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현대차의 신형 아반떼가 남양 연구소서 발표됐다.

신형 아반떼는 보통을 넘어선 준중형 세단이란 의미로 '슈퍼 노말(Super Normal)'이란 슬로건을 내세웠다. 아반떼(AD, 6세대)의 라이벌은 아반떼(MD, 5세대)라면서 경쟁 차종으로 국내 준중형 세단을 전혀 의식하지 않았다. 기존 아반떼가 준중형 세단 중 압도적으로 많이 팔렸기 때문일 것이다.

그럼에도 글쓴이는 비교할 건 비교해야겠다는 생각에 이 기사를 준비했다. 현대차의 신형 아반떼와 기아차 K3, 쉐보레 크루즈, 르노삼성의 SM3 네오 등 동급 준중형 세단을 한데 모아놓고 파워트레인 성능과 연비, 안전성, 가격 등 네 가지 요소를 두고 아래와 같이 정리했다.

파워트레인을 판단하는 기준은 다음과 같다. 엔진은 배기량 대비 효율과 가짓 수, 변속기는 구조상 엔진 성능을 얼마나 잘 전달할 수 있을지를 가렸다.

쉐보레 크루즈는 동급 모델 중 엔진 배기량이 가장 적은 1.4 터보 가솔린 모델이 판매되고 있다. 140 마력(@ 6,000 rpm)의 최고 출력과 최대 20.4 kg.m 토크(@ 3,000~4,500 rpm)를 발생시킨다. 1.8 자연흡기 가솔린 모델도 판매되고 있으나 동력 성능과 연비 효율은 1.4 터보 가솔린이 가장 좋다.

동급 차량 중 유일하게 2.0 디젤 모델이 판매됐다는 점도 주목할만하다. 11월 경부턴 1.6 리터로 다운사이징된 모델이 국내 출시된다. 유로6 트랙스 디젤과 올란도 디젤처럼 독일 오펠이 공급하는 1.6 CDTI 에코텍 디젤 엔진이 탑재된다. 동력 성능은 135 마력(@ 4,000 rpm)에 32.8 kg.m(@ 2,250 rpm) 수준이다. 수치상으론 동급 차량 가운데 가장 우수한 성능이다. 변속기는 연료 효율성 및 구동계 전달 효율이 개선된 3세대 하이드라매틱 변속기가 적용될 예정이다.

현대차 신형 아반떼는 현재 감마 1.6 GDi 가솔린, 1.6 U2 VGT 디젤, 감마 1.6 LPi 모델로 출시돼 있다. 감마 1.6 GDi 가솔린은 실효 가속성능을 보완하는 셋업으로 엑센트 1.6 GDi 대비 최고 출력과 최대 토크 수치가 하향됐다. 132 마력(@ 6,300 rpm)에 16.4 kg.m 토크(@ 4,850 rpm)의 동력 성능을 낸다. 변속기는 파워텍 6단 자동 변속기를 적용한다.

유로6 1.6 U2 VGT 디젤은 i30 1.6 디젤에 적용된 것과 같다. 136 마력(@ 4,000 rpm)에 30.6 kg.m(@ 1,750~2,500 rpm, DCT 기준) 토크를 발생시킨다. 디젤 모델은 엑센트 디젤, 올 뉴 투싼처럼 현대다이모스의 7단 DCT를 적용했다. 연내엔  누우 2.0 MPi 가솔린 엔진을 투입할 예정이라 선택권이 다양해질 것으로 보인다.

기아차 K3는 유로6 디젤 모델이 아직 출시되지 않은 상황이다. 11월 전후 신형 아반떼 디젤과 같은 방향으로 셋팅된 1.6 U2 VGT 디젤 엔진이 투입될 가능성이 높다. 가솔린 모델은 뉴 프라이드 1.6, 엑센트 1.6 GDi와 성능이 같다. 140 마력(@ 6,300 rpm)과 17 kg.m 토크(@ 4,850 rpm)를 발생시킨다. 디젤 모델은 아직 유로5 1.6 U2 VGT 디젤 엔진(128 마력 / 28.5 kg.m)이 적용되고 있다. 변속기는 공통적으로 파워텍 6단 자동 변속기를 적용한다.

르노삼성 SM3 네오는 단일 모델로 가솔린만 판매되고 있다. 르노-닛산이 공급하는 1.6 자연흡기 D-CVTC 가솔린 엔진으로 117 마력(@ 6,000 rpm)과 16.1 kg.m 토크(@ 4,000 rpm)의 토크를 낸다. 변속기는 자트코가 공급하는 엑스트로닉 무단 변속기가 셋팅돼 있다. 인지할 특성이 있다면 벨트-풀리와 토크 컨버터에서 발생되는 동력 손실이 동급 차종들보다 상대적으로 크다는 점이 되겠다.

연비는 에너지관리공단에 표시된 국내 복합 연비 수치를 기준으로 판단했다.

디젤 준중형 세단 중 연비가 가장 우수한 모델은 현대차 신형 아반떼다. 아반떼 1.6 디젤(7단 DCT)이 18.3~19.2 km/l, 공동 고시로 측정 기준이 강화된 정부 신고 연비는 17.7~18.4 km/l에 이른다. 수동 6단 기준 연비가 복합 18.7 km/l, 정부 신고 연비 17.9 km/l 수준임을 고려하면 질적으로 우수하다. 가격 대비 성능과 연비가 우수한 액센트 디젤의 장점을 희석시킬 정도다.

기아차 K3 디젤은 2013년도 측정 기준으로 16.2 km/l의 연비를 확보한 것으로 나타나 있다. 유로5 모델이라서 신형 K3가 출시되기 전까지는 참고용 기준치로만 알아두는 것이 좋다. 신형 아반떼와 같은 파워트레인을 수용한 K3 디젤이 출시될 경우 위와 같은 분포의 연비가 표시될 가능성이 높다. 다운사이징될 크루즈 디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새 엔진과 변속기가 투입될 것이라 이를 가리는 것은 의미가 없다. 기존 판매된 크루즈 2.0 디젤의 연비는 13.1 km/l였다.

가솔린 준중형 세단 중에선 르노삼성 SM3 네오의 연비가 가장 앞선다. 2012년도 측정 기준으로 15 km/l며, 실제 수백 km의 장거리 운전을 해서 나온 연비도 이와 비슷했다. SM3 네오의 무단 변속기는 특히나 연비에 최적화된 설계가 반영돼 이 수치가 높게 나온다.

현대차 신형 아반떼는 복합 13.8~14.4 km/l, 정부 신고 연비 13.1~13.7 km/l 분포를 보인다. 기아차 K3 가솔린은 복합 14~14.5 km/l, 쉐보레 크루즈 1.4 터보는 12.6 km/l, 1.8이 11.1~11.3 km/l로 표시됐다.

준중형 세단을 연비 위주로 운용하는 운전자라면 현재로선 아반딜 디젤 내지 SM3 네오가 낫겠다.

가장 안전한 준중형 세단을 말해야 한다면 쉐보레 크루즈다.

쉐보레 크루즈는 美 IIHS(고속도로 보험 안전 협회), NHTSA(북미 고속도로 교통 안전국), 유로 엔캡(Euro NCAP), 자동차안전연구원이 실시한 KNCAP 등 유수의 자동차 안전도 평가에서 안전성을 입증한바 있다. 이미 국내선 말리부로 15.6톤의 컨테이너를 루프에 싣는 퍼포먼스를 선보인만큼 차체 강성 부문에서도 상당한 신뢰를 확보했다.

실제 국내서 실시된 2014년도 KNCAP 자동차 안전도 평가의 경우 100점 만점에 87.1점을 받아 1등급올 판정됐으며, 충돌 안전성에서 97.7 %의 완벽에 가까운 충돌 안전성 평가를 받기도 했다. IIHS에선 스몰 오버랩을 제외한 전 항목 우수(Good) 판정, NHTSA에선 전방 및 측면 충돌에서 별 다섯 개, 전복 위험성 10.9 %를 기록했다.

기아차 K3는 2013년도 자동차 안전도 평가서 아반딜보다 약간 높은 84.8점으로 1등급을 받았다. 충돌 안전성은 93.8 %다. IIHS에선 크루즈와 마찬가지로 스몰 오버랩에서 미흡(Marginal) 판정, NHTSA선 기존 아반떼와 동일하게 전방 충돌에서 별 네 개를 받았다. 전복 위험성은 크루즈보다 약간 낮은 10.3 %다.

현대차 신형 아반떼는 아직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았다. 신차 발표회상에선 IIHS에서 스몰 오버랩을 포함한 전 항목 우수(Good) 판정으로 탑 세이프티 픽 플러스에 선정될 것으로 내다봤고, KNCAP 자동차 안전도 평가서도 1등급의 최우수 안전도를 인정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첨단 고장력강(AHSS) 비율을 18 %에서 53 %로 확대하고 핫 스템핑 공법, 구조 접착제 확대 적용 등 기존 아반떼 MD와는 비교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결과는 지켜봐야 알겠다.

르노삼성 SM3는 동급 차종보다 이른 시기에 자동차 안전도 평가가 진행됐다. 2010년에 KNCAP, 2011년도에 유로엔캡으로 자동차 안전도 평가가 진행됐다. 당시 결정된 안전도 종합 등급은 표기상 K3와 같은 2등급이다. 유로엔캡에선 같은 플랫폼의 차량인 르노 플루엔스(Renault Fluence)란 차량으로 평가됐다. 종합 평가 등급은 별 네 개다.

국내 출시된 준중형 세단의 가격 대비 상품성은 어떨까?

현재로선 현대차의 신형 아반떼가 가장 우수하다고 말할 수 있다. 디자인을 비롯한 거의 모든 부분이 바뀌고, 오주유 방지 시스템 등 예전에 없던 기능들이 추가됐는데도 가격 상승이 적다. 운전석 및 동승석 어드밴스드 에어백, 무릎 에어백을 비롯한 승객 안전성도 좋아졌다. 동급 차량이 6-에어백으로 셋팅된 점을 고려하면 안전도면에선 구성이 괜찮다.

그렇지만 운전자가 원하는 상품성을 만족시키려면 적지 않은 투자가 필요하다. 아반떼 1.6 가솔린 모델이라도 최소 스마트(1,765만 원) 이상은 택하면서 옵션으로 분류된 138만 원의 상당의 옵션 선택이 필요하다. 20~30대의 젊은 취향과 세련된 스타일링을 바란다면 스마트 스페셜(1,878만 원)은 골라야 하겠다. 아반떼 디젤 1.6도 스마트(1,981만 원)에 세 가지 옵션을 택해야 만족할 수 있다.

르노삼성의 SM3 네오는 SE(1,718만 원) 내지 LE(1,866만 원)를 고르는 것이 현실적이다. 디자인적으로 신형 아반떼처럼 잘 빠진 것은 아니지만, 준중형 세단으로서 가져야 할 옵션은 다 있다. 우적 감지 와이퍼,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 등 가격 대비 상품성에선 가장 합리적이다.

기아차 K3는 가솔린 모델의 경우엔 럭셔리(1,712만 원)에 서너 가지 옵션을 필수로 선택해야 한다. 버튼 시동 스마트키 시스템(49만 원), ECM 룸미러 및 하이패스 패키지(25만 원), 내비게이션 패키지(83만 원) 정도는 골라야 한다. 이렇게 고르면 SM3 네오 LE 트림을 선택하는 것과 다를 게 없어진다. K3를 구매하려 한다면 신형 모델을 기다리는 것도 괜찮을 수 있ж다.

쉐보레 크루즈는 1.8 가솔린의 경우 LT(1,822만 원) 내지 LT 디럭스 팩(1,916만 원)을 선택하는 것이 낫다. 1.4 터보는 기본 모델인LT 디럭스 팩(2,028만 원)이 현실적이다. 1.6 디젤은 아직 나오지 않았으나 2.0 디젤(2,186~2,279만 원)과 비슷한 수준으로 가격이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 차량 인포테인먼트 기능인 마이링크는 별도로 선택해야 한다.

현 시점에서 준중형 세단을 희망하는 소비자라면 위와 같은 정보를 참조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