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드밴스드 디자인 캘리포니아 콜벳 콘셉트는 콜벳에서 영감을 받은 하이퍼카를 남부 캘리포니아 감성으로 재구상한 모델이다.(출처:GM)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제너럴 모터스(GM)가 미국 캘리포니아 패서디나에 위치한 어드밴스드 디자인 스튜디오를 통해 새로운 콜벳 콘셉트카를 공개했다. '캘리포니아 콜벳 콘셉트(California Corvette Concept)'라는 이름으로 선보인 콜벳의 새로운 디자인은 전통적인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남부 캘리포니아(SoCal) 특유의 감성과 미래지향적인 디자인 요소를 결합한 하이퍼카 형태로 재해석되었다.
콜벳 콘셉트카는 GM이 진행 중인 세 편의 콜벳 콘셉트 시리즈 중 두 번째 작품으로 앞서 영국 디자인 스튜디오에서 선보인 첫 번째 모델에 이어 미국 서부의 문화와 디자인 철학을 반영한 결과물이다. GM 글로벌 디자인 부문 부사장 브라이언 네스빗은 “캘리포니아 콘셉트는 콜벳의 유산을 기리는 동시에, 브랜드가 미래로 나아갈 수 있는 방향을 상상하게 해주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점점 좁아지는 캐빈과 인상적인 캐노피 구조의 콕핏을 갖춘 이 콘셉트카는 클래식한 콜벳의 비율과 미래지향적 요소를 결합했다.(출처:GM)
외관 디자인은 전형적인 콜벳의 비율을 바탕으로, 극도로 낮은 캐빈과 뾰족하게 연장된 차체, 그리고 넓은 트랙폭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가장 독특한 부분은 전면 힌지 방식의 단일 구조 캐노피로 차량의 상단 쉘 전체가 앞으로 젖혀지며 탑승이 가능하다. 필요 시에는 개방형 트랙카로 전환되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이는 정적인 스포츠카와 동적인 서킷 머신 사이의 경계를 허문 요소로, 디자인 콘셉트의 핵심으로 평가된다.
차체 높이는 불과 41.4인치(1051mm)로, 일반적인 스포츠카보다 훨씬 낮은 실루엣을 갖추고 있다. 이는 공기 저항을 최소화하고, 운전자의 착좌 포지션을 최대한 낮게 가져가 극한의 주행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설계다.
전면 힌지 방식의 콕핏 캐노피는 분리 가능해 일반 스포츠카에서 개방형 트랙카로 전환시킬 수 있다.(출처:GM)
차체 너비는 86인치(2184mm)에 달해 트랙 주행에 최적화된 와이드 비율을 구현했고 낮은 높이와 함께 시각적으로도 극단적인 안정감을 연출한다. 길이는 182.5인치(4669mm)로 콤팩트하면서도 유려한 프로파일을 유지하고 있다. 휠베이스는 109인치(2767mm)로 고속 주행 시 안정성과 회전 성능의 균형을 강조했다.
실내는 AR(증강현실) 기반 헤드업 디스플레이(HUD)와 함께 운전 중심으로 재구성했다. 모든 장치는 필수적인 정보만을 남기고 최대한의 절제를 통해 몰입감을 높였다. 운전자의 자세를 낮추고 공기 흐름을 최적화하기 위해 프리즘형 배터리 팩을 활용한 점도 인상적이다. 전체 차체는 카본 모노코크 구조와 능동형 에어로 파츠(액티브 스포일러, 에어 브레이크)를 기반으로 구성해 경량성과 다운포스를 동시에 확보했다.
캘리포니아 콜벳 콘셉트는 올해 공개되는 세 가지 콜벳 콘셉트 디자인 중 두 번째 모델이다.(출처:GM)
캘리포니아 콜벳 콘셉트는 단순한 디자인 스터디를 넘어 GM이 콜벳을 통해 지속적으로 추구해온 실험정신과 퍼포먼스 철학을 집약한 결과물이다. 실제 생산 계획은 없지만 콜벳이라는 상징이 가지는 정체성과 미래 자동차의 가능성을 함께 탐색하는 상징적 기획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콜벳은 1953년 미국에서 최초 출시된 이래, 수십 년 동안 ‘미국 스포츠카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해왔다. 강력한 V8 엔진과 후륜구동 기반의 설계, 그리고 정통 아메리칸 스타일의 디자인은 미국 자동차 역사에서 독보적인 자리를 차지해왔다. 단순한 탈것을 넘어 자유와 열정, 기술력의 집약체로서 미국인에게는 감성적인 존재로 인식되어온 것이 콜벳이다.
실내 디자인은 운전자의 집중력을 극대화하면서, 방해 요소를 최소화하도록 설계했다. (출처:GM)
GM은 이러한 상징적 가치를 바탕으로 미래 전동화 시대에도 콜벳 브랜드가 문화적 유산과 기술 혁신의 중심에 서도록 다양한 콘셉트를 실험하고 있다. 특히 이번 프로젝트는 디자인을 통해 ‘콜벳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고, 그 해답을 새로운 방식으로 제시하려는 시도로 받아들여진다.
GM은 연내 세 번째 콜벳 콘셉트를 추가로 공개할 예정이다. 이번 캘리포니아 콘셉트에 이어 마지막 콘셉트가 어떤 디자인 철학과 기술 비전을 담아낼지 전 세계 자동차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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