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형은 맥주가 마시고 싶다. 하지만 두 아이를 키우는 아빠의 삶은 맥주 한 모금의 여유를 허락하지 않는다. 그는 오늘 일찍 집에 가서 최선을 다해 아이들과 놀아주기로 한다. 아이들을 일찍 재우게 하기 위해서다. 그러면 밤에 맥주 한 캔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더 괜찮다면 치맥도 할지도 모른다…라고 생각하며 그도 잠에 빠진다.
아침에 눈을 떴다. 매형은 여전히 맥주가 마시고 싶다. 하지만 두 아이를 키우는 아빠의 삶은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고의 반복이다. 맥주를 멀리하고, 나날이 건강해지는 매형의 삶은 분하다. 그는 내게 푸념처럼 말했다.”인생은 퇴근하고 맥주 한 잔 하는 짱구 아빠 같지 않다”라고.
아빠가 맥주를 마실 수 있는 방법

매형은 인정할 때가 되었다. 아이들을 재우고 나서 맥주를 마실 시간을 낸다는 것은 ‘수능이 일주일 남았으니 하루에 한 과목씩 끝내볼까?’라는 다짐만큼 허무한 것이란 것을. 나는 “차라리 아이를 돌보면서 맥주를 마시면 안 되나요?”라고 말했다. 말을 끝내기 무섭게 누나의 주걱이 표창처럼 날아왔지만.
덩달아 입담이 튼 조카도 말을 거든다. “술은 마시면 안 돼”
하지만 조카가 맥주를 마시면 어떨까?

하지만 나의 생각은 변함이 없다. 매형이 맥주를 마시고 싶다면 먼저 조카가 맥주를 마셔야 한다. 이게 무슨 잡혀갈 소리냐고? 아니다. 바로 어린이 맥주, ‘나마이키 드링크(Namaiki Drink)’만 있다면 가능한 일이다.
나마이키 드링크에는 어린이용 맥주컵(어른에게는 양치컵)과 가루 봉지가 함께 들어있다. 물을 100ml 부은 후 가루를 넣은 뒤에 얼음 두 조각을 띄워주면 맥주 거품이 보글보글 올라온다. 아이들 보여주기도 전에 내가 먼저 박수를 치다 거품이 넘쳐버린 게 함정이다. 우와 신기해.
어린이 인생 최초의 맥주 맛

나마이키 드링크는 다행히도 생김새만 맥주와 똑같을 뿐. 맥주 맛이 나진 않는다. 나마이키 드링크는 종류에 따라 콜라맛이나 오렌지맛이 난다. 약간 초등학교 앞에서 팔던 캔디나 젤리가 떠오르는 맛. 너무 먹다가 엄마한테 걸리면 화끈한 등짝 맛을 보던. 그 맛이다.
그렇다. 맥주도 어린이 맥주도 많이 마시는 것은 좋지 않다. 과음의 위험성을 알려주기 위해 이런 맛을 낸 것이 아닐까 싶다(아니다). 하지만 우리는 한 잔만 하는 신사들이니까.
자 이제 방금 만들어낸 어린이 맥주가 준비되었다. 하지만 혼술을 하기에 4살은 너무 어리다. 함께 건배를 해줄 사람이 필요하다. 바로 매형이다. 한 팩에 3,500원 정도 하는 어린이 맥주는 조금 비싸니까, 2,500원 하는 어른 맥주를 마시는 것이 좋겠지? 하하 이게 바로 건배란다.
아빠를 위한 어린이 맥주
맥주의 다른 이름은 여유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마시는 맥주가 주는 위로는 대단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상에는 맥주 한 모금의 여유가 없는 사람이 많다. 적어도 세상의 엄마, 아빠들은 그렇다. 그래서 아내와 함께, 아이와 함께 마시는 맥주의 등장은 반갑다. 바쁘게 살아온 서로를 위한 한 잔, 함께 마셔서 더욱 즐거운 맥주가 되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맥주의 또 다른 이름이 가족이 될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