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다나와 자동차에서 며칠 전 새로 출시되어서 며칠 써보고자 받았습니다. 이름이 "스마트 카스캔" 보니까 다나와 자동차랑 REAKOSYS 와 합작으로 만든 건가 봐요.
OBD 스캐너군요. 요즘 차에는 기본으로 달린 OBD 커넥터를 통해서 차량정보를 받아오는 장비죠. 온 보드 다이어그... 요즘 이런 유의 제품들이 꽤 많이 있는데... 과연 이것은 얼마나 스마트한지 한번 써봤습니다. ㅎㅎ
OBD 장치를 꼽을 수 있는 커넥터는 보통 실내 어딘가에 있습니다. 제 차는 저기에 있어요. 커버를 손으로 열면 바로 뭔가를 꼽을 수 있는 커넥터가 보입니다. 그냥 거기다가 꾹 눌러서 꼽아주면 끝.
기기를 꽂고 스마트폰에서 앱을 하나 깔아줍니다. 물론 앱은 무료. 그리고 시동을 켜고 앱을 실행하면 되는 거죠.
앱에서는 차량을 지정해줄 수 있어요. 뭔가 차량별로 고유한 값들을 볼 수 있으리라 기대되는군요.
앱이 실행되면 처음에 차량 종합 진단을 합니다. 이것저것 운행 전에 기본적으로 확인되어야 할 것들이네요. 그런데... 제 차는 애초에 장착된 센서가 많이 없군요. ㅠㅠ
진단이 끝나면(금방 끝나요) 이제 본 화면이 나옵니다. 그리고 운행을 하면 실시간으로 여러 데이터를 보여주죠. 속도, rpm, 순간 연비, 순간 연료소모량, 유류비 등 주로 연비 관련 데이터를 보여주고 있군요.
사진으로 모든 화면 보여주면서 이래저래 설명하는 것보다 제가 실제 주행할 때의 모습 아래 영상으로 보시죠.^^
악셀패달을 놓으면 rpm이 떨어지고 속도가 줄게 되죠. 이럴 때는 연료를 분사하지 않고 그냥 관성의 힘으로 가게 됩니다. 이걸 퓨얼컷이라고 하는데, 이때가 되면 어플에서 띠리링~ 소리가 나고 상단의 아이콘이 진해집니다. 물론 이 소리는 옵션으로 끌 수도 있죠.
영상 보시면 대충 "아~ 이런 거구나" 하시겠죠? 제한속도 지켜가며 열심히 찍었습니다. ㅋㅋ 그래도 뭔가 심심하니까 세부화면 좀 볼까요? 그리고 동영상에는 나오지 않는 화면도 있거든요.
두 번째 화면에서는 주로 엔진 상태에 대한 값들이 나옵니다. 마력, 토크, 흡배기온... 역시나 제 차는 풀오토 에어콘이 아니라서 외기온도는 나오지 않는군요. 그리고 특이한 건 디젤차임에도 DPF 정보가 나오지 않는다는 겁니다. 엑센트는 지원이 안 된데요.
퍼포먼스 화면에서는 토크와 마력을 라인그래프로 보여줍니다. 바로 조금 전에 값이 얼마였지? 하고 볼 때 좋을 듯 싶긴 한데... 그래프의 Y축에 재원 상의 값에만 선이 그어져 있어서 정확한 값을 알기는 어렵고 대략 비교해서 봐야 할 듯 합니다.
배터리 화면과 타이어 상태 화면에서도 역시나 미지원투성이..ㅠㅠ TPMS 정보에 데이터가 나오려면 요즘 최신모델에 장착된 4바퀴 각각의 데이터가 나오는 차량만 됩니다. 차에 기본으로 TPMS 센서가 달려있다 하더라도, 순정 계기판에 그냥 4바퀴 대신해 이상있다 없다만 나오는 차는 안돼요.
다음 화면에는 뭔가 색다른 화면이 나옵니다. 내 차량의 판매시세를 보여주고 있네요. 연식, 주행거리 등등에 따라 최저가 최고가 등의 시세정보를 볼 수 있어요. 오호~~ 이거 완전 좋네요. ㅎㅎㅎ
관리메뉴로 들어가면 차량 관리에 필요한 3가지 화면을 볼 수 있습니다. 내 차의 순정사이즈 타이어가 뭐고 가격비교까지 해 볼 수 있어요. 와~ 이런 걸 넣을 거란 생각은 꿈에도 못했네요.^^
일반적인 차량의 소모품 교환주기를 표로 볼 수 있습니다. 거의 차량관리의 총집합 어플같은 느낌이군요. 이것저것 차에 관한 건 다 있는 그런... 또 제가 놀랬던 건, 내 차량의 세부정보가 나온다는 거였어요. 총 km가 어느정도 누적 되었으니 보증기간이 어떻고, 제원상의 수치들이 어떻고. 이거 데이터 입력하느라 개발자가 머리 좀 썼겠어요. ㅋㅋ
아쉬운 건 몇몇 항목은 표기오류가 있군요. 제로백이랑 최고속도가...-_-;;;
또 하나의 강력하고 편리한 기능인데.... 주행했던 거리랑 연비 등이 저장되는 건 물론이고, 주유한 기록까지 자동으로 저장이 되요. 이게... 연료량 센서에서 뭔가 값을 받는 거겠죠? 이렇게 되면 차계부 쓰시는 분들은 아주 편해지겠어요.
HUD 모드로 하면 이렇게 화면이 반전돼서 나와요. 유리창에 비추면 똑바로 보이죠. 그리고 화면 밝기도 자동으로 최대로 바뀌기 때문에 낮에도 글자들이 잘 보이더라고요. 마지막으로, 세팅화면에서 대체 제 차량에는 뭐가 그리 지원안 되는게 많은 것인지 리스트를 봐보겠습니다. ㅠㅠ
아놔..... 뭐가 이리 안되는 게 많은가. ㅠㅠ 괜히 손해 보는 거 같은 느낌은 왜죠? 그럼 저런 값들 다 지원하는 차는 무슨 차야?? 얼마나 좋은 차라야 되는 거야?? 그리하여.... 주변에서 좋은 차를 찾아봅니다. ㅋㅋㅋ 단, 현대 기아차만 된데요 아직은..
K7 람다 3.5리터짜리 차입니다. 그래도 K7 정도면 그랜저급이니까 웬만한거 다 되겠지.... 하고 한번 설치해봤어요. ㅎㅎ
기아 K7도 여기에 OBD 단자가 있군요.
오호.... 이차는 순간 주행가능거리가 나오는군요.
그리고 외기온도도 나오고... 가솔린 차량으로 설정하더라도 DPF 자리는 여전히 있군요... 왜??? -_-;
엑센트보다 나오는 값들이 좀 더 많기는 했지만, 이 차도 년식이 최신이 아니라서 TPMS는 나오지 않는군요. 그나저나... 사용 유류비가 엑센트랑 차이가 크네 ㅋㅋ 아마, 테스트할 때 급가속을 많이 해봐서 그런가 봅니다. 근데 진짜로.. 엑센트에 튜닝 좀 했다고 깔짝대지 말아야겠단 생각이 확 들었어요. 3.5리터 람다엔진 가속력 좋네요. 그리고 그 광활한 RPM. ㄷㄷㄷ
* 스마트 카스캔 총평
우선, OBD 스캐너에 대해 잘 모르는 분들은 맨 아래에 사전지식을 봐주시기 바랍니다.
- 스캐너
소비자 가격 4만 원대에 팔리는 제품인데, 이게 스탠다드 OBD인지 K-OBD인지 정확한 답변은 못 들었으나, 스탠다드는 넘어서는 것 같습니다. 그게 맞다면 엄청나게 저렴한 가격이 되는 거에요. 아니라면, 가격 경쟁력은 사라지는 거겠고요. 소프트웨어 가격까지 쳐준다 해도 말이죠.
그리고 OBD 커넥터에는 상시전원이 흐르기 때문에, 스마트 카스캔을 사용하지 않을 때는 장비에서 전원을 자동으로 차단해 주는 기능이 있어야 할 겁니다. 이것도 아직 정확히 모르겠는데, 아마 있는 것 같습니다.
- 어플
어플에 대한 사용 소감을 말씀드리자면... 뭔가 화려하고 매우 많은 데이터로 인해 좋은듯싶지만, 어딘지 부족하다고 느껴집니다. 이걸 만든 사람은 차를 좋아하고 자주 운행하는 사람일까... 라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 의미없는 보여주기용 값들
연비를 좋게 하는 운전에 도움이 되고자 순간연비 표기 의도는 좋습니다. 그것은 순간 연비(km/l) 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순간소모량은 정말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봅니다.
이것은 아마도 빈 곳을 메우기 위한 개발자의 처절한 고뇌의 결과가 아닐까 싶군요. 그리고 사실상, 순간 주행가능거리 또한 별 필요도 없고 그거 본다 한들 발가락 한번 까딱만 해도 바뀌기 때문에 의미 없지 않나 싶습니다.
- 이게 최선입니까?
엔진의 상태를 보여주는 값들을 모아놓은 화면입니다. 이게 다인가요? 뭐 빠진 거 있지 않나요? 수온 말입니다 수온. 토크가 얼마고 마력이 얼마라서 차가 잘 나가니 못 나가니 보다 수온 올라서 차 퍼지지 않는 게 더 중요하잖아요? 순정 계기판에 나온다고요?
그건 엔진에서 연기 나기 전까지는 그냥 늘 그 자리에요. ㅋㅋㅋ 쓸데없는 대기압 대신에 수온을 넣는 게 맞다고 생각하는바 입니다! 그리고 가솔린 차량이면 DPF 자리에 뭔가 다른 걸 넣어야죠. 마땅히 넣을게 없다고요? 시계라도 큼지막하게 넣어주세요.
- 따라 하기 말고 혁신을 보여주세요
이런 유의 OBD 게이지들은 너무너무 많습니다. 앱 마켓에서 검색했을 때 한두 가지 값만을 보여주는 것까지 따지면 정말 지겹도록 많이 나옵니다. 그중에 최고봉은 뭔가요..? 그 최고의 자리를 차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냥저냥 다른 어플들도 다하는 그런 방법 따라 하기로 베이스 깔아놓고, 거기에 자동차 사이트와 연계해서 맞춤 결과 보여주는 거? 다나와 자동차와의 콜라보로 감탄을 불러일으킬 힘을 얻었는데, 받쳐줄 기본기가 약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제 기대가 컸던 것도 같고, 소프트웨어는 업데이트하면 될 것이긴 하지만, 현재로써는 너무 특징 없이 밋밋합니다. 내차 시세랑 타이어 가격 비교하려고 이 어플을 설치하지는 않을 거잖아요. 이 기능이 스마트해서 이름을 그렇게 지은 건 아니잖아요.
- 그래서 생각해본 제안들
* 실사용 체험을 많이 해보세요.
노출되는 값들이 잘 나오나 볼 게 아니라, 이 값이 진짜 필요할까를 먼저 생각해 봐주세요.
* 유저 커스터마이징 솔루션을 생각해봐 주세요.
사람마다 원하는 값들이 다 다르니까, 뭐든지 값을 넣어주면 잘 보는 사람이 있을 거야 이런 생각으로 가능하면 많은 데이터를 보여줘야 하는 건 맞습니다.
그래서 여기에 더해서 화면을 직접 지정할 수 있는 자유까지 주어진다면 토크를 쳐내버릴 어플이 되리라 봅니다. 픽셀단위로가 아니라, 화면을 크게 구역을 나누고 각 데이터항목을 테트리스 블록처럼 생각하는 거죠. 큰 속도계는 2x2짜리 항목. 토크게이지는 2x1짜리 항목..... 더이상 가솔린 차량 오너가 쓸데없고 광활한 DPF 항목을 보는 걸 없애야 한다고 봅니다.
* 워닝기능 있으면 좋겠어요.
어플 화면을 계속 주시하면서 운전할 수는 없는 노릇이죠. 처음에야 신기하니까 자꾸 보지만, 조금 지나면 어플 키는 것마저도 잊을 수도 있습니다. 운전할 땐 반드시 켜야만 하는 이유가 있어야 할 겁니다. 연비 보는 걸로는 약해요. 특정 값들이 허용치를 벗어날 때 알림을 주는 기능이 있다면, 차에 타면 바로 카스캔부터 키는 사람들이 더 늘어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개인적인 바람으로... 수동 기어 단수도 표기해주면 좋겠습니다. EUC에서 데이터 나오는게 없겠죠. 근데 기어비 다 알잖아요. 그러면 속도랑 RPM으로 계산해낼 수 있잖아요.
이제 나온 지 얼마 안 된 제품에 너무 쓴소리만 한 것 같지만, 그만큼 뭔가 제대로 된 것이 나오길 바라는 마음이 커서 그렇습니다. 그런데도 유류비를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것이라든지 택시처럼 말이 달리는 것 등 재미도 있고, 유익성도 큰 스캐너임은 틀림없습니다. ^^ 역시 마지막은 훈훈한 마무리가 최고죠.
사전지식 - OBD 스캐너의 종류
차량의 OBD2 커넥터로 확인할 수 있는 데이터는 크게 2가지로 나뉩니다. 스탠다드 한 것과 제조사별로 고유한 것. 가능하면 모든 값을 스탠다드로 통일시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만, 제조사별로 같은 종류의 데이터를 다른 제목을 붙여서 통신하게끔 하고 있습니다. 현대-기아차도 고유값들을 많이 가지고 있고, 이통신 방식을 K-OBD 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국내 시판차량 제조사중에 가장 스탠다드값을 많이 지키는게 GM 인듯 합니다.
당연히 OBD 스캐너중에서 스탠다드한 값만을 읽을 수 있는것이 있고, 제조사별로 고유값까지 읽을 수 있는게 있겠죠. 스탠다드용은 인터넷에서 중국산 만원대에 살수 있고, 고유값용은 카센터등에서 쓰는 비싼 것들입니다. 아시다시피, 만원짜리 OBD 스캐너에 무료어플 하나 깔아주면 왠만한 차량 값들은 볼 수 있습니다. 속도, RPM, 흡배기온, 전압, 연료압....정도. 그리고 어플중에 그 유명한 토크 어플은 매우 많은 값을 계산해서(?) 보여주죠. 마력,토크, 제로백, 부스트, 연료분사량...등등
그런데 만원짜리 스캐너로는 때려죽여도 못보는 값들이 있죠. 대표적으로 엔진오일온도, 미션오일온도. (쉐보레 차량은 엔진오일온도를 볼 수 있다고 들었어요.) 현대기아차의 경우 이 값들은 K-OBD 장비로만 볼 수 있으며, K-OBD 장비로는 차의 정말 모든 정보를 다 볼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