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업체 노포지(NorForge)가 현지 시각 10월 19일 공개한 조사에 따르면, 중국어를 쓰는 해커 집단이 오픈소스 AI 도구 ‘케어른(Cairn)’으로 AI 에이전트에 웹사이트 침입을 맡겨 기업 사이트 100곳 이상에 침입했다. 로이터는 같은 날 노포지 보고서를 공개 전에 입수해 공격 기록을 확인하고 피해 기업을 특정했다. AI 에이전트는 사람이 정한 목표에 따라 여러 단계의 작업을 스스로 수행하는 AI 프로그램이다.
케어른은 AI 에이전트에 출발점과 목표를 주면 에이전트가 단계별로 방법을 찾아가는 오픈소스 도구로, 허가받은 침투 테스트용으로 공개됐다. 침투 테스트는 기업의 의뢰를 받아 해커처럼 공격해 보며 보안 약점을 찾는 점검이다. 에이전트는 다음에 할 행동을 정하고, 확인한 사실을 작업별 공용 게시판에 기록한다. 여러 에이전트가 이 게시판을 함께 읽으며 작업을 이어 가고, 사람 운영자는 게시판에 힌트를 추가할 수 있다. 케어른 개발자는 로이터에 이 도구가 해킹용으로 설계되지 않았으며 악용은 의도한 바가 아니라고 밝혔다.
노포지의 스노레 파게를란 수석 연구원은 10월 2일 무렵부터 인터넷 장비 검색 서비스로 외부에 노출된 AI 해킹 도구의 관리 화면을 찾았다. 대부분은 로그인이 필요했지만 일부 케어른 관리 화면은 누구나 열어 볼 수 있었다. 노포지는 이 가운데 20여 개를 범죄 목적의 관리 화면으로 판단하고, 공격 과정을 실시간으로 확인했다. 노포지는 관리 화면을 세 집단으로 나눴으며, 세 집단 모두 금전 목적으로 보이고 국가 지원 해킹의 정황은 없다고 밝혔다.
가장 활발한 집단 ‘AIA0001’은 중국어로 운영되며 관리 화면 14개와 공격 작업 1,100여 건을 연결하고 있었다. 미국과 일본, 호주의 온라인 상점과 결제 시스템이 주요 공격 대상이었다. 이 집단은 대상 사이트를 방문자 수 순으로 정렬하고, 자동화 도구로 실제 주문이 가능한지 확인한 뒤 에이전트에 작업을 맡겼다. 나중에 다시 침입할 수 있도록 서버에 파일 업로드 창을 몰래 설치하는 것이 주된 목표였다. 영어로 운영되는 ‘AIA0002’는 결제 대행 서비스와 의약품 판매 사이트를 노렸고, 일부 작업 지시는 결제 정보나 암호화폐를 빼내라는 짧은 지시가 전부였다.
로이터에 따르면 공격 대상 사이트는 1,200곳이 넘었고, 농기계 업체 디어와 생활가전 업체 샤크닌자, 엔진 제조사 커민스 등 100곳 이상이 피해를 입었다. 디어는 문제를 조치했으며 민감한 정보에 접근한 흔적은 없다고 밝혔다. 샤크닌자는 별도의 제품 지원 사이트만 공격받았고 위협을 차단했다고 했으며, 커민스는 협력사가 운영하는 사이트에 대한 공격을 조사하고 있다. 소규모 업체 2곳도 로이터에 침입 피해를 확인했다. 운영자의 공격 지시문은 중국어 100자가 채 되지 않았다.
노포지는 한 하드웨어 부품 업체에 설치된 업로드 창이 작동 중인 것을 직접 확인했다. 에이전트의 기록에 따르면 이 침입에는 로그인 상태를 저장하는 서버에 허가 없이 데이터를 쓸 수 있는 문제와, 오래된 웹 개발 도구 ‘젠드 프레임워크’의 약점이 함께 쓰였다. 미국의 한 대형 유통업체 사이트에서는 쿠키 설정 하나로 취약한 서버를 골라 접속하는 방법을 찾아냈다. 쿠키는 웹사이트가 이용자 브라우저에 저장하는 작은 데이터 파일을 말한다.
노포지 분석에서 침입 성공까지는 평균 23시간이 조금 안 걸렸고, 전체 성공률은 10% 안팎이었다. 작업 한 건의 비용은 약 5달러(약 6,600원)로 추정됐다. 파게를란 연구원은 로이터에 공격 전체의 AI 사용료가 약 5,000달러(약 663만 원), 침입 성공 한 건당 약 50달러(약 6만 6,000원)였다고 말했다. 공격 작업은 ‘claudecode_deepseek-v4.1-flash’라는 이름의 작업 프로그램으로 실행됐지만, 실제로 어떤 AI 모델이 쓰였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노출된 관리 화면에는 공격자가 확보한 인증 정보도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노포지가 비밀번호 탐지 도구로 찾은 인증 정보 수백 건 가운데 11%는 아직 사용할 수 있는 상태였다. 관리 화면에서는 작업 시작과 중단, 공격 대상 변경 같은 기능도 열려 있는 것으로 보였지만, 노포지는 이를 시험하지 않았다. 노포지는 정식 보안 점검 업체가 고객사 점검 기록을 보호 장치 없이 노출한 사례도 발견했다. 보안업체 감빗 시큐리티는 지난 9월 케어른을 이용한 별도의 결제 정보 탈취 공격을 보고했지만, 두 공격의 연관성은 확인되지 않았다.
노포지는 로이터와 함께 피해 기업에 공격 사실을 알리고, 호스팅 업체에 관리 화면 차단을 요청하고 있다. 노포지는 이런 관리 화면이 주로 8000번 포트에서 로그인 없이 접속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기업은 숨겨진 폴더에 예상하지 못한 파일 업로드 창이 생겼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노포지는 공격 서버에서 전자상거래 플랫폼 마젠토의 심각한 취약점(CVE-2026-75650) 시험 도구도 발견했다. 이번 침입에 쓰인 증거는 없지만, 해당 버전을 쓰는 상점은 어도비의 긴급 보안 패치를 적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자세한 내용은 노포지 블로그와 더 해커 뉴스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미지 출처: 노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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