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3분기 전 세계 PC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22.4% 감소하며 2023년 초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메모리와 저장장치 가격 상승이 완제품 PC 가격에 반영되면서 소비자의 구매 부담이 커진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가트너(Gartner)가 발표한 예비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6년 3분기 전 세계 PC 출하량은 약 5,540만 대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약 7,130만 대와 비교하면 22.4% 줄어든 규모다.
이번 출하량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는 메모리와 저장장치 비용 상승이 지목됐다. 특히 2026년 2분기 D램(DRAM) 비용이 전년 동기 대비 5배 급등하면서 PC 제조업체들의 원가 부담이 크게 늘었다.
남라타 바네르지(Namrata Banerjee) 가트너 리서치 책임자는 "메모리와 저장장치 비용 상승의 영향이 PC 가격에 완전히 반영됐다"며 "2분기 DRAM 비용이 전년 동기 대비 5배 급등했고, PC 제조업체들이 이러한 부품 비용 상승분을 소비자 가격에 반영하면서 3분기 PC 출하량이 대폭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시장 위축은 과거의 재고 조정에 따른 출하량 감소와는 다른 양상을 보였다. 가격 인상과 함께 제조업체들이 제한된 부품 공급량을 수익성이 높은 제품에 우선 배분하면서 저가형 PC 공급이 줄어든 것이 특징이다.
바네르지 책임자는 "PC 출하량은 2023년 초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시장 여건은 다르다"며 "2026년 3분기 출하량 감소는 과잉 재고 때문이 아니라 가격 상승, 제조업체들의 한정된 부품 배분 우선순위 조정, 고가 사양 제품으로의 전환이 맞물린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어 "저가 제품의 공급이 줄면서 소비자의 PC 교체 비용 부담이 커졌고, 기업들은 일반 PC 도입보다는 워크스테이션, AI PC와 같은 특정 분야에 투자를 집중했다"고 덧붙였다.
레노버 1위 유지…HP 출하량 30.9% 감소
주요 PC 제조업체들도 시장 위축을 피하지 못했다. 2026년 3분기 전 세계 상위 6개 PC 제조업체 모두 전년 동기 대비 출하량이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업체별 감소 폭에는 차이가 나타나면서 시장점유율에도 변화가 생겼다.
레노버(Lenovo)는 3분기 1,499만 3,000대를 출하하며 시장점유율 27.1%로 세계 1위 자리를 유지했다. 전년 동기 출하량 1,933만 대와 비교하면 22.4% 감소했지만, 전체 시장 감소율과 동일한 수준을 기록하면서 점유율에는 변화가 없었다.
가트너는 레노버의 대규모 공급망과 폭넓은 AI 및 인프라 포트폴리오가 시장 내 경쟁력을 뒷받침한 것으로 평가했다.
2위 HP는 1,036만 6,000대를 출하해 시장점유율 18.7%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500만 5,000대에서 30.9% 감소한 수치로, 상위 6개 업체 가운데 가장 큰 감소율이다. 시장점유율 역시 지난해 21.0%에서 2.3%포인트 하락했다.
HP의 상대적으로 큰 출하량 감소에는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용 PC와 일반 기업용 제품의 높은 비중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부품 원가 상승에 따른 판매가격 인상이 이들 제품군의 수요에 부담으로 작용한 것이다.
델(Dell)은 758만 3,000대를 출하하며 점유율 13.7%로 3위를 유지했다. 전년 동기 1,016만 8,000대 대비 출하량은 25.4% 감소했으며, 시장점유율도 14.3%에서 0.6%포인트 하락했다.
애플, 상위 6개 업체 중 감소 폭 최소…점유율 10% 돌파
시장 전반의 출하량 감소에도 애플(Apple)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성적을 기록했다.
애플의 3분기 PC 출하량은 583만 5,00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627만 9,000대보다 7.1% 감소했다. 이는 전 세계 상위 6개 PC 제조업체 가운데 가장 낮은 감소율이다.
시장점유율도 전년 동기 8.8%에서 10.5%로 1.7%포인트 상승했다. 출하량 자체는 줄었지만 전체 시장보다 감소 폭이 작아 점유율이 확대된 것이다. 가트너는 애플의 주력 맥북 제품군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하는 데 기여한 것으로 분석했다.
에이수스(ASUS)는 467만 7,000대를 출하하며 시장점유율 8.5%로 5위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537만 4,000대보다 13.0% 감소했으나, 시장점유율은 7.5%에서 1.0%포인트 상승했다.
에이서(Acer)는 386만 6,000대를 출하해 7.0%의 점유율로 6위에 올랐다. 출하량은 지난해 435만 4,000대 대비 11.2% 감소했지만, 점유율은 6.1%에서 0.9%포인트 높아졌다.
이 밖에 기타 제조업체들의 3분기 출하량은 총 803만 대로, 전체 시장의 14.5%를 차지했다.
가트너의 이번 조사에서는 레노버와 HP, 델이 전 세계 PC 시장 1~3위를 유지한 가운데, 애플과 에이수스, 에이서가 전체 시장 대비 낮은 출하량 감소율을 기록하며 점유율을 확대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윈도우(Windows), 맥OS(macOS), 크롬OS(Chrome OS)를 탑재한 데스크톱과 노트북 PC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출하량은 최종 소비자 판매량이 아닌 유통 채널로 공급된 물량을 기준으로 집계됐다. 모든 수치는 2026년 10월 발표된 예비조사 결과로, 최종 확정 과정에서 변경될 수 있다.
이준문 기자/jun@newsta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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