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자드(Blizzard Entertainmnet)의 액션 RPG 게임 '디아블로2: 레저렉션(Diablo II: Resurrected)'이 정식 출시와 함께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발매 전에는 단순히 그래픽만 바꾼 예전 게임으로 워크래프트3 리포지드의 전철을 밟을 거라는 예상도 많았으나,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접속자가 너무 몰려 평일 저녁이나 주말에는 서버 다운 현상이 벌어지고 대기열까지 생길 정도로 이용자가 많이 몰리는 상황이다.
접속자가 몰리는 것도 문제지만 게임에 들어가도 최신 그래픽으로 게임을 즐기려면 어느 정도 PC 하드웨어 스펙도 요구된다. 블리자드가 공개한 디아블로2 레저렉션 시스템 권장 사양은 윈도우 10 운영체제와 16GB 메모리, 그리고 엔비디아 지포스 GTX 1060 또는 AMD 라데온 RX 5500 XT 이상의 그래픽 카드를 필요로 한다.
CPU와 메모리, 운영체제는 권장 사양에 맞춰 준비할 수 있을지 모르나 요즘처럼 PC 그래픽 카드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상황에서는 중급형 외장 그래픽 카드를 구입하는 것도 큰 결심이 필요하다.
혹시 디아블로2 레저렉션을 4K 고화질로 즐기고 싶거나 다른 고사양 게임까지도 대비할 생각이라면 PC 본체 가격을 뛰어넘는 그래픽 카드 비용을 마련해야 할 상황이다.
물론 PC 버전에서는 레거시(Legacy) 모드로 예전 800x600 해상도의 디아블로2 오리지널 그래픽으로 변환할 수 있으나 G키를 이용해 레저렉션과 오리지널의 바뀐 그래픽을 비교해보면 레거시 모드로 게임을 하는 것은 힘들다는 생각이 든다.
초고사양 게임은 아닌데.. 게이밍 노트북으로 해볼까?
그렇다고 디아블로2 레저렉션이 레이트레이싱(Ray-Tracing) 같은 기술을 지원하는 게임도 아니고 1920x1080 FHD 해상도에 60프레임 정도로 게임을 즐기고 싶다면 적당한 중급형 데스크탑 PC나 노트북으로도 얼마든지 플레이 할 수 있다.
물론 가급적이면 내장 그래픽 대신 외장 그래픽 카드가 포함된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내장 그래픽으로도 게임 해상도와 옵션을 조절한다면 30~40프레임 정도의 게임 성능을 확보할 수 있으나, 디아블로2 레저렉션은 가뜩이나 서버 상태도 좋지 않은데 순간적인 렉이 발생한다면 곧 내 캐릭터가 사망했다는 표시를 볼 수 있다.
특히 디아블로3에서는 최대 4인 멀티 플레이까지만 가능하고 아이템도 각자 따로 획득하는 방식이라 하드코어 모드가 아니면 캐릭터가 사망하더라도 패널티가 적은 편이지만, 디아블로2는 최대 8인 멀티 플레이에 공통 아이템이 드롭되므로 누구든 먼저 잡는 사람이 임자라 게임이 느려 좋은 아이템을 뺏긴다면 매우 화가 날 것이다.
디아블로2 레저렉션 PC 버전에서 비디오 해상도를 1920x1080으로 놓고 그래픽 간편 설정을 바꿔가면서 게이밍 노트북에서의 평균 프레임 변화를 살펴봤다. 테스트 제품은 1년 전 게이밍 노트북으로 각광을 받았던 AMD 라이젠 9 4900H와 지포스 GTX 1660 Ti 6GB GDDR6 외장 그래픽 기능이 탑재된 ASUS TUF Gaming A17 FA706 모델을 사용했다.
테스트 결과 AMD 라이젠 9 4900H 프로세서에 내장된 라데온 VEGA 8 내장 그래픽으로는 1920x1080 FHD 해상도에서 평균 30프레임대의 게임 성능을 기록했지만, 지포스 GTX 1660 Ti 외장 그래픽으로 게임을 하면 그래픽 옵션을 아주 높음으로 설정해도 60프레임대 중반의 성능을 보여주었다.
물론 싱글 플레이가 아닌 최대 8인 멀티 플레이를 할 경우를 감안하면 그래픽 옵션은 높음-중간 정도로 설정하는게 좋겠지만 아무튼 1년 전 중급형 게이밍 노트북으로도 디아블로2 레저렉션을 FHD 화면에서 즐길 수 있었다.
고사양 게이밍 노트북이면 그래픽과 프레임 모두 확보
이번에는 올해 출시된 고사양 게이밍 노트북에서 디아블로2 레저렉션을 플레이하면 얼마나 더 높음 프레임을 보여줄지 AMD 라이젠 7 5800H 프로세서와 엔비디아 지포스 RTX 3070 외장 그래픽 기능이 들어간 레노버 리전 5 프로로 테스트했다. AMD 라이젠 5000 시리즈 프로세서와 엔비디아 지포스 RTX 30 시리즈 외장 그래픽은 게이밍 노트북 시장에서 인기있는 조합이다.
ASUS TUF Gaming A17 노트북도 FHD 환경에서 많이 선전했지만 RTX 20 시리즈가 아닌 지포스 GTX 1660 Ti가 들어갔기 때문에 RTX 3070이 들어간 레노버 리전 5 프로와는 성능 차이가 2배 이상 벌어진다. 레노버 리전 5 프로의 화면 해상도인 2560x1600에서도 GTX 1660 Ti 게이밍 노트북의 FHD 해상도보다 높은 평균 프레임을 기록했다.
이 정도 성능이라면 굳이 데스크탑 PC를 업그레이드 하지 않고도 게이밍 노트북으로도 디아블로2 레저렉션을 원활하게 즐길 수 있다. 한창 그래픽 카드 가격이 올랐을 때 게이밍 노트북이 데스크탑 PC 구매의 대안으로 떠오른 적이 있었는데, 아직까지도 반도체 공급 부족과 가상화폐 채굴 영향으로 그래픽 카드 가격이 비싼 상황이라 게이밍 노트북 구매 옵션은 유효하다.
화면, 소리, 컨트롤 문제는 주변기기로 해결
디아블로2 레저렉션을 게이밍 노트북으로 플레이 할 때 불편한 점은 화면이 작고, 조작이 어렵고, 배터리 소모가 크고, 소음과 발열이 심해진다는 것이다. 이건 게이밍 노트북이라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문제다.
그 중에서 디아블로2 레저렉션에서 더 가중되는 문제는 키보드 조작이다. 대다수 게이밍 노트북은 FPS 게임 플레이에 최적화되어 W/A/S/D키와 Shift, Crtl, Alt 키 사용에 집중하지만, 디아블로2 레저렉션은 숫자키와 F1-F8 키를 주로 사용하므로 이들 키 배열이 좋지 않은 노트북에서는 조작 실수가 발생하기 쉽다.
이 부분은 게임 설정에서 사용하는 키 설정을 바꿔주거나, 마우스와 함께 별도의 키보드를 연결해서 쓰거나, 멀티 플랫폼을 지원하면서 추가된 게임 패드를 연결해서 플레이 하는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다.
화면 크기가 작은 것은 별도의 외부 모니터를 연결하는 방식으로 게이밍 노트북을 데스크탑 PC 본체처럼 사용하면 된다. 소음 문제는 노트북 스피커 대신 따로 헤드셋이나 이어폰을 착용하는 걸로, 발열은 노트북에 손이 닿지 않게 키보드 마우스를 따로 쓰는 것으로, 배터리는 전원 어댑터를 항상 가지고 다니는 걸로 해결 가능하다.
오래 즐길 사람이라면 게이밍 노트북도 좋다
가상화폐 채굴 및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인한 그래픽 카드 가격 폭등은 아직까지도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이는 12세대 코어 프로세서를 새롭게 출시한 인텔이나 윈도우 11 운영체제를 내놓은 마이크로소프트를 비롯해 PC 업계 전반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다. 게이밍 노트북도 가격 변동 및 물량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지만 데스크탑 PC용 외장 그래픽 카드처럼 큰 폭의 변화는 없었기 때문에 여전히 구매 가치는 높은 셈이다.
디아블로2 레저렉션은 지포스 GTX 1660 Ti와 같은 이전 세대 게이밍 노트북에서도 적당한 옵션으로 잘 돌아가므로 굳이 게이밍 노트북을 업그레이드 하지 않아도 되고, 아직 노트북을 구매하지 않은 사람도 비싼 상위 모델 대신 적절한 가성비를 가진 제품을 구입하는 것을 추천한다.
Copyrightⓒ 넥스젠리서치(주) 보드나라 미디어국. www.bodnar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