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세상 만사 중요한 것은 역시 효율이다. 장인 정신을 발휘해 그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최고의 독자적인 제품만 고집한다면 쪽박찰 위험이 높다.

그래픽 카드의 예를 들면 지포스 RTX 3080/ RTX 3090와 같이 하이엔드로 불리는 제품보다 RTX 3070 혹은 번 기사의 주인공인 RTX 3060 Ti 처럼 퍼포먼스급으로 불리는 제품의 수요가 높은 것에서도 짐작할 수 있는 내용이다.

실제로 전 세게 PC 게이머들이 모이는 스팀의 최신 하드웨어 통계에 따르면 아직도 절대 다수인 65.67%의 게이머가 Full HD 환경에서 게임을 즐기고 있으며, 아직도 지포스 GTX 1060이 가장 많은 스팀 PC 게이머들이 사용 중인 것에서도 사람들이 가격 효율적인 제품을 선호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앞서 출시된 RTX 30 시리즈보다 가격 효율적인 모습으로 나타난 지포스 RTX 3060 Ti는 가장 많은 게이머들이 즐기는 Full HD에서 풀 옵션으로 평균 60프레임의 성능은 거뜬하고, 고주사율 모니터 환경에서 120FPS도 노려볼 수 있을까?

네이밍과 VRAM, MSRP 399 달러인 가격을 감안하면, 지포스 RTX 3060 Ti는 전 세대 모델인 지포스 RTX 2060 Super를 계승하는 동시에, 가격면에서 라데온 RX 5700 XT와 경쟁하는 포지션이다.

RTX 2060 Super가 QHD에 무게들 둔 제품임을 감안하고, RTX 3060 Ti는 어느 정도로 효율이 높아졌는지 한 번 실태를 점검해 보자.

399달러, 퍼포먼스계의 신성 지포스 RTX 3060 Ti

먼저 지포스 RTX 3060 Ti 파운더스 에디션의 외형을 보면 앞서 리뷰한 RTX 3070 파운더스 에디션과 동일한 것을 알 수 있다. 쿨러를 S 형으로 휘감고 있는 프레임의 색상이 흑철색에서 은색 계통으로 바뀐 것과, 백플레이트에 새겨진 RTX 3060 Ti 네이밍 정도가 둘을 구분할 수 있는 차이라 할 수 있겠다.

출력포트 구성 역시 1개의 HDMI 2.1 포트와 3개의 DP 1.4a포트로 RTX 3070 FE와 동일하고, 보조전원 커넥터는 12핀임에도 단일 8핀 -> 12핀(6핀) 구성인 변환 젠더가 번들된 것도 RTX 3070 FE와 동일하다.

RTX 3060 Ti FE는 TGP 220W 스펙으로 RTX 3070 FE와 동일하지만 실제 시스템 소비전력은 약 20W 가량 낮게 측정되었고, TGP 175W인 RTX 2060 Super 및 TGP 215W인 RTX 2080과 비교해서는 딱 TGP 수준의 소비전력 차이를 보였다.

퍼마크를 이용한 풀 로드시 GPU온도는 거의 동일하게 나왔지만, RX 5700 XT Ref.의 체감 쿨러 소음이 다른 제품들보다 컸다.

RTX 2080 이상, RTX 3070 근접 성능

지포스 RTX 3060 Ti는 앞서 이야기한 것과 같이 전 세대 모델 중 RTX 2060 Super에 대응하며, 가격 면에서는 AMD의 라데온 RX 5700 XT와 경쟁하는 포지션의 제품이다. 엔비디아의 공식 성능 차트상 MSRP 699달러인 RTX 2080 Super 이상의 성능을 내주는 것으로 소개 되었다.

이에 인텔 코어 i9-10900K 기반 시스템에서 이들 제품의 성능을 비교했다. OS는 직전에 업데이트된 윈도우 10 20H2 64bit를 설치했으며, 지포스 계열 그래픽 카드는 RTX 3060 Ti 리뷰 드라이버인 게임 레디 드라이버 457.40 버전, 라데온 RX 5700 XT는 RSAE 20.11.2 버전을 설치해 성능을 측정했다.

RTX 3060 Ti =  RTX 3070과 RTX 2080 사이

지포스 RTX 3060 Ti의 기본 성능 비교를 위해 3DMark 테스트를 진행했다. 결과를 보면 RTX 2060 Super보다 확실히 높고, RTX 2080보다도 뛰어난 성능을 내주는 것이 한 눈에 들어온다.

같은 MSRP의 경쟁 모델인 RX 5700 XT와도 확실한 경쟁 우위를 보이는 만큼, 출시 초기 어느 정도 감안해야 할 가격 거품이 빠지면 동일 가격대에서 적수를 찾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데, 실제 게임에서는 어느 정도의 성능을 내주는지 추가 검증했다.

어새신크리드 발할라와 와치독 리전, 갓폴, 더트5와 최근 알파4 업데이트와 함께 벤치마크 기능이 업데이트된 리프트 브레이크와 같은 최신작을 포함해 총 12종의 게임에서 지포스 RTX 3060 Ti의 성능을 확인했다.

한 눈에 봐도 실제 게임들 역시 3DMark에서와 같은 유형을 보여준다. 즉, RTX 3060 Ti는 같은 가격으로 출시된 RX 5700 XT 및 RTX 2060 Super보다 확실히 뛰어난 성능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이요, 전 세대에서 300달러 더 비싸게 출시된 RTX 2080보다 높은 성능을 제공한다.

샘플 여건상 비교군에서는 제외되었지만, RTX 2080 Super와 비교해도 상당한 성능 우위가 기대되는 결과다.

대폭 높아진 레이 트레이싱 성능

다른 대조군과 비교해 지포스 RTX 3060 Ti의 전체적인 성능 비율을 정리했다.

가격과 라인업상 세대 교체 포지션인 지포스 RTX 2060 Super의 성능을 100%로 보았을 때 지포스 RTX 3060 Ti는 그보다 약 37%더 빠른 성능을 내주고, 가격 경쟁 포지션인 라데온 RX 5700 XT보다는 전체적으로 약 25% 더 좋은 성능을 내준다.

RTX 2080과 비교하면 전체적으로 약 9%가량 더 높은 성능을 내주는 것으로 계산할 수 있는데, RTX 2080의 가격이 300달러 더 높은 것을 감안하면 비용 효율 면에서 약 90% 가량 뛰어나다.

RTX 3060 Ti의 레이 트레이싱 성능

세대 교체가 이뤄진 콘솔 플랫폼에서 실시간 레이 트레이싱을 지원함에 따라 앞으로 출시될 게임들의 레이 트레이싱 지원이 가속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RTX 3060 Ti의 레이 트레이싱 성능을 측정했다.

3DMark에서 순수 레이 트레이싱 성능 측정을 위해 업데이트된 '레이 트레이싱 기능 테스트', 일반 게임과 유사한 환경에서 레이 트레이싱 적용 성능을 측정한 '포트 로얄' 두 가지 테스트 결과를 우선 정리한다.

라데온 RX 5700 XT는 3DMark의 레이 트레이싱 테스트를 포함해 실제 게임의 레이 트레이싱을 지원하지 않으므로, 본 레이 트레이싱 테스트 결과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보면 RTX 3060 Ti의 순수 레이 트레이싱 성능은 RTX 2060 Super 대비 약 81%, RTX 2080 대비 약 31% 높고, RTX 3070과 비교해도 약 85%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측정된다.

반면, 일반적인 게임에서의 레이 트레이싱 적용 상황을 감안한 포트 로얄 결과를 보면 RTX 3060 Ti는 RTX 2060 Super 대비 약 30%, RTX 2080과 비교하면 약 7% 높고, RTX 3070과 비교하면 약 87% 수준임을 알 수 있다.

실제 게임에서 레이 트레이싱 옵션을 켜면 그렇지 않을 때와 비교해 상당한 성능 하락을 불러오는데, 엔비디아는 DLSS 옵션을 통해 이를 보완하며, 두 가지 옵션을 모두 활성화하는 경우를 'RTX On'으로 구분한다.

와치독 리전과 울펜슈타인 영블러드는 다양한 레이 트레이싱 옵션 중 '반사' 영역을 활용하는 타이틀이다. 레이 트레이싱 옵션은 최상으로, DLSS 옵션은 2.0으로 업데이트되며 선택할 수 잇는 품질/ 성능/ 균형 중 '품질' 옵션을 적용한 'RTX On' 환경에서 테스트한 결과다.

쉐도우 오브 더 툼 레이더는 그림자, 메트로 엑소더스는 글로벌 일루미네이션(전역 조명)에 레이 트레이싱이 적용된 타이틀로, DLSS를 지원하지만 초기 버전이라 그래픽 카드와 해성도에 따라 실제 DLSS 적용 조건에 차이가 발생해 레이 트레이싱만 적용한 상태로 측정했다.

11월 19일 알파 4 업데이트와 함께 레이 트레이싱이 추가된 리프트브레이커는 그림자와 주변광(엠비언트 오클루전) 구현에 레이 트레이싱 기법을 활용한다.

본 테스트에서는 레이 트레이싱 그림자 옵션을 최고로 설정하고, 주변광 모두 레이 트레이싱도 켜고 진행으며, 리프트브레이커는 엔비디아 DLSS를 지원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Full HD부터 4K까지 각 5종 게임의 레이 트레이싱 성능 비율을 정리했다.

지포스 RTX 3060 Ti는 RTX2060 Super 대비 약 45% 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일반 셰이더 기반 게임에 비해 아직 레이 트레이싱 지원 타이틀이 적어 속단하긴 어렵지만, 셰이더 기반 게임과 거의 비슷한 수준의 성능 향상을 이뤄냈다.

퍼포먼스급도 이어갈 엔비디아 우위?

AMD가 RX 5700 시리즈 출시 직전 공식 MSRP를 인하하며 RTX 20 Super 시리즈는 크게 한 방 먹었다. 하이엔드 시장을 꽉 잡고 있던 엔비디아였지만 퍼포먼스와 메인스트림 시장에서는 이처럼 가성비를 내세운 AMD를 견제해야 하는 입장이다.

이제는 '깡성능'과 '가성비'로 인식을 개선한 RX 6800 시리즈가 가격과 레이 트레이싱에서 아쉬움을 남겼지만 하이엔드 라인업에서 '깡성능'을 따라오며 하이엔드에서도 엔비디아를 긴장케 했다.

이처럼 그래픽 카드 시장의 경쟁이 흥미진진한 양상을 띈 가운데 차세대 퍼포먼스급 경쟁의 신호탄은 엔비디아 지포스 RTX 3060 Ti을 공개하며 시작되었다.

가격과 성능으로 RTX 20 Super 시리즈에 한 방 먹인 라데온 RX 5700 XT를 확실히 제친 것은 물론, 상위 모델인 RTX 3070 대비 80%의 가격에 레이 트레이싱 포함 평균적으로 약 90% 수준의 성능을 내주며 가성비도 챙겨 게이머들에 인상적인 신고식을 치뤘다.

전세대와 비교해서도 300달러 비싼 가격의 하이엔드 모델이었던 RTX 2080을 뛰어넘어 RTX 2080 Super 급의 성능이 기대되는데, AMD 준비 중인 라데온 RX 6700 시리즈의 RDNA2 아키텍처 전성비가 54% 개선되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셰이더 게임 성능은 두 제품이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RX 6800 시리즈에서 보듯 RX 6700 시리즈의 가격도 예전처럼 상대 우위를 점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부분이 있고, 동급 성능이라면 전용 코어가 탑재된 지포스 RTX 시리즈의 레이 트레이싱 성능이 유리한데다, DLSS 라는 옵션이 더해진 만큼 레이 트레이싱 분야에서는 전반적으로 엔비디아 지포스 시리즈의 우세가 확실시된다.

정확한 내용은 경쟁 모델이 나와야 알겠지만, 현 시점에서 차세대 퍼포먼서급 그래픽 카드 경쟁 구도는 다방면으로 엔비디아의 우세를 점쳐지는 형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