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뭐 달라진 것 없어?
한국 남성이 선정한 압박 질문 1위는 아무래도 ‘여자친구의 달라진 점 찾기’다. 오답이 나오는 순간 불구덩이에 떨어질 수 있는 그 긴장감이란 러시안룰렛, 폭탄 해체 작업만큼이나 스릴이 가득하다. 몇 번의 불지옥을 경험한 나는 척 보면 척! 달라진 점을 찾을 수 있는 안구를 가지게 되었다. 문제는 그것이
“이게 달라졌네!…. 마트에 있는 이 음료 맛이랑 디자인이 바뀌었잖아.”
사람은 못 맞춰도 음료의 변화는 기가 막히게 맞추는 마시즘. 오늘은 여름을 맞아 달라진 음료들의 변신이다.
01. 코카콜라 제로

코카콜라는 언제나 똑같은 맛이라는 것은 반절은 맞고 반절은 틀리다. 적어도 코카콜라 제로(슈가)는 계속해서 오리지널에 가깝게 맛의 업데이트를 해왔다. 이번에는 그 변화가 크다. 캔에 ‘Best Coke Ever?’라는 문구를 쓰고 말이다. 맛을 어떻게 바뀌었길래 베스트를 논할까?
기존의 코카콜라 제로와 달리 향에서부터 맛까지 강렬하게 살려냈다. 특히 기존 코카콜라 제로는 마신 후에 깔끔함이 누군가에게는 빈 맛처럼 느껴졌는데, 그 부분을 달콤한 맛으로 채워 넣었다. 제로 코크의 초심자들을 위해서는 정말 훌륭한 맛. 하지만 기존에 코카콜라 제로를 심심한 맛으로 마셨던 제로단에게는 이건 평양냉면에 넣은 다대기라고.
02. 환타

환타의 마지막 잎새가 떨어졌다는 소식을 들었나. 이제 추억의 맛. 정확히 말하자면 과일도 아니고, 인공적인 것도 아닌데 환타만의 그 달콤한 맛은 역사의 저편으로 사라졌다. 올해 새롭게 리뉴얼된 환타는 로고에 이파리는 없어졌지만 과일의 맛을 더욱 선명하게 만들었다.
또한 기존에 제로 슈거 옵션이 있지만 오리지널도 칼로리 자체를 많이 줄였다. 훨씬 요즘 시대에 잘 어울릴 환타. 이제 미래에 아이들에게 나는 “환타에 말이야… 옛날 옛적에 말이야… 이 로고에 나뭇잎이 달릴 때부터 나는 이걸 마셨어”라고 자랑할 날만을 기다린다.
03. 탐스 쥬시

환타가 바뀌면 미린다 아니 탐스도 바뀐다. 미린다를 대신하여 등판하며 ‘과일탄산음료의 제로화’를 외쳤던 탐스 역시 색다른 방향으로 변했다. 기존에 탐스는 이런 맛이 있어라고 되물을 정도로 다양한 과일맛을 출시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판매하는 탐스의 종류를 정리했다. 대신 탐스 안에 실제 과일 과즙을 넣었다.
특히 탐스 쥬시로 변한 오렌지와 포도맛은 과즙을 넣었기 때문에 달콤하고 선명한 과일 맛을 얻었다. 하지만 탐스에 쥬시라고 쓰여있는 녀석은 제로 슈거가 아니니 주의할 것을 바란다. 강렬한 달콤함엔 언제나 칼로리가 따르는 법. 당신이 알던 탐스 제로가 아니야(파인애플과 사과는 제로로 판매된다).
04. 티즐

맛있는 편의점 차음료의 정석을 보여주는 ‘티즐’은 탐스와 반대의 방향으로 갔다. 전 제품이 ‘제로 슈거’로 변했다. 더 이상 제로 슈거가 아닌 오리지널 제품을 찾을 수 없다. 이 사실은 오랫동안 티즐을 즐겼던 팬의 입장에서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다.
물론 또 마셔보면 맛있고, 부담도 없어서 좋다. 티즐의 중요한 점은 슈가가 아니라 티(Tea)니까. 너무 T적인 발언인가.
05. 스프라이트

사이다인 스프라이트마저 바뀔 예정이다. 스프라이트의 메인 향을 담당하는 ‘레몬’과 ‘라임’의 향에서 천연 향이 더해진다고 한다. 올 여름의 무더위에 맞춰 더욱 쨍해진 맛을 내려는 계획일까? 뭐가 되었든 더욱 맛있어진 것은 좋다. 다만 저 디자인… 지리시간 등고선, 신분증의 지문, 나이테… 자꾸 다른 생각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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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마시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