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함을 달래는 데에는 게임 만한 것이 없다. 우리가 또 어떤 나라인가. 게임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운 대한민국이다. 언제나 게임에 진심인 국내 게이머들을 위해 오늘의 갖환장 주제는 ‘게임’으로 잡았다. 이미 수많은 게임 관련 상품들이 갖환장을 통해 소개된 상황. 이번에는 따끈따끈한 신작 위주로 데리고 왔다.
디지털을 곁들인 보드게임, 걸어 다니는 콘솔 게임, 4D로 즐기는 실감 나는 온라인 게임까지. 이 게임이 저 게임 같고, 저 게임이 그 게임 같은 요즘 게임이 지루한가? 좀 더 색다른 게임을 하고 싶다는 욕망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지금부터 소개할 아이템에 주목하길 바란다.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만남
인피니티 게임 테이블
현재 게임 시장은 온라인과 모바일이 주축이다. 하지만 그거 아는가? 게임의 근본은 여럿이 옹기종이 모여 직접 만지고 느끼면서 진행하는 보드게임이라는 것을. 컴퓨터와 스마트폰이 귀했던 그 때 그 시절에는 보드게임만큼 재미있는 게 없었다. 하지만 보드게임에겐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으니. 바로 준비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인피니티 게임 테이블(The infinity game table)은 도구가 없어 보드게임을 하지 못하는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자기가 알아서 다 준비를 한다. 체스면 체스말과 체스판을, 마작이면 작패와 주사위, 점수봉을. 모노폴리면 게임판과 가짜 돈, 게임카드를. 탁자 위 초대형 디스플레이에 보드게임을 할 때 필요한 준비물을 하나도 빠짐없이 띄워준다. 현재는 약 40가지 이상의 보드게임 및 아케이드 게임을 지원하며 앞으로 더 늘려나갈 예정이라고 한다.
최대 6명까지 게임 참여가 가능한데 인터넷을 연결하면 멀리 있는 사람과도 게임을 할 수 있다. 32인치와 24인치 모델이 있으며 가격은 각각 850달러 한화 약 99만 원, 650달러 한화 약 75만 원대. 이 금액이면 그냥 태블릿PC를 사거나 마음에는 실물 보드게임을 사는 게 더 경제적일지도.
보드게임이 살아 움직인다?
증강현실 보드게임
2D였던 온라인 게임은 3D가 됐고 이제는 아예 게이머를 온라인 세상에 끌어들이는 VR로 발전했다. 그럼, 보드게임은? 아날로그 방식으로 게임을 진행하는 보드게임 특성상 플랫폼은 바꿀 수 있어도 보드게임 자체의 발전에는 한계가 있다. 아니, 있었다. 우리는 한계란 없는 21세기에 살고 있지 않은가. 온라인 게임이 가상세계에 현실 세계를 불렀으니 보드게임은 반대로 현실 세계에 가상세계를 부르면 된다.
틸트 파이브(tilt five)는 증강현실을 구현하는 보드게임 판이다. 아무것도 그려져 있지 않은 게임판을 펼치고 잠수경같이 생긴 안경을 쓰면 게임판 위로 맨눈으론 보지 못했던 홀로그램 세상이 펼쳐진다. 이 작은 세상과의 상호작용은 컨트롤러에 해당하는 지팡이의 힘을 빌린다. 지팡이의 활용도는 무궁무진. 공격과 방어는 기본이고 어두운 곳에서 횃불을 밝혀 주변 상황을 파악하거나 단서를 찾기 위해 홀로그램 일부분을 돋보기로 확대해보는 것까지 가능하다. 그야말로 마법의 지팡이인 셈.
온라인 게임처럼 일시 정지, 저장 등이 가능하며 틸트 파이프로 게임을 즐기다가 온라인으로 이어서 게임을 진행시킬 수도 있다. 가격은 299달러, 한화로 약 34만 원부터다. 하나의 게임기로 보면 나쁘지 않은 가격대. 지금은 프리오더만 받고 있고 올 11월 배송 예정이다.
색만 맞추기 아쉬우셨죠?
루빅스 큐브 게임기
같은 색깔을 맞추는 아주 단순한 장난감이지만 미친듯한 중독성으로 세계대회와 국제협회까지 만들어버린 루빅스 큐브. 이 루빅스 큐브와 똑 닮은 게임기가 나왔다. 세계 최대 전자제품 박람회 CES 2021에서 눈도장을 제대로 찍은 와우 큐브(wow cube)다.
2x2의 큐브에는 각 면당 4개씩, 서로 연동되는 디스플레이 24개가 달렸다. 이 쪼개진 디스플레이 덕에 다행히 루빅스 큐브의 휙휙 돌리는 재미는 그대로 살아있다. 장착된 디스플레이들이 상당히 똑똑한데 게임 별로 화면을 알아서 전환하기도, 독립적인 화면을 유지하기도 하며 터치와 기울기, 흔들기까지 인식한다.
공식 홈페이지에서 공개한 플레이 가능한 게임은 15개 남짓, 이외 시간, 날씨, 날짜, 메신저 알림, 음악, 사진 등의 위젯을 함께 제공한다. 아직 지원하는 앱이 많지 않으나 개발자가 소스를 오픈했기에 부족한 부분은 자급자족으로 채워나가면 된다. 가격은 249달러, 한화로 약 29만 원부터, 프리오더 중으로 하반기에 공식 출시될 예정이다.
집 밖에서도 비디오게임을 즐기는 방법
휴대용 콘솔게임 가방
콘솔 게임에 빠진 게이머는 슬프다. 모바일 게임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접속할 수 있고, 온라인 게임도 성능 좋은 노트북만 있다면 어디든지 가져가서 내 소중한 캐릭터가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다. 콘솔 게임기는 사실상 이동이 불가능하다. 게임기 자체도 무겁고 컨트롤러에 모니터, 스피커까지. 이걸 어떻게 다 가지고 다니겠는가.
근데 그것이 실제로 가능했다. 콘솔 게임 유저의 비애에 깊이 공감하고 있던 GAMES 사가 콘솔 게임 전용 휴대용 가방 센티널(sentinel)를 선보였다. 금고처럼 단단한 모습의 이 가방 속에는 모니터가 들어있다. 무려 17.3인치나 되는 모니터로 아래쪽 수납공간에 PS4나 엑스박스 원 X 시리즈를 단단히 고정시키고 HDMI 단자를 통해 연결하면 게이밍 노트북 부럽지 않은 콘솔 게임 환경이 조성된다. 스테레오 스피커와 헤드폰 단자도 당연히 지원한다.
배터리로 작동되는 게 아니라 외부 전원이 필요하긴 하지만 이걸로 콘솔 게임도 집에서 벗어나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게 됐다. 가격은 349.99달러, 한화로 약 40만 원.
실감나는 게임을 하고 싶다면
4D 게이밍 의자
흔히 ‘똥겜’이라 불리는 퀄리티 낮은 게임도 몰입감만 높여주면 퀄리티 높은 '갓겜'이 될 수 있다. 문제는 이 몰입감을 살리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화면 속 세상이 아무리 실감 넘쳐도 우리에겐 다른 차원의 이야기. 아무래도 화면 안의 자극을 밖으로 끄집어 낼 필요가 있다.
오감으로 영화를 즐기는 4DX의 핵심은 뭐니 뭐니 해도 진동하는 의자다. 이걸 그대로 게임에 적용시켜보자. 아케이데오 게이밍 체어(Arcadeo Gaming Chair)는 16개의 코어 멀티프로세서와 10개의 햅틱 엑추에이터로 전달받은 소리를 진동으로 바꾼다. 즉, 게임 속에서 난리가 날 때마다 의자도 난리를 피우고 그 의자 위에 앉은 게이머까지 그 난리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게임판 4DX인 것.
USB, 3.5mm 스테레오 잭, 블루투스로 pc, 콘솔, TV까지 연결이 가능해 음악이나 영화 감상에도 요긴하게 쓰인다. 안타깝게도 아직 정확한 출시일이 나오지 않았다. 예상되는 가격은 약 93만 원. 평범한 게이밍의자 6개는 되는 값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