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보틀 커피 코리아(이하 블루보틀)가 브라질 생산자와의 오랜 협력을 통해 완성한 싱글오리진 커피와 아라비카를 사용하지 않은 새로운 블렌드를 선보이며 커피의 풍미와 품종에 대한 탐구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에 선보인 커피는 브라질 산지의 특성과 생산자의 가공 기술을 담은 '브라질 FAF 세라 도 시가노 주앙 해밀턴'과 베트남 로부스타, 인도 엑셀사를 조합한 '비욘드 아라비카 블렌드'다. 두 제품은 각각 산지와 생산자 중심의 품질 향상, 기존 커피 품종의 경계를 넘어선 새로운 풍미 개발이라는 서로 다른 접근 방식을 보여준다.
특히 스페셜티 커피 시장에서 주류를 이루는 아라비카뿐 아니라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던 로부스타와 엑셀사의 잠재력을 활용해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히려는 시도가 눈길을 끈다.
브라질 생산자와 15년 협력…산지 특성 살린 싱글오리진 커피
'브라질 FAF 세라 도 시가노 주앙 해밀턴'은 브라질 세라 도 시가노 밸리에서 생산된 싱글오리진 커피다. 해발 약 1,300m의 서늘하고 안개가 자주 끼는 환경에서 재배되며, 커피 체리가 천천히 익는 과정에서 복합적인 풍미가 형성되는 것이 특징이다.
블루보틀 브라질 FAF 세라 도 시가노 주앙 해밀턴 (블루보틀 커피 코리아 제공)
말린 무화과와 바닐라의 부드러운 풍미를 바탕으로 딸기와 꽃을 연상시키는 향미가 더해져 다층적인 맛을 구현했다.
가공 과정에도 차별화를 뒀다. 카투카이 품종의 커피 체리를 산소가 없는 환경에서 36시간 발효한 뒤, 과육을 제거하지 않고 체리 상태 그대로 건조하는 '애너로빅 내추럴(Anaerobic Natural)' 방식을 적용했다.
이러한 가공법은 과일과 꽃의 향을 더욱 선명하게 표현하면서 풍부한 단맛과 묵직한 바디감이 어우러지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제품 개발의 바탕에는 블루보틀과 브라질 커피 생산자 지원 조직인 FAF(Fazenda Ambiental Fortaleza)의 장기적인 협력 관계가 있다. 양측은 2011년부터 파트너십을 이어오며 커피 품질 향상과 지속가능한 농업을 위한 협력을 지속해 왔다.
FAF는 지역 생산자들이 재배 환경을 개선하고 커피의 품질을 높일 수 있도록 지원하는 조직이다. 블루보틀은 이러한 협력 관계를 통해 개별 생산자의 재배 방식과 산지의 환경이 최종 커피 품질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해 왔다.
이번 커피를 생산한 주앙 해밀턴 역시 수질과 토양 관리 개선, 새로운 가공 기법 도입 등을 통해 커피 품질을 발전시켜 왔다. 블루보틀은 산지의 자연환경과 생산자의 재배·가공 기술이 결합된 이번 제품을 통해 생산자 중심의 커피 품질 향상이라는 방향성을 보여주고 있다.
아라비카 대신 로부스타 70%·엑셀사 30%…새로운 블렌딩 시도
블루보틀이 선보인 또 다른 제품 '비욘드 아라비카 블렌드'는 기존 스페셜티 커피 시장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아라비카를 전혀 포함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블루보틀 비욘드 아라비카 블렌드 (블루보틀 커피 코리아 제공)
베트남산 로부스타 70%와 인도산 엑셀사 30%를 조합해 두 커피종의 고유한 풍미를 살리는 데 집중했다.
그동안 스페셜티 커피 시장은 아라비카를 중심으로 형성돼 왔다. 로부스타는 상대적으로 묵직한 바디감과 강한 풍미를 지닌 커피로 알려져 있지만, 고급 커피 시장에서는 아라비카에 비해 주목도가 낮았다. 엑셀사 역시 독특한 과일 향미와 복합적인 맛을 지녔음에도 소비자에게는 비교적 생소한 커피종이다.
블루보틀은 이러한 커피종의 특성을 활용해 기존 아라비카 중심의 풍미와는 다른 맛을 구현하고자 했다.
'비욘드 아라비카 블렌드'는 로부스타 특유의 묵직한 바디감과 달콤쌉싸름한 초콜릿 풍미에 엑셀사의 과일 같은 단맛과 복합적인 향미를 결합했다. 두 커피종이 가진 서로 다른 특성을 조화롭게 구성해 깊이 있는 맛을 완성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카푸치노로 즐길 때 블렌드의 개성을 더욱 뚜렷하게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라떼보다 우유 비중이 적은 카푸치노는 커피 자체의 풍부한 풍미를 유지하면서 우유의 자연스러운 단맛을 더할 수 있어 이번 블렌드와 잘 어울리는 음용 방식으로 제안됐다.
블루보틀의 비아라비카 커피 개발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로부스타 블렌드 NO.2'와 'First Espresso' 등 로부스타를 활용한 제품을 통해 아라비카 이외의 커피종에서도 다양한 풍미를 구현할 수 있는 가능성을 모색해 왔다.
이번 제품은 이러한 시도를 로부스타와 엑셀사의 조합으로 확장한 사례다. 특정 커피종에 집중하기보다 각 품종이 가진 특성을 이해하고, 서로 다른 풍미를 결합해 새로운 커피 경험을 제공하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
기후·재배 환경 변화 속 커피 품종 다양성에도 주목
블루보틀은 다양한 커피종에 대한 탐구를 품질과 풍미의 차별화뿐 아니라 변화하는 커피 재배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접근으로도 보고 있다.
기후와 재배 환경이 달라지는 상황에서 기존에 널리 사용되던 품종 외에도 여러 커피종의 특성과 활용 가능성을 탐구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로부스타와 엑셀사처럼 상대적으로 소비자에게 덜 알려진 커피종의 풍미적 가치를 발굴하는 일은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새로운 선택지를 제공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블루보틀은 앞으로도 산지와 생산자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커피 품질을 높이는 동시에 다양한 커피종과 가공 방식에 대한 실험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브라질 생산자와의 장기적인 협력으로 완성한 싱글오리진 커피부터 아라비카 없이 새로운 맛의 균형을 구현한 블렌드까지, 커피 산지의 고유한 특성을 살리고 품종의 다양성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소비자에게 폭넓은 커피 경험을 제안하고 있다.
이준문 기자/jun@newsta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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