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P1 턴테이블의 짝궁
- LP음반 녹음을 위한 USB단자가 구비된 MM형 포노앰프

레가는 엔트리 턴테이블 RP1을 출시하면서 여기에 알마춤한 포노 앰프로 포노미니 A2D를 함께 내놓았습니다.
따라서 이 포노앰프는 가격적으로나 기능적으로 입문기에 준하는 만듦새를 보여줍니다.
Fono Mini A2D는 무빙 마그넷(MM) 방식만 지원하기 때문에 MC카트리지를 지니고 있다면 별도의 헤드앰프나 승압트랜스를 고려해야 합니다. 물론 필자가 사용하는 수미코 블루포인트 No.2와 같은 고출력 MC카트리지는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한 가지 환상적인 기능이 더해지는데 전면에 부착된 USB 단자를 통해 원하는 어떤 LP든지 턴테이블에 이 포노앰프만 연결할 수 있다면 디지털 음원으로 변환하여 PC로 저장할 수 있습니다.
특이하게 전면에 부착된 접지단과 뒷면의 기본적인 인풋/아우풋 소캣외 본체에는 장식이 배제되어 있습니다.
충분히 견고하면서도 가벼운 무게로 렉에 올려두면 바닥에 착 달라붙어서 흔들리지 않으니 거치 시엔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강렬한 비트와 단단한 저역의 역동적인 사운드

레가 RP1이나 RP3와 같은 매칭이 좋은 턴테이블과 연결된다면 그야말로 레가 아날로그 사운드의 열광적인 분위기를 표출해줄 것입니다. 하지만, 레가제 턴테이블을 고집할 필요는 없습니다.
필자가 본기의 테스트를 위해 사용한 고가의 LINN LP12 턴테이블과 수미코 고출력 MC카트리지에도 전혀 주눅들지 않는 퍼포먼스를 펼쳤으니 매칭에 대한 염려는 놓아두어도 무방합니다.

예를 들면 1967년 발매되어 최고의 히트앨범이 된 비틀즈의 서전트 페퍼스 론리 하츠 클럽 밴드"(Sgt. Pepper"s Lonely Hearts Club Band)와 같은 음악을 들어보니 음색도 음색이지만 꽉찬 헤드룸과 막힘없는 대역감에 쿵쿵거리는 다이나믹한 저역 반응을 이끌어 내었습니다.
동급 레벨 이상의 박진감은 비트가 강하고 빠른 음악에 특히 장점을 발휘하여 한치의 흐트러짐도 없는 박자감각을 선사합니다. 비틀즈의 메가히트 레코드에 담긴 다양한 음향효과을 들어보니 메탈이나 락음악에도 실력을 발휘할 것으로 판단되었습니다.
음색은? 처음 길이 들기 전엔 약간 까칠하다 싶을 정로도 윤곽이 뚜렷하고 고음에서는 엣지가 뾰족하였지만 길이 들면서 점차 듣기 좋은 유연한 톤으로 바뀌어 갔습니다. 목관의 질감이나 미묘한 뉘앙스 표현에서도 높은 점수를 줄 만 했습니다. 특히 현악기의 경우 치찰감이나 고역 확장감은 엔트리급 치고는 빼어난 편입니다.

물론 1950년대 후반 녹음된 베르디의 오페라 일트로바토레에서 레오노라 역을 맡은 마리아칼라스의 목소리에선 촉촉함과 유려한 배음감, 정보량 면에선 다소 아쉬운 면모도 보이긴 했습니다. 그러나 이 염가형 포노앰프에서 재생되는 성악의 음색적인 퀄리티는 웬만한 고가형 시디플레이어를 상회한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습니다.

루치아노 파바로티의 목소리와 도쿄 현악사중주의 하이든의 실내악 재생에서도 깨끗한 뒷배경에 선명하면서 어택감이 있으되 날카롭지 않은 아날로그 음을 들려주었습니다.

시디플레이어와 비교하면 LP의 장점을 분명히 보여주면서도 기존 포노스테이지의 약점으로 거론되던 다이나믹스를 상당 부분 개선시켜 놓았습니다. LP의 약점인 저음과 박력감을 확실히 업그레이드 시켜 놓았다는 데서 하나의 모범을 제시하였습니다.
팝과 가요에서야 더할 나위 없지만 클래식 음원에서도 확실히 고가의 모델로 가지 않는 한 별도의 업그레이드 없이 오랫동안 사용할만한 성능입니다.
여기에 레가 턴테이블과 레가제 카트리지가 곁들여진다면 그야말로 호랑이가 날개를 다는 겪. 이제는 거의 희귀해진 존재인 종합 아날로그 메이커만의 장점입니다.
장르 불문 무슨 음악이든지 거기에 몰입하여 즐기고 있는 스스로를 발견할 것입니다.
즐거움이 두 배 LP를 PC로 옮기기
- 포노미니 A2D를 통해 PC에 녹음된 음질은 LP의 톤을 담아낸 하이퀄리티 사운드
그럼, Fono mini A2D가 자랑하는 USB를 통한 LP 녹음의 성능은 어떨까 궁금해집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투 썸즈 업!
공개프로그램인 Audicity를 이용하여 LP의 음을 PC로 녹음해 보니 과정 자체도 쉽고 결과도 흡족하였습니다.

녹음 방법은 비교적 단순합니다. 레가 포노앰프에 USB케이블 단자를 이용 Audicity 프로그램을 열고 녹음하고 싶은 LP를 얹은 턴테이블을 작동시킨 후 프로그램 좌측 상단의 동그란 단추(녹음 단추)를 눌러줍니다. 녹음을 중단하고 싶으면 역시 좌측 상단의 네모 단추(정지)를 클릭하면 됩니다. 이제 저장을 해야 하는데, 저장은 메뉴의 파일을 클릭한 후 내보내기를 하면 끝.

LP음원의 녹음과 저장에는 샘플링레이트의 선택이 가능하기 때문에 고음질 음원으로도 만들 수 있습니다.

44kHz 시디 레벨의 WAV파일로 생성된 하이든의 현악4중주와 루치아노 파바로티의 음악을 들어보니 빙고! LP의 톤이 재현되면서 상당한 고음질로 재생되었습니다. 이 기능은 CD로 만날 수 없는 오래된 LP를 디지털화하는 즐거움을 선사할 것입니다. 사실, 이 정도 음질이면 LP의 손상없이 아날로그적인 정취를 마음껏 누릴 수 있을 정도입니다.
다만 동일한 PC에 외장 DAC를 연결하여 녹음된 음원을 들을 때에 포노 미니 A2D와 드라이버가 충돌하기 때문에 하나를 사용할 때에 나머지 하나를 비활성화시켜야 하는 것이 약간의 불편함입니다.
결론: 아날로그 입문자를 위한 유쾌한 선택
외장 포노앰프라고 하면 적어도 서덜랜드의 Ph3D 밧데리 구동형 포노나 Leema Element 정도의 해상력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유저라면 이 MM 전용 포노앰프에 실망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가격대 자체가 다른 고가 제품을 가지고 본기를 평가하는 것은 적당한 접근법은 아닐 것입니다. 그보다는 캠브리지오디오나 뮤지컬피델리티, 프로젝트오디오 등의 브랜드에서 나온 비슷한 가격대의 입문기급 포노앰프와 비교해 보시기 바랍니다. 동급 레벨에선 그야말로 당돌하기 짝이 없는 리더십을 발휘할 것입니다.
사실 극한의 수준에 이르렀지 못했다는 말은 고가품과 비교했을 때 그렇다는 것이지 필자가 지닌 LINN LK1 프리앰프의 포노단을 뛰어넘는 해상력이었습니다. MM형만 지원되지만 고출력 MC카트리지와 연결하여 들어본 소리는 해외 리뷰어가 강조하듯이 Fono Mini A2D는 이 가격대에선 경쟁자를 찾기 힘들 정도로 터프한 녀석입니다.

RP1 턴테이블에 비슷한 레벨의 포노앰프를 찾으신다면 Fono mini A2D가 적절할 것입니다. 아날로그 음악들 감상하며 USB케이블을 연결 PC에 저장하느라 밤잠을 설치게 만들지도 모른다는 것이 단점이라면 단점입니다.
장점: 박진감 넘치는 사운드, 비트감, 저역 윤곽에 LP를 PC로 녹음하는 최적의 솔루션까지
단점: 저출력 MC카트리지를 지원하지 않음. 에이징 전엔 사운드가 아주 매끄럽지는 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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