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포터 시리즈의 대표 악역 드레이코 말포이가 갑자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9월 X(구 트위터)에 올라온 팬아트 한 장이 일주일 만에 '좋아요' 8만 개를 넘기는 것을 시작으로, 말포이를여성으로 바꾼 이른바 'TS(트랜스섹슈얼, 성전환) 말포이'가 엄청난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이다.
'TS 말포이' 2차 창작은 북미와 유럽은 물론 일본과 한국 커뮤니티까지 한꺼번에 휩쓸고 있다. 해외에서는 TS 말포이를 부르는 별칭까지 붙었다. TS 말포이 자체는 이미 2001년부터 팬픽 사이트에 여성 말포이를 다룬 소설이 올라왔을 정도로 새로운 소재는 아니지만, 이번에는 그 인기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특히 여성화된 말포이는 부잣집 순혈 귀족, 오만한 태도, 해리에게 사사건건 시비를 거는 모습이 일본 서브컬처의 '츤데레' 아가씨 공식에 그대로 들어맞아 이용자들에게 큰 관심을 받고 있다. TS 말포이를 활용한 팬아트와 AI를 활용한 각종 영상들이 인터넷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구는 모습이다.
TS 말포이가 인터넷 커뮤니티를 흔들고 있는 가운데, 게임 시장에서도 TS 콘셉트를 공식 콘텐츠로 풀어내 게이머들에게 다가간 작품들이 있어 눈길을 끈다. 기존 남성 캐릭터를 통째로 여성화한 작품부터 설정상 성별이 바뀐 캐릭터를 직접 조작하게 한 경우까지 다양하다.
먼저 SNK가 2018년 9월 PS4와 닌텐도 스위치로 내놓은 'SNK 히로인즈 태그 팀 프렌지'는 TS를 아예 스토리의 전제로 깔고 들어간 작품이다. KOF 대회가 끝난 뒤 정신을 잃은 여성 격투가들이 저택에서 깨어나고, 흑막 쿠쿠리가 만든 이차원 공간에서 일부 남성 파이터까지 여성으로 바뀌어 있었다는 설정이다.
대표적인 상징 캐릭터가 바로 아랑전설의 간판 테리 보가드다. 남자다운 격투가의 대명사가 금발 미녀로 등장해 이용자들에게 관심을 받았다. 여기에 DLC로 추가된 '미스 X'는 KOF의 야가미 이오리를 여성화한 캐릭터로 등장했다. 사실 '미스 X'는 네오지오 포켓 시절 출시된 'SNK 걸스 파이터즈'에도 등장한 유서 깊은 캐릭터다.
넷마블이 서비스했던 모바일 게임 '더 킹 오브 파이터즈 올스타'는 키 227cm에 몸무게 300kg이 넘는 '장거한'을 TS 콘셉트의 '프리티 장거한'으로 선보이며 게이머들에게 주목받은 바 있다. 외에도 프리티 최번개, 프리티 브라이언, 프리티 게닛츠 등 다양한 캐릭터들이 소개된 바 있다.
'연희무쌍'은 역사 속 인물들의 성별을 대거 바꿨다. 일본 개발사 베이스선(BaseSon)이 2007년 1월 PC 성인용 비주얼 노벨로 처음 선보인 이 시리즈는 삼국지연의 속 유비, 관우, 장비, 조조 같은 남성 무장 대부분을 미소녀로 그렸다. 2008년에는 후속작 '진연희무쌍'도 출시됐으며, 2011년에는 영어판이 서구권에도 진출했다. 대전 격투 게임인 '연희연무 료라이라이'로도 출시되며 관심을 받았다.
'연희무쌍'은 국내 웹게임과 모바일 게임 시장을 통해서도 소개된 바 있다. 2011년 선보인 'Web 연희 몽상'은 '연희무쌍' 시리즈를 기반으로 개발된 웹게임이며, 2015년 출시된 '연희삼국'은 한국어 음성을 더하고 모든 이용자를 대상으로 서비스하며 미소녀 무장의 매력성화 디자인을 적용했다는 점에서 개발진의 노력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이외에도 캡콤 '뱀파이어' 시리즈와 '캡콤 파이팅 잼'등에 증장하는 데미트리의 필살기 '미드나이트 블리스'를 맞으면 상대 캐릭터가 일시적으로 여성화되는 연출을 볼 수 있다. 캐릭터마다 각기 다른 여성화 모습을 구현했다는 점에서 개발진의 노력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여기에 '그랑블루 판타지 리링크'의 칼리오스트로는 스스로 몸을 바꾼 사례다. 죽음을 앞둔 병약한 소년이었지만, 연금술로 새로운 여성의 육체를 만들어 영혼을 옮겼다는 설정을 갖췄다. 다만 이를 TS 캐릭터로 봐야하는지 아닌지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말포이 TS' 처럼 기존의 콘텐츠를 새롭게 소비하는 형태의 모습들이 등장하고 있는 가운데, 다양한 인공지능(ai) 창작 도구를 활용한 콘텐츠까지 더해지며 콘텐츠를 소모하는 방식이 또 한번 새롭게 변화하고 있다. 다양한 변주들이 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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