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잇 정치연] 쌍용자동차가 코란도C의 파워트레인을 업그레이드해 상품성을 높인 '코란도C LET 2.2'를 선보였다.
코란도C LET 2.2는 배기량을 낮춰 효율성을 강조한 다운사이징 추세와 달리 이례적으로 배기량을 높여 주행성능과 연비를 향상한 것이 특징이다. HID 헤드램프와 스마트폰 미러링 시스템 등을 추가해 상품성을 강화한 점도 눈에 띈다.
가장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국산 SUV 시장에서 코란도C의 변화가 어떠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을지 서울과 춘천을 왕복하는 약 220km 구간에서 코란도C LET 2.2를 타고 달려봤다.

역대급 스펙으로 무장 "연비·가속력 놀라워"
기존 코란도C와 가장 크게 달라진 부분은 바로 파워트레인의 변화다. 새로운 배기가스 규제인 유로6에 대응하기 위해 쌍용차는 배기량을 높이는 방법을 택했다.
쌍용차가 개발한 2.2ℓ e-XDi220 디젤 엔진은 아이신(AISIN)사의 6단 자동변속기와 결합해 성능과 연비를 동시에 만족시킨다. LET는 'Low-End Torque'의 약자로, '일상에서 체험하는 파워 드라이빙'이라는 컨셉을 표방했다.

신형 e-XDi220 엔진은 이른바 '역대급 스펙'이라 부르기에 충분하다. 이 엔진의 최고출력은 178마력, 최대토크는 40.8kg·m로 기존 코란도C보다 각각 19.4%, 11%가 향상됐다.
스펙의 변화는 쉽게 체감할 수 있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1400rpm의 저속구간부터 최대토크를 발휘해 출발부터 경쾌한 힘을 느낄 수 있다. 최대토크는 1400~2800rpm까지 긴 구간에서 고른 힘이 뿜어져 나온다.

시승 시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 시간을 측정해본 결과, 약 9초가 소요됐다. 덩치를 감안하면 꽤 괜찮은 기록이다. 고속도로에선 속도계를 확인하지 않고 가속페달을 밟으면 순식간에 규정 속도를 넘겨 감속을 반복했다. 그만큼 힘이 넘친다.
기어노브와 스티어링 휠에 있는 스위치와 버튼을 통해 수동모드를 즐길 수 있지만, 가속감이 뛰어나기 때문에 일상 주행에서 수동모드를 사용할 일은 거의 없을 듯하다.

코란도C LET 2.2의 공인 복합연비는 13.3km/ℓ로 기존보다 3.9%가 향상됐다. 실제 이날 시승 구간인 서울-춘천 간 고속도로에서는 규정 속도로 정속 주행 시 ℓ당 평균 15km를 기록했다. 이 정도면 연비도 훌륭한 편이다.
한 가지 아쉬운 부분은 고속 주행 시 거슬리는 풍절음이다. 쌍용차 나름대로 NVH(소음진동) 성능에 심혈을 기울였지만, 아마도 높은 차고의 영향이 아닐까 싶다. 실제 코란도C LET 2.2의 전고(차체 높이)는 1715mm로 경쟁 차종인 현대자동차 투싼보다 전장과 전폭이 적지만, 전고가 70mm 높다.

디테일한 부분까지 상품성 향상…'가격 경쟁력' 충분
전체적인 디자인은 기존 코란도C와 크게 다르지 않다. 출시 이후 한 차례 부분변경을 통해 강인한 남성미가 넘치는 스타일은 코란도C LET 2.2에도 그대로 적용했다.
요즘 자동차 디자인 트렌드와 비교한다면 다소 올드해 보이는 면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단단한 이미지가 마음에 든다. 새롭게 적용된 HID 헤드램프와 클리어 타입 방향지시등이 깔끔한 인상이다.

실내에 앉으면 시인성을 높인 6컬러 슈퍼비전 클러스터와 자연스러운 느낌을 강조한 무광 우드그레인이 눈길을 끈다. 여름철에 유용한 운전석 통풍시트는 2단계로 조절이 가능해 쾌적한 운전을 돕는다.
2열 공간의 세심한 배려도 눈에 띈다. 17.5도까지 기울어지는 리클라이닝 기능을 갖춘 2열 시트는 코란도C만의 장점이다. 덕분에 2열 시트에 앉아 장시간을 주행해도 피로감이 크지 않다.

TPMS와 다기능 ESP 등 다양한 안전사양으로 상품성을 높인 점도 주목할 만 하다. 차량 자세제어시스템인 ESP는 악천후와 급선회 등 운전자의 의지대로 차량을 제어하기 힘든 상황에서 엔진 출력과 브레이크를 스스로 제어해 차량이 안정적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한다.
이외에도 6개의 에어백과 차량 전복방지 장치인 ARP, 브레이크 보조 시스템 BAS, 언덕길 밀림방지 장치인 HSA, 급제동 경보장치인 ESS 등 최신 안전사양을 모두 갖췄다.

코란도 C LET 2.2의 가격은 트림에 따라 2185만~2820만원으로 책정됐으며, 이날 시승한 익스트림(Extreme) 트림의 가격은 2597만원이다. 파워트레인부터 디테일한 부분까지 상품성이 크게 높아졌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가격 경쟁력도 충분해 보인다.

정치연 기자 chiyeon@i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