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다리에는 식물의 줄기가 얽히고, 프레임에는 F1 레이싱카의 날개를 연상시키는 구조가 더해진다. 자연과 모터스포츠처럼 서로 다른 분야의 요소들이 아이웨어 디자인으로 재탄생하고 있다.
글로벌 패션 아이웨어 브랜드 젠틀몬스터(Gentle Monster)가 기존 안경의 형태에서 벗어난 실험적인 컬렉션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식물의 유기적인 곡선과 레이싱카의 공기역학적 구조, 럭셔리 패션 브랜드의 미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디자인 모티브를 찾아 이를 실제 착용할 수 있는 아이웨어로 구현하는 것이 특징이다.
각 컬렉션은 하나의 콘셉트를 중심으로 프레임의 실루엣부터 안경다리의 구조, 장식적인 디테일까지 일관된 디자인을 적용하고 있다. 단순히 외형에 변화를 주는 데 그치지 않고 소재와 구조를 활용해 새로운 형태의 아이웨어를 선보이는 방식이다.
식물의 줄기와 채소의 곡선…자연에서 찾은 새로운 실루엣
자연에서 영감을 얻은 대표적인 제품으로는 '부케(Bouquet)'와 '베지(Veggie)' 컬렉션이 있다.
부케 컬렉션은 식물의 줄기가 서로 얽히고 뻗어나가는 모습을 디자인에 반영했다. 줄기의 유기적인 형태를 메탈 매듭으로 표현하고 비즈 장식을 더해 섬세하면서도 입체적인 디자인을 완성했다.
부케 컬렉션
특히 일반적인 안경에서 비교적 단순하게 구성되는 안경다리에 식물의 움직임을 연상시키는 조형적 요소를 적용했다. 안경의 기능적인 구조에 장신구와 같은 장식성을 결합한 것이 특징이다.
베지 컬렉션은 채소가 지닌 독특한 곡선과 형태를 아이웨어로 재해석했다. 채소의 유기적인 실루엣을 프레임에 반영하는 동시에 컴팩트하게 접을 수 있는 구조를 결합해 디자인과 휴대성을 함께 고려했다.
베지 컬렉션
부케가 식물의 줄기와 장식적인 요소를 활용해 섬세한 조형미를 강조했다면, 베지는 채소의 곡선과 접이식 구조를 통해 기존 안경과 다른 형태를 구현했다. 두 컬렉션 모두 자연에서 발견할 수 있는 형태를 아이웨어 디자인의 주요 요소로 활용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F1 레이싱카의 날개를 프레임에…모터스포츠의 속도감 구현
자연의 부드러운 곡선과 대조적으로 모터스포츠 특유의 역동적인 구조를 적용한 컬렉션도 있다.
'서킷(Circuit)' 컬렉션은 F1 레이싱카의 날개와 공기역학적인 유선형 구조에서 디자인 모티브를 얻었다. 고속으로 트랙을 달리는 레이싱카의 날렵한 실루엣을 프레임에 적용하고, 입체적인 구조를 통해 모터스포츠 특유의 속도감과 역동성을 표현했다.
서킷 컬렉션 디즈니 F1® - 윙 4 R13
특히 레이싱카의 날개를 연상시키는 구조적인 디테일이 눈길을 끈다. 자동차에서 공기 흐름을 제어하기 위해 사용되는 형태를 패션 아이템의 디자인 요소로 재해석한 것이다.
유선형 프레임과 구조적인 장식을 결합한 서킷 컬렉션은 식물의 형태를 활용한 부케·베지 컬렉션과는 또 다른 디자인 방향을 보여준다. 자연의 유기적인 형태뿐 아니라 기계적인 구조와 산업 디자인까지 아이웨어의 영감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프라다와 협업…두 브랜드의 디자인 미학 결합
젠틀몬스터의 디자인 실험은 글로벌 럭셔리 패션 브랜드와의 협업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프라다(PRADA)와 함께 선보인 협업 컬렉션은 프라다의 디자인 미학과 젠틀몬스터의 실험적인 조형 감각을 결합한 제품이다.
프라다 컬렉션_프라다 젠틀몬스터 2 A0
날카롭게 다듬어진 렌즈 윤곽과 건축적인 형태의 전면부, 티타늄 소재의 안경다리 등을 적용해 두 브랜드의 디자인 특성을 표현했다. 프라다의 정제된 디자인과 젠틀몬스터의 입체적인 조형 요소가 하나의 아이웨어에 반영된 것이 특징이다.
브랜드 로고를 단순히 결합하는 일반적인 협업 방식에서 벗어나 프레임의 형태와 소재, 세부 구조에 각 브랜드의 디자인 요소를 적용했다는 점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제품에서 공간으로…컬렉션의 세계관을 매장까지 확장
젠틀몬스터의 디자인 실험은 아이웨어 제품을 넘어 오프라인 매장과 팝업스토어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컬렉션마다 서로 다른 콘셉트를 설정하고 이를 공간 디자인과 설치물, 전시 연출에 반영하는 방식이다. 제품에서 표현한 디자인 요소를 공간으로 확장해 소비자가 컬렉션의 특징을 시각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하고 있다.
특히 매장을 단순히 안경을 진열하고 판매하는 장소가 아닌 전시와 체험의 기능을 갖춘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컬렉션의 콘셉트를 반영한 설치물과 공간 연출을 통해 브랜드의 디자인 방향을 전달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처럼 젠틀몬스터는 특정한 스타일을 반복하기보다 컬렉션마다 새로운 소재와 형태, 구조를 활용해 디자인의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식물의 줄기를 메탈 장식으로 구현한 부케, 채소의 곡선과 접이식 구조를 결합한 베지, F1 레이싱카의 날개에서 영감을 얻은 서킷, 프라다의 디자인 미학을 반영한 협업 컬렉션까지 서로 다른 분야의 요소들을 아이웨어에 접목하고 있다.

여기에 컬렉션의 콘셉트를 오프라인 공간으로 확장하면서 제품 디자인과 공간 경험을 연결하는 시도도 지속하고 있다. 젠틀몬스터는 이처럼 자연과 모터스포츠, 하이패션 등 다양한 영역에서 얻은 영감을 바탕으로 기존 아이웨어의 형태와 표현 방식을 넓혀가고 있다.
이준문 기자/jun@newsta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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