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전기차의 국내 시장점유율이 빠르게 확대되는 가운데 올해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이 전기차를 국내생산세액공제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오토헤럴드 DB)
[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중국산 전기차의 국내 시장점유율이 빠르게 확대되는 가운데 올해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이 국내 자동차산업의 생산기반을 보호하기 위해 전기차를 국내생산세액공제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정부가 지난 8월 발표한 세제개편안에서 전기차를 지원 대상에서 제외한 데 대한 지적이 이어지면서 이달 국회 조세소위원회의 관련 법안 심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3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마무리된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은 중국산 전기차의 국내 시장 확대와 주요국의 자국 자동차산업 지원 정책을 언급하며 국내 전기차 생산에 대한 세제 지원 필요성을 강조했다.
지난달 22일 열린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의 재정경제부 종합감사에서 국민의힘 안상훈 의원은 "주요 선진국들은 자국 전기차 산업을 지키기 위해 관세와 세액공제, 보조금 등을 총동원하고 있다"며 적극적인 대응 없이는 국내 자동차산업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지적했다.
같은 당 배준영 의원 역시 과거 반도체산업에 대한 정부 지원을 언급하며 전기차처럼 글로벌 경쟁이 치열한 산업에는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지난 8월 3일 발표한 2026년 세제개편안에는 국내생산세액공제 신설 방안이 포함됐다(오토헤럴드 DB)
또 더불어민주당 문진석 의원은 국내생산세액공제 대상에 전기차를 포함하는 방안을 정부가 검토하고 있는지 질의했다. 이에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기획예산처와 산업통상부, 청와대 등 관계 부처와 해당 사안을 논의했으며 현재 검토 중이라고 답했다.
앞서 지난달 6일 열린 재정경제부 국정감사에서도 더불어민주당 윤후덕 의원은 중국산 전기차가 국내외 시장에서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며 국내생산세액공제 대상에 전기차를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진석 의원 역시 정부의 세법개정안에서 전기차가 제외된 점을 지적하며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중국 업체들과 경쟁할 수 있도록 설비 투자 여부와 관계없이 국내 생산 전기차에 세액공제를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날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의 기후에너지환경부 국정감사에서는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중국산 전기차의 수출 확대와 미국·유럽의 자국 산업 보호 정책을 언급하며 국산 전기차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국내생산세액공제는 국내에서 전략품목을 생산·판매하는 기업에 생산 실적에 따른 세제 혜택을 제공해 국내 생산과 투자를 촉진하는 제도다(오토헤럴드 DB)
국내생산세액공제는 국내에서 전략품목을 생산·판매하는 기업에 생산 실적에 따른 세제 혜택을 제공해 국내 생산과 투자를 촉진하는 제도다. 이재명 대통령의 주요 대선 공약 가운데 하나로 이른바 '한국판 IRA(인플레이션감축법)'로 불린다.
정부가 지난 8월 3일 발표한 2026년 세제개편안에는 국내생산세액공제 신설 방안이 포함됐다. 그러나 지원 대상은 태양광발전과 풍력발전, 2차전지, 반도체, 핵심소재, 인공지능 로봇 부품 등 6개 분야로 한정됐으며 전기차는 제외됐다.
한편 국회에서는 전기차를 포함한 미래형 자동차의 국내 생산에 세제 혜택을 제공해야 한다는 입법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국회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제22대 국회에서 전기차 등 미래형 자동차를 국내생산세액공제 대상에 포함하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은 여야를 합쳐 총 24건 발의됐다.
이 가운데 세제 정책을 담당하는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대표 발의한 법안은 11건이며, 실제 세법개정안을 심사하는 조세소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발의한 법안도 8건에 달한다. 특히 정부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에도 국민의힘 윤한홍·안상훈·윤후덕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이언주·문진석·안도걸 의원 등 여야에서 전기차를 지원 대상에 추가하는 법안 발의가 이어졌다.
국회에서 전기차 생산 지원을 요구하는 배경에는 중국산 전기차의 빠른 국내 시장 확대가 자리하고 있다(오토헤럴드 DB)
국회에서 전기차 생산 지원을 요구하는 배경에는 중국산 전기차의 빠른 국내 시장 확대가 자리하고 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와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자료에 따르면 올해 1~9월 국내 신규 등록된 중국산 승용 전기차는 11만 2417대로 전년 동기 5만 1535대보다 약 2.2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중국산 승용 전기차의 국내 시장점유율은 전년 동기 대비 8.4%포인트 상승한 43.5%를 기록했다. 반면 국내 생산 승용 전기차의 점유율은 6.2%포인트 하락한 48.7%로 집계돼 과반 아래로 떨어졌다.
중국산 전기차의 시장 확대는 가격 경쟁력을 갖춘 중국 브랜드의 국내 진출뿐 아니라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중국 생산시설을 활용해 전기차를 공급하는 흐름과도 맞물려 있다.
국내 자동차업계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장기적으로 국내 전기차 생산물량과 신규 설비 투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국회는 이달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조세소위원회에서 관련 세법개정안을 심사할 예정이다(오토헤럴드 DB)
지난 9월 관련 법안을 발의한 국민의힘 안상훈 의원은 중국산 전기차의 점유율 확대와 해외 생산 이전 가능성을 언급하며 국내 생산기반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선제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언주 의원 역시 중국산 전기차의 시장 확대와 주요국의 자국 생산 지원 정책으로 국내 생산물량과 신규 투자가 해외로 이전될 가능성을 지적했다.
다만 국내생산세액공제 대상에 전기차를 포함하더라도 구체적인 지원 수준과 적용 기준, 재정 부담 등은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한 사안이다. 국내 생산에 대한 세제 지원이 실제 차량 가격 인하와 생산 확대, 고용 유지 등으로 얼마나 이어질지도 향후 제도 설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국회는 이달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조세소위원회에서 관련 세법개정안을 심사할 예정이다. 이후 상임위원회 전체회의와 법제사법위원회 심사 등을 거쳐 논의가 원활하게 진행될 경우 12월 본회의에서 최종 의결될 가능성이 있다.
중국산 전기차의 국내 시장점유율이 40%를 넘어선 가운데 국내생산세액공제에 전기차를 포함할지 여부는 국내 자동차산업의 생산기반 유지와 향후 전동화 투자 전략에 영향을 미칠 주요 정책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김훈기 기자/hoon14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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