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의 필수품 대접을 받는 스마트폰을 쓰는 시간이 점점 늘어나면서, 반대로 몸은 점점 스마트해지 못하는 것은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작은 화면을 오랫동안 보다보니 눈이 침침해진다는 이들도 많다. 더욱 심각한 것은 꾸부정한 자세로 오랫동안 스마트폰 화면에 집중하다보니 이른바 거북목증후군이라 부르는, 그래서 목이나 허리에 문제가 있는 이들을 주위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굳이 스마트폰이 아니더라도, 컴퓨터로 거의 모든 일을 하는 이른바 화이트컬러에서는 이미 상당히 오래전부터 어쩔 수 없는 직업병처럼 인식되기도 한다. 스트레칭도 해보고, 마사지도 받아보지만, 근본적으로 자세가 잘못되면 고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반드시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모니터 때문만은 아니겠지만, 한국인이 병원에 가장 많이 찾는 원인은 기관지염과 디스크라는 통계가 있을 정도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의하면, 흔히 디스크라고 말하는 추간판 장애로 2010년에는 약 16만 명이 병원을 찾았으나, 지난 5년 사이 무려 73.1%나 증가했다. 무엇보다 스마트폰 사용량이 월등한 2-30대 증가율이 두드러졌다는 것은 분명 걱정스러운 일이다. 전통적이라 할 수 있는 허리디스크 증가율이 18.4%인데 비해, 스마트폰과 관계 깊은 목 디스크 증가율이 20.9%라는 것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스타트업 기업인 나무가 선보인 웨어러블 디바이스 알렉스(Alex)는 이런 현대인들의 거북목을 조금이라도 줄여보고자 만든 이른바 자세교정 스마트기기다. 그동안 웨어러블 기기들이 주로 운동량을 측정하던 것과는 사뭇 다르다. 다른 웨어러블 기기나 사물인터넷 기기처럼 국내 시장보다는 일찍부터 해외시장에서 주목을 받아 크라우드 펀딩을 성공하기도 했다.
보통 스타트업 제품이라고 하면 어딘지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제품은 신생기업이 만들었음에도 포장이나 만듦새는 상당히 깔끔하다. 항상 가지고 다니기 좋도록 하드케이스를 기본으로 담은 점은 좋은 아이디어다.
전체적인 생김새는 설명을 듣지 않으면 스포츠형 넥밴드로 착각할 것 같은 디자인이다. 뒤쪽, 그러니까 목에 닿는 부분이 본체로 3축 센서와 배터리가 들어 있다. 이 센서를 통해 각도와 움직임을 측정한다. 메탈 소재에 실리콘을 덧씌운 다리 부분은 자유롭게 변형시켜 귀에 걸어준다. 제품 사이즈가 하나이므로 사람에 맞게 적당히 조절해 주면 된다. 무게는 25g으로 쓰다보면 크게 작용감을 느끼기는 힘들다.
뒤쪽을 눌러주면 충전포트가 보인다. 스마트폰에 표준처럼 쓰는 5핀 마이크로 USB타입으로, 110mAh 배터리는 한 번 완전히 충전해두면 하루 10시간 쓴다고 가정할 때, 최대 일주일 정도 쓸 수 있다. 물론 진동이 잦으면 조금 빨리 충전해야 한다. 완전 충전에는 두 시간 정도 걸린다.
제품을 목에 걸어주는 것으로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스마트폰에 어플을 설치해 이제 본격적으로 알렉스를 작동시켜볼 차례. 어플 설치를 하고, 블루투스로 제품을 연결해주면 기본적인 설치는 끝난다. 저전력으로 알려진 블루투스 4.0 LE로 연결된다.
알렉스는 바른 목 자세의 습관을 들이도록 하는 기기인 만큼 귀에 걸고 목을 기울여 보았다. 바로 진동이 온다. 자세가 바르지 못하다는 경고를 보내는 것이다. 일단 기본세팅상태에서 쓰면서 놀랐던 것은, 본디 자세가 좋지 않다고는 생각했지만, 괜찮다고 생각했던 자세에도 경고가 계속 온다는 사실이다. 그만큼 자세가 무너졌다고나 할까?
알렉스의 기본 세팅은 사람에 따라서는 지나치게 목과 허리를 꼿꼿하게 세워야 한다고 느낄 수도 있다. 이런 이들을 위해서 맞춤형 코칭 서비스를 갖추고 있다. 스마트폰에 표시되는 아바타를 가지고 자신이 생각하는 바른 자세, 경고가 시작될 자세 등을 조정할 수 있다. 흔히 말하는 캘리브레이션이다. 불량 자세를 경고 받는 시간이나 진동 강도 등도 설정할 수 있다.
귀에 걸어두고 자연스럽게 생활을 하다보면 잘못된 자세마다 바로 경고가 와서 문제가 있음을 지적한다. 제품 자체가 교정을 해주는 것은 아니지만, 운동선수의 코치의 1:1 지도처럼 바로 진동으로 경고를 받다보니 확실히 문제가 있는 자세를 취하는 습관이나 시간이 줄어들게 된다. 모니터도 조금 높이고 의자도 낮추는 등 보다 바른 자세를 갖도록 만들어주는 것은 바로 알렉스의 보이지 않는 공이다.
실시간 코칭이나 확인도 좋지만, 시간의 흐름에 따른 자세 변화를 통계로 보여주니 쉽게 확인할 수도 있어 좋다. 그만큼 자세가 바르게 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번에 최대 4주간의 자세 정보를 저장할 수 있는데 이 기간은 조금 더 늘렸으면 좋을 것이다.
제품을 쓰면서 제조사 측에 궁금한 점을 메일로 물어보았고 이를 많은 궁금한 점을 해소할 수 있었다.
1. 앞으로 신제품 출시 계획은 있으신가요? 예를 들면 지금은 자세교정만 되고 다른 기능이 전혀 없습니다. 이어폰 기능 등이 있으면 더욱 사용자가 늘어날 것으로 생각합니다.
현재의 제품은 가장 기본이 되는 단순한 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목의 자세를 알려주는 주는 제품은 아직 없었고 일단 그 기능에 충실하고자 했습니다. 이에 더해서 현재 몇 가지 신제품 개발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우선, 현재의 기능을 활용한 서비스로 목 자세에 기반, 적절한 운동을 컨텐츠와 함께 추천하는 기능입니다. 현재 알렉스가 내장한 센서는 목의 상하 자세뿐 아니라 다양한 각도와 활동을 감지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자세의 형태에 따라 가장 적합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모커리 병원과 협력해서 공동 개발할 겁니다.
2. 이어폰이 힘들다면, 전화, 카톡 알림 기능을 추가할 수는 있을까요?
가능은 하겠습니다만, 현재로서는 건강한 삶을 도와주는 기능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고급형의 경우에 부가적인 옵션으로 고려할 수 있습니다. 물론 고객 니즈를 계속 조사하면서 필요하다면 추가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현재로서는 다소 알렉스의 정체성과는 멀다는 느낌이 듭니다.
3. 상대적으로 블루투스 연결이 상대적으로 불안한 편입니다. 사용중 자주 끊어지는 현상이 있었습니다.
블루투스 연결은 안드로이드 OS의 다양성 때문에 저희 제품뿐 아니라 많은 제품에서 불안정한 현상이 발생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를 감안하여 알렉스는 블루투스 연결이 없이도 완전히 독립적으로 동작하고 자세 정보를 하드웨어에 저장할 수 있도록 설계했습니다. 저장된 자세 정보는 앱과 싱크가 될 때 한꺼번에 전송이 되는 방식이죠. 앱이 없어도 사용할 수 있고 데이터 손실도 없다는 점은 알렉스의 또 다른 장점입니다.
4. 손으로 누르면 충전부위가 나오고 들어가도록 되어 있는데 고정이 잘 안된다고 생각하는데 의견은 어떠신지요?
알렉스는 고개를 숙인 자세와 고객를 쑥 내민 자세(거북목 자세)를 모두 감지할 수 있습니다. 숙인 자세는 목의 각도로만 감지하면 되지만, 거북목 자세는 각도뿐 아니라 목을 내민 거리도 측정을 해야 하죠. 이를 위해서 알렉스에 피봇팅 센서가 장착되어 있고, 특허 출원 중인 저희만의 기술입니다. 이를 위해서 고정이 아니라 나오고 들어가도록 일부러 설계를 한 것입니다.
5. 생각하시는 주된 소비자층은?
저희 제품은 목이 건강하거나, 건강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지 않습니다. 저희 소비자층은 목과 관련하여 불편함을 느끼거나, 과거에 경험해서 신경을 쓰는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요즘은 이런 사람들이 워낙 많고 크게 증가하고 있죠.
생활패턴으로 보면 프로그래머, 게이머, 디자이너, 재수생/고시생 등을 주된 고객층으로 봅니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모든 사무직이 컴퓨터를 많이쓰기에 30~40대 사무직을 좀 더 큰 고객층으로 생각합니다.
6. 안경을 쓰거나 이어폰과 함께 Alex를 쓰다 보니 가끔 불편하다고 느껴집니다.
알렉스를 개발할 때 가장 어려웠던 부분이 다리 부분의 설계였습니다. 착용감도 좋게 하면서 측정의 정확도도 높여야하기 때문이죠. 10번 넘게 디자인을 손봐서 지금의 디자인이 나왔습니다. 안경을 착용한 상태에서도 최대한 불편이 없도록 설계를 하려고 노력했지만, 사용자에 따라서 예민하신 분은 불편함을 느끼실 수도 있습니다. 실제 사용자들의 피드백을 들어보면 생각보다 착용감이 가볍다는 분들도 많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목 질환과 통증이 있는 분들에게는 불편함보다는 바른 자세를 가짐으로써 얻는 혜택이 훨씬 크다고 느끼시는 것 같습니다.
국내 스타트업 가운데 독특하게도 자세교정이라는 분야를 개척하고 있는 나무가 사물인터넷 기술을 통해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건강과 행복을 선물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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