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동아 차주경 기자] 특허를 포함한 지식재산권(IP, Intellectual Property)의 위력은 국가의 흥망을 좌우할 정도로 크다. 선진국일수록 그렇다. 미국과 중국이 세계 패권 경쟁을 벌이면서 휘두르는 무기 가운데 가장 날카로운 것 역시 지식재산권이다.
우리나라는 2025년 기준으로 특허 출원 건수가 약 26만 건에 달하는 세계 3위 특허 강국이다. 하지만, 이 수많은 특허들의 가치를 온전히 발휘하거나 제대로 지키고 있지는 못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리나라에서 특허가 사업화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문제도 있지만, 그보다 심각한 것은 특허의 활용 영역을 명확하게 파악하지 못하는 점, 그리고 글로벌 대기업으로부터 정당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점이다.
해외에서는 오래전부터 특허를 확보하고 권리를 행사하는 IP 수익화 전문기업(이하 NPE, Non-Practicing Entity)들이 활동해왔다. 특허 매입과 수출, 가치 산정과 권리 확보에 주력하는 이들은 연간 수천억 원이 넘는 수익을 올리기도 한다. 이와 같이 특허를 세계에 알리고 필요한 기업에 공급하며 가치를 인정받도록 주도하는 NPE의 역할을 우리나라에서 가장 활발히 하는 곳 중 하나가 ‘인텔렉추얼디스커버리(Intellectual Discovery)’다.
2010년 정부의 창의자본기반조성사업자로 선정되며 설립된 인텔렉추얼디스커버리는 우리나라 최초의 지식재산 전문 기업이다. 운영 목표는 우리나라 대학과 정부출연연구기관, 중소·벤처기업이 가진 특허의 활용 영역을 넓히고 가치를 높이는 것이다. 나아가 이들 특허를 사용 중인 글로벌 대기업들을 찾아내 정당한 대가를 받도록 이끌고, 해외 NPE나 기업의 특허 공세로부터 우리나라 산업을 지키는 것이다.
2024년 엑스페릭스로 최대주주가 바뀐 후 인텔렉추얼디스커버리는 빠르게 성장했다. ▲특허 침해 분쟁 해결과 표준특허 풀 참여를 통해 실시료 수익을 내는 'IP 라이선싱' ▲특허의 가치를 높여 팔거나 중개하는 'IP 거래' ▲IP 직접투자 펀드 운용과 벤처 투자, IP 담보대출의 회수 지원을 아우르는 'IP 금융' 등 사업의 중심축 세 가지를 견고하게 세우고 다듬은 덕분이다. 이 가운데 인텔렉추얼디스커버리가 주력하는 사업은 IP 라이선싱이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가 된다. 좋은 특허는 라이선싱을 통해 널리 퍼져 활용될 때 그 가치를 인정 받는다. 하지만, 많은 특허권자들이 이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해 정당한 권리를 행사하지 못한다. 심지어는 글로벌 대기업이 자신의 특허를 사용해 엄청난 수익을 내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기조차 한다.
인텔렉추얼디스커버리의 IP 라이선싱 사업이 이 문제를 해결한다. 이 사업은 우리나라 대학과 정부출연연구기관, 중소·벤처기업이 확보했지만, 충분히 활용하지 못한 특허를 발굴해 가치를 높인다. 나아가 이들 특허를 사용하는 글로벌 대기업을 찾아 정당한 대가를 지급하도록 하고 특허권자의 권리를 지킨다.
물론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글로벌 대기업은 특허 분쟁이 생기면 즉시 초대형 로펌을 고용해 방어한다. 여기에 맞서려면 숙련된 로펌을 확보하고 세밀한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수년간 소송전을 치러야 한다. 즉, 자금도 시간도 많이 필요하다. 자금과 시간을 많이 투자한들 승소를 보장하기 어렵다. 그래서 수많은 특허권자들이 특허 분쟁을 시작할 엄두조차 내지 못한다.
인텔렉추얼디스커버리는 수년간의 경험을 통해 ▲부문별 특허의 특성과 활용 영역을 정밀하게 조사하는 내부 팀 ▲이들 특허의 가치를 산정할 변리사와 특허사무소 ▲조사 결과에 전문성을 더할 수많은 전문가 풀 ▲국제 특허 분쟁 경험이 풍부한 미국의 전문 법률사무소, ▲글로벌 대기업과 IP라이선싱 협상을 주도할 특허분쟁협상가 등을 확보했다.
이들과 함께 철저히 준비한 후 특허 분쟁에 임한 인텔렉추얼디스커버리는 잇달아 승리의 성과를 거뒀다. 우리나라 중소기업 파워보이스와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서 인수한 음성인식 특허를 사용 중이던 아마존, 그리고 도시바·삼성전자 합작법인과 성균관대학교로부터 매입한 광디스크 및 게임 특허를 사용 중이던 마이크로소프트로부터 각각 수백만 달러 규모의 합의를 이끌어낸 것이 대표 사례다.
또한, 인텔렉추얼디스커버리는 KAIST(한국과학기술원)의 와이파이 콜링(Wi-Fi Calling) 특허 분쟁도 주요 합의 사례로 소개한다. 와이파이 콜링은 이동통신 신호가 약한 곳에서도 와이파이 망을 통해 음성통화 등을 제공하는 기술이다. 미국에서는 3대 이동통신사가 이 기술을 서비스에 활용했다. 인텔렉추얼디스커버리는 KAIST로부터 와이파이 콜링 특허를 인수한 뒤 미국 3대 이동통신사를 상대로 한 특허 소송을 진행, 수백억 원 규모의 로열티를 받는 조건으로 최종 합의했다. 유사 사례로 ETRI와 연세대학교의 통신 표준특허를 활용해 미국 통신사들과 특허 소송을 진행했으며, 실제 특허 사용기업들로부터 수백억 원 규모의 라이선싱 합의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인텔렉추얼디스커버리는 위와 같은 IP 라이선싱뿐만 아니라 IP 거래에서도 성과를 낸다. 광운대학교가 확보한 영상 압축 표준 VVC(Versatile Video Coding) 관련 특허를 매각해 수익을 거둔 것이다. 인텔렉추얼디스커버리는 이처럼 국내에 잠자고 있는 특허 가운데 세계 시장에서 큰 가치를 발휘할 수 있는 특허가 적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렇기에 부문별 전문가들과 함께 더 많은 우리나라의 훌륭한 특허를 발굴하고, 글로벌 대기업과 치열한 경쟁과 소송전을 벌여 승리하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IP 라이선싱과 거래뿐만 아니라 IP 금융 역시 인텔렉추얼디스커버리의 주요 성장 동력이다. 한국모태펀드가 출자한 IP 직접투자 펀드 운용사로 600억 원 이상을 운용하는데, 회수율이 70%에 달한다. KT의 5G 표준특허를 활용한 ‘페가수스 프로젝트’에 40억 원을 투자한 후 4개월여 만에 원금을 훨씬 웃도는 수익을 회수한 사례도 있다. 인텔렉추얼디스커버리는 벤처기업 투자와 IP 컨설팅에서도 큰 성과를 냈다. 2017년 IP 컨설팅을 맡은 인공지능 반도체 기업 퓨리오사AI는 최근 기업가치를 3조원 이상으로 평가받았다. 또한, KAIST 교원 창업기업 ‘토모큐브’에도 투자했고 이 기업의 코스닥 상장 후 투자금을 성공리에 회수했다.
이와 같이 IP 라이선싱과 거래, IP 금융이라는 사업의 중심축 세 가지를 견고하게 만든 인텔렉추얼디스커버리는 2025년 매출 478억 원, 영업이익 113억 원을 거둬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냈다. 2026년에는 650억 원에 달하는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한다. 이러한 상승세를 기반으로 인텔렉추얼디스커버리는 2028년 매출 1200억 원과 영업이익 450억 원을 달성, 세계 수준의 IP 수익화 기업으로 발전할 청사진을 그린다.
인텔렉추얼디스커버리는 이 청사진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IP 팩토리’ 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우리나라 대학과 연구기관, 중소·중견기업의 연구 성과를 특허화하고, 이를 세계 시장에 공급해 수익을 창출한다. 이 수익을 대학과 기업, 연구기관에 분배해 연구와 특허화에 재투자하도록 하는 선순환 구조가 IP 팩토리다. 이를 위해 인텔렉추얼디스커버리는 기존에 주로 다뤄왔던 인공지능과 반도체, 통신에 이어 의료·바이오와 같은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특허 관리 영역을 넓힌다.
배동석 인텔렉추얼디스커버리 부사장은 "우리나라의 국가 연구개발(R&D) 예산 규모는 매년 수십조 원에 달한다. 덕분에 수많은 우수 특허가 꾸준히 생산되는 '마르지 않는 샘물' 구조를 가졌다.”며 “잠자는 우리나라의 특허들을 깨워 수익을 이끌어내면서 대학과 연구소, 벤처기업의 혁신 특허를 지키는 수호자가 되겠다."고 목표를 밝혔다.
IT동아 차주경 기자(racingcar@it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