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n't Take My Eyes Off You’라는 곡이 있다. 원곡은 1967년도에 발표되었는데, 필자가 즐겨 듣던 곡은 Muse의 리메이크 버전이다. 누가 불렀는지는 사실 중요치 않다. 중요한 것은 이 노래에는 ‘너에게서 눈을 뗄 수 없어’라는 가사가 있고, 이 가사야말로 우리에게 특히 강아지나 고양이를 키우는 보호자에게 가정용 CCTV가 필요한 이유를 설명해주는 게 아닐까.

필자는 사랑하는 반려견을 혼자 집에 두고 매일 회사에 가야 하는 워킹맘이다. 그래서 늘 ‘이 아이는 내가 없는 집에서 어떻게 하루를 보낼까?’ 궁금하고 걱정됐다. 아마 반려동물을 키우는 대다수의 1인 가구도 필자와 비슷한 처지일 터, 그래서 필자를 대신해 반려견을 지켜봐 줄 홈 카메라를 설치해보았다.

◈ 오늘의 리뷰어 ‘타래’ 소개 ◈

내 눈이 되어줘! 홈 카메라 오마주 홈카3 HC200K 

▶ 1단계 언박싱 

보안 영상 장비 회사인 중국 hikvision에서 나온 제품이다. 네트워크와 연결해 사용하는 IP 카메라이며 기본적으로 스마트폰과 연동해 사용하도록 설계되었기 때문에 스마트폰은 필수다. 

주요 기능을 소개하자면 24시간 내내 실내를 관찰할 수 있으며 동작을 감지해 대상이 움직이면 카메라가 자동으로 추적하여 촬영한다. 앱을 통해서 줌인/줌아웃, 카메라 상하좌우 회전 등을 조작할 수 있고 움직임이 포착되면 자동으로 푸시 알림이 온다. 양방향 소통도 가능해 외부에서 음성을 주고받을 수 있으며 지난 기록도 확인할 수 있어 블랙박스 대용으로도 사용 가능하다. 홈 카메라에 필요한 기능은 거의 갖춘 셈이다.

박스를 열면 동글동글 귀여운 본체와 전원 연결 케이블, 천정이나 벽 설치를 돕는 브라켓, CCTV 작동 스티커, 제품 사용 설명서가 동봉돼 있다. 다만 전원 연결 케이블이 너무 짧아서 콘센트가 멀리 떨어져 있는 집에는 설치가 불편할 것 같다. 

▶ 2단계 설치(설명서에 대한 아쉬움에 -10점)

전원을 연결하니 기지개를 켜듯 눈 모양 카메라를 데굴데굴 굴리며 활동을 개시하는 홈카3. 여성들의 취향을 저격하는 귀여운 비주얼 때문에 빨리 친해지고 싶은데 설치를 하다 보니 보통 까다로운 게 아니다. 

필자는 제품을 사면 설명서를 안 보고 직접 조작하며 기능을 익혀가는 스타일인데, 이 제품은 설치 과정에서 반드시 설명서가 필요했다. 문제는 불친절한 설명서. 내용을 이해하려면 수준급의 독해력과 인내심이 필요하다. 

국문임에도 불구하고 직관적이지 않아서 문과 출신의 젊은 30대임에도 불구하고 해석이 어려웠다. 아마도 많은 이들이 이 과정에서 헤맬 것 같아서, 직접 설치해본 입장으로 쉽게 성공할 수 있는 설치 팁을 공유해본다.

홈카3 와이파이(Wi-fi) 연결 가이드

1) 연결할 무선인터넷, 와이파이의 비밀번호 숙지 : 

홈카3는 와이파이와 연결해서 사용하는 제품이기 때문에 와이파이 비밀번호가 필수다.

2) 핸드폰의 인터넷을 2G 와이파이(정확한 명칭은 2.4GHz 와이파이)와 연결 : 

공유기의 종류에 따라 다른데, 필자의 집처럼 5G 와이파이도 같이 연결되는 공유기라면 이 부분을 꼭 확인해야 한다. 홈카3는 5G 와이파이(=5GHz 와이파이)와 호환되지 않는다.

3) 전용 앱 설치

여기까지 잘 따라왔다면 이제 ‘SAP HD’라는 앱을 핸드폰에 설치한다.

4) 앱에서 와이파이 연결 버튼을 누른 후, 제품 Reset(리셋, 초기화)

필자를 한 시간 이상 곤혹 치르게 한 마의 구간이다. 설명서 내엔 제품에 RESET(리셋) 버튼이 있다는 말이 없었기 때문. 한참을 찾다가 발견했다. RESET 버튼은 제품 정수리 쪽에 있다. 이곳을 동봉된 핀셋으로 쿡 찔러서 약 7초간 꾹 누른다. 와이파이를 연결하라는 음성 안내가 나올 때까지(영어로 나온다).

5) 와이파이, 비밀번호 입력 후 대기

앱에 들어가서 2G 와이파이 이름과 해당 비밀번호를 넣고 연결한다. 그리고 약 1분 정도 기다린다. 곧 돌고래 초음파 같은 소닉음파가 나온다. 1분 정도 귀를 괴롭힐 텐데 조금만 참으면 연결이 성공되었다는 음성 안내가 흘러나온다. 이 역시 영어다.

▶ 3단계 사용(카메라&앱)

극악 난이도의 설치 과정을 성공리에 마무리하고, 드디어 사용에 접어들었다. 200만 화소의 카메라를 사용하며 좌우 355˚, 상하 90˚까지 움직일 수 있다. 

해상도는 FHD 1920x1080으로 디지털줌 기능이 있어서 3배까지 확대가 가능하지만 역시나 화질이 아쉬워진다. 

조작은 전용 앱인 SAP HD를 통해 이루어진다. 실시간 중계는 기본이고 카메라 앵글 조작, 녹화, 캡처, 음성 커뮤니케이션 등을 이 앱을 통해 컨트롤할 수 있다. 하나씩 살펴보자.

카메라의 앵글을 위아래, 좌우로 조절하거나 줌인 혹은 줌아웃하고 싶다면 이 프리셋 버튼을 누르면 된다. 반려동물이 앵글 안에 벗어나 있을 때 유용했던 기능이다. 

마이크 버튼을 눌러 말을 하면 카메라를 통해 음성이 전해진다. 다만 아이가 두려워하거나, 보호자의 모습이 보이지 않아 오히려 더 불안해한다거나 거부감을 보인다면 사용하지 않는 게 좋겠다.

앱에서 제공하는 녹화 기능은 버튼을 누르는 시점부터 시작된다. 필자의 반려견은 움직임이 무척 빠르기 때문에 녹화를 자주 놓쳤다. 

만약 모든 장면을 블랙박스처럼 통으로 녹화하고 싶다면 Micro SD카드를 구매해 본체 머리에 장착해주면 된다. 타임라인 기능을 사용하면 지난 기록도 확인할 수 있어서 블랙박스 대용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다만 안전상 추천하지 않는다). 

▲ 푸시 알림이 와서 프리셋을 눌러 반려견을 찾아보았다

홈카3는 동작을 감지하고 대상의 얼굴을 인식해 추적하는 페이스트래킹 기능이 있다. 그래서 화면 속 반려견이 움직이면 이를 포착해 쫓는데, 그때마다 앱으로 푸시(Push) 알림을 띄운다. 필자가 가장 마음에 들어 한 기능이다. 

반려견이 움직일 때마다 알림이 오는데, 그때마다 화면을 열어보면 아이가 물을 마시거나 간식을 찾거나 돌아다니고 있다. 출근 때마다 ‘넌 늘 혼자 뭘 하니?’ 생각했던 궁금증이 풀리는 순간이었다. 이렇게 귀여운 장면은 마음속에만 저장하지 말고 앱에서 제공하는 캡처와 녹화 기능을 이용해 보관해보자.

▶ 4단계 평가

홈카3는 설치와 조작이 정말 쉬운 제품이다. 성능도 훌륭하다. 그런데 불친절한 설명서 덕분에 설치 초반에 마이너스 점수를 줬다. 차라리 텍스트 위주의 설명을 줄이고 전용 앱 등의 예시 이미지를 활용해 설명했다면 이해하기 훨씬 쉬웠을 텐데 말이다.

IP카메라 특성상 와이파이를 통한 연결이 불가피하다는 것은 알고 있으나 그래도 불안한 건 어쩔 수 없다. 와이파이는 보안에 취약하기로 유명하지 않은가? 해킹을 방지하기 위해서 메모리카드에 직접 접속해야 지난 기록을 볼 수 있게 하거나, 앱에서 현재 카메라 접속자 수를 보여주는 장치도 나쁘지 않지만 이왕이면 기기 내에 자체적인 암호화 기능을 내장하면 더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을 듯하다.

▶ 5단계 결론

필자의 하루의 시작과 끝에는 항상 반려견이 있었다. 아침이면 함께 기지개를 켜며 하루를 시작하고, 밤이면 함께 동네를 어슬렁거리며 산책하는 일상. 그러나 그조차도 아쉬웠다. 오직 시작과 끝에만 함께 한다는 것이. 

홈 카메라를 설치한 동안에는 멀리 떨어져 있어도 언제든 아이를 볼 수 있었다. 그래서 항상 함께하는 기분이 들었고 혼자 시간을 보내는 아이를 보며 좀 더 많은 시간을 함께해줘야겠다는 반성도 들었다. 홈 카메라는 반려동물을 지켜볼 수도 있지만 오히려 반려동물과 떨어져 있어서 분리 불안을 겪고 있는 보호자들에게도 유용한 제품이다. 

▲ 샤오미 미지아 스마트 웹캠 MJSXJ02CM / 샤오미 LMILAB 360도 홈카메라

물론 꼭 홈카3를 쓸 필요는 없다. 동작 감지 알림이나 카메라 원격 조작, 양방향음성 기능이 굳이 필요하지 않다면 이보다 훨씬 저렴하면서 유사한 스펙을 갖춘 2~3만 원대의 카메라를 사용해도 된다. 다만 어떤 제품이든 반려동물과 함께 행복해지고 싶다면 홈 카메라 한 대쯤은 꼭 설치해두기를 권한다.

기획, 편집 / 다나와 오미정 (sagajimomo@danawa.com)

글, 사진 / 권하은 (news@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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