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올해 휴대폰 사업 철수를 발표하면서 이제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는 삼성전자만 남았다.
사실 스마트폰 시장에서 출하량 기준 글로벌 점유율 1위가 삼성전자고 독자 모바일 운영체제 iOS를 사용하는 애플 아이폰을 빼면 안드로이드 진영에서 프리미엄 모델을 제대로 만드는 곳이 많지 않으니 LG 스마트폰의 빈 자리는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특히 과거에는 갤럭시 S, 노트 시리즈 같은 플래그십 기종 중심으로 제품 개발과 마케팅을 진행했지만, 요즘에는 스마트폰 성능의 상향 평준화와 신흥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의 중보급형 모델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면서 갤럭시 A 시리즈에도 상당한 힘을 쏟고 있다.
보드나라에서 오늘 살펴볼 제품은 갤럭시 A 시리즈 가운데 삼성전자가 지난 3월 출시한 30만원대 보급형 스마트폰 '갤럭시 A32'다.
30만원대 가격에 스마트폰 트렌드를 담았다
어떤 제품이든 최고의 노력과 가치가 있는 경우 명품이라 부르지만 그만큼 치러야 할 비용도 올라간다. 반대로 굳이 쓰지 않는 기능까지 최고 성능에 맞추기 위해 비싼 가격을 지불하고 싶지 않다면 필요한 조건만 만족시키는 제품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이런 제품을 가성비 또는 실속형이라고 부른다.
삼성 갤럭시 A32는 162.1mm(6.4형) 풀스크린 디스플레이, 후면 쿼드 카메라,온 스크린 지문 인식, 삼성 페이 기능을 탑재해 처음 손에 쥐었을 때 눈에 들어오는 디자인이나 기능에서 상위 제품과 큰 차이를 느끼지 않게 만들었다.
162.1mm(6.4형) 인피니티-U 디스플레이는 2400x1080 FHD+ 해상도와 20:9 화면비율, 최대 800nit 밝기를 가진 Super AMOLED 패널을 사용했다. 블루 라이트를 줄여 눈이 편안하며 특히 웹서핑에서 훨씬 부드러운 스크롤이 느껴지는 90Hz 재생률을 지원하는 것으로 나온다.
올해 발표된 갤럭시 S21 시리즈가 눈에 확 띄는 후면 카메라 카메라 디자인, 일명 컨투어 컷 디자인을 전면에 내세웠지만 갤럭시 A32는 튀지 않는 무난한 디자인에 쿼드 카메라를 담았다.
카메라 기능이 복잡 다양해지만 후면 커버보다 카메라 렌즈 부분이 더 튀어나오는 '카툭튀' 모습은 존재하지만 별도의 스마트폰 케이스를 사용한다면 그냥 자연스럽게 두는 것이 낫다는 생각도 든다. 색상은 어썸 블랙, 어썸 화이트, 어썸 바이올렛의 3가지로 출시된다.
갤럭시 A32의 후면 쿼드 카메라 구성은 중앙에 위치한 6,400만 화소 F1.8 메인 카메라를 비롯해 상단에 있는 123도 시야각을 가진 800만 화소 F2.2 초광각 카메라, 하단 500만 화소 심도(뎁스) 카메라, 그리고 우측 LED 플래시와 500만 화소 접사 카메라로 이뤄진다.
디자인과 기능 면에서는 빠진게 없어 보이지만 상위 기종처럼 메인 카메라의 광학 손떨림 보정(OIS) 기능이 들어가지 않았으며, 동영상 촬영도 최대 1080p 60fps까지만 지원한다.
인피니티-U 디스플레이 상단 중앙에 배치된 전면 카메라는 2,000만 화소 이미지 센서와 F2.2 조리개값으로 보다 선명한 셀피 촬영을 할 수 있으며, 인물 사진 모드로 배경을 흐리게 하는 효과도 제공한다.
안드로이드 하단 버튼과 지문인식 센서를 터치스크린으로 처리하기 때문에 물리적인 버튼은 우측면에 위치한 전원/잠금 버튼, 볼륨 조절 버튼이 전부다. 옥타코어 프로세서와 4GB RAM, 64GB 내부 스토리지로 FHD+ 보급형 스마트폰에 적합한 하드웨서 스펙을 갖췄다.
좌측에 위치한 유심(USIM) 트레이를 빼내면 나노 유심(Nano-SIM) 카드와 microSD 외장 메모리 카드를 한 번에 장착 가능하다. 갤럭시 A32는 4G LTE 전용으로 나온 자급제 모델로 사용자가 직접 단말기를 구매해 이동통신 3사와 알뜰폰 사업자의 요금제에 가입해서 쓸 수 있다. 장기간 약정 계약이나 복잡한 위약금 계산 없이 깔끔하게 요금 할인만 받고 싶은 사람 또는 저렴한 알뜰폰 요금제를 쓰려는 사람에게 어울린다.
그 밖에 갤럭시 A32는 5,000mAh 대용량 배터리로 충전 걱정 없이 장시간 쓸 수 있으며 이제는 상위 모델에서 사라진 3.5mm 오디오 잭이 제공되어 다양한 유선 이어폰을 연결할 수 있다.
다만 고속 충전 기능이 15W로 생각보다 빠르지 않으며 무선 충전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게 불편하다. 하단 USB-C 포트도 USB 2.0 규격을 탑재해 성능 면에서는 상위 기종들과 분명한 차이를 두고 있다.
삼성 갤럭시 A32 제품 구성품은 스마트폰 본체를 비롯해 간단 사용 설명서, USB 케이블과 전원 어댑터, 그리고 유심 제거 핀이 들어간다. 판매 채널에 따라 가격 할인이나 케이스 및 액정 보호 필름 같은 사은품을 제공하는 곳을 찾으면 보다 경제적으로 구입할 수 있다.
안드로이드 11 One UI와 제품 성능 보기
삼성 갤럭시 A32는 구글 안드로이드 11 운영체제에 편리하고 직관적인 삼성전자 고유의 One UI를 탑재했다. 자급제 모델이라 이동통신사의 자잘한 앱이나 자체 스토어가 설치되지 않은 깔끔한 구성이라는 점도 마음에 든다.
성능 면에서는 구세대 프리미엄 모델의 중고 제품을 구입하는게 경제적일 수도 있으나 제조사의 소프트웨어 지원 및 보안 업데이트를 꾸준히 받으려면 아무래도 최신 기종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갤럭시 스마트폰 사용자들에게 친숙한 One UI는 어떤 화면에서도 최적화된 사용 환경을 만들어주며 특히 풀스크린 화면 비율이 커지면서 스마트폰을 손에 쥐었을 때 엄지 손가락이 닿기 쉬운 하단에 각종 메뉴와 기능을 집중시켰다.
갤럭시 A32에 들어간 6.4형 FHD+ Super AMOLED 디스플레이 장점을 활용할 수 있도록 화면 재생률을 90Hz로 설정해 부드러운 화면 전환을 경험할 수 있으며, 사용자가 원하는 컬러 밸런스를 맞출 수 있다. 또한 기본 라이트 모드 외에 다크 모드를 사용하면 집중력을 높이고 배터리 및 AMOLED 수명을 늘리는데 도움이 된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스펙에 구체적인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모델명을 명시하지 않기 때문에 플래그십 기종부터 보급형기종까지 모두 옥타코어 CPU에 클럭 속도만 확인 가능하고 GPU 성능은 파악하기 힘들다.
갤럭시 A32에 들어간 모바일 AP는 퀄컴이나 삼성전자가 만든 칩이 아니라 보급형 스마트폰에 많이 쓰이는 미디어텍(MediaTek)에서 만든 Hellio G80(MT6796T) 칩이 들어간다.
Helio G80은 최대 2.0GHz로 동작하는 2개의 고성능 Arm Cortex-A75 CPU와 최대 1.8GHz 클럭을 가진 전력 효율적인 6개의 Cortex-A55 CPU로 구성되고, GPU는 Arm Mali-G52 MC2로 처리한다. 4G LTE 모뎀을 통합하고 802.11ac Wi-Fi 5 및 블루투스 v5.0을 지원하며, eMMC 5.1 내부 스토리지와 1080p FHD 30fps 동영상 촬영이 가능하다.
GeekBench 5를 통해 갤럭시 A32 CPU 성능을 측정해보면 최상급 모델 갤럭시 S21에 들어간 엑시노스 2100 대비 싱글코어 성능은 약 36%, 멀티 코어 성능은 약 40%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난다.
안드로이드용 PCMark 점수는 Work 3.0 성능이 6,031점, Storage 2.0 점수는 9,197점을 기록했다. UL Benchmark 기준 갤럭시 S21과 비교한다면 약 40%의 성능을 제공하는 것으로 나온다.
갤럭시 A32에 들어간 헬리오 G80의 그래픽 처리는 Arm 2세대 Bifrost 아키텍처 기반 Mali-G52 MC2 GPU가 담당한다. 3년 전에 발표할 당시에도 중급형을 표방하고 이전 세대보다 머신 러닝(ML) 성능 향상에 더 중점을 두었기 때문에 3D 그래픽 성능은 최신 플래그십 기종에 비해 부족하다.
3DMark 테스트 결과 Physics 프레임은 플래그십 갤럭시 S21의 55~60% 정도까지 처리하고 있으나 그래픽 테스트 평균 프레임은 7~8배 정도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갤럭시 A32 카메라 기능은 보급형 스마트폰으로 치면 무난한 편이지만 상위 기종처럼 손떨림 보정 기능이 적용되지 않았기 때문에 망원 줌 기능 사용시 결과물이 많이 흔들리고 동영상 촬영도 1080p FHD까지만 지원하는 것이 아쉽다. 후면 6,400만 화소 메인 카메라는 높은 해상도에 비해 디테일은 좀 뭉게지는 것처럼 느껴진다.
현실적인 보급형 스마트폰 갤럭시 A32
삼성 갤럭시 A32는 보급형 스마트폰에서 당연한 것으로 여겨졌던 의도적인 디자인과 성능 저하를 줄이고 일상 생활에서 큰 불편 없이 사용할 수 있게 요즘 스마트폰 트렌드를 충실하게 따르고 있다.
대화면 인피니티-U 디스플레이와 대용량 배터리, 디스플레이 지문 인식 기능을 갖췄다. 갤럭시 S21 시리즈 같은 최신 기종에 비해 프로세서와 메모리, 카메라 성능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나 거꾸로 고사양 게임을 하지 않고 카메라 화질에 민감하지 않다면, 디자인 때문에 비싼 돈을 들여서 상위 기종으로 갈 필요 없이 이 정도 선에서 비용을 절약하는 것도 가능하다.
물론 외형적 특징만 비슷하게 따라가고 싶으면 갤럭시 A12보다 10만원 더 저렴한 갤럭시 A12도 존재하고 중국산 스마트폰의 해외 직구, 약정 기간이 지난 예전 상위 모델의 중고 구매 등 등도 고려할 수 있다.
그러나 갤럭시 A12는 디스플레이 해상도, 메모리가 갤럭시 A32의 절반 정도에 모바일 프로세서와 카메라 스펙도 떨어져 교체 기종에 따라 오히려 다운그레이드가 될 수 있고, 중국산폰과 중고 제품은 AS 문제가 걸리기 때문에 무난하게 쓰려면 갤럭시 A32도 좋은 선택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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