적은 암을 새로 찾아내는 진단이 아니라, 몸 전체에 퍼진 종양의 PARP-1 양을 측정하는 데 있다. PARP 억제제는 PARP-1이 많은 종양에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데, 지금은 조직 검사(생검)로 이를 확인한다. 생검은 임상 표준 검사법이지만 한 병변에서 채취한 조직이 다른 전이 부위의 상태를 대변하지 못할 수 있고, 폐나 뇌처럼 조직을 얻기 어려운 부위는 몸에 부담이 큰 시술이 필요하다. 연구진은 PET 영상으로 몸에 칼을 대지 않고 전신의 PARP-1 발현을 측정하면 치료 전 환자 선별에 활용할 수 있고, 치료 중과 치료 후의 종양 반응도 수치로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AI 설계는 시행착오를 반복하며 수년이 걸리던 의약화학 최적화 과정을 단축하기 위해 도입했다.
프로브 이름은 [68Ga]Ga-DOTA-FZPF로, 방사성 동위원소 갈륨-68로 표지해 PARP-1 단백질을 표적한다. PARP-1은 DNA 손상 복구에 관여하는 효소로 여러 암에서 과발현되는 물질이다. 연구진은 생성형 순환신경망 모델(Lib-INVENT)로 PARP 억제제 푸줄로파립의 유사체 7종을 설계한 뒤, AI 도킹과 표적 예측, 분자동역학 시뮬레이션으로 후보를 좁혔다. 도킹은 약물 후보가 단백질에 결합하는 모습을 계산으로 예측하는 기법이다. 심층신경망으로 표적 단백질 7,546종을 검토한 결과에서도 PARP-1이 신뢰도 0.98~1.00으로 1순위 표적으로 예측됐다.
동물 실험에서는 PARP-1 발현이 높은 전립선암(22Rv1)과 난소암(A2780) 종양에 투여 1시간 뒤 조직 1g당 투여량의 5.03%와 5.27%가 모였다. 발현이 낮은 췌장암(AsPC-1)에는 1.90%만 모였다. 원래 약물인 푸줄로파립을 500배 많이 함께 투여하자 섭취량은 1.53%와 1.83%로 감소했다. 약물이 PARP-1 결합 자리를 먼저 차지하면 프로브가 결합하지 못하므로, 프로브가 PARP-1에 선택적으로 결합한다는 근거가 된다.
인체 시험은 푸단대학 부속 상하이 암센터에서 유방암 환자 3명과 난소암 환자 1명을 대상으로 진행됐고, 이상반응이나 활력징후 이상은 관찰되지 않았다. 병리 검사에서 PARP-1 발현이 높게 확인된 유방암 병변은 최대 표준섭취계수(SUVmax)가 3.7로 정상 조직(1.8)의 약 2배였다. 표준섭취계수는 추적자가 조직에 얼마나 모였는지 나타내는 값으로, 수치가 높을수록 PET 영상에서 밝게 표시된다. 해당 병변은 정상 조직보다 2배가량 밝게 표시돼 영상에서 구분할 수 있었다. 반면 간 전이 병변은 면역조직화학 검사에서 PARP-1 발현이 낮게 확인됐고, 영상 신호도 배경 수준에 가까워 실제 단백질 양과 일치했다. 다만 종양과 간의 섭취 비율은 평균 1.38에 그쳐, 연구진은 종양 섭취가 제한적이었다고 밝혔다.
기존 PARP-1 추적자는 간과 비장, 신장, 장에 많이 쌓여 복부 병변을 가리는 한계가 있었다. 이번 프로브는 주로 신장을 통해 배출되며, 임상에서 간과 비장, 위장관, 뼈의 섭취가 기존 추적자인 [18F]FTT와 [18F]PARPi보다 낮았다. 복부 장기의 배경 신호가 낮을수록 그 주변 종양을 찾기 쉬워진다.
연구진은 학술지 머티리얼스 투데이 바이오에 실린 논문에서 이번 연구를 예비 시도로 규정하고, 후보 물질 최적화와 더 큰 규모의 임상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자세한 내용은 사이언매그(Scienmag)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미지 출처: Partynia / Wikimedia Commons (CC BY-SA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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