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식간에 가을이 지나갔다. 이제 무더위도 완전히 물러가고, 추워질 날만 남았다. 더 늦기 전에 어서 겨울을 준비해야겠다. 먼지 쌓인 난방 기구도 꺼내고, 두꺼운 옷으로 옷장 정리도 싹 하고. 그리고 내 체온을 빠르게 올려 줄 수 있는 나만의 비장의 무기도 장만하고!
이번 주 갖환장은 월동 준비를 위한 ‘온도 조절’ 특집이다. 샤워할 때마다 온도를 맞추느라 오들오들 떨었던 사람, 기껏 침대를 따뜻하게 했더니 잠이 안 오는 사람, 수족냉증으로 손발이 얼음장처럼 차가운 사람, 찬바람에 시린 얼굴을 녹이고 싶은 사람이라면 주목하자!
샤워할 때 물 온도 맞추기 힘드셨죠?
스마트 샤워 시스템 U
샤워기 물 온도를 맞추는 건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너무 차가워서 수도꼭지를 돌리면 이번엔 너무 뜨겁다. 차갑지도 뜨겁지도 않은, 그 중간의 애매한 내 최애 온도를 맞추려면 상당히 미세한 컨트롤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바로바로 온도가 변하는 것도 아니라서 헐벗은 채로 물만 바라보며 멍하니 서있던 적도 한두 번이 아니다.
매일 하지만 귀찮은 이 소소한 작업. 'U'가 있다면 하지 않아도 될 일이다. 그냥 물만 틀면, 딱 내가 좋아하는 온도의 물이 폭포수처럼 쏟아져 나온다. 스마트 샤워 시스템 U는 스마트폰과 연동해 아주 정확하게 물 온도를 지정해 둘 수 있다. 우리가 할 일은 그저 휴대폰에서 원하는 물 온도를 설정한 뒤, 알람이 울릴 때까지 기다리는 것뿐이다.
샤워기는 최대 4대까지 제어한다. 물론 그동안 집에서 쓰고 있던 평범한 샤워기와 연결하는 건 불가능하고, 함께 판매되는 전용 샤워기로 교체해야 한다. 가격은 755.55달러, 한화로 약 88만 원부터. 샤워 한 번 편하게 하려면 생각보다 큰돈을 투자해야 한다.
잠이 안 온다면 머리 좀 식히세요~
수랭 베개 문아
이제 밤이 되면 쌀쌀하다 못해 춥다. 아마 숙면을 위해 벌써부터 전기매트, 온수 매트를 꺼낸 이들도 있을 터. 근데 혹시 침대의 온도가 후끈해진 이후로 잠이 잘 오지 않는 사람이 있지 않은가? 안타깝게도 우리 몸은 온도가 조금 낮아져야 숙면을 취한다고 한다. 그렇다고 얼어 죽겠는데 매트의 온도를 낮출 수 없는 노릇. 그럼 매트 말고 베개의 온도를 낮춰보자.
문아(Moona)는 온수 베개다. 아니, 수랭 베개라고 하는 편이 더 잘 어울릴 것 같다. 적절한 냉기로 열이 오른 머리를 진정시켜 깊은 잠에 빠져들 수 있게 한다. 반대로 머리가 너무 차다면 따뜻하게 만들어주기도 한다. 수면 패턴 분석은 덤. 몸을 이리저리 뒤척이거나 잘 베고 있던 베개를 어딘가로 던져버리는 고약한 잠버릇도 개선된다.
여기에 알람 기능도 추가. 시간을 맞춰두면 그 시간에 춥거나 더워서 깨게 된다. 정말 일어날 수 있는지도 의문이지만, 분명 썩 기분 좋은 기상은 아닐 것 같다. 가격은 399달러, 한화로 약 46만 원대다. 베개 주제에 온수 매트보다도 비싸다.
세상의 모든 수족냉증을 위해
발열 장갑&양말 퀀타 비치
수족냉증을 가진 사람은 추운 날이 밉다. 안 그래도 손발이 차가운데 바깥 날씨까지 도와주지 않으니, 남들보다 몇 배는 더 추위를 타게 된다. 장갑은 필수, 양말도 두꺼운 걸로 중무장을 해야만 시린 겨울을 이겨낼 수 있다. 그래도 소용없다고? 그럼 이건 어떤가. 이 장갑과 양말이라면 "손 시리다", "발 시리다"는 소리는 절대 나오지 않는다.
퀀타 비치(Quanta Vici)는 스스로 열을 내는 장갑과 양말이다. 핫팩처럼 자기 마음대로 점점 뜨거워졌다 식는 게 아니라, 스마트폰 앱으로 정확한 온도를 지정해두면 최대 6시간 동안 따뜻함이 유지된다. 방수 등급은 IP67. 배터리 부분만 분리하면 세탁기에 돌리는 것도 가능하니, 눈과 비는 우습게 이겨낸다.
겉으로 보기에는 얇고 가벼운 일반적인 장갑과 양말 같지만, 나름 웨어러블이라고 분실 도난 방지 알림까지 울려준다. 가격은 장갑이 199달러, 한화로 약 23만 원대. 양말이 189달러, 한화 약 22만 원대. 장갑과 양말 세트는 379달러, 한화 약 44만 원대에 구매할 수 있다.
신발이 주는 따스함
발열 깔창 디지트솔
맨발에 닿는 양말이 뜨거워지는 게 좀 불안하다면 깔창은 어떤가. 사실 발열 깔창은 이미 시중에 꽤나 많은 제품들이 나와 있는데, 디지트솔은 그런 흔한 발열 깔창들과는 달리 스마트폰으로 정확한 온도 설정이 가능하다.
최대 45도까지 온도를 지정할 수 있으며, 8시간 동안 따뜻함이 유지된다. 충전은 USB 케이블로 가능하며, 생각보다 똑똑하기 때문에 별도로 ON/OFF를 선택하지 않아도 알아서 활동을 감지해 난방을 조절한다. 신발을 잠깐 벗을 때마다 깔창을 껐다 켰다 하는 귀찮은 일도 할 필요가 없다.
이왕 디지털 기술을 접목시킨 김에 센서도 하나 더 달았다. 그 덕에 걸음 수와 이동거리, 그에 따른 칼로리 소모량까지 전용 앱으로 확인할 수 있다. 스마트워치까진 아니더라도 스마트밴드 역할은 톡톡히 해내는 셈. 가격은 199유로, 한화로 약 27만 원대. 웬만한 운동화보다 비싼 깔창이다.
추운 날에는 따뜻한 바람을~
텀블러 온풍기 에어월
무더운 여름엔 휴대용 선풍기, 이른바 손풍기가 사막의 오아시스가 되어준다. 그럼 추운 날엔? 핫팩에만 의지하기에는 너무 손만 따뜻해지지 않는가. 정작 찬바람을 가장 많이 쐬는 건 얼굴인데 말이다. 겨울에도 손풍기처럼 따뜻한 바람이 나오는 휴대용 온풍기가 필요하다.
그저 바람만 나오게 하려면 선풍기처럼 날개만 돌리면 된다. 하지만 따뜻한 바람을 나오게 하려면 약간의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 그래서 에어월(Airwirl)은 텀블러가 됐다. 따뜻함을 추가하기 위해 핫팩을 넣을 공간을 따로 마련한 것. 핫팩으로 내부의 따뜻한 공기를 팬을 통해 밖으로 전달한다. 반대로 얼음을 넣으면 차가운 바람이 나온다. 여름에도 요긴하게 쓸 수 있다.
뚜껑은 완전히 밀폐되고 바깥의 냉기가 들어가지 못하도록 스티로폼으로 꽉 막아놓아 쉽게 식지 않는다. 손풍기에 비해선 부피가 있는 편이지만 텀블러 거치대에 편히 거치가 가능하기 때문에 자전거를 타거나 유모차를 밀 때도 따뜻한 바람을 느낄 수 있다. 가격은 49.99달러, 한화로 약 5만 원대.
기획, 편집 / 다나와 안혜선 hyeseon@danawa.com
글 / 양윤정 news@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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