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캠퍼스타운 x IT동아] 동국대학교 캠퍼스타운이 IT동아와 함께 ‘2026년 스케일업 D.코리아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동국대 캠퍼스타운과 IT동아는 이번 프로그램에 참여한 스타트업들이 진행 중인 사업 전반을 소개하고, 이들의 비즈니스 모델을 분석합니다. 이어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 도전하는 문제를 해결하도록 다양한 영역의 전문가를 연결해 도우려 합니다.
[IT동아 박귀임 기자] 화장품 브랜드 뷰티볼릭(BEAUTYBOLIC)을 운영하는 스타트업 뷰티빌딩(Beautybuilding)이 제품 판매와 원료·소재 연구개발을 함께 키우는 'R&D 기반 화장품 기업'이라는 목표를 내걸고 있다. 뷰티빌딩은 해외 판매 채널을 넓히는 동시에 최근 연구개발 전담 부서를 신설해 당화·황변을 겨냥한 천연물 소재 연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영업과 마케팅 현장에서 10년 이상 경력을 쌓은 MD가 원료 연구까지 품은 이유는 무엇일까. 구혜정 뷰티빌딩 대표는 "시장에서 소비자의 변화를 가장 먼저 발견하고, 그것을 연구주제로 가져와 소재와 제품으로 개발한 뒤 다시 시장에서 검증하는 회사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재구매로 검증하는 제품에 집중
구혜정 대표는 CJ올리브영, 뷰티팩토리, 아우딘퓨처스 등 화장품 업계에서 10년 이상 국내외 온·오프라인 영업과 마케팅을 맡아온 MD 출신이다. 처음부터 제품을 직접 개발하는 브랜드 매니저(BM)나 연구 직무는 아니었다. 대신 제품이 만들어진 뒤 어느 채널에서, 어떤 고객에게, 어떤 방식으로 파는지를 오래 고민했다.
그 과정에서 구혜정 대표는 수많은 제품이 시장에 나왔다 사라지는 모습을 가까이서 봤다. 좋은 성분이나 기술만으로 제품이 반드시 잘 팔리는 것도, 마케팅만으로 만든 판매가 오래 가는 것도 아니라는 것이 이때 얻은 결론이다. 특히 중요하게 본 것은 재구매다. 광고나 프로모션, 유통의 힘으로 첫 구매는 만들 수 있어도 고객이 다시 지갑을 열지는 결국 제품에 대한 만족과 신뢰에 달려 있다는 설명이다.
구혜정 대표는 "직접 브랜드를 만든다면 잘 팔리는 제품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한번 사용한 고객이 다시 찾는 제품을 만들고 싶었다. 그 생각으로 2024년 6월 뷰티빌딩을 창업했다"고 밝혔다. 고객이 무엇을 필요로 하고 어떤 제품을 선택해 왜 다시 사는지를 먼저 이해해 제품기획에 반영하는 것, 영업과 마케팅 경험에서 나온 이 강점이 창업 출발점이었다. 지금은 여기에 연구개발 역량을 더해 시장 수요를 발견하고, 연구하며, 제품화해 판매한 뒤 소비자 반응을 다시 제품과 연구에 반영하는 구조를 만들어가고 있다. 원료 연구, 제품 기획·개발, 브랜드, 국내외 유통을 하나로 잇는 방식이다.
뷰티비(BEAUTYB)는 뷰티빌딩의 첫 자사 브랜드다. 구혜정 대표가 임신 중에도 상품 개발을 멈출 수 없던 상황에서 '아이에게 해롭지 않은 것을 만들자'는 마음으로 내놓은 첫 제품이 효소 기반 홈케어 스킨케어 워시오프팩이다. 워킹맘으로서의 육아 경험을 녹여 임산부도 부담 없이 쓸 수 있도록 설계했다. 이 제품은 별도의 마케팅 비용 없이도 아마존, 큐텐, 라쿠텐 등 글로벌 이커머스 플랫폼에 입점했다.
뷰티빌딩의 두 번째 자사 브랜드는 뷰티볼릭이다. 뷰티볼릭은 판테놀 장벽크림, 광채 세럼, 여드름 피부용 클렌저 등 피부 대사에 맞춘 제품군을 넓혀가고 있다. 구혜정 대표는 "현재 출시된 뷰티볼릭 제품은 판테놀을 기반으로 한 민감성·진정 라인이다. 리커버 크림의 경우 판테놀 15%를 담았다. 고함량 판테놀 제형에서 문제가 되는 끈적임을 줄이는 데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생활 방식 바뀌었는데, 피부 관리 기준은 왜 그대로일까
뷰티빌딩이 연구 주제로 잡은 것은 당화와 황변이다. 계기는 의외로 일상적이다. 현대인은 아침에 눈을 뜨면 스마트폰을 보고, 출근하면 모니터를 보고, 집에 돌아와서도 TV를 본다. 블루라이트 환경을 피하기 어려운 것이다. 커피에 디저트를 곁들이고 스트레스를 받으면 당이 당기는 식생활도 이제 특별한 일이 아니다. 구혜정 대표는 여기서 '우리의 생활은 이렇게 많이 달라졌는데, 피부를 관리하는 기준은 왜 예전과 크게 다르지 않을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당화 자체는 새로운 현상이 아니다. 섭취한 당과 체내 단백질 등이 반응하며 최종당화산물(AGEs)이 생성될 수 있고, 이 물질의 축적이 피부 노화와 황변 등과 관련된다는 연구는 오래전부터 이어져 왔다. 블루라이트를 포함한 광환경 역시 피부 산화 스트레스와 관련 있다는 여러가지 연구가 보고돼 있다. 뷰티빌딩은 이런 요소를 따로 보지 않고 '현대인의 일상적 생활환경이 피부에 남기는 스트레스'라는 하나의 관점으로 묶어 본다. 항당화 가능성을 가진 천연물 소재를 발굴하고, 그 작용 가능성과 기전을 연구하는 것이 현재 작업이다.
뷰티빌딩이 주목하는 것은 특정 원인 하나가 아니다. 당화, 광환경, 수면 부족, 스트레스처럼 현대인의 생활 속에서 반복되는 여러 요인이 피부에 부담을 주고, 이러한 변화가 쌓이면 피부 균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이를 생활환경과 피부 변화의 관계에서 바라보고 관리하자는 것이 ‘메타볼릭 뷰티(Metabolic Beauty)’의 출발점이다. 뷰티볼릭은 이 관점을 제품에 담아내는 브랜드다.
메타볼릭 뷰티는 현대인의 생활환경과 그 안에서 일어나는 피부 대사 변화에 주목해 피부가 본래의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도록 매일 관리하는 스킨케어를 뜻한다. 문제가 생겼을 때만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시대를 살아가는 피부에 필요한 것을 매일 채워주자는 개념이다. 좋은 성분을 더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피부가 어떤 생활환경에 노출돼 있는지까지 살펴 그에 맞는 관리 방식을 제안한다. 목표는 항당화 크림 하나가 아니다. 보습 성분이 다양한 화장품에 두루 쓰이듯이 당화 스트레스를 고려한 원료도 세럼이나 크림 등 여러 스킨케어에 자연스럽게 적용되게 하는 것이 구혜정 대표가 그리는 그림이다.
구혜정 대표는 이러한 접근을 영양소 개념의 확장에 비유한다. 예전에는 몇 가지 영양소만 중요하게 봤지만 연구가 발전하며 식이섬유처럼 덜 주목받던 것도 중요하게 여기게 된 것처럼 생활환경이 바뀌면 피부에 필요한 '기본 관리'의 범위도 넓어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보습이 스킨케어의 기본이 된 것과 마찬가지로 앞으로는 생활환경에서 오는 당화와 산화 스트레스 등 다양한 피부 부담을 함께 고려해 관리하는 것도 기본 스킨케어의 한 영역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연구는 어디까지 왔을까. 연구개발 전담 부서는 경쟁력 확보를 위해 올해 6월 본사에 마련됐다. 관련 연구는 3단계로 진행 중이다. 1단계 인실리코(in-silico, 시뮬레이션)에서 가능성을 확인했고, 2단계는 추출물을 구입해 도킹(분자 결합 시뮬레이션)을 포함한 인비트로(In-vitro, 세포실험)를 하는 것으로 현재 진행 중인 단계다. 3단계는 추출물을 실제 화장품에 넣는 시제품 단계인데 특허 출원 후 1년 정도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구혜정 대표에 따르면 올해 안에 추출물 개발을 마치고 특허 출원도 진행할 예정이다.
우선순위 병목 고민, 스케일업 D.코리아 프로그램 통해 해소
창업 초기 뷰티빌딩의 목표는 제품을 만들고 판매 채널을 확보하는 것이었다. 여러 유통채널에 진입하고 자체 브랜드 제품을 출시하며 생각보다 빠르게 많은 기회를 만들었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기회가 없는 것이 아니라 많은 기회 중 무엇에 집중해야 회사를 가장 빠르고 건강하게 성장시킬 수 있을지가 더 큰 고민이 됐다. 판매채널 확대, 자체 브랜드 강화, 연구개발과 특허 선투자, 해외 진출 속도조절이 모두 필요했지만 인력과 자원이 한정된 스타트업이 모든 것을 같은 비중으로 추진할 수는 없었다. 구혜정 대표는 "'제품을 잘 파는 것'과 '회사를 스케일업하는 것'이 다른 문제라는 것을 절실하게 느꼈다"고 말했다.
이 시점에 만난 것이 동국대 캠퍼스타운에서 제공하는 스케일업 D.코리아 프로그램이다. 구혜정 대표는 "정해진 교육을 모든 기업이 똑같이 듣는 방식이 아니라 기업진단으로 현재 상황을 점검한 뒤 사업화, 마케팅, 투자, 지식재산권, 글로벌 진출 등 필요한 분야의 전문가와 연결해주는 구조가 뷰티빌딩에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뷰티빌딩이 받은 지원은 기업진단과 맞춤형 컨설팅이다. 뷰티빌딩은 전문가와 1대1로 만나 사업 현황과 시장성, 성장 가능성을 점검했고 이후 뷰티빌딩에 필요하다고 판단한 마케팅과 투자유치 분야 전문가를 연결받았다.
구혜정 대표는 "창업 후 매일 사업 안에서 의사결정을 하다 보니 스스로 회사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기가 쉽지 않았다"면서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외부 전문가의 시선으로 뷰티빌딩이 어느 단계에 와 있는지, 잘하는 부분과 보완할 부분이 무엇인지 점검해볼 수 있었다는 점도 만족했다.
이번 프로그램은 어떤 결정을 뒤집기보다 뷰티빌딩이 가고 있던 방향을 확인하고 무엇을 더 준비해야 하는지 구체화한 시간이었다. 특히 투자유치에 대해 구혜정 대표는 "당장 투자를 받느냐보다 향후 투자자에게 뷰티빌딩을 어떤 회사로 설명하고 성장 가능성과 경쟁력을 어떤 구조로 보여줄지를 미리 생각하게 된 점이 의미 있었다"고 말했다. 마케팅도 제품 하나를 알리는 데서 나아가 연구개발 역량과 뷰티볼릭 브랜드, 글로벌 성장 가능성을 하나의 이야기로 전달하는 방법을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
달라진 점도 있었다. 연구와 판매 사이의 균형이다. 구혜정 대표는 향장학 석·박사 과정에 이어 사업 때문에 창업학까지 공부하다 보니 영업만 하던 자신이 어느새 연구에 깊이 빠져 본업의 중심을 잃고 있었다고 돌아봤다. 이어 "연구에 더 집중할지, 상품과 마케팅에 집중할지 혼란스러웠는데 스케일업 프로그램을 통해 연구는 뒤에서 보이지 않게 받치고, 출시된 제품으로 승부한다는 쪽으로 복잡했던 생각을 정리했다"고 말했다.
시야의 폭 역시 프로그램 참여 전과 후의 차이다. 예전에는 제품 출시, 채널 확대, 매출, 해외진출 준비처럼 눈앞의 일을 하나씩 해결하는 데 집중했다면 이제는 지금 하는 일이 2~3년 뒤 뷰티빌딩의 어떤 경쟁력으로 남을지를 더 생각하게 됐다.
연구·시장 사이 잇는 회사로
향후 과제는 두 갈래로 나뉜다. 단기적으로는 출시한 뷰티볼릭 제품을 시장에 안정적으로 안착시키고 국내외에서 실제 고객과 매출을 만드는 것이다. K-뷰티가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만큼 해외 진출도 적극적으로 할 예정이다. 그 중심에는 재구매가 있다.
동시에 다음 성장동력으로 연구개발의 사업화를 준비한다. 당화·황변 관련 천연물 소재를 논문이나 특허에서 끝내지 않고, 가능성을 검증해 실제 화장품에 적용할 수 있는 원료로 발전시키겠다는 것이다. 목표는 이 소재가 뷰티볼릭 제품에만 쓰이는 것이 아니라 다른 화장품에도 활용되는 원료와 기술로 자리잡는 것이다.
구혜정 대표는 "원료 사업의 핵심은 기본 성분이다. 정제수처럼 거의 모든 화장품에 들어가는 기본 성분이 되는 것이 목표"라면서 "블루라이트 환경에서 당화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는 가능성을 연구하고 있고, 검증을 거쳐 소비자가 안심하고 쓸 수 있는 성분으로 키우고 싶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구혜정 대표는 "영업 현장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연구와 시장 사이를 연결해 좋은 실적을 보이는 회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크다"면서 "지금 시대의 피부에 필요한 스킨케어가 무엇인지 연구하고 제품과 소재로 제안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IT동아 박귀임 기자(luckyim@it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