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배선 스트레스! '싹둑' 완전 해결 쿨링팬'
PC에서 냉각팬의 존재감이 이렇게 급부상할 줄 누가 예상했을까? 예전에는 바람만 잘 불어주면 제 역할을 다하고 있다는 평가받던 부품이던 것이 갈수록 귀한 대우받으며 한껏 꽃단장 중이다. ARGB가 가능해지면서 무드를 만드는 선수로 뛰고, 강화 유리 케이스가 보편화되자 PC 전체 인상을 좌우하는 키맨이 됐다. 여기에 CPU와 그래픽카드의 발열이 높아지면서 시장에서 찾는 수요도 덩달아 증가했다. 이제는 잘 보여야 하고, 잘 식혀야 하며, 여러 개를 사용해도 조립이 번거롭지 않아야 하는 조건이 붙었다.
그러한 변화 과정에서 골치 아픈 부분도 지적됐다.
과거에는 팬의 구동에 필요한 플러스와 마이너스 그리고 GND로 구성된 한 개의 전원 케이블에서 A-RGB 구현에 필요한 데이터 케이블이 추가되면서 발생한 복잡함이다. 만약 장착 환경이 2열 또는 3열 구성의 수랭쿨러라고 가정하면 팬 1개당 2개의 배선이 나오니 연결에 필요한 배선만 총 6개에 달한다. 물론 일부 제품은 같은 성격의 배선 2개를 하나로 묶을 수 있는 Y자 케이블을 제공했지만 그렇다고 있던 배선이 없던 배선으로 되는 것도 아니다.
복잡한 배선의 어지러움은 머릿속까지 어지럽히는 상황이다.
자고로 어항 케이스 환경에서 어설프게 정리된 배선만큼 난감한 것도 없다. 팬의 숫자가 증가할수록 냉각 성능과 디자인 못지않게 연결 방식을 진지하게 따져야 하는 이유다. 그러한 와중에 혜성처럼 등장한 ARCTIC BioniX P12 A-RGB 서린 3팩의 진화는 제법 영민하다.



기본 120mm 팬 세 개로 구성된 세트 상품이다. 각각의 팬에는 총 16개의 A-RGB LED가 들어갔는데, 전원이 인가되면 그만큼 화려함을 뽐낸다. 주목할 것은 여러 개의 팬을 연결하는 방식이다. 기판으로 된 브리지 모듈을 사용해 팬과 팬을 직접 연결한다. 쉽게 말해 '축~' 늘어져서 뭔가 정리를 해야 할 것만 같이 책임감을 요하는 전선 한 가닥이 없다.
보여지는 것을 중시하는 요즘 같은 시대의 요구를 정확히 수용한 셈이다.
그렇다고 보여주는 것에만 힘을 준 것은 아니다. PWM으로 제어 가능하게 했는데 구동 범위는 450~3,000RPM에 이르고 이때 최대 풍량은 76CFM, 최대 정압은 6.7mmH₂O의 만만치 않은 성능까지 갖췄다. 케이스 흡·배기뿐 아니라 공기 저항이 큰 라디에이터에서도 충분히 성능을 뽐낸다. 기능적으로도 우수한데, 외형적으로도 미려하다. 게다가 성능까지 흠잡을 데 없으니 그야말로 완벽한 삼박자의 균형을 갖췄다고 평할 수 있다.

◆ ARCTIC BioniX P12 A-RGB 서린 냉각팬
① 기본 사양
구분 : 시스템·케이스용 쿨링팬
구성 : 120mm ×3 / 블랙
두께 : 26mm
② 냉각 성능
회전속도 : 최대 3000RPM
풍량 : 최대 76CFM
베어링 : FDB(유체 베어링)
③ 전원 & 기능
전압 : 팬 12V / LED 5V
커넥터 : 3~4핀
제어 : PWM
조명 : non-LED
유통 : 서린씨앤아이
가격 : 약 6만 5,000원







아틱이 만든 팬, 역시나 훌륭해!
아틱의 명성을 알고 있다면 품질을 향한 의구심은 1도 불필요하다. 지난 2001년에 출발한 아틱은 CPU 쿨러와 시스템 팬, 수랭쿨러, MX 시리즈 써멀컴파운드까지 냉각이라는 한 분야만 집요하게 파고 또 파헤쳤다. 태동 당시의 목표조차 조용하면서 부담스럽지 않은 PC 냉각이라고 하니 화려한 외형은 양보하고서라도 온도와 소음, 가격이라는 삼박자를 중시한 것은 당연한 흐름이다.
3개의 팬으로 구성된 BioniX P12 A-RGB 또한 회사가 작정하고 120mm 시스템 팬을 다듬으면 어떻게 완성할지에 관한 모범답안이다. 사실 이미 너무나 흔해진 120mm 규격의 팬이라는 물건에 큰 기대를 한다는 건 불가능할 수 있다. 정해진 규격 안에서 블레이드가 돌아가면서 바람을 만드는 물건에 더 이상 무슨 기능을 추가해 주목받을 수 있겠는가! 이미 가능한 시도는 무수히 행해졌기에 아무리 상상을 해도 더 이상의 신박함은 떠오르지 않는다.
그래서 상당수 사용자가 ‘거기서 거기’라고 생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하지만 아틱은 떡잎부터 다름을 주장하는 회사인 만큼 차별화가 필요했다. 그러한 차별화는 디테일에서 시도됐다. 특정 회전수에서 거슬리는 소리, 라디에이터를 통과할 때 감소하는 압력, 여러 개를 연결할 때 필연하는 케이블, RGB는 화려한데 측면에서 보면 밋밋한 프레임 같은 것까지 주도면밀함을 발휘한다.쉽게 말해 ARCTIC BioniX P12 A-RGB 서린 냉각팬의 디테일이 다른 이유다. 사각 프레임 안에 원형 블레이드가 추가되는 익숙한 형태에서 벗어나 면과 선을 적극적으로 사용했다. 정면에서는 블레이드를 감싼 프레임이 여러 층으로 나뉘어 보이고, 모서리와 측면으로 이어지는 선에도 각을 줘 입체감을 살렸다.



케이스에 팬을 장착하면 정면으로만 보여지는 건 아니다. 상단에 달면 아래쪽과 측면이 함께 보이고, 라디에이터에 부착하면 프레임 옆면이 노출된다. 어느 방향에서 바라봐도 소홀함이 없도록 측면까지 디자인 요소를 가미했다.




그런데 속에 무려 16개에 달하는 A-RGB LED가 들어가 있다. 빛도 가운데만 밝히는 식이 아니라 프레임 가장자리에 위치한 슬릿까지 퍼진다. 정면에서는 회전하는 블레이드 주변으로 색이 번지고, 시선을 옆으로 옮기면 프레임을 따라 들어간 조명이 발광하는 효과. 앞에서 볼 때와 옆에서 볼 때의 모습에 변함이 없다. 어항 케이스가 대세인 PC 시장에서 팬의 옆모습까지 예뻐야 하는 이유를 제대로 이해한 설계다.
다른 규격도 있지만 사실상 범용으로 쓰이는 120mm 규격의 쓰임새가 워낙 광범위하다는 점도 고려했다. 케이스 전·후면에 한 개씩 사용할 수도 있고, 상단, 측면에 두세 개가 들어갈 수도 있다. 2열 240·3열 360mm 라디에이터에는 반드시 필요하다. 경우에 따라서는 안쪽에 부착되는데 요즘은 증가세다.
제조사가 팬의 장착 방향이나 개수를 미리 강제하기 힘든 부품인 셈이다. 소개하는 제품이 3팩 구성이지만 반드시 세 개를 묶음으로 사용하는 건 아니라는 의미다. 개별로 구동시킬 수도 있고, 세 개를 나란히 붙여 하나의 패키지로 구동시킬 수도 있다.


평범하지 않음의 핵심에는 BioniX P12 A-RGB 특유의 브리지 모듈이 등장한다.
팬을 연결하는 방식의 하나에서 데이지체인 자체는 새롭지 않다. 다만 기존 제품 상당수는 팬 프레임에 접점을 고정해 놓아 연결 방향이 사실상 정해지는 경우가 많았다. 설치 위치가 바뀌면 접점 방향 때문에 팬을 돌리거나 케이블을 다시 처리해야 하는 식이다. 취향이라는 것이 꼭 정해진 대로 발동하는 건 아님을 무시한 설계다.




아틱은 접점을 프레임에 고정하는 대신 별도의 얇은 브리지 모듈을 팬 사이에 끼우는 방식으로 개선했다. 브리지 모듈은 방향 제한 없이 설치할 수 있게 윗면과 바닥면의 디자인이 같다. 딱 붙여서 사용할 거라면 모듈로 연결할 수 있게, 그게 아닌 떨어뜨려 놓고 개별로 구동이 필요하다면 브리지 케이블로 구동한다. 개별로 구동시킬 수 있다는 의미인즉슨 후자의 방식이다. 붙여 쓰든 떨어뜨려 쓰든, 한 개만 쓰든 세 개를 쓰든 대책을 다 세워놨다.
진화한 연결 방식 덕분에 기존 팬에서 등장하는 PWM과 A-RGB에 사용되는 케이블 가닥은 말끔하게 사라졌다. 3열 360mm 규격 라디에이터에 배열하면 세 개의 팬만 깔끔하게 장착된다. 케이스에 장착해도 마찬가지다. 사실 팬은 설치보다 더 힘들고 고된 과정이 바로 배선 정리다. 공간이 비좁은 그만큼 수반하는 스트레스도 상승한다.
이쯤 되면 ‘120mm 팬이 다 거기서 거기’라는 말에 조금은 토를 달 만하다. 크기와 역할만 따지면 다를 게 없지만 아틱다운 집요함으로 차별화를 꾀했다.
최대 3000RPM이라는 숫자의 의미
아틱 BioniX P12 A-RGB의 회전 범위는 450~3,000RPM. 저부하에서는 450RPM까지 낮출 수 있고, PWM 신호가 5% 아래로 내려가면 팬 자체를 멈추는 0dB 동작도 지원한다. 반대로 최대 3,000RPM까지 고회전도 가능하다. 조용한 대기 상태부터 강한 냉각이 필요한 상황을 모두 가정하고 하나의 팬이 대응할 수 있게 회전 영역을 꽤 넓게 세팅했다.


그런데, 아무리 좋은 팬도 최고 회전수까지 돌리면 풍절음이 들릴 수밖에 없다. 아틱의 발상은 안 되는 것에서 방법을 찾고자 함이 아니라 되는 것을 영민하게 되도록 개선하는 쪽을 향하고 있다. 평소에는 필요한 만큼만 돌리고 부하가 가해지면 능동적으로 개입해 빨라진다. PWM과 흡사한 구동 알고리즘이지만 사용자의 신경에 거슬리지 않게 세팅했음에 주목해야 한다.

먼저 회전축은 FDB(Fluid Dynamic Bearing) 방식이다. 일명 유체 베어링이라 불리는 것으로 베어링 내부의 오일 막으로 축을 지지하는 방식이라 슬리브 베어링 대비 마찰과 진동을 줄이는 데 유리하다. 여기에 아틱 나름의 설계가 더해졌다. 축 길이를 늘려 압력 분포를 좀 더 안정시켰다. 모터 구동에는 별도의 마이크로컨트롤러를 넣어 부하 변화에 따라 능동적으로 대응하도록 했다. 모터 소음은 적절히 억제되고, 전류와 역극성에 대한 보호 기능도 더했다. 단지 조용함으로 끝내는 것이 아닌 베어링과 축, 모터 제어까지 전반적으로 손봤다.
이렇게 만들어낸 최대 풍량은 76CFM, 최대 정압은 6.7mmH₂O다. 공기를 많이 움직일 때 필요한 힘이 풍량이라면, 라디에이터나 먼지 필터처럼 촘촘한 장애물을 뚫고 바람이 나아갈 때 필요한 힘은 정압이다. 6.7mmH₂O는 120mm 시스템 팬 가운데에서도 상당히 높은 수치라 엄격하게 말하자면 케이스 흡·배기용으로만 쓰기에는 아까운 편이다. 수랭 라디에이터는 물론 흡기 필터가 두꺼운 환경까지 모두 대응할 수 있게 했다.
후면 배기에 한 개만 장착할 수도 있고, 상단이나 하단 혹은 측면에 두 개 이상이 장착될 수도 있다. 한 개씩 사용할 때는 일반 메인보드의 4핀 PWM 12V와 3핀 5V A-RGB 헤더에 연결하면 되고, 나란히 붙일 때는 팬 사이에 브리지 모듈을 사용하면 된다.


앞서 언급했지만 접점이 프레임에 고정된 방식은 설치하는 팬 방향이 애초에 정해져 있다. 하지만, BioniX P12 A-RGB의 브리지 모듈은 방향에 구애받지 않고 설치할 수 있다. 사실 120mm 팬이라는 규격은 오래됐고 이제는 달라질 것도 없다는 게 우리네 인식이다. 그래서 아틱의 발상은 아예 사소한 것에서 개선점을 찾아낸 셈이다. 아틱이 더 아틱다워졌다.









다 같은 120mm 팬? 아니 아틱만의 120mm 팬!
"120mm 팬은 웬만큼 이름 있는 제품을 고르면 다 비슷하다." 실제로 틀린 말도 아니다. 규격이 정해져 있고, 하는 역할도 같다. 그런데 여러 제품을 써보면 묘하게 마음에 드는 제품이 엇갈린다. 소리가 덜 거슬리는 제품, 여러 개를 달았을 때 한결 깔끔한 제품은 분명 있다.
BioniX P12 A-RGB는 두 가지 요건을 동시에 충족한다.
보기 좋은 모양을 시작으로 성능까지 챙겼다. 결정적으로 팬을 실제로 사용할 때 경험하는 자잘한 불편을 줄이는 데 좀 더 신경 썼다. 한 개만 장착될 때와 세 개를 붙여 사용할 때의 편리함이 변함없다.물론 일반적인 사무용 PC나 발열이 크지 않은 시스템이라면 더 저렴한 팬으로도 충분할 수 있다.


굳이 팬에 추가 비용을 태워 사야 하냐? 라는 생각도 나름 일리가 있다. RGB도 필요 없고 팬을 한두 개만 쓴다면 브리지 모듈의 장점도 크게 와닿지 않는다. 그래서 이러한 생각을 고수하는 사용자에게 굳이 입아프게 설명할 수도 없다. 하지만 이러한 사용자를 제외한 나머지라면 다르다. 여러 개의 팬을 사용하지만 성능과 소음뿐 아니라 조립 후 보여지는 방향까지 따지는 사용자에겐 영민한 대안이 된다.
아틱이 오랜 기간 냉각이라는 한 분야만 오래 파헤친 회사라는 점도 신뢰를 안기는 부분. ‘팬이 다 거기서 거기’라는 인식에서 크게 벗어나기 힘든 120mm 규격 안에서도 개선점을 찾아내 BioniX P12 A-RGB로 출시하기에 이른다. 요즘에는 보기 힘든 집요함이 완성한 덕후 감성의 120mm 팬이 필요했다면 기억해둬야 할 이름 ARCTIC BioniX P12 A-RGB 서린 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