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수원하이테크센터 정비 현장. 기사 내용과는 관련이 없음. (오토헤럴드 DB)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자동차 서비스센터를 찾는 운전자들의 비용 부담이 크게 늘어난 반면 정비 현장의 할인 혜택은 1년 새 반토막 수준으로 급감했다. 정비 오류나 불필요한 과잉 정비는 전반적으로 개선됐으나 소비자 동의 없이 작업을 바꾸는 ‘임의 정비’는 오히려 늘어나 AS 투명성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컨슈머인사이트가 지난 1년간(2025년 7월~2026년 6월) 공식 정비사업소에서 애프터서비스(AS)를 받은 소비자 3만 543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제26차 연례 자동차 기획조사(확인·결제·출고 과정)’ 결과를 22일 공개했다.
# 평균 수리비 58.7만 원으로 상승… 할인 경험은 감소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비스센터 1회 방문 시 지출한 정비·수리 비용은 평균 58.7만 원으로 전년(53.9만 원) 대비 4.8만 원 증가했다.
국산차와 수입차 간 비용 격차는 2.7배에 달했다. 수입차의 평균 정비 비용은 125.8만 원으로 전년(115.1만 원)보다 10.7만 원이나 크게 뛰었다. 국산차 역시 47.1만 원으로 전년(42.1만 원) 대비 5.0만 원 오르며 소비자들의 체감 물가 압박을 키웠다.
브랜드별 1회당 정비 비용이 가장 적게 든 곳은 기아(44.1만 원)로 2년 연속 1위를 지켰다. 이어 현대차(44.7만 원), 한국지엠(48.2만 원), KG모빌리티(49.4만 원), 르노코리아(50.7만 원) 순으로 정비 비용이 적은 상위 5개 자리를 국산 브랜드가 독식했다.
정비비 부담이 커진 가운데 현장 할인은 대폭 줄었다. 수리비 할인을 받았다는 응답률은 11.2%로 전년(25.2%) 대비 14.0%포인트 급락했다. 할인 경험률은 국산차(11.7%)가 수입차(9.3%)보다 소폭 높았고 브랜드별로는 한국지엠(20.8%), KG모빌리티(19.1%), 랜드로버(18.6%), 지프(18.4%), 푸조(17.8%)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오류·과잉 줄었지만 멋대로 하는 ‘임의 정비’ 더 늘어
정비 결과 확인 단계에서는 세부 지표별 명암이 엇갈렸다. 원인을 잘못 파악해 엉뚱한 곳을 손대는 정비 오류 경험률은 6.1%로 전년(6.8%) 대비 0.7%포인트 낮아졌고 불필요한 과잉 정비 경험률 역시 5.8%로 전년(7.6%) 대비 1.8%포인트 개선됐다. 정비 후 동일 문제 재발 경험률(6.9%)과 결과 불만 제기율(7.4%)도 각각 전년 대비 1.0%포인트, 1.8%포인트 줄어 정비 완성도는 완만한 상승세를 보였다.
그러나 사전 고지 없이 작업 내역을 바꾸는 ‘임의 정비’ 경험률은 7.4%로 전년(5.8%)보다 1.6%포인트 늘어났다. 정밀 진단 후 추가 정비가 필요할 때 소비자에게 충분한 설명과 동의를 구하는 기본 절차가 현장에서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음을 시사한다.
정비 오류는 토요타(1.6%), 과잉 정비는 포르쉐(0.9%), 임의 정비는 볼보(2.1%)가 가장 낮았다. 산업 평균은 각각 6.1%, 5.8%, 7.4%다. (컨슈머인사이트)
국산차와 수입차의 취약 부문도 뚜렷한 대비를 이뤘다. 작업 과정의 투명성과 정확도를 뜻하는 오류·과잉·임의 정비 지표에서는 국산차가 수입차보다 취약했다. 정비 오류율은 국산 6.7%, 수입 3.9%였으며, 과잉 정비(국산 6.4%, 수입 3.3%)와 임의 정비(국산 8.0%, 수입 5.2%) 모두 국산차가 높았다.
반면 정비 결과에 대한 동일 문제 재발률(수입 9.1%, 국산 6.4%)과 불만 제기율(수입 9.2%, 국산 6.9%)은 수입차가 국산차를 크게 웃돌았다. 수입차의 경우 부품 조달 기간이 길고 수리 난도가 높은 전자장비 및 파워트레인 결함 처리가 깔끔하게 완결되지 못해 소비자의 불만으로 이어지는 빈도가 잦은 탓이다.
브랜드별로는 정비 품질 전반에서 일본계와 유럽 프리미엄 브랜드의 강세가 이어졌다. 토요타는 오류 경험률(1.6%)과 재발률(4.1%), 불만 제기율(5.5%) 3개 부문에서 1위에 오르며 최우수 품질을 입증했다.
과잉 정비 부문은 포르쉐(0.9%), 임의 정비 부문은 볼보(2.1%)가 각각 가장 낮은 수치로 최상위권에 랭크됐다. 국산 브랜드 중에서는 현대차가 재발률(5.6%)과 불만 제기율(6.2%) 부문에서 국산차 중 가장 우수한 성적을 거두며 체면을 지켰다.
# “원하는 건 전체 점검”인데 ‘공기압·워셔액’ 생색내기
출고 단계에서는 소비자가 원하는 사후 케어와 현장에서 제공되는 서비스 간의 ‘미스매치’가 두드러졌다.
무상 추가 서비스 경험률은 61.4%로 전년(62.7%)과 유사한 수준을 유지한 가운데 혼다가 78.5%로 전년 4위에서 1위로 뛰어올랐다. 이어 폴스타(70.7%), 토요타(70.2%), 볼보(68.8%) 순이었다.
하지만 서비스 항목은 부실했다. 소비자가 향후 가장 받고 싶어 하는 무상 서비스 1위는 단연 ‘전체적인 차량 점검(28.6%)’이었다. 이어 오일류 교체·보충(14.4%), 에어컨 필터 무상 교체(11.2%), 엔진룸 청소(9.6%)가 뒤를 이었고 판촉물이나 기념품 제공은 2.1%로 최하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현장에서 실제 제공된 무상 서비스 1위는 ‘타이어 공기압 체크·보충(53.2%)’이었고 ‘워셔액·냉각수 보충(46.0%)’이 3위를 차지했다. 정작 소비자의 선호도 순위에서 공기압 체크(8위)와 워셔액 보충(9위)은 최하위권에 머문 항목들이다. 소비자의 선호도가 높은 ‘실내외 세차(선호도 6위)’의 경우 실제 제공률은 4.9%로 사실상 전무했다.
출고 후 정비 만족도와 문제 해결 여부를 사후 점검하는 '해피콜' 확인율은 76.7%로 전년(77.1%) 대비 정체됐다. 특히 국산차의 확인율은 74.9%에 그쳐 수입차(83.6%)와 8.7%포인트의 큰 격차를 드러냈다. 볼보가 89.2%로 3년 연속 1위를 지킨 가운데 렉서스(88.7%)와 토요타(88.5%), 지프(88.4%) 등이 최상위권을 형성했다. 국산차 중 산업 평균을 웃돈 곳은 기아(78.4%)와 한국지엠(78.1%) 두 곳에 불과했다.
컨슈머인사이트 측은 "정비 수가 상승과 공임 부담으로 소비자의 정비 비용은 뚜렷하게 늘어난 반면 할인 혜택은 크게 축소되는 흐름"이라며 "단순 공기압 점검이나 워셔액 주입 같은 생색내기식 서비스에서 벗어나 차량 전체 안전을 짚어주는 체계적인 점검과 임의 정비를 줄이는 사전 소통 강화가 AS 신뢰를 가르는 핵심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짚었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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