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라리 CEO가 최근 공개된 테슬라의 차세대 '로드스터'에 기술과 공개 방식 모두 10점 만점을 부여하며 이례적인 찬사를 보냈다(테슬라)
[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페라리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공개된 테슬라의 차세대 '로드스터'에 기술과 공개 방식 모두 10점 만점을 부여하며 이례적인 찬사를 보냈다. 전통적인 슈퍼카 브랜드를 이끄는 경영자가 경쟁사의 전기 스포츠카를 공개적으로 높이 평가한 것으로 자동차 산업에 여전히 새로운 기술과 과감한 도전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베네데토 비냐 페라리 CEO는 지난 20일 이탈리아 자동차 전문매체 콰트로루오테가 주최한 자동차 콘퍼런스에 화상으로 참석해 테슬라의 신형 로드스터 공개 행사에 대해 기술 부문 10점, 프레젠테이션 부문 10점을 각각 부여했다.
비냐 CEO는 "자동차 산업에는 여전히 해야 할 일이 많다는 것을 보여준다. 우리는 계속 꿈꿔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유럽인의 한 사람으로서 오래된 산업에서도 여전히 혁신하고 과감하게 도전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데 감사한다"고 덧붙였다.
베네데토 비냐 페라리 CEO는 지난 20일 이탈리아 자동차 전문매체가 주최한 자동차 콘퍼런스에 화상으로 참석해 테슬라의 신형 로드스터 공개 행사에 대해 기술 부문 10점, 프레젠테이션 부문 10점을 각각 부여했다(테슬라)
비냐 CEO가 찬사를 보낸 테슬라의 차세대 로드스터는 지난 15일 미국 텍사스주 맥그리거에 위치한 스페이스X 로켓 시험시설에서 공개됐다. 행사에서는 차량이 경사로를 따라 올라간 뒤 거꾸로 매달린 상태로 이동하고, 공중으로 뛰어올라 회전한 뒤 착지하는 장면이 연출됐다.
특히 차체 하부에 강력한 흡입력을 발생시키는 팬 시스템과 스페이스X 기술을 응용한 압축가스 추진장치가 시연에 활용됐다. 기존 고성능 전기차가 가속 성능과 최고속도에 집중했던 것과 달리, 테슬라는 차량의 움직임 자체를 새로운 방식으로 구현하며 기술적 가능성을 강조했다.
다만 이번 공개된 기술이 양산형 로드스터에 어느 수준까지 적용될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테슬라는 신형 로드스터의 생산을 2028년 시작한다는 목표를 제시했지만, 해당 모델은 2017년 처음 발표된 이후 출시 일정이 여러 차례 연기된 바 있다.
비냐 CEO가 주목한 부분은 극적인 시연뿐 아니라 기존 자동차 산업의 관행을 벗어나려는 시도였다. 특히 테슬라가 외부 디자인 조직과 협업한 점을 언급하며, 새로운 시각을 받아들이는 과정이 기존 기업의 사고방식을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비냐 CEO가 주목한 부분은 극적인 시연뿐 아니라 기존 자동차 산업의 관행을 벗어나려는 시도였다(테슬라)
이는 페라리가 추진하고 있는 첫 순수 전기차 '루체(Luce)' 개발 과정과도 맞닿아 있다. 페라리는 애플의 전 최고디자인책임자 조니 아이브가 설립한 디자인 스튜디오 러브프롬(LoveFrom)과 협력해 루체의 디자인을 개발했다. 전통적인 페라리의 디자인 체계에 외부 전문가의 관점을 더한 것이다.
비냐 CEO는 외부 협업의 중요성에 대해 "우리끼리만 작업했다면 지금과 같은 결과물을 만들지 못했을 것"이라며 외부에서 바라보는 사람들이 기존에 생각하지 못했던 질문을 던졌고, 이를 통해 새로운 해답을 찾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페라리 역시 전동화 과정에서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 지난 5월 첫 순수 전기차 루체를 공개했지만 시장에서는 전통적인 페라리의 주행 감성과 브랜드 정체성을 전기차에서도 유지할 수 있을지를 두고 다양한 평가가 나왔다. 공개 이후 페라리 주가가 하락하는 등 투자자들의 반응도 엇갈렸다.
페라리 CEO의 이번 발언은 전기 슈퍼카 경쟁이 단순한 출력과 가속 성능을 넘어 새로운 기술과 경험을 누가 먼저 구현하느냐의 경쟁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테슬라)
이러한 상황에서 비냐 CEO가 테슬라의 실험적인 기술과 공개 방식을 높이 평가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 내연기관 슈퍼카를 대표하는 페라리와 전기차를 중심으로 성장한 테슬라는 서로 다른 출발점에 있지만, 기존 기술과 디자인의 한계를 넘어 새로운 주행 경험을 제시해야 한다는 과제를 공유하고 있다.
페라리 CEO의 이번 발언은 전기 슈퍼카 경쟁이 단순한 출력과 가속 성능을 넘어 새로운 기술과 경험을 누가 먼저 구현하느냐의 경쟁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비냐 CEO가 강조한 것처럼 자동차 산업이 성숙 단계에 접어들었더라도 혁신의 여지는 여전히 남아 있다는 의미다.
김훈기 기자/hoon14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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