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Ceer) 엑소봇(Exobot) 세단(앞)과 SUV. (Ceer)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세계 최대 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가 ‘석유 없는 미래’에 대비한 첫 자국산 순수 전기차(EV)를 전격 공개했다. 글로벌 완성차 제조사가 전무했던 사우디가 국가적 역량을 결집해 자체 전기차 브랜드를 출범시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와 대만 폭스콘(Foxconn)의 합작법인인 전기차 브랜드 ‘시어(Ceer)’는 22일(현지 시간) 킹 압둘라 경제도시(KAEC)에서 플래그십 순수 전기차 라인업인 ‘엑소봇(Exobot)’ 세단과 SUV 2종을 공식 발표했다.
시어 엑소봇 세단. (Ceer)
아랍어로 ‘앞으로 나아가다’를 뜻하는 시어는 사우디의 탈석유 경제 다각화 및 첨단 제조업 육성을 목표로 하는 국가 프로젝트 ‘비전 2030’의 선봉장이다.
시어 엑소봇 세단 실내. (Ceer)
이날 선보인 엑소봇과 SUV는 SF 영화를 방불케 하는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주목을 끌었다. 두 차종 모두 팔콘 도어 방식의 ‘샤힌 윙(Shahin Wing)’을 채택하고 B필러가 없는 구조로 설계돼 승하차 편의성을 높였다.
시어 엑소봇 세단. (Ceer)
도어 하단 유리에는 버튼 조작으로 투명도를 조절할 수 있는 스마트 일렉트로크로믹 글래스가 적용됐다. SUV 모델의 경우 운전자가 측면 하부 시야를 넓혀야 할 때 즉시 투명창으로 전환할 수 있다. 전·후면 일자형 라이트 바에는 사우디 왕국이 건국된 해인 1932년을 기리는 32개의 독립 LED 요소가 적용됐다.
시어 엑소봇 SUV. (Ceer)
동력 성능은 현존하는 슈퍼 EV들을 압도한다. 3개의 전기모터와 정교한 토크 벡터링 시스템을 결합해 최고출력 1111마력(828kW), 최대토크 1,500Nm(약 153kg·m)의 폭발적인 힘을 뿜어낸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시간(제로백)은 세단이 2.0초 초반, SUV가 2.4초 수준에 불과하다.
시어 엑소봇 SUV. (Ceer)
배터리는 112kWh 대용량 팩이 얹혀 1회 충전 주행거리는 세단 기준 600km 이상, SUV는 500km 이상을 확보했다(NEDC 기준). 800V 고전압 일렉트릭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해 급속 충전 시 80%까지 약 30분 만에 충전할 수 있다.
시어 엑소봇 SUV. (Ceer)
또한 800V 전력으로 작동하는 스티어-바이-와이어(Steer-by-wire) 시스템과 전용 요크 스티어링 휠이 조합돼 날카롭고 직관적인 조향 감각을 제공한다.
실내에는 리야드의 스카이라인에서 영감을 얻은 전용 인포테인먼트가 구동되는 48인치 디지털 디스플레이가 대시보드 전체를 가로지른다. 센터 콘솔의 10인치 미디어 패널, 후석 전용 8인치 디스플레이가 장착됐으며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를 지원한다
시어 엑소봇 SUV 실내. (Ceer)
기어 셀렉터는 칼럼식 방식을 적용하고 공조기 및 음량 조절 등은 직관적인 물리 버튼을 유지해 조작성을 높였다.
특히 섭씨 50도를 넘나드는 중동의 극심한 사막 기후를 고려해 독자 개발한 ‘헤일로 쿨링(Halo Cooling)’ 시스템이 세계 최초로 적용됐다. 루프 글래스와 탑승자 머리 사이에 시원한 냉기 에어커튼을 형성해 복사열 침투를 원천 차단하는 기술이다.
시어 엑소봇 SUV 실내. (Ceer)
시어는 2030년까지 하이브리드를 포함해 총 7종의 전동화 모델 라인업을 구축할 방침이다. 단순히 미국 전기차 브랜드 루시드(Lucid)의 최대주주에 머물던 과거를 지나 자체 완성차 제조국으로 도약하려는 사우디의 ‘메이드 인 사우디’ 전략이 글로벌 전기차 생태계에 어떤 지각변동을 일으킬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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