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이 중국에서 개발한 자동차 기술과 플랫폼을 남미와 아프리카 등 글로벌 사우스 시장에 투입한다. 중국 현지 기업과 협력해 개발 속도와 비용 경쟁력을 확보하고, 현지 시장에서 축적한 기술을 해외 사업에 활용하는 전략이다.
폭스바겐은 28일 중국 안후이성 허페이의 연구개발 거점에서 개발한 차세대 차량 플랫폼을 글로벌 사우스 시장용 모델에 적용한다고 발표했다. 핵심은 중국 기업과 공동 개발한 전자제어 기반 차이나 일렉트롤닉 아키텍처(CEA)다. 해당 아키텍처를 탑재한 컴팩트 메인 플랫폼은 2020년대 말 남미 시장부터 투입될 예정이다.
올리버 블루메 폭스바겐그룹 최고경영자(CEO)는 중국이 그룹의 기술 혁신과 글로벌 제품 개발을 지원하는 핵심 거점으로 중요성을 키우고 있다고 밝혔다. 폭스바겐은 이 전략을 ‘중국에서 중국을 넘어 세계로’라는 방향으로 설명했다.
현지화 전략에서 글로벌 수출 거점으로
폭스바겐은 그동안 중국 시장에 맞춘 제품과 기술을 현지에서 개발하는 ‘중국에서 중국을 위해’ 전략을 추진해 왔다. 중국 내 개발 역량을 강화해 개발 기간을 최대 30% 단축하는 효과도 거뒀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전략은 현지에서 개발한 기술을 중국 내수 시장에만 활용하지 않고 해외 시장으로 확대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폭스바겐은 중국에서 생산한 폭스바겐 브랜드와 제타 브랜드 차량의 남미·아프리카 수출도 늘릴 계획이다. 동남아시아와 중남미, 아프리카가 중국 개발 모델의 주요 전개 후보로 거론된다. 유럽과 북미는 당분간 대상에서 제외된다.
샤오펑과 공동 개발한 CEA는 여러 차대와 구동 방식에 적용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 기반 제어·업데이트 기능을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폭스바겐은 중국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개발 기간과 비용을 줄이고,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850V 충전과 레벨 3 자율주행 기술도 준비
폭스바겐은 기술 개발 계획의 일부로 VEGA 기술 패키지도 공개했다. 이 패키지는 850V 급속충전을 지원하며, 레벨 3 자율주행에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도입 시점은 2027년으로 예정돼 있다.
중국 사업의 역할 변화는 폭스바겐이 현지 시장에서 겪는 경쟁 압박과 맞물려 있다. BYD와 지리자동차 등 중국 업체들은 전기차와 차량 소프트웨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폭스바겐은 신차 투입을 늘려 중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회복하는 동시에 현지 개발 기술의 해외 활용도를 높이려 한다.
중국 시장 위축과 수출 경쟁 심화
폭스바겐은 창업 이후 최대 규모의 사업 재편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 사업 역시 과거의 주요 수익원에서 비용 효율적인 차량 개발과 수출을 지원하는 거점으로 역할을 조정하는 모습이다.
폭스바겐 중국 사업을 이끄는 랄프 브란트슈테터는 중국 승용차 시장이 2026년 약 20%, 판매 대수 기준으로 약 450만 대 축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지 시장의 성장 둔화와 경쟁 심화가 예상되는 만큼, 중국에서 개발한 기술과 차량을 해외에 판매하는 전략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중국 자동차 업체들 역시 자국 시장의 경쟁 격화와 생산능력 확대에 대응해 수출을 늘리고 있다. 제너럴모터스와 현대자동차, 르노 등 기존 완성차 업체들도 중국의 개발 역량과 공급망을 활용해 글로벌 시장의 경쟁력을 높이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글로벌 자동차 산업에서 중국은 판매 시장인 동시에 기술 개발과 차량 소프트웨어 혁신의 거점으로 자리 잡고 있다. 폭스바겐의 새 전략은 중국 현지화에 투자한 개발 역량을 해외 사업의 비용과 속도 경쟁력으로 연결하려는 시도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저작권자(c) 글로벌오토뉴스(www.global-auto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저작권자(c)>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