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기어가 노트북 리뷰 전문 웹진으로 자리를 잡은게 올해로 정확히 10년째입니다. 노트기어가 처음 노트북 리뷰를 시작한 것은 2002년 8월, 싱크패드 T23부터입니다만, 현재처럼 노트북 전문 채널로 독자분들에게 다가가기 시작한 계기는 2003년 3월, 인텔 센트리노 플랫폼 출시 이후부터입니다. 2003년 3월 29일, 국내 센트리노 1호 모델이었던 삼성 센스 X10을 시작으로 노트기어의 활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으니 2013년, 3월말인 현재 꼭 10년의 시간을 채운 셈입니다. 그동안 약 1,500여건의 노트북 리뷰를 포함 총 2,000여편의 노트북 관련 정보들을 통해 독자분들과 소통을 이루어왔습니다.
노트기어의 출발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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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기어는 원래 2001년 바이오기어라는 동호회에서 출발하였습니다. 당시 소니 바이오 노트북의 감각적인 디자인과 특화된 기능에 매료되었던 저(김정민)를 주축으로 구성되었던 동호회가 노트기어의 출발점입니다. 약 1년여 정도 바이오 노트북 동호회 활동을 하다보니 국내에서 소비자들이 구입시 참고할만큼 자세한 노트북 리뷰가 거의 전무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동호회 내에서 뜻을 같이 하는 후배 두 명과 함께 노트북 리뷰 전문 웹진을 만들기로 했고 그래서 탄생한 것이 노트기어입니다.
10년동안 오로지 노트북 리뷰만을 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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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노트기어를 운영하면서 여러 가지 제안을 많이 받았습니다. 가장 많은 제안은 ’노트북 유통’이었습니다. 노트북 정보를 직접 가공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춘만큼 공동구매나 쇼핑몰을 운영할 경우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본 것이지요. 그 다음은 미니기기나 데스크톱 PC, 스마트폰 등과 같은 분야로 영역을 확장해보라는 제안이었습니다. 노트북이라는 한정된 품목보다는 디지털 기기 전반을 아우르는 포털 개념의 웹진으로 도약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이득이 되지 않겠느냐는 생각인 것이지요.
하지만 노트기어를 처음 만든 목적은 ’노트북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노트북 구입에 기준이 될 수 있는 건전한 정보 제공’에 있었습니다. 즉 ’노트북을 좋아해서 만든 웹진’이니 ’노트북 외의 품목을 다룰 필요가 없다’는 것이 팀원들의 공통된 견해입니다. 현재 노트기어에서는 메인이 되는 ’노트북’을 중심으로 노트북 주변기기, 일체형 PC 그리고 윈도우 기반의 태블릿 PC 정도를 리뷰 품목으로 다루고 있지만 리뷰의 핵심은 여전히 노트북 PC입니다.
노트북이라는 범주를 벗어나지 않는 이유는 ’노트북 PC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만든 웹진’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노트북에 대해서만큼은 소비자들에게 건전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만큼 충분한 경험과 지식을 갖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노트북 분야에서는 자타가 공인하는 전문가들인반면 그 외의 부분에서는 노트북 PC 수준의 정보 제공을 할 수 없다는 판단도 작용한 결과입니다.
그동안 리뷰한 제품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제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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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5월에 진행한 IBM 싱크패드 X40이 가장 먼저 기억에 남습니다. 당시 누수 방지 키보드 실험을 위해 노트북 키보드 위로 컵에 담긴 물을 붓는 실험을 진행한바 있는데요, 처음에는 전원을 켠 상태에서 물을 부었다가 노트북의 전원이 나가버리는 당황스러운 상황이 연출되었습니다. 노트북을 분해해서 각 부품들을 충분히 건조한 다음 전원을 켜보니 다행이 전원이 들어오더군요. 결국 리뷰 본문에서는 전원을 끈 상태로 진행한 실험 결과를 반영했습니다만, 당시로서는 노트북 키보드 위에 한 컵(정확히는 두 컵)의 물을 부었는데도 시스템 고장을 일으키지 않았다는 점에서 상당히 인상적인 제품으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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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는 파나소닉의 레츠 노트 시리즈입니다 2004년 초 국내 그로베스트사가 수입 판매한바 있었던 레츠 노트 시리즈는 당시 일반 노트북과 전혀 다른 개념의 비즈니스 노트북이었습니다. 광학드라이브와 6셀 배터리를 탑재한 12.1인치 표준 노트북인 W 시리즈의 무게가 1.29kg이었고 광학드라이브, 6셀 배터리를 탑재한 14.1인치 노트북이었던 Y 시리즈의 무게가 1.49kg였죠. 광학 드라이브를 제외한 상태에서 1kg 미만의 초경량을 자랑했던 10.4인치 R 시리즈 역시 빼놓을 수 없습니다. 이는 지금 출시되는 제품보다 경량화 부분에서 앞서는 결과입니다. 자동차 보닛을 형상화한 독특한 상판 디자인과 팝업 구조의 광학드라이브, 팬리스 구조, 초경량 디스플레이 등을 적용한 결과이죠.
물론 극악 수준의 시야각과 비즈니스 노트북으로는 불편한 키보드, 공식 수입 제품이 아닌 관계로 가격적인 이점을 확보할 수 없었던 문제들로 인해 2년이 채 못가서 자취를 감췄습니다만, 개인적으로 잘 다듬었다면 노트북 역사에 길이 남을만한 명품이 될만한 제품이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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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더 기억에 남는 제품은 소니 바이오의 X505입니다. 2003년 12월에 출시되었던 이 제품은 현재 인텔이 사활을 걸고 있는 울트라북의 원형을 제시한 모델이라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얇고 가벼운 구조는 물론 전면부 두께를 9.7mm로 슬림화하여 화제가 된바 있습니다. 현재 경량 슬림 노트북의 효시가 된 제품임은 물론 애플의 맥북 에어에 영감을 준 제품이기도 합니다.
특히 바이오 X505는 현재 노트북의 표준 키보드 규격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아이솔레이트 키보드를 최초로 적용한 모델입니다. 바이오 X505의 감각적인 디자인과 뛰어난 휴대성을 고려, 네일 아트를 한 여성들도 편하게 키보드를 이용하게 하겠다는 발상에서 출발한 아이솔레이트 키보드는 2010년 이후 사이즈를 막론하고 노트북의 기본 규격으로 확고하게 자리를 굳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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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은 아닙니다만, LG와 IBM이 결별하고 LG가 독자 브랜드인 XNOTE를 내놓은 2005년, 그리고 같은해 싱크패드가 레노버로 헐값에 매각된 일, 후지쯔가 돌연 PC 사업을 포기하고 국내 시장에서 철수한 것도 뇌리에 선명하게 박혀 있는 사건들입니다.
노트기어에서는 애플 맥북 리뷰가 거의 없던데?

재미있는 것은 저를 비롯하여 노트기어 직원 모두 맥북 프로 레티나를 쓰고 있다는 점입니다. 맥북 특유의 고급스러운 디자인과 OS X의 간결함에 매료된 것이지요. 따라서 애플 제품에 대한 반감이나 개인적 사유가 있어 애플 맥북 리뷰를 등한시 했던 것은 아닙니다.
아시다시피 맥북은 윈도우와 전혀 다른 기반의 OS X로 구동됩니다. PC 사용 환경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운영 체제가 다르다보니 윈도우 노트북을 판단하는 기준대로 벤치마킹을 진행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2006년 이후부터 애플 맥북에 윈도우를 사용할 수 있도록 부트캠프가 지원되고 있습니다만, 부트캠프로 윈도우를 설치하여 사용하게 되면 맥북 특유의 안정성과 정숙성, 우수한 사용 편의성이 크게 저하됩니다.(특히 익스플로러 오류는 짜증이 날 정도이지요) OS X 환경에서는 더 없이 편하고 효율적인 키보드와 터치패드는 윈도우 환경에서 몹쓸 장치로 전락하며 조용하던 소음도 신경을 거슬릴 정도로 시끄럽게 변합니다. 발열도 상대적으로 높아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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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OS X의 간결함을 그대로 표현하는 외형 디자인과 뭔가 복잡하고 미로같은 윈도우는 어울리지 않는 옷과 같습니다. 그렇다고 맥북을 위한 벤치마킹 메뉴얼을 별도로 적용하기도 어려운 일이고요. 그나마 국내에서는 맥북 사용자들이 비율적으로 많지 않아 리뷰 요청도 상대적으로 적었기에 그동안 노트기어 리뷰에서 비중 있게 다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최근 맥북 사용자들이 빠르게 증가하는만큼 맥북 리뷰를 늘려 나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노트기어의 항후 계획은?

앞으로도 노트기어는 변함 없이 노트북 리뷰에 주력할 계획입니다. 좋아해서 시작했고 현재 노트기어가 가장 잘하는 일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노트북 시장이 크게 위축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 보급률을 보면 노트북 PC의 성장 가능성은 여전히 높습니다. 태블릿 PC와 스마트폰에 대한 대중의 관심으로 인해 노트북 신규 구매가 축소되고 있어 전체적인 시장이 하향세를 나타내는 것처럼 보일뿐입니다.
물론 노트북 PC가 더 이상 대중들에게 인기가 없어 관련 정보가 필요 없는 상황이 온다면 노트기어 역시 수명을 다한 노트북과 함께 역사 속으로 사라질 생각입니다. 또 다른 영역으로 확장하여 노트기어의 생명을 억지로 연장시킬 계획은 전혀 없습니다. ’노트북’과 함께 시작한 전문 웹진이니 의리 있게 노트북과 함께 수명을 다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요? ^^
노트기어에서 자동차 전문 웹진인 오토기어를 만든 것으로 아는데?
노트기어의 출발점이 ’노트북을 좋아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 때문에 노트기어의 로고 위에는 사람 냄새 나는 노트기어라는 문구가 붙어 있는 것이지요. 지난 1991년 노트북을 처음 접해 약 23년간 많은 노트북을 실제 소비자 입장에서 구입하고 사용해 오면서 느낀 점들이 노트기어에 그대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오토기어 역시 마찬가지 맥락입니다. 오토기어는 지난 2009년 6월 만들어져서 올해로 4년째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공교롭게도 제가 처음 자동차에 관심을 나타내서 첫 차를 구입했던 시기가 1991년입니다. 당시 운전 면허를 갖 취득하여 연습용으로 3년된 중고 엑셀을 구입했고, 노트북도 대만 볼텍사의 386 모델을 구입했던 것이 자동차와 노트북에 대한 첫 인연이었습니다.
이후 노트북 세계에 빠져 수많은 기변을 하였고 자동차 부분에서도 노트북 못지 않은 바꿈질(?)로 가산을 많이 탕진했었습니다. 본격적으로 자동차에 탐닉하기 시작한 것은 2001년, BMW 3 시리즈를 시작으로 수입 자동차에 발을 들여 놓으면서 부터입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자동차에 대한 광적인 집착이 강해졌는데요, 일례로 지난 2002년 메르세데스 벤츠의 하드톱 컨버터블인 SLK를 보고 매료되어 SLK200, SLK350, SLK55, SLK55 이렇게 같은 차종을 네 번이나 구입했다 처분하는 기행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중 자동차 분야에서 뜻을 같이하는 후배에게 노트기어처럼 자동차 시승기도 소비자 위주로 제공하는 자동차 전문 웹진을 만들어보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했고, 그것이 계기가 되어 지금의 오토기어가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대부분의 자동차 정보 사이트들이 영세하기 때문에 제조사의 입김에서 자유롭지가 못합니다. 이는 컨텐츠의 진정성에 심각한 영향을 주는 결과로 이어집니다. 즉 시승하는 기자가 해당 자동차의 단점을 뻔히 알면서도 제조사의 추후 조치가 두려워 이를 감추거나 혹은 회사 간의 전략적 제휴로 인해 과대 포장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시승기는 넘쳐나지만 정작 차량 구입시 필요한 건전한 정보를 얻기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때문에 오토기어는 출발부터 제조사측에 시승차를 요청하지 않고 렌트 업체를 이용하거나 지인의 도움으로 시승차를 조달, 제조사의 입김에서 완전히 자유로운 컨텐츠들을 생산해 내고 있습니다. 2009년부터 2012년까지 약 3년간은 컨텐츠를 모으기 위한 준비 기간이었고 2013년부터는 소비자들이 자동차 구입에 실질적인 참고가 될 수 있는 정식 자동차 정보 사이트로 발돋움하기 위해 필요한 요건들을 갖춰나가고 있습니다. 현재 약 250대 분량의 자동차 시승기 및 관련 리뷰들이 작성되어 있어 각 메이커별 주요 차종에 대한 정보를 얻는데 어려움이 없는 상태입니다.
독자분들에게 하고싶은 말이 있다면?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는데, 변함 없이 노트북 전문 웹진으로 노트기어를 찾아주시고 아껴주시는 독자분들께 깊은 감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아울러 리뷰라는 것이 객관성을 기본으로 해야 하는 작업이기는 합니다만, 한정된 지식과 경험만을 갖고 있는 사람에 의해 탄생하는 결과물이기에 객관성을 유지한다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리뷰어도 결국은 소비자이고 그동안의 사용 경험을 바탕으로 제품을 판단하는 일개 개인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리뷰 작성시 다수의 독자분들의 환경이나 취향을 염두해 두고 있습니다만,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컨텐츠를 제공해 드릴 수는 없는 입장입니다. 때문에 다소 부족한 부분이 엿보이거나 개선해야 할 점을 발견하신다면 리뷰 댓글 또는 메일로 언제든지 조언과 질책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앞으로 얼마나 되는 시간동안 독자분들을 찾아뵐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노트기어가 활동을 지속하는 날까지는 노트북 구입에 건전한 판단 근거가 될 수 있는 리뷰들을 제공해 드리기 위해 노력하도록 하겠습니다. (_ _)
- 노트기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