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보증기금×더인벤션랩×IT동아] 신용보증기금이 주관하고 더인벤션랩이 액셀러레이터로 참여하는 ‘Start-up NEST 19기’는 유망 스타트업의 스케일업을 돕는 대표 창업 육성 플랫폼입니다. 기업성장·투자연계·글로벌진출 등 맞춤형 트랙과 투자사·대중견기업 1:1 매칭을 통해 실질적인 성장을 지원합니다. IT동아는 Start-up NEST 19기를 통해 한 단계 도약하고 있는 혁신 스타트업을 소개합니다.
[IT동아 김영우 기자] 통계청의 2024년 경제활동인구조사(비임금근로 부가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자영업자 4명 중 3명 이상(75.8%, 약 430만 명)은 직원을 두지 않고 혼자 일하는 ‘나홀로 사장님’이다. 디자이너나 개발자 같은 프리랜서부터 공방, 꽃집, 인테리어 사업자까지 상담과 견적을 거쳐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1인·소규모 사업자들에게 가장 큰 고충은 단연 ‘영업과 고객 응대’다. 본업인 작업에 몰두하느라 문의 답변이 늦어지면 고객은 다른 곳으로 떠나고, 반대로 계약으로 이어질지조차 모르는 문의에 일일이 답하고 견적서를 쓰다 보면 정작 본업이 밀리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두들(duudle, 대표 이준영)’은 이처럼 영업 인력을 따로 둘 수 없는 1인·소규모 서비스 사업자를 위해 문의 접수부터 1차 상담, 진성 고객 판별, 견적서 초안 작성까지 대신 수행하는 ‘AI 영업팀’ 솔루션을 개발한 스타트업이다. 포스텍(POSTECH) 기반의 애플 디벨로퍼 아카데미 1기에서 만나 직접 외주 에이전시를 운영하며 겪었던 영업의 고충을 AI 기술로 풀어내고 있는 이준영 대표(CEO, 최고경영자)와 박원빈 이사(CTO, 최고기술책임자)를 만나 두들의 창업 스토리와 비전을 들어봤다.
- 두 분이 인연을 맺고 창업을 했다는 것이 흥미롭다. 두들은 어떤 경위로 설립됐으며, 왜 소규모 사업자의 ‘영업’ 문제에 주목하게 됐나
이준영 대표: 우리는 2022년 포스텍에 설립된 교육기관인 ‘애플 디벨로퍼 아카데미(Apple Developer Academy)’ 1기에서 처음 만났다. 애플이 국내 iOS 생태계 확장과 T자형 인재 양성을 목적으로 운영하는 프로그램인데, 기획자·디자이너·개발자가 한데 모이다 보니 팀 빌딩과 창업이 활발히 이뤄진다. 1기 수료 후 이어진 2년 차 심화 과정에서 개발자 커뮤니티 앱인 ‘머징(Merging)’을 함께 개발하며 호흡을 맞췄다. 당시 만든 머징은 애플 앱스토어 ‘오늘의 앱’에 두 차례 선정되기도 했다.
이후 박원빈 이사가 군에 입대하면서 나는 예비창업패키지와 글로벌 VC ‘앤틀러 코리아’ 배치 3기 프로그램 등에 참여하며 여러 창업 프로젝트를 시도했다. 그러면서 2024년 11월 웹 제작 도구인 프레이머(Framer) 전문 외주 에이전시(당시 이름은 프레임코드)를 설립해 운영했는데, 그때 뼈저리게 느낀 문제가 바로 ‘영업’이었다. 솔루션 제작에는 자신이 있었지만 고객을 데려와 상담하고, 견적서를 내고, 일정을 조율하고, 계약서를 쓰는 과정에 시간과 에너지가 과도하게 소모됐다. 마침 전역한 박원빈 이사와 다시 의기투합해 우리가 직접 겪은 이 문제를 AI로 풀어보자고 뜻을 모았고, 2025년 6월 사명을 ‘두들’로 변경하며 본격적인 솔루션 개발에 나섰다.
박원빈 이사: 나 역시 아카데미 합류 전 포스텍 학내 벤처로 외주 개발사를 창업해 대기업과 교육기관 등의 외주 개발 프로젝트를 다수 수행한 경험이 있다. 작업에 몰두하다 보면 문의에 늦게 답해 고객을 놓치거나, 공들여 견적서를 보내고 한참 상담한 뒤에야 구매 의사가 없는 고객이었다는 걸 알게 되는 일이 잦았다. 전역 후 이 대표가 제안한 아이템이 내가 현장에서 겪었던 고충과 정확히 일치했기에 바로 합류했다.
- ‘나의 AI 영업팀’을 표방하고 있다. 두들이 제공하는 핵심 기능은 무엇이며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나
박원빈 이사: 클라우드 기반의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형태로 제공되는 두들의 핵심 기능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는 ‘통합 문의함’이다. 1인·소규모 사업자들은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쓰레드, X 등 여러 채널을 동시에 운영한다. 두들은 인스타그램·페이스북 DM과 두들 문의 폼으로 들어오는 문의를 한곳에 모아 놓치지 않게 돕고, 쓰레드·X·링크드인으로 연동 채널을 넓히고 있다.
둘째는 ‘비즈니스 정보 자동 정리 및 AI 1차 응대’다. 대기업과 달리 소규모 사업자는 AI를 학습시킬 정형화된 데이터가 부족하다. 두들은 사업자가 운영 중인 SNS 계정을 연결하면, 흩어져 있는 소개글, 포트폴리오, 가격, 작업 스타일, 말투(톤앤매너) 등을 자동으로 읽어 AI가 응대에 쓸 비즈니스 정보로 정리해 준다. 이를 바탕으로 새벽이든 작업 중이든 문의가 들어오면 AI 에이전트가 즉시 가격 안내나 서비스 범위 등 1차 응대를 수행하고 견적서 초안까지 미리 작성해 둔다.
셋째는 기술적 핵심인 ‘진성 고객 판별 모델’이다. 소규모 사업자는 한 명의 고객을 응대하는 데 드는 에너지가 크기 때문에 진짜 계약할 고객에게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두들의 AI는 거대언어모델(LLM)의 추론 능력을 바탕으로 고객에게 예산, 희망 일정, 구체적인 요구사항 등을 역으로 되묻는 ‘인터뷰 방식’으로 대화를 이끌어낸다. 이렇게 파악한 맥락을 사업자의 작업 조건과 대조해 계약 가능성을 A·B·C 등급과 판단 근거로 제시한다. 사장님은 AI가 추려낸 A등급 고객부터 우선 상담하고 미리 작성된 견적서 초안을 다듬어 보내기만 하면 된다. 두들은 진성 고객 판별과 AI 응대 자동화 기술로 특허 2건을 출원했고, 두 건 모두 우선심사 대상으로 결정돼 심사를 받고 있다.
- 시중에는 이미 다양한 AI 상담 챗봇 서비스가 나와 있다. 기존 서비스들과 비교할 때 두들만의 차별점은 무엇인가
이준영 대표: 가장 큰 차이는 우리가 ‘비포 세일즈(Before Sales, 영업 전 단계)’에 특화된 솔루션이라는 점이다. 기존 메신저 기반 AI 상담 툴들은 주로 상품 판매 이후의 단순 문의 응대나 환불·배송 안내 같은 사후 고객관리(After Sales)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문의 유형을 분류해 주더라도 정작 이 고객과 계약할 수 있을지는 사람이 대화 내용을 전부 읽고 판단해야 했다. 반면 두들은 문의가 들어와 견적을 내고 실제 계약과 결제가 성사되기 직전까지의 영업 과정을 전담해 매출 전환율을 높인다.
또 다른 강점은 ‘한국형 비즈니스 환경과 법적 규제에 맞춘 프로세스’다. 사업자가 일반과세자인지, 간이과세자인지, 법인인지에 따라 세금계산서 발행 여부나 계약서 조항, 결제 방식이 모두 달라진다. 두들은 연내 선보일 전자계약서·결제 요청 기능을 이러한 국내 세무·법률 환경에 맞춰 설계하고 있다. 문의 폼에는 개인정보 보호법에 맞춘 수집·이용 동의 항목이 기본으로 들어간다.
- 최근 정식 서비스를 출시했다고 들었다. 주로 어떤 고객들이 이용하고 있으며 요금 체계는 어떻게 구성돼 있나
이준영 대표: 지난 9월 21일 정식 출시 이후 현재 이용자의 약 50%는 그래픽 디자이너, 영상 제작·편집자, 사진작가, AI 브랜딩 전문가 등 크리에이티브 분야의 1인 사업자들이다. 정해진 가격표대로 물건을 파는 것이 아니라 의뢰인의 요구 조건과 마감 기한에 맞춰 매번 다른 견적을 산출해야 하는 직종이라 도입 효과가 특히 크다.
누구나 카드 등록 없이 무료 플랜으로 시작할 수 있고, 쓰는 AI 양에 따라 유료 플랜을 고르는 구독 방식이다. 사장님이 바빠서 놓치는 계약 단 한 건의 금액보다 훨씬 적은 비용으로 책정해, 한 달에 놓칠 뻔한 계약을 한 건만 살려도 구독료 이상의 가치를 얻을 수 있도록 설계했다.
- 신용보증기금이 주관하고 더인벤션랩이 액셀러레이팅을 맡은 ‘Start-up NEST 19기’에 참여하고 있다. 초기 스타트업으로서 구체적으로 어떤 도움을 받았나
이준영 대표: 초기 창업팀은 제품 개발에는 자신이 있어도 회계, 세무, 법률 등 기업 운영 실무에서는 빈틈이 생기기 쉽다. 운영사인 더인벤션랩의 꼼꼼한 맞춤형 멘토링을 통해 각 분야 전문가들과 매칭되어 실무적인 피드백을 적극 지원받은 것이 큰 도움이 됐다. 특히 실제 창업과 엑싯(Exit, 투자금 회수)을 경험한 선배 창업가분들이 우리의 비즈니스 방향성을 함께 고민해 주신 덕분에 시행착오를 크게 줄일 수 있었다. 아울러 신용보증기금의 보증 지원과 투자 유치 연계 네트워크를 확보해 초기 자금 운영의 안정성을 높일 수 있었던 점도 매우 만족스럽다.
- 앞으로 두들이 그리는 기술 로드맵과 중장기적인 목표는 무엇인가. 고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이준영 대표: 우선 연내에 견적 산출을 넘어 전자계약서 작성과 결제 요청, 거래명세서 발행까지 원스톱으로 이어지는 자동화 기능을 추가할 예정이다. 또한 현재의 웹 중심 서비스에서 나아가, 내년에는 모바일 앱 기반의 AI 에이전트 서비스인 ‘키위(Kiwi)’를 새롭게 선보인다. ‘두들’이 업무 공간인 사무실이라면, 키위새 캐릭터를 활용한 ‘키위’는 그 안에서 일하는 똑똑한 AI 영업사원이다. 사업자가 외부에서 이동 중일 때도 모바일 앱으로 친근하게 대화하며 업무를 지시할 수 있고, 나아가 AI가 직접 SNS를 모니터링하며 잠재 고객을 먼저 발굴하는 아웃바운드 영업 기능까지 탑재할 계획이다. 내년 상반기 기관 투자 유치와 중소벤처기업부 팁스(TIPS) 선정, 그리고 2028년 일본 법인 설립을 통한 글로벌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
고객층 역시 크리에이터를 넘어 꽃집, 수제 케이크 공방, 네일샵, 인테리어, 웨딩 등 오프라인 매장을 기반으로 맞춤 주문을 받는 소상공인 전반으로 넓혀갈 것이다. 특히 우리 팀이 부산·경기·경북 등 다양한 지역의 지원 프로그램을 이용하며 성장한 만큼, 이제는 각 지자체 및 공공기관의 소상공인 지원사업과 협력해 지역 소상공인들의 ‘영업 AX(인공지능 전환)’를 돕고 싶다. 별도 프로그램 설치 없이 계정 연결만으로 즉시 도입해 소상공인의 자생력을 높일 수 있는 만큼 지자체 관계자들의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 1인 사업자와 소상공인들이 영업 부담에서 벗어나 자신이 가장 잘하는 ‘진짜 일’에만 몰두할 수 있는 시대를 열겠다.
IT동아 김영우 기자 (pengo@it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