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들이 어떤 카메라를 만들어도 사람들이 6천 달러를 지불한다는 것을 깨달은 라이카가 또다시 금기에 도전했습니다. 라이카는 LCD가 없는 최초의 풀프레임 디지털 카메라 라이카 M-D(TYP 262)를 지난 28일 출시했습니다. LCD가 없다는 것은 그저 프리뷰와 사진 확인이 불가능하다는 얘기만이 아닙니다. 메뉴와 설정도 불가능합니다. 아주 단순한 설정 옵션, 예를 들어 셔터 속도, 조리개, ISO값, 연사 정도만 기계식 다이얼과 옵션 셀렉터로 조절이 가능합니다.
라이카가 100년이 넘다 보니 치매가 와서 LCD 설계를 빼먹은 걸까요? 불행히도 아닙니다. 라이카측의 설명에 따르면 작은 기술이 더 많은 창작의 자유를 불러 일으킨다고 합니다. 디스플레이의 프리뷰와 리뷰에 현혹되지 않고 피사체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거죠. 언뜻 그럴듯하게 들리지만 그건 LCD를 꺼놓으면 그만이죠. 제가 생각하기에는 더 그럴듯한 이유가 있습니다.
사람들이 라이카를 소중히 여겨 사진을 아껴서 찍기 때문에 신품급 중고가 너무 많아서 수익성이 떨어져 벌인일 같습니다. LCD가 없으면 불안하므로 더 여러장을 찍어서 컷수가 늘어나니까요. 진위는 모르겠지만 라이카가 이번에는 좋지 않은 생각을 한 것 같습니다. 아예 구입하지 않을 사람이 늘어날테니까요.
라이카 M-D는 2400만 화소 풀프레임 센서를 장착했고, 고감도 200~6400 지원, 초당 3매의 연사를 지원합니다. 가격은 5,995달러(약 680만원)입니다. 한국은 5월 중으로 발매 예정이며 아직 가격은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부디 이 실험이 라이카 M-D 하나로 끝났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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