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부터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2022 컴퓨텍스 행사가 어제(26일) 부로 종료됐다. 코로나19 팬데믹 때문에 2020~2021년은 제대로 된 행사가 열리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지만, 올해는 AMD 라이젠 7000 시리즈와 AM5 플랫폼을 필두로, 주요 IT/PC 제조사들의 신제품들이 온-오프라인으로 공개되며 많은 볼거리를 남겼다. 그래서 이번 컴퓨텍스 행사에서 공개된 신기술이나 신제품 가운데, 향후 출시가 기대되거나 언급해 볼만한 아이템들을 추려봤다.

최신 유행하는 것들은 다 가져다 붙인 키보드

가스켓(개스킷) 결합 구조, 볼륨 노브, 알루미늄 하우징

iONE Electronic Technology 라는 OEM 전문 업체가 출품한 'M31S' 라는 키보드로, 요즘 키보드 시장에서 유행하는 요소들을 믹스한 제품이다. 

제일 윗줄을 약간 띄운 75% 레이아웃, CNC 가공한 알루미늄 하우징, 사이드 RGB LED 효과, 핫스왑(납땜 없이 손쉽게 스위치를 탈착할 수 있는) 기능, 개스킷 체결 구조, 두 겹의 흡음 재료(폼), 볼륨 조절/휠 스크롤 등이 가능한 회전식 노브 등. 키보드 커뮤니티에서 유행하는 것들이 대부분 집약되어 있다. 

다만 모조리 다 짬뽕시키려다 보니, 이미 국내외 키보드 커뮤니티에서 사랑받는 트렌디한 키보드 제품들과 비교하면 어딘지 모르게 어설픈 느낌이 드는 건 사실. 게이밍 느낌도 단정한 느낌도 아닌 애매한 디자인도 호불호가 다소 갈릴 듯. 

요즘 중화권에서는 시장성이 있으면 OEM이 아니라 업체(공장)에서 직접 브랜드를 만들어서 판매하는 경우가 늘고 있어서 당분간 OEM 업체와 OEM 업체를 활용하는 유통사들이 좋은 제품을 발굴하는 데 애를 먹을 가능성이 있다.

이제 우리도 OLED 디스플레이 쓴다

에이서,  메인스트림 노트북(Swift 3)에 OLED 라인업 도입

가성비에 강점을 보이는 에이서 스위프트 노트북. 그동안은 OLED, 16:10 비율의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신형 라인업이 없었는데, 이번 컴퓨텍스에서 스위프트3 OLED 라인업을 공개하며 대세에 합류했다.

에이서 스위프트3 OLED 라인업은 12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를 탑재했으며, 인텔 에보 플랫폼 인증을 획득했기 때문에 최소 코어 i5 이상의 프로세서, 메모리는 듀얼채널을 기본으로 탑재. 배터리 사용 시간도 넉넉할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도 14인치 2.8K(2880 x 1800 픽셀)해상도, 16:10 비율, DCI-P3 100%, 최대 밝기 500니트, 최대 주사율 90Hz를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무와 콘텐츠 소비 면에서 고루 균형잡힌 노트북이 될 듯. 

모니터가... 55인치?

기가바이트, 55인치 4K(UHD) 게이밍 모니터 S55U 공개

이번 컴퓨텍스에서는 LG전자를 비롯, 주요 모니터 브랜드에서 '초대형 모니터'를 공개하는 경우가 많았다. 최근 국내외 커뮤니티에서 40~55인치 게이밍 TV를 PC 모니터 용도로 쓰는 유저들이 점차 많아지고 있기 때문에. 이런 트렌드를 반영해서 초대형 모니터를 원하는 유저들을 공략하려는 듯.

기가바이트의 S55U 또한 이런 맥락에서 출시된 제품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55인치 UHD VA 패널을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며, PC 모니터 용도이기 때문에 안티 글레어(빛반사 방지) 처리가 되어 있는 것이 TV와 다른 점이다. DCI-P3 96%, sRGB 140%의 광색역을 지원하는 것을 볼 때 삼성전자의 디스플레이 패널 중에서도 퀀텀닷 기술을 적용한 라인업일 가능성이 높고, 평균 500 칸델라, 최대 1500칸델라에 달하는 밝기, 132 존(zone) 로컬 디밍도 지원. HDR 콘텐츠를 더 생생하게 즐길 수 있을 듯. 초당 120Hz 주사율, 2ms GTG 반응속도, 프리싱크 프리미엄 지원으로 게이밍 모니터로서의 기본기도 챙겼다.

55인치라는 크기는 사실 책상 위 모니터 용도로만 쓰기에는 부담스럽기 때문에, 스마트 TV와 모니터 겸용으로 쓰는 제품이 될듯. 스마트 TV로 써도 부족함 없도록 크롬캐스트 내장 외 다양한 기능들도 탑재했다. 국내 출시는 미정. 

메인보드 방열판이... 대리석?

애즈락, 획기적인 디자인의 X670E TAICHI Carrara 메인보드 공개

'연구소' 애즈락이 다시 해냈다. 컴퓨텍스에서 애즈락이 공개한 X670E Taichi Carrara 메인보드가 화제다. AMD 라이젠 7000 시리즈 장착을 지원하는 최상급 메인보드인 이 제품은 방열판을 대리석 컨셉으로 디자인한 것이 특징. 블랙 & 화이트 PC 본체를 구성할 때 존재감을 뽐낼 수 있을 듯.

만약 대리석 디자인이 부담스럽다면 블랙 & 골드 느낌의 X670E Taichi를 선택하면 된다. 방열판 디자인을 제외한 스펙은 동일하다. 24+2 페이즈의 Dr.MOS 전원부와 4개의 DDR5 메모리 슬롯, PCI Express Gen5 인터페이스의 확장 슬롯, PCI Express Gen5 M.2 슬롯 1개와, Gen4 M.2 슬롯 3개를 보유. 높은 오버클럭 잠재력과 우수한 확장성을 보유. 

CPU 쿨러 워터블럭이... 나무라고요?

EK, 커스텀 수랭용 시그니처 워터블럭 'EK-Quantum lignum Edition' 공개

커스텀 수랭 업계에서 유명한 EK에서도 일을 냈다. 나무로 고급스럽게 마감한 시그니처 라인업 '퀀텀 벨로시티/매그니튜드 리그넘 에디션'을 공개한 것. 흔히 커스텀 수랭이라면 투명한 배관, 화려한 RGB LED 조명을 떠올리게 마련인데. 이 제품들은 기존의 통념을 깨면서 정 반대의 느낌을 준다. 

세간에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EK는 과거에도 이와 비슷한 Lignum 에디션을 출시한 바 있는데, 예전에 출시한 제품들은 모서리 마감, 배관이 연결되는 부분의 마감 등이 다소 아쉬움이 남았다. 하지만 이번에 새로 공개한 퀀텀 벨로시티/매그니튜드 리그넘 에디션은 모서리를 라운딩 처리해 고급감을 더 살렸고, 검은색 메탈 플레이트 파트와 조화가 잘 이뤄지게 디자인해서 예전의 어설픈 느낌이 없어진 것이 특징이다. 화려한 게이밍 느낌이 싫다면 이 제품을 알아봐도 좋을 듯. 

다만, 시그니처가 괜히 시그니처가 아니다. 가격이 무자비한 것도 특징. 워터블럭 하나에 30만 원 이상의 지출을 각오해야 한다. 여기에 어울리는 고급 배관, 고급 펌프, 고급 연결 파트들을 모두 조합하면 수랭 시스템 구축에만 100만 원 이상 지출될 것. 

기획, 글 송기윤 iamsong@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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