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최남단에 자리한 샌디에이고는 태평양과 맞닿은 항구도시이자 멕시코 티후아나와 국경을 맞대고 있어 느긋한 남부 캘리포니아의 분위기에 활기찬 멕시코 문화가 자연스럽게 스며 있다.
영화 <탑건>과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로 우리에게 친숙한 도시이기도 하다. 처음 여행하는 도시에서는 어디부터 가야 할지 고민되기 마련이다. 그래서 샌디에이고의 첫인상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4곳을 골랐다. 샌디에이고 베이의 여유를 품은 시포트 빌리지, 도시의 시작을 되짚는 올드 타운, 야구와 다운타운 문화가 만나는 펫코 파크, 그리고 남부 캘리포니아의 해변 문화를 압축해 놓은 벨몬트 파크다. 각기 다른 네 곳을 돌고 나면 샌디에이고라는 도시의 윤곽이 제법 또렷해질 것이다.
바다와 다운타운, 시포트 빌리지 Seaport Village
샌디에이고 여행의 시작점으로는 역시 바다가 좋다. 다운타운 서쪽 샌디에이고 베이를 따라 자리한 ‘시포트 빌리지(Seaport Village)’는 쇼핑과 식사, 산책을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워터프런트 공간이다. 야자수와 낮은 건물, 작은 상점과 카페가 이어지고 그 너머로 요트와 푸른 바다가 펼쳐진다. 낮에는 강한 햇빛 아래 반짝이는 수면이 매력적이고, 오후 늦게 찾으면 한결 부드러워진 햇살과 워터프런트의 분위기를 함께 즐길 수 있다. ‘캘리포니아에 왔다’는 기분을 가장 손쉽게 느낄 수 있는 장소 중 하나다.
주말에는 워터프런트를 따라 라이브 음악과 각종 이벤트가 열리기도 한다. 샌디에이고 컨벤션센터와도 가까워 다운타운 여행 중 가볍게 들르기 좋고, 특히 해 질 무렵 베이 너머로 번지는 노을이 아름답다.
역사와 멕시코 문화, 올드 타운 Old Town
미 서부 영화 마니아라면 놓치기엔 아쉬운 명소다. 1800년대 분위기의 건물과 수공예품 상점이 이어져 영화에서나 보던 풍경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올드 타운(Old Town)’은 샌디에이고의 초기 역사를 보여주는 동시에 멕시코 문화의 색채가 짙게 남아 있는 곳이다.
번화한 상점가로 들어가면 영화 <코코>가 떠오르기도 한다. 역사적인 어도비 건물과 박물관, 멕시코 음식점과 기념품 가게가 한데 모여 있어 산책하듯 둘러보기 좋다. 특히 상점에서 판매하는 조그마한 ‘걱정 인형(Trouble Doll)’도 눈길을 끈다. 과테말라 마야 문화에서 유래한 인형으로, 잠들기 전 인형에게 걱정을 이야기하고 베개 밑에 두면 걱정을 대신 가져간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 귀여운 기념품이다.
올드 타운 주립역사공원에는 19세기 모습을 간직한 어도비 건물 5채를 비롯해 당시 생활상을 보여주는 박물관과 대장간 등이 남아 있다. 일부 전시와 프로그램은 무료로 즐길 수 있어 천천히 둘러보면 지역의 역사가 한층 선명하게 다가온다.
스포츠와 도심 문화, 펫코 파크 Petco Park
‘펫코 파크(Petco Park)’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홈구장이면서 다운타운 풍경 자체를 즐길 수 있는 관광명소다. 야구 팬이라면 해외 야구장에서 메이저리그 경기를 직접 보는 것만으로도 큰 낭만이 된다. 특히 한국인들에게는 김하성 선수가 2021년부터 2024년까지 활약했던 구장으로 익숙하다. 경기가 있는 날에는 조금 일찍 도착해 경기장 주변과 ‘PADRES TEAM STORE’를 구경해 보는 것도 좋다. 게다가 경기장 투어를 통해 내부를 둘러볼 수도 있다. ‘가스램프 쿼터(Gaslamp Quarter)’와도 가까워 야구 관람 전후로 다운타운의 레스토랑과 바를 함께 즐기기 좋다.
경기가 없는 날에도 가이드 투어를 운영한다. 관중석에서 바라보는 모습과는 달리 선수와 구단 관계자들이 사용하는 공간까지 둘러보며 펫코 파크와 파드리스의 역사를 들을 수 있어 야구 팬이라면 일정에 넣어볼 만하다.
서던 캘리포니아의 비치 라이프, 벨몬트 파크 Belmont Park
미국 하이틴 영화를 보면 해변 위 작은 놀이동산이 종종 등장한다. 벨몬트 파크는 마치 그런 영화 속 장면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장소다. 생동감 넘치는 ‘미션 비치(Mission Beach)’와 왁자지껄한 해변 놀이공원이 어우러져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설렘과 낭만이 커진다.
1925년 문을 연 벨몬트 파크의 상징은 목조 롤러코스터 ‘자이언트 디퍼(Giant Dipper)’다. 놀이공원 자체는 자유롭게 둘러볼 수 있고, 원하는 놀이기구를 골라 이용하면 된다. 놀이기구를 타지 않더라도 장소의 분위기를 즐기고, 해 질 무렵 노을을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샌디에이고의 여유로운 비치 라이프를 가장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벨몬트 파크에는 자이언트 디퍼와 함께 1925년 문을 연 실내 수영장 ‘더 플런지(The Plunge)’도 있다. 당시 세계 최대 규모의 해수 수영장으로 시작했으며, 현재는 현대적으로 리뉴얼돼 미션 비치를 대표하는 또 하나의 역사적인 시설로 남아 있다.
글·사진 조한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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