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의 발전은 많은 이들에게 편리함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매우 반가운 일이다. 이젠 건조기 덕분에 더 이상 젖은 빨래를 널고 마를 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고, 식기세척기가 있어 그릇에 눌어붙은 음식물을 힘들여 닦아내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 됐다. 더 이상 귀찮고 불편하고 싶지 않은 욕구로부터 이 극한의 편리함들이 탄생했으니까.
그런데 지금 당장은 괜찮아 보여도 주변을 유심히 살펴보면 엄청나게 귀찮은 것들이 여전히 산재해있다. 아직도 자기 전 불을 끄러 침대에서 일어나는 일이 빈번한가? 로봇청소기에 달린 물걸레를 매번 빨래하고 있는가? 아침마다 커피 탈 때 믹스 커피 봉지로 젓고 있는가? 이들을 위한 이번 주 갖환장, 바로 귀차니스트(라 했지만 사실 우리 모두) 특집이다.
건조기는 있는데 이게 없어?
FoldiMate waitlist
앞서 얘기하긴 했지만 건조기는 우리네 살림에서 아주 혁혁한 공을 세우고 있는, 가전계의 어벤저스 중 하나다. 세탁기와 더불어 우리의 시간과 노동력을 확실하게 줄여주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데 사람의 욕심은 참 끝이 없다. 이 많은 빨랫감을 개어주는 기계도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수도 없이 했으니 말이다. 그리고 FoldiMate waitlist의 탄생으로 비로소 세탁 유니버스가 완성됐다.
FoldiMate waitlist는 늘 상상만 하던 그 빨랫감을 개어주는 기계다. 수건이나 셔츠, 바지 등 빨랫감을 넣어주기만 하면 똑같은 모양으로 가지런히 개여 나온다. 셔츠는 방금 새 제품을 산 듯 정갈하다. 약 6세 이상의 아동복부터 2XL의 성인복까지 아우르고, 이불까진 어렵지만 베개나 쿠션 커버도 깔끔히 접을 수 있다.
다만 집에 들이기는 다소 고민이 될 요인들이 있다. 크기가 60x70x125(가로x세로x높이)cm로, 집 안에 두기 부담스러운데다 빨랫감을 일일이 하나씩 넣어주어야 하는 수고가 필요하다. 빨랫감 하나를 개는 시간은 약 5초로, 팔은 편할지언정 계속 서 있어야 한다. 하지만 모든 ‘1세대’가 그렇듯 아쉬운 점은 개선해 나가면 된다. FoldiMate waitlist는 현재 사전 예약 중으로, 가격은 1,500달러에서 2,000달러 사이에 형성될 예정이다. 한화로 약 178~237만 원 수준.
불 끄고 싶으면 박수 쳐, 짝짝!
The Clapper
형, 누나가 있는 남동생들과 언니, 오빠가 있는 여동생들은 한 번쯤 경험했을 일화가 있다. “OO아, OO아! 급해! 이리 와봐!”라는 다급한 목소리에 달려가 보면, 항상 “물 갖다 줘” 아니면 “불 꺼”였을 그 허탈한 순간. 지금에야 해방됐지만, 여전히 고통받고 있을 세상 모든 동생들을 위해 The Clapper를 소개한다.
The Clapper는 이름에서 유추해 볼 수 있듯 박수를 이용한 디바이스다. 박수를 치면 전원을 공급하고 차단하는 방식의 스위치로, 설치는 조명을 The Clapper에 연결하고 콘센트에 꽂으면 된다. 박수 소리를 2번 혹은 3번으로 나눠 다른 동작으로 설정할 수 있어 오작동이 적은 것도 장점이다. The Clapper 하나에 두 개의 제품을 연결해 사용할 수 있으니, 일괄 전원 ON/OFF가 필요한 조명을 같이 연결해두면 유용하다.
꼭 조명이 아니더라도 수시로 전원을 켜고 끄는 제품이 있다면 The Clapper에 연결하면 된다. 헤어드라이어, 고데기, 휴대폰 충전기 등 활용도가 높다. 다만 박수 소리에 반응하는 스위치인 만큼 여러 콘센트에 꽂아두면 원치 않는 제품이 작동을 멈출 수 있으니 유의할 필요는 있어 보인다. 가격은 19.97달러, 한화로 약 2만 3,000원이다.
바비큐 파티는 좋지만, 그릴 닦기는 귀찮다면?
Grillbot
최근 들어 캠핑이 힐링을 위한 여행의 대체재로 떠올랐지만, 막상 그 과정을 면밀히 들여다보면 힐링과는 거리가 멀 때가 많다. 준비할 것도 많고 가서 할 것도 많으니, 정작 캠핑을 캠핑 그대로 즐길 수 있는 시간은 적은 것이다. 무엇보다 가장 어려운 것은 캠핑의 꽃이라 할 수 있는 바비큐를 다 먹고 치우는 일. 힐링을 위해 큰맘 먹고 구입한 그릴은 사용할 때는 좋지만, 치울 때는 여간 귀찮은 게 아니다.
Grillbot은 이 고단하고도 귀찮은 일을 단번에 해결해 주는 해결사다. 잔뜩 타서 눌어붙은 고기를 말끔히 떼어주고, 구석구석 튄 기름기를 훌륭하게 씻어낸다. 고기를 다 굽고 함께 간 이들과 캠핑의 여운을 즐기는 동안 그릴 위에 Grillbot을 올리고 작동해 두고, 약 30분 후에 깨끗하게 세척된 그릴을 다시 정리하면 끝이다.
Grillbot의 색상은 블랙과 레드로 출시됐으며 가격은 99.95달러, 한화로 11만 8,000원 정도다. 내장된 브러시가 기름때와 각종 이물질을 닦아내기 때문에 여분의 리필을 구매할 수 있으며, 브러시 소재도 스테인리스 스틸, 나일론 등 다양해서 자신이 사용하는 그릴에 맞게 선택할 수도 있다.
믹스 커피 없인 못 사는 당신에게
Self Stirring Mug
언젠가 믹스 커피 봉지가 환경호르몬이 나온다는 소리를 듣고 자리에 작은 티스푼을 구비해뒀다. 하지만 매번 세척해야 하는 귀찮음 때문에 안 쓴지 오래됐다. 나름 머그컵을 살랑살랑 흔드는 방법으로 젓기를 대신해왔지만, 마실수록 달고 꼭 마지막에 설탕이 덜 섞인 채로 남아있을 때가 많았다. 필자처럼 하루 일과가 커피와 함께 시작된다면, Self Stirring Mug는 반드시 구비해 둬야 할 아이템이다.
Self Stirring Mug는 티스푼도, 커피 봉지도 필요 없다. 컵 내부에 장착된 회전 마그네틱을 이용해 밑에 가라앉는 것 없이 커피를 말끔히 저어주는 꿀템이다. 뚜껑이 있지만 뚜껑 없이 작동해도 내용물이 튀지 않는다. 또 버튼 한 번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언제든 커피가 싱거워지면(?) 버튼을 살짝 눌러주면 된다.
약 450ml의 용량으로 넉넉하고, 매번 충전할 필요 없이 AAA 건전지 2개를 사용한다. 믹스 커피 말고도 코코아나 홍차, 율무차 등 저어 마시는 모든 종류의 음료에 추천할 만하다. 가격은 13.29달러, 한화로 약 1만 5,000원.
로봇청소기가 걸레도 빨아준다고?
Narwal T10
삼신가전 중 하나로 많은 가정에 평화를 안겨다 준 로봇청소기. 시간 맞춰 청소하고 자기 자리에 가서 알아서 충전하는 걸 보면, 먼지 통을 갈아준다거나 더러워진 물걸레를 청소하고 건조하고 다시 끼워주는 작업은 그리 귀찮게 느껴지지 않았었다. 집 전체를 청소해 주는데 이 정도 작업은 감수해야 한다는 생각이었달까.
그런데 Narwal T10은 한술 더 떴다. 로봇청소기에 장착된 물걸레를 알아서 빨아주고 건조해 준다. 심지어 더러워진 물걸레로 바닥을 닦지 않도록 청소 중간중간 물걸레를 빨아준다. 로봇청소기의 편리함에 물걸레 빨래의 번거로움까지 완벽하게 해결한 제품이라 할 수 있다. 청소를 마치면 물을 갈아주고 먼지 통을 비워주는 작업만 하면 끝이다.
아쉬운 점을 굳이 꼽자면 물걸레를 알아서 빨아야 하기 때문에 깨끗한 물과 사용한 물을 보관하는 물탱크가 따로 있어 크기가 크다는 점, 그리고 청소 중간중간 물걸레를 빨아야 하기 때문에 전체 청소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점 정도다. 가격은 1,099달러, 한화로 약 130만 원이다.
기획, 편집 / 다나와 안혜선 hyeseon@danawa.com
글 / 김겨울 news@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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