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와 관련 부품 제조사 등이 속한 독일 최대 산별노조 이게메탈(IG Metall)이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경고 파업에 나섰다. (IG Metall)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중국발 전기차 공세와 수요 둔화 여파로 천문학적인 실적 악화와 감원 위기에 직면한 독일 완성차 및 제조업계가 이번에는 노동계의 대규모 경고 파업이라는 대형 암초를 만났다.
독일 최대 산별노조가 사측의 임금 안을 일축하고 전국 단위의 파업 수순에 돌입하면서 가뜩이나 위태로운 독일 자동차 생태계의 긴장감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독일 최대 산별 노동조합인 독일 금속노조 이게메탈(IG Metall)은 금속 및 전기·전자 산업 종사자 약 370만 명을 대표해 평화의무 기간이 종료된 주말 자정부터 전국 단위의 경고 파업에 전격 돌입했다고 밝혔다.
티센크루프 라셀슈타인(Thyssenkrupp Rasselstein)을 비롯해 자동차 부품 공급사인 KSM 캐스팅스, 뮌헨의 무선통신 부품사 RF 360 유럽 등 주요 생산 현장에서 심야 연좌시위와 조업 중단이 일제히 시작됐다.
노조는 12개월간 5.0%의 기본급 인상과 함께 저임금 직군을 위한 사회적 배려금, 고용 안정 보장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사측 단체인 게잠트메탈(Gesamtmetall) 등 사용자 측은 26개월 협약 기간 동안 2027년 7월 평균 연간 총급여의 1%에 해당하는 1회성 특별 지급금(지역별 약 555~800유로, 한화 약 82만~118만 원)을 지급하고 2028년 7월에야 영구 기본급 1.3%를 인상하겠다는 역제안을 내놨다.
그러나 크리스티아네 베너(Christiane Benner) IG메탈 위원장은 "사측 제안은 치솟는 물가 속에서 노동자들의 돈을 빼앗겠다는 실질적 임금 삭감안"이라며 "양보만으로는 아무것도 나아지지 않으며, 공장과 직원의 미래에 대한 경영진의 명확한 약속이 필요하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노조의 이 같은 실력 행사는 독일 완성차 ‘빅3(폭스바겐·메르세데스 벤츠·BMW)’가 겪고 있는 사상 최악의 경영 적자 및 실적 한파와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다. 독일 자동차 제조사들은 최대 소비처인 중국 내수 시장의 급감과 유럽 본토의 생산 비용 급증으로 벼랑 끝에 몰려 있다.
실제 올해 3분기 독일 3사의 성적표는 처참한 수준이다. 폭스바겐그룹은 3분기 무려 59억 유로(약 8조 8000억 원)에 달하는 대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메르세데스 벤츠 역시 중국 시장 판매량이 전년 대비 31% 폭락한 여파로 핵심 승용 부문의 조정 영업이익(조정 EBIT)이 5억 6000만 유로로 전년 동기 대비 반토막 났다.
BMW도 다르지 않다. 역시 중국 프리미엄 시장 내 로컬 브랜드들의 잠식과 글로벌 리콜 및 개발 비용 부담이 겹치면서 3분기 순이익이 전년 대비 80% 이상 폭락한 4억 7600만 유로(약 7150억 원)에 그쳤다.
독일 완성차 업계는 이미 비상경영에 돌입한 상태다. 폭스바겐은 창사 이래 최초로 독일 내 4개 공장 폐쇄와 전 세계 66만 명 대상 2030년까지 임금 동결 카드를 검토하고 있으며,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역시 관리직 감축과 고강도 고정비 삭감을 진행 중이다.
이 같은 구조적 불황 속에서 노조가 요구하는 임금 인상률과 사측의 긴축안 간 간극이 워낙 커, 이번 경고 파업이 다음 주 예정된 지역별 단체교섭 결렬과 맞물릴 경우 독일 자동차 제조 라인 전체가 멈춰 서는 전면 총파업 사태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 오토헤럴드(http://www.autoherald.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