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에 관심을 갖게 되면 자연스럽게 쿠페나 스포츠카 등 멋진 디자인을 갖추고, 빠른 움직임을 보이는 차종에 관심을 갖게 됩니다. 주행성능에 관심이 없는 분들도 대부분 쿠페나 세단에 관심을 갖기 마련입니다. 차량 용도가 아웃도어나 많은 짐을 싣고 다니는 취향이라면 SUV 쪽으로 관심을 보입니다. 덩치 큰 SUV 보다는 아무래도 감각적인 컴팩트SUV나 크로스오버 차량쪽을 택하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가정을 꾸리고 아이가 태어나면 자동차를 바라보는 시선이 조금씩 달라지게 됩니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었던 안전기능이나 2열 공간, 적재공간에 아무래도 신경이 쓰입니다. 그리고 나서 아이가 태어나면 자신도 모르게 머리 속으로 유모차와 각종 짐들이 잘 실릴 수 있는지, 차 안에서 급할 때 기저귀는 갈 수 있는지 등을 생각하게 됩니다.
이전에는 관심 밖의 영역에 있던 SUV나 미니밴으로 차종을 변경합니다. 물론 여유가 되는 분들은 용도에 따라 2대의 차량을 운용하기도 하고, 상황에 따라 세단이나 소형차를 택하기도 하지만, 활용성을 감안해 차량을 교체하는 일이 많이 발생합니다. 나이를 먹을수록 선호하는 자동차가 패밀리카로 바뀌는 것은 자동차의 존재가 광고에 나오는 멋진 모습이 아니라 현실 그자체이기 때문입니다.
평소에 출퇴근용으로 사용하다가, 주말에 여가를 위해 충분한 공간을 제공해주는 차를 택하다 보니 세단보다는 넓은 실내공간과 적재공간을 제공하는 SUV를 택하는 분들이 많으며, 컴팩트 SUV보다는 대형SUV를 선호합니다. 미국이나 일본 경우 이런 용도로 미니밴이 그 역할을 하고 있지만 , 국내에는 선택할 수 있는 미니밴이 한정적이고, 높은 방지턱, 좁은 주차공간과 골목 등에서 SUV가 더 실용적이기 때문에 패밀리카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패밀리카로 SUV를 찾는 분들은 현대자동차 ‘싼타페’, 한국지엠 ‘캡티바’, 쌍용자동차 ‘렉스턴’ 그리고 이번 시승기의 주인공 ‘올뉴 쏘렌토R(이하 쏘렌토 R)’을 후보군으로 두고 결정합니다. 수입차를 후보군에 포함시킬 경우 차급을 한단계 낮춰야하기 때문에 패밀리카의 용도로 구입하기에는 아쉬움이 큽니다. 컴팩트SUV 경우 준중형차를 기반으로 제작되기 때문에, 실제 활용성면에서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국내 주요 SUV 사양 비교
반면 현대차 싼타페, 기아차 쏘렌토R, 쌍용차 렉스턴 등은 넓은 실내와 적재공간, 리터당 10km를 넘는 연비와 차량 크기에 비해 2500~3500만원으로 형성된 가격 등 여러 가지 면을 고려했을 때 국내 30~40대 가장들이 가장 무난하게 패밀리카로 선택할 수 있는 합리적인 차량입니다.
그 중 쏘렌토R은 현대차 싼타페와 함께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는 베스트셀러 입니다. 쏘렌토는 원래 지금도 명차로 꼽히는 기아차 스포티지 후속 차종으로 개발됐지만, 상위 차종으로 변경돼 2002년 출시됐으며, 2세대 쏘렌토r(2009년)을 거쳐 일부 디자인을 개선한 뉴 쏘렌토R이 판매되고 있습니다. 올해 하반기 풀체인지를 앞두고 있지만 쏘렌토R은 전체적인 가치 측면에서 항상 강력한 패밀리카 후보 중 하나입니다.
물론 상위 모델인 모하비가 있지만, 가격대가 1000만원 가량 높고 배기량도 높습니다. 4000만원의 예산을 투자할 수 있으면 엔트리 수입차 SUV나 중고 수입 SUV를 넘볼 수 있다는 점도 모하비보다는 쏘렌토R의 경쟁력에 힘을 실어주고 있습니다.
쏘렌토R은 200마력, 44.5kg.m 토크를 발휘하는 2.2리터 디젤엔진과 184마력, 41kg.m 토크를 발휘하는 2.0 디젤엔진이 탑재됩니다. 미국에는 191마력 2.4리터 V6, 290마력 3.3리터 V6 가솔린 모델도 있지만, 국내는 디젤 모델만 판매됩니다.
대부분 소비자들이 선택하는 2리터 디젤 엔진 경우 빠른 반응성을 보이거나 운전의 재미를 느낄 정도는 아니지만, 일상적인 주행영역에서 부족함이 없습니다. 물론 좀 더 출력을 원하는 분들은 가격차이가 크지 않은 2.2리터 디젤 모델을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현대차 베라크루즈나 모하비에 탑재된 3리터 V6엔진이 최상의 조합으로 보이지만, 차급을 구분하기 위해서인지 쏘렌토R에는 적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디젤 특유의 소음이나 진동은 어쩔 수 없습니다. 다행인 것은 정차했을 때 실내로 유입되는 소음은 신경 쓰일 정도이나 진동 부문에서는 스포티지나 투싼에 비해서 확실히 저감되었습니다.
최근 출시되는 독일차 디젤 엔진 성능과 비교한다면 연비 부문에서는 차이가 나지만 엔진 자체의 출력 부문에서는 많은 격차를 줄였습니다. 사실 연비 부문은 엔진 성능과 더불어 변속기와 매칭, 차량의 전체적인 셋팅과 경량화가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스포츠 주행을 하는 분이라면 많은 차이가 느껴질 수도 있지만, 일상적인 주행 부문에서는 상당히 만족스러운 성능을 내줍니다.
고속주행성능은 꽤 좋은 편입니다. 80~110km 사이까지 가속력이 좋기 때문에, 일상적인 주행 영역에서 출력에 대한 부족은 적습니다. 오히려 생각보다 정말 잘나주는 속도에
130km/h 이상의 초고속 영역에서는 가속이 급격히 줄어듭니다. 190km/h에 제한이 걸려 있지만 일반적인 주행상황에서 160km 이상을 내려면 꾸준한 가속이 필요합니다. 고속 영역에서 차체의 불안감이 가중되는 단점은 어쩔 수 없지만, 일상 주행영역에서 핸들링이나 안정성은 잘 다듬어져 있습니다.
곡선주로에서는 언더스티어 성향이 두드러지며, 이 때 바로 VDC가 개입해 출력을 줄여 언더스티어를 줄여줍니다. 그런데 이 VDC개입이 자연스럽기 보다는 너무 이질적이라는 것이 아쉽습니다. 서스펜션 답력도 적당한 수준이여서 통통튀거나 하는 느낌 없이 저속시 속도방지턱이나 요철 등을 지날 때에도 충격을 잘 걸러줍니다.
진동과 소음을 줄이기 위해 흡음제를 엔진룸에 잘 마감했지만, 내부로 전해오는 진동과 소음을 충분히 줄이기에는 부족하기 때문에, 차내로 디젤 차량 특유의 소음과 진동은 감수해야 합니다. 현대차 싼타페 DM 경우 이전 현대차 디젤 SUV에 비해 한단계 높은 NVH 기능을 보여주고 있는데, 다음세대 쏘렌토R에도 싼타페 DM 정도의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쏘렌토R 2리터 디젤 전륜 구동 모델의 공인연비는 14.4km/l 입니다. 사륜 구동 모델은 이보다 좀 더 떨어지는 13km/l로 명시되어 있습니다. 오토기어 메뉴얼에 맞춰 주행일 진행해 본 결과 누적 연비는 리터당 9km 정도를 나타냈고 소모된 디젤을 기준으로 하면 리터당 8.7km 정도로 트립 컴퓨터와 큰 차이는 없었습니다. 시승 환경보다 편안한 조건에서 진행되는 일반 운전자의 경우 리터당 11-12km/l 사이의 실연비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시승 기간 동안 약 50km 정도의 거리를 일반 사용자 수준에 맞춰 주행을 해보니 국도와 일반 도로를 5:5로 주행했을 겅우 11~12km/l, 고속도로에서 80~120km 사이로 주행시에는 14~15km/l 정도(위의 사진의 결과처럼), 차량 흐름이 많은 시내 주행시 8km 정도의 누적 연비를 보였습니다. 기본적으로 패밀리카로서의 경제성은 만족할만한 수준입니다. 물론 가혹한 주행 조건에서도 좀처럼 리터당 10km 아래로 누적 연비가 떨어지지 않는 독일 2리터급 디젤 SUV 들과 비교하면 조금 부족한 수준이나, 이 정도면 경제성 부문에서 불만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쏘렌토 디자인은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독창적이면서도 가치있는 디자인으로 높게 평가 받은바 있습니다. 메르세데스벤츠 ML의 C필러 디자인이 1세대 쏘렌토 디자인을 참고했다는 소리가 나올 정도였으니, 쏘렌토의 디자인 독창성은 최근 출시되는 차들에 비해서도 한참 앞서 있었습니다.
사실 차량이 처음 등장했을 때는 디자인의 가치에 대해서 의견이 분분하지만, 1세대 2세대를 거쳐가면 그 자동차의 디자인이 시대나 유행을 쫓았는지, 자신만의 디자인 철학을 담아 가치를 만들었는지 구분할 수 있습니다. 시대를 거슬러 지금까지도 멋진 디자인을 내주는 차들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쏘렌토의 디자인 역시 지금 봐도 멋진 모습입니다.
이 때문에 기아차 디자인팀의 2세대 쏘렌토는 상당한 부담이 되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기아차 디자인팀은 2009년 신형 쏘렌토를 출시했고, 이번에도 개성적이면서도 멋진 디자인을 새롭게 창조했습니다. 쏘렌토R은 연식변경을 통해 세세한 디자인이 다듬어졌으며, 2012년 7월 출시된 뉴 쏘렌토R은 초기 모델에 비해 전조등이 다듬어지고 LED가 적용됐습니다.
다른 기아차 모델들과 마찬가지로 슈라이어 라인이 들어간 그릴과 전조등이 V자 형으로 배치되어 있으며, 범퍼를 확장했습니다. 범퍼는 다른 SUV보다 훨씬 큰 비율로 배치해 안개등을 세로로 탑재했음에도 위, 아래 부문에 많은 공간이 남습니다. 전면부와 측면부 하단을 제외하면 모두 별다른 캐릭터 라인은 보이지 않습니다.
휠하우스가 넉넉하게 확보되어 인치업을 하더라도 어느 정도 받혀줄 수 있는 수준이 됩니다. 측면에서 보면 실내공간은 박스형태로 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1열 뿐 아니라 2열도 넓은 창을 탑재해 시야를 확보했으며, 2열 뒤쪽에 작은 창을 배치한 싼타페DM과 달리 2열 문 뒤쪽에도 창문이 있어 3열 모델 경우에도 탑승자의 개방감을 고려했습니다.
싼타페와 비교하면 차량 전체에 곡선보다는 직선의 이미지가 강합니다. 후면을 보면 초기 직사각형의 후미등은 K7과 비슷한 형태로 바뀌었습니다. 차체에 비해 후미등이 차지하는 면적은 매우 크며, 야간에는 후미등 전체에 면발광이 되도록 바뀌었습니다. 후미등은 기존 직사각형 쪽이 SUV라는 차의 성격을 볼 때 더 어울렸던 것 같습니다.
1열은 특별하기보다는 평범한 구성입니다. 기본 트림에도 시계, 오디오, 공조기 3개의 LCD가 센터페시아에 나눠져 있어서 기능을 구분하기 수월합니다.
센터페시아 버튼들도 다른 모델에 비해 간결하고 직관적으로 조작할 수 있게 배치되어 있습니다. 센터페시아는 수직으로 배치되어 있으며 하단에는 스마트폰 등을 올려 놓을 수 있는 작은 수납함이 있습니다.
계기판은 중앙의 속도계를 기준으로 왼쪽에 엔진 회전수, 오른쪽에 냉각수 온도와 유류계가 표시됩니다. 기본으로 중앙에 단색으로 표시되는 트립컴퓨터 디스플레이가 있으며, 슈퍼비전 클러스터를 선택하면 7인치 컬러 디스플레이가 탑재돼 트립컴퓨터 뿐 아니라 내비게이션과 연동해 길안내 기능까지 표시됩니다. 컬러 디스플레이는 주차시 타이어 방향도 표시해주기 때문에 밖을 내다보지 않고도 타이어, 핸들 정렬을 쉽게 할 수 있습니다.
쏘렌토R을 비롯해 다른 기아차들도 계기판의 디자인이 기아차만의 개성이 부족합니다. 기아차 자체의 폰트를 만들어 계기판에 변화를 줄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기능적으로 LCD를 사용하지 않아도 폰트 변화만으로도 개성과 멋을 살릴 수 있습니다.
스마트키는 디자인이나 크기 모두 적당해 보입니다.
전면 디자인은 패밀리카용도의 SUV 시각으로 볼 때 무난한 수준입니다. 하지만 최근 경쟁자들이 내부 디자인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할 것 같습니다.
개성적인 외부 디자인에 비해 내부 디자인과 소재 부문이 아쉬운 점은 다른 기아차 모델들에서도 지적되는 부분입니다.
변형된 4스포크 타입 스티어링 휠은 스포티지에 비하면 적절한 감압을 제공합니다. 낮은 트림에서도 스티어링휠 열선을 제공합니다. 정속주행장치 기능도 제공하며, 스티어링휠 응답수준을 컴포트, 노멀, 스포츠 3가지 수준으로 나눠서 정할 수 있습니다.
디자인이나 본연에 기능에는 충실하지만, 스티어링 휠에 15개의 버튼이 있는데 너무 복잡하게 기능을 나눠놨습니다. 특히 통화버튼과 트립컴퓨터 조작 버튼은 하단에 붙어 있어서 운전 중 조작하는 것이 아주 불편합니다. 주행 중 운전자의 시선은 정면을, 손은 스티어링 휠 양쪽을 잡고 있어야 하는 것이 기본인데 버튼을 하단에 배치한 것은 이해할 수가 없는 부분입니다.
슈퍼비전 클러스터를 선택하면 중앙에 대형 컬러 LCD가 적용돼, 다양한 정보를 표시해 줍니다.
라이트 조작부 입니다.
와이퍼 조작부입니다. 후면 와이퍼 조작기능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스티어링 휠 왼쪽의 인포테인먼트 조작부 입니다. 무음 버튼도 따로 배치되어 있습니다.
정속주행 기능입니다. 라디오 조작 같은 간단한 명령은 음성으로 내릴 수도 있습니다. 수입차에도 음성지원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도입하는 모델이 있지만, 이런 부분에서는 내수차의 장점을 따라잡을 수 없습니다. 매우 편리한 기능 중 하나입니다.
이 하단의 버튼들은 조작하기가 꽤 불편합니다.
스티어링휠 안쪽에는 열선버튼이 있습니다. 최근처럼 추운 때에는 출력보다 더 중요한 옵션입니다.
실내등과 선글래스 수납함 부분입니다. 룸미러는 눈부심 방지장치가 적용되어 있으며, 상위 트림에는 하이패스 기능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센터페시아는 시계, 오디오, 공조장치가 차례로 배치 되어 있습니다. 기아차의 텔레매틱스 유보기능을 탑재한 8인치 또는 일반 8인치 내비게이션을 선택할 수 있으며, 각 조작부 버튼을 잘 정리해서 배치해 놔서 조작이 쉽도록 했습니다. 다이얼과 버튼만으로 주요 기능을 쉽게 조작할 수 있게 깔끔하게 배치했습니다.
곳곳의 플라스틱이 아쉽고, 조금만 더 소재에 신경을 써줬으면 스포티지와 많은 차이를 보였을텐데, 가죽과 우레탄, 플라스틱의 사용을 적절히 한 스티어링휠 부분과 달리 센터페시아 부분의 과도한 플라스틱 사용이 아쉽습니다.
이제는 대형 컬러 LCD가 탑재되는 것이 일반화 되고 있지만, 비포마켓 내비게이션이 본격적으로 탑재되기 시작한지는 사실 5년 정도 밖에 안됐습니다. 선택하고 싶어도 매립 내비게이션 가격이 200~300만원대로 높았기 때문에 선택이 매우 부담스러웠지만, 쏘렌토R은 후방카메라와 액튠 사운드 시스템을 모두 합해 135만원에 추가할 수 있습니다.
변속레버 부분입니다. 컵홀더는 자바라 방식으로 열고 닫을 수 있습니다.
변속레버 뒤에는 에코 모드 버튼이 있고, 스마트키를 넣어둘 공간이 있습니다. 스마트키를 놔둘 수 있는 곳을 배치한 것이 별거 아닌 것 같지만 실제로는 편리한 부분 중 하나입니다.
상위 트림에는 평행주차가 가능한 주차조향보조 시스템이 탑재돼 있습니다. 최근 확대되고 있는 이 기능은 기어변속과 브레이크 페달 조작만으로 평행주차를 가능하게 하는 기능인데, 쏘렌토R 차체가 크기 때문에 운전에 익숙한 분 뿐 아니라, 초보자, 여성운전자에게 꽤 유용한 기능입니다.
참고로 상위트림에는 급제동 시 브레이크 등을 점멸시켜주는 급제동 경보시스템, 후측방 경보시스템, 타이어 공기압 경보 시스템, 차선이탈경보시스템도 탑재됩니다.. 최근 현대기아차 신차에 그동안 수입차에서만 볼 수 있었던 안전기능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변속레버에는 유광 플라스틱 대신 우드그래인 스타일의 소재를 사용했습니다. 변속레버 인심이 신형 제네시스보다 좋군요.
중앙에 잡동사니를 올려 놓을 수 있는 공간이 꽤 많습니다.
옆의 컵홀더 부문과 별도로 앞쪽에 USB 입력단자, 2개의 시거잭을 배치한 작은 수납함이 있어 소품 같은 것을 올려놓기 적당합니다.
실내 시트의 착좌감이나 디자인은 평범한 수준입니다. 디자인이 좀 단조로운 것이 아쉽군요. 디젤 차량 경우 진동에 따라 탑승 피로도가 많이 좌우되는데, 쏘렌토R의 좌석은 평범한 수준입니다.
참고로 현대기아차 차량들을 보면 2011년을 기준으로 이전 모델과 이후 모델의 시트가 상당히 개선됐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2011년 그랜저HG가 출시되면서 시트의 디자인과 소재 등이 전체적으로 대폭 업그레이드 되며, 싼타페DM도 시트 품질이 한단계 높아졌습니다. 쏘렌토R 경우에도 차세대 모델에서 시트 디자인과 품질이 많은 개선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운전석은 전동시트가 적용되어 있으며 요추 받침대도 전동 방식으로 조절됩니다.
차체 사이즈를 감안하면 2열 시트 공간이 넓게 느껴지지는 않습니다만, 성인 남성 3인이 탑승하는데 어려움은 없습니다. 시승자(181cm, 86kg)가 평소 운전하는 위치로 1열 시트를 맞춰 놓은 다음 2열 시트에 앉아본 결과 약 6-7cm 정도의 무릎 공간이 확보되었습니다.
동승석 수납함입니다. 생각보다 넓지는 않군요.
센터콘솔입니다. 디자인, 사이즈 등 적정 수준입니다.
2단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깊어서 활용성이 높습니다.
시동버튼입니다. 몇 년전만해도 시동버튼의 탑재가 고급 옵션으로 인식될 때가 있었는데, 이제는 소형차까지 시동버튼이 탑재되고 있습니다. 차급을 고려하면 당연한 부분이라 생각됩니다.
버튼 재질만 좀 더 고급스럽게 했으면 만족도가 더 높았을 것 같군요. 더 좋은 소재를 쓰면 만족도가 올라가는 것은 당연하지만 모든 부품을 고급스럽게 할 수 없으니 가장 많이 사용하는 시동버튼, 변속기 등에 포인트를 주는 것이 효율적입니다.
썬바이저는 넓은 창을 가리기 위해 확장되는 기능을 탑재하고 있습니다.
문 안쪽은 무난한 구성입니다. 팔걸이 쪽에 스마트폰 등 소품을 넣을 수 있는 공간이 있는데, 이런 작은 부분이 실제 탑승시 편리하게 느껴지는 부분입니다.
동승석에도 윈도락을 설정할 수 있습니다.
쏘렌토R은 5인승과 7인승으로 나눠집니다. 5인승 모델은 3열 시트 부분을 모두 트렁크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3열을 고려해서 차량을 설계했기 때문에 2열이 생각보다 넓지 않습니다. 기본적으로 536리터의 넓은 트렁크 용량을 확보하고 있으며, 폭이 넓고, 중간에 돌출부위가 거의 없어 활용성이 좋습니다. 골프백 뿐 아니라 유모차 등 많은 짐을 싣기에 편리합니다.
2열 리클라이닝 정도를 알아보기 위해서 왼쪽 등받이는 최대로 뒤로하고, 오른쪽 등받이는 최대한 앞으로 했습니다.
2열 승차감이 상대적으로 나쁜 SUV 경우, 등받이 각도를 조절할 수 있는 리클라이닝 기능이 꽤 중요한 요소로 작용합니다. 애프터마켓에서 추가할 수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기능이 제공되는 것하고는 차이가 있습니다.
2열 열선 버튼, 전원소켓 부분입니다. 최근에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을 차량내 전원을 이용해 충전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꼭 필요한 부분중 하나입니다.
2열을 위한 송품구는 측면에 장착돼 있습니다. 한여름이나 겨울에는 차량 선택을 후회할 수 있을만큼 중요한 부분입니다.
2열 팔걸이 부분입니다.
2열에도 스마트폰을 올려 놓을 수 있는 공간이 있습니다. 하지만 화면이 큰 스마트폰 경우 어정쩡하게 올라갈 수 있어, 여기에 올려놓고 문을 여닫다가 떨어질 위험이 있으니 주의 해야 합니다.
컵홀더를 겸한 수납공간이 2열 문 안쪽에도 있습니다.
사실 3열까지 있어도, 3열까을 사용하는 경우는 확률상 많지 않기 때문에, 2열을 레일방식으로 배치해 공간을 더 넓게 사용할 수 있도록 했으면 좋았을 것 같습니다. 5인승 경우 추가로 트렁크 공간이 있으며, 7인승 모델은 2개의 시트가 이 공간에 배치됩니다.
2열을 접으면 완전히 평평해지지는 않고 등받이가 10도 가량 올라옵니다.
하지만 트렁크 부문의 공간이 넓기 때문에 활용성이 좋습니다.
2열을 접으면 작은 냉장고, 탁자 등을 충분히 옮길 수 있을만큼 공간을 제공합니다. 2열은 6:4, 3열 모델 경우 3열이 5:5로 접는게 가능해 적재상황에 맞게 시트를 배치할 수 있습니다. 미취학 아이들에게 돗자리 하나 깔아주고 놀라고 하면 딱 좋을 것 같습니다.

- 총평
현재 국내에서 구입할 수 있는 쏘렌토R급 SUV는 선택권이 너무 좁습니다. 회사와 디자인은 다르지만 싼타페와 쏘렌토R은 다른 선택이라기 보다는 유사한 선택에 가깝고, 한국GM 캡티바와 쌍용자동차 렉스턴은 성능이나 가치면에서 아쉬움이 있습니다. 쏘렌토R은 현대차 싼타페DM과 함께 국산차 중에 가장 경쟁력이 있는 SUV로 꼽을 수 있습니다. 넓은 실내와 적재공간, 도심과 험로 모두 어울리는 디자인 등은 쏘렌토R의 장점입니다.
올해 하반기에 풀체인지 모델이 등장할 예정이지만, 최근 현대기아차 추이를 볼 때 편의사양이 몇 개 추가되고 가격이 5~8% 가량 높아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신차가 나온다고 해도 경쟁력은 충분합니다. 이정도 차급 SUV들을 위해서는 2리터 터보 엔진이나, 3리터급 엔진은 되어야 출력에 부족함을 느끼지 않겠지만, 패밀리카로 활용하는 데는 2리터 디젤 엔진으로도 충분합니다. 엔진은 같지만 한급 아래인 스포티지와 비교할 때 디자인 뿐 아니라 기본적인 주행성능 부문에서도 좀 더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출력 자체는 스포티지 쪽이 우세하지만 얼마나 안정적으로 주행하느냐? 하는 부분에서는 쏘렌토R 쪽이 훨씬 경쟁력 있습니다.
공간활용성 측면에서 동급 SUV에 비해서 넓은 공간을 제공하나, 트렁크 공간을 확보하다보니 2열에서 충분한 공간이 나오지 않는 것도 아쉬운 부분입니다. 현재 경쟁모델이라고 할 수 있는 싼타페에 비해서 실내 공간의 아쉬움이 큽니다. 2열 공간을 상황에 따라 확장할 수 있는 레일 시스템을 적용했으면 훨씬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쏘렌토R은 패밀리카로 구입하기에는 다소 부담스러운 가격대 입니다. 차량 가격에 취등록세와 보험료까지 고려해야 하는 상황에서 최저 트림을 선택해도 3000만원에 달하는 비용을 내야하는 것은 부담스럽습니다. 쏘렌토R은 가장 하위트림 가격이 2700만원부터 시작합니다. 물론 그에 따른 편의사양이 추가되어 있지만, 패밀리카로 경제성을 중시하는 가장들에게 좀 더 다양한 선택권을 주기 위해서 안전부문을 제외하고, 편의사양을 줄여 가격을 낮춘 트림이 꼭 필요합니다.
쏘렌토의 가격은 2리터 디젤 모델이 2802만원부터 3514만원(4WD), 2.2디젤모델이 2740만원(수동변속기)부터 3593만원으로 형성돼 있습니다. 기능에 따른 가격인상은 어쩔 수 없지만 가장 하위트림 가격이 패밀리카로서는 너무 높습니다. (그래서 2.0 디젤 가장 하위트림부터 럭셔리로 시작하는 것인가 봅니다)
쏘렌토R은 패밀리카로 나쁘지 않은 선택이지만, 가격을 고려하면 또 적극적으로 추천하기는 애매하게 되어 버리는 상황이 발생해, 다른 경쟁자들과 비교해 상당한 고민을 하게 만드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최근 수입차들이 공격적으로 가격 정책을 책정하고 차급을 낮춰서라도 수입차 + 높은 연비를 선호하는 젊은층들이 늘어나는 것을 감안하면, 가격 설정을 좀 더 넓게 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 개선해야할 점.
풀체인지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경쟁모델로 꼽히는 싼타페DM에 비해 성능이나 편의사양 부문에서 부족한 부분이 있습니다. 주행성능 부분에서는 차량 무게와 출력을 감안하면 큰 불만은 없지만, 현대기아차 차량에서 고질적으로 나타나는 브레이크 성능에 대한 아쉬움이 큽니다. 2톤에 가까운 무게를 버티기에는 현재 브레이크 성능은 부족함이 느껴집니다. 브레이크 부문과 방음성능만 조금 개선한다면 훨씬 상품성이 높아질 것으로 생각됩니다.
쏘렌토R이 처음 등장했을 때, 자동차 전문가 뿐 아니라 일반소비자들도 디자인 부문에 대한 만족감이 높았습니다. 다른 브랜드의 차량과 디자인의 유사성을 지적 받았던 다른 차종과 달리 쏘렌토r는 기아차만의 독특한 색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기아차의 페이스리프트는 완성도 높은 디자인에 덧칠을 해서, 오히려 이전보다 개성이 약해지는 경향이 강한 것 같습니다. 쏘렌토R도 면발광 후미등을 적용해 기존 디자인에 비해 과도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소음과 진동도 현대차 싼타페DM에 비해 조금 높은 수준이나 이는 차세대 쏘렌토에서 개선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디자인 자체 완성도는 높지만 기아차에 프리미엄 SUV를 추구하는 모하비가 있어서 그런지 40~50대가 선택하기에는 젊은 취향이 강하다는 것은 약점으로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차세대 쏘렌토에서 이같은 문제의 상당부분이 개선될 것으로 보이나, 그만큼 가격 인상도 따라올 것 같아서 우려가 되는군요.
- 누구에게 필요한 차량인가?
쏘렌토R은 유행을 타지 않는 디자인, 넓은 적재공간 등을 장점으로 가진 모델로 자녀를 둔 30~40대 가장 또는 아웃도어 활동이 많은 20~50대까지 어울리는 차량입니다. 오토캠핑, 낚시 등 많은 짐을 적재해야 하고, 어느 정도 험로 주행이 가능한 차량을 원하는 분이라면 쏘렌토r에 관심을 가져볼 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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