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프트업의 대표작 '스텔라 블레이드'의 PC 버전이 지난 12일 정식 출시됐다.
'스텔라 블레이드'는 한국 최초 SIE 세컨드 파티로 선정된 시프트업이 개발한 트리플 A급 액션 게임으로, 지난해 4월 출시 이후 2024년 게임 대상 7관왕 이어 소니에서 선정한 'PS 올해의 게임' 8개 부문 수상을 기록하는 등 엄청난 기록을 세웠다.
PC 버전의 인기 역시 폭발적이다. 지난 5월 데모 버전 배포 때부터 심상치 않은 행보를 보여준 이후 12일 출시 이후 스팀 전체 판매량 1위, 동시접속자 18만 명을 기록하는 등 콘솔 버전보다 더욱 높은 인기를 누리는 중이다.
그렇다면 '스텔라 블레이드'의 PC 버전은 과연 어떤 과정 속에 진행되었을까? 시프트업의 김형태 대표와 이동기 테크니컬 디렉터에게 직접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PC 버전에서 윤설화 씨가 모델로 등장한 의상이 화제가 됐다. 실제 옷을 스캔했다고 들었는데, 이렇게까지 정교한 방식이 필요한 이유는?
김형태 대표 - 엄청난 차이가 납니다. 저희는 3D 스캔 기술을 활용해 수백 장의 사진을 촬영하고, 그것을 클라우드 포인트 기반으로 3D 모델링을 진행합니다. 특히, 몸에 붙는 의상은 일반적인 시뮬레이션만으로는 한계가 있어서 지방 분포나 원단 질감에 따른 주름 표현까지 정밀하게 살리려면, 실제로 옷을 착용한 후 스캔하는 게 훨씬 뛰어납니다. 덕분에 높은 퀄리티의 캐릭터 디자인을 하게 되었습니다.
Q: 패키지 출시 직전에 게임 데이터 유출 이슈와 지역락 문제 등 약간의 혼란이 있었는데?
김형태 대표 - 스팀이라는 플랫폼에 처음 진출하면서 여러 시행착오가 있었습니다. 당시에 대처가 미흡했던 부분은 죄송하게 생각하는 중입니다. 현재는 대부분 문제가 해결됐고, 이용자들의 넓은 이해 속에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습니다.
Q: 스팀에서의 성과가 상당하다. 사전 예측과 실제 반응 간의 차이는 어땠나?
김형태 대표 - 예상보다 훨씬 좋았습니다. 사실 스팀은 저희에게도 생소한 영역이라 이용자가 다시 접속하는 리텐션, 스팀 위시 리스트 등 모바일에서 익숙한 지표가 별로 없어서 약간 미지의 영역이었습니다. 초기 목표는 10만 정도였는데, 그 이상을 기록해 정말 감사한 마음뿐입니다.

Q: PC 버전으로 나온 만큼 모드 관련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모더들이 특정 신체 부위의 움직임을 구현할 수 없다는 절망감도 들려오는데?
김형태 대표 – 우선 가슴이나 체형 등의 움직임 디테일은 그래픽 개발팀의 의지가 강했습니다. 의상마다 컨트롤러를 심어 특정 각도나 동작에 맞게 표현되도록 일일이 수작업으로 구현했죠. 이 부분은 좀 구현하기 힘들기는 합니다. 따로 밝힐 수는 없지만, 저도 몇 가지를 봤습니다. (웃음) 한가지 조금 아쉬운 것은 모드의 퀄리티가 아직은 기대한 수준만큼은 아니라는 것인데, 모더(모드 제작자) 분들 조금 더 힘내 주셨으면 합니다.(웃음)
이동기 디렉터 - 이용자분들이 만드는 모드들 중에서 인상적인 게 많았어요. 특히, ‘도로롱’을 스토커 맵에 입힌 모드는 정말 놀랐습니다. 여기에 최적화가 너무 잘돼서 일부러 게임의 최적화를 낮추는 모드도 있어서 신기하기도 했습니다.
Q: PC에서만 느낄 수 있는 요소는 무엇이 있는지?
이동기 디렉터 - 기본 콘텐츠는 동일하지만, PC 특성상 더 풍부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었습니다. 4K 텍스처, 와이드 모니터, DLSS, 그래픽 카드별 최적화 등 고급 옵션은 물론이고, 키보드 기반 플레이에 맞춘 키 설정 커스터마이징도 세심하게 준비했습니다. 특히, 저사양 이용자들을 위해 최적화에 정말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였습니다.
Q: 최적화가 호평받고 있다. 최적화를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나?
이동기 디렉터 – 최적화는 딱히 해법이 있기보다는 ‘정성’이 가장 중요합니다. 개발 초기부터 프로파일링을 반복하며 병목 지점을 찾고, 프로그램, 아트, 레벨 디자인 각 파트가 협업해 수정했습니다. 여기에 그래픽 옵션을 세분화했고, 하드디스크 사용 시 발생하는 히칭(튐 현상)도 리소스 관리 전략으로 최소화했습니다.

Q: ‘니케’와의 콜라보 DLC도 화제가 됐다. 특히, ‘홍련’이 뛰어나다는 평이 있는데?
김형태 대표 – 스텔라 블레이드 DLC에서는 기존에는 표현하지 못했던 ‘홍련’의 강함을 제대로 담았고, 숨겨진 요소나 미니게임이 추가했습니다. 개발팀의 집념이 엄청나서 개인적으로 는 “진짜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을 정도로 팀이 열정적으로 만들었습니다.
Q: 콘솔에서 PC로 이식하며 가장 어려웠던 점은?
이동기 디렉터 – 콘솔은 하드웨어 스펙이 정해져 있지만, PC는 환경이 정말 다양합니다. 이에 호환성과 안정성을 확보하는 게 가장 큰 과제였습니다. 스팀 덱의 경우에는 메모리 분야에서 문제가 좀 있었는데, 이에 스팀 덱은 UI 확대, 리소스 제어 등 최적화를 별도로 진행했습니다.
Q: 스팀 창작마당이나 모더를 위한 모드킷 지원 등을 고려 중인가?
김형태 대표 – 스팀 창작마당이나 공식 모드킷 지원은 현재로선 예정이 없습니다.

Q: ‘도로롱’은 어떻게 게임 속에 구현하게 된 것인가?
김형태 대표 – ‘도로롱’의 경우 원작자에게 정식 허락을 받아 저작권을 취득한 뒤 구현했습니다. 다만 밈 콘텐츠다 보니 정식처럼 보이게 되면 밈의 생명력이 떨어질까 걱정도 했었지만, 이용자 분들의 반응이 좋아 자연스럽게 게임에 넣게 됐죠.
Q: ‘도로롱’의 저작권을 구입할 때 몸통과 머리를 따로 구매했다는 것이 사실인가?
김형태 대표 – 네 사실입니다. 원래 밈이라는 것이 출처를 찾기가 힘든데, 저희가 찾다 보니 명확히 두 분이 만드신 것을 확인하여 각각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두 분께는 ‘황금 도로롱 트로피’를 드릴 예정입니다. 물론 진짜 금은 아니고 도금입니다.(웃음)
Q: 차기작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스텔라 블레이드’의 세계관과 연결되나?
김형태 대표 – 사실 ‘스텔라 블레이드’의 DLC 규모가 커지며 해당 콘텐츠가 자연스럽게 차기작으로 전환되었습니다. 이전 이야기와의 약간의 연결은 있겠지만 새롭게 구성된 프로젝트입니다. 아직은 너무 많은 것을 밝힐 단계는 아니기 때문에 다음에 새로운 내용을 공개할 예정입니다.
Q: ‘스텔라 블레이드’의 PC 버전 이용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김형태 대표 – 콘솔 버전 이후 1년이 넘게 기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그 기다림이 헛되지 않도록 내실을 다졌고, 더 풍성해진 콘텐츠로 보답하고자 했습니다. 유희의 시간을 의미 있게 채우는 것이 게임의 존재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뉴 게임 플러스’까지 꼭 즐겨주시고, 앞으로의 업데이트도 기대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이동기 디렉터 – PC로 출시된 ‘스텔라 블레이드’가 좋은 평가를 받아서 기분이 좋습니다. 이용자분들의 게임 피드백 경청해서 잘 듣고 있고, 빠르게 수정 중입니다. PC 버전인 만큼 모드를 사용하시는 분들도 많을 텐데 모드는 시스템 안정성이 보장되지는 않습니다. 이에 가끔 순정으로 돌아와서 게임을 즐겁게 즐겨주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