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동아 남시현 기자] 미국 돌비 연구소가 개발한 객체 기반 3D 서라운드 사운드 기술 ‘돌비 애트모스(Dolby Atmos)’가 대중에게 선보인 지 올해로 10년 차다. 2012년 개봉한 픽사(PIXAR) 애니메이션 ‘메리다와 마법의 숲’을 통해 처음 등장한 돌비 애트모스는 2012년에만 상영관이 25곳으로 늘었고, 3년 만에 전 세계 2천 곳 이상의 극장에 도입되며 고품질 음장 효과의 대명사로 떠올랐다. 하지만 돌비 애트모스가 대중화된 것은 홈시어터 시장의 성장세 덕분이다. 2014년부터 가정용 애트모스가 등장하고, 2018년 전후로 스마트 TV 및 윈도우 10 등의 기기는 물론 스마트폰까지 돌비 애트모스를 지원하면서 누구나 풍부한 음장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된 것이다.

돌비 애트모스를 활용해 홈시어터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크게 세 가지 준비물이 필요하다. 돌비 애트모스를 지원하는 시청각 미디어, 스마트 TV나 윈도우 10 PC 등의 하드웨어, 그리고 스피커다. 시청각 미디어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 이미 블루레이는 돌비 애트모스를 기본 지원하며, 넷플릭스와 디즈니 플러스, 애플TV+ 등의 OTT(온라인 기반 콘텐츠 서비스)도 돌비 애트모스를 지원한다. 하드웨어 역시 2016년 이후 출시된 스마트 TV나 컴퓨터, 플레이스테이션 및 엑스박스 등의 기기들이 모두 기본 지원하므로 걱정할 필요가 없다. 결국 돌비 애트모스를 어느 규모로 구축할지는 스피커가 결정한다.

사운드와 음장 효과의 품질은 스피커가 결정한다

그렇다면 어떤 스피커를 어떻게 활용해야 돌비 애트모스의 묘미를 잘 살릴 수 있을까? 사실 음향에 대한 평가는 주관적이어서 30만 원대 제품으로도 충분하다고 여기는 사람이 있을 것이고, 300만 원대 시스템으로도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미국의 프리미엄 오디오 브랜드 보스(BOSE)가 제안하는 시스템이 프리미엄 급 돌비 애트모스 시스템의 기준이 될 수 있다. 지난 12월 출시된 보스 스마트 사운드바 900(Bose Smart Soundbar 900)은 돌비 애트모스를 공식 지원하며, 음향의 신호에 높이를 적용하고 돌비 애트모스를 지원하지 않는 콘텐츠에도 동일한 수준의 사운드 경험을 제공하는 트루스페이스(TrueSpace) 기술과 사운드바가 설치되어 있지 않은 공간에도 지향성 사운드를 생성하는 페이즈 가이드(PhaseGuide) 기술이 탑재돼 고품질의 음장 효과를 연출한다.

보스 스마트 사운드바 900은 무게 5.7kg에 양옆의 폭이 104.5cm, 앞에서 뒤로의 길이가 10.6cm, 두께 5.7cm의 대형 사운드바로, 55인치 이상 텔레비전과 조합하기 좋다. 색상은 블랙과 아크틱 화이트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고, 유리 상판과 금속 재질의 그릴이 조합돼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동작 시 왼쪽 측면에 LED가 점등돼 동작 상황을 안내해주며, 리모컨을 활용해 제품을 조작할 수 있다. 만약 HDMI-ARC로 연결 돼있다면 연결된 TV 리모컨으로도 볼륨을 조절할 수 있다.

제품 하단에는 실리콘 패드가 사용돼 밀리는 것을 방지하고, 실리콘 패드를 떼어내면 보스 사운드바 월 브라켓 연결을 위한 나사 선이 있다. 제품을 예시처럼 TV장에 올려놓고 써도 되고, 벽걸이형 TV와 함께 활용하기 위해 벽에 붙여서 사용할 수도 있다.

사운드는 전면 방향과 상단 방향, 그리고 후면의 내장 베이스까지 총 7개의 스피커가 탑재돼있고, 사운드바 양 끝에 맞춤 설계된 업파이어링(Up-firing, 반사음) 다이폴 트랜스듀서가 사람 목소리나 악기 소리, 효과음 등을 분리해서 입체적으로 전달한다. 외부 입력 인터페이스는 후면부에 대각 방향으로 배치돼있고, 전원 단자와 4개의 오디오 관련 기능 단자, S/PDIF 광단자, 랜 포트, 서비스 센터용 USB-C형 단자, HDMI-eARC 단자가 있다. 아울러 블루투스 기능도 지원하므로 무선으로 TV 혹은 스마트폰 등과 연결할 수도 있다.

이중 오디오 단자는 데이터, IR, BASS, ADAPTiQ 단자로 돼 있다. IR단자는 다른 보스 시스템과 연결했을 때 적외선 신호를 수신하는 별도의 장치를 위한 단자며, BASS도 외부 베이스 모듈을 유선으로 연결할 때 사용되는 단자다. 이중 ADAPTiQ 단자는 보스의 음향 자동 보정 기능을 위한 ADAPTiQ 헤드셋을 연결할 때 쓰인다. 마지막으로 HDMI-eARC 단자는 돌비 애트모스 연결 및 디스플레이와의 사운드 연결을 위한 단자다. HDMI-eARC로 연결하면 콘솔 게임기나 데스크톱 등 디스플레이와 연결된 외부 입력을 바꿀 때마다 사운드 출력을 조절할 필요가 없다.

보스 뮤직 앱으로 기본 설정부터 음향 보정까지 끝낸다

보스 제품을 연결하는 과정은 간단하다. 구글 플레이스토어 및 애플 앱스토어에서 ‘보스 뮤직(Bose Music)’앱을 받고, 제품에 전원을 연결한다. 제품에 전원이 들어오면 앱상에서 회원 가입 후 ‘+ 새 제품 설치’를 선택해 제품 연결을 시작한다. 설치 과정은 ‘헤드폰 및 Frames’와 ‘스피커 및 사운드바’ 중 연결할 제품을 누르면 자동으로 앱에서 연결할 장치를 찾는다. 스마트폰으로부터 9m 이내에 있는 모든 보스 제품은 ‘심플싱크(SimpleSync)’ 기능을 통해 자동으로 연결되며, 음장 효과에 필요한 부속품 연동도 전 과정이 자동으로 이뤄진다.

예시에서는 보스 스마트 사운드바 900을 설치하고, 서브 우퍼인 보스 베이스 모듈 500(Bose Base Module 500)과 다채널 스피커인 서라운드 스피커(Surround Speakers)을 함께 연결해봤다. 연결 과정은 한글을 지원하며, 스마트 기능 수행을 위한 와이파이 연결을 요청한다. 만약 랜 포트를 연결했다면 와이파이 연결은 필요 없다. 기본 과정이 끝나고 사운드바 배치까지 안내 받으면, 그 다음 부속품에서 연결할 장치가 확인된다. 이때 연결할 장치는 모두 전원이 켜져 있어야 한다. 만약 나중에 추가로 장치를 연결한다면 설정에서 장치를 추가하면 된다.

이 과정까지 끝나면 이제 텔레비전을 통해 보스 스마트 사운드바 900을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보다 완성도 높은 음장 효과를 원한다면 보스 스마트 사운드바 900에 동봉된 ADAPTiQ 헤드셋으로 음장 효과를 보정해주는 게 좋다. 보스 뮤직 앱에서 ADAPTiQ 보정을 선택하면 헤드셋 연결을 요청하며 보정 과정이 시작된다. 보정 과정은 ADAPTiQ 헤드셋을 착용하고, 서로 다른 위치에서 다섯 차례 동안 실시한다. 전체 과정은 약 10분 정도 소요되고, 중간에 다른 소음이 유입되면 해당 위치에서 다시 테스트해야 한다.

보정이 완료되면 ‘홈에 맞게 조절됨’이라는 문구가 뜨며 ADAPTiQ 보정이 끝난다. 이 과정은 스피커를 옮기거나 방의 주요 배치가 바뀔 때마다 해주면 된다. ADAPTiQ를 진행하는 이유는 음장 효과가 장소와 특성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고, 조건에 따라 음장 효과가 의도와 다르게 동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돌비 애트모스를 더 좋은 품질로 누리고 싶다면 사용 전에 꼭 적용하자.

음장 효과 완성도는 훌륭··· 베이스 출력은 아쉬워

보정을 거친 보스 스마트 사운드바 900의 표현력, 그리고 음장 효과는 어떨까. 제품 자체의 음원 표현력을 확인하기 위해 부속품 연결을 모두 해제하고, 돌비 애트모스를 지원하는 넷플릭스 및 디즈니+의 다양한 콘텐츠를 감상했다. 보스 스마트 사운드바 900을 듣고 제일 처음 든 생각은 같은 장소에서 같은 콘텐츠를 즐겨도, 스피커의 차이에 따라 체감하는 품질의 차이가 크다는 느낌이었다. 양쪽으로 나뉜 트랜스듀서는 소리가 확실히 나뉘는 느낌을 주는 것은 물론 위에서 맴도는 듯한 음장감을 주었고, 전면 방향으로 배치된 스피커가 소리를 충분히 전달했다.

또한 트루 스페이스 공간 프로세싱 기술이 탑재되어 돌비 애트모스가 적용되지 않은 유튜브 영상을 감상하는 경우에도 음량만 충분하다면 충분히 풍부하고 입체적으로 소리를 해석해내는 성능을 보여주었다. 전반적으로 사람의 목소리나 악기 소리 등 명료한 소리가 위주인 콘텐츠에서는 만족감이 높은 편이지만, 베이스 출력이 높은 편은 아니어서 저음 위주의 미디어를 감상할 때에는 개인적으로 박진감이 부족해 아쉬웠다. 이 부분은 보스 뮤직 앱을 활용해 볼륨은 줄이고 베이스를 끌어올리는 설정을 적용해볼 필요가 있고, 베이스 모듈을 추가하면 간단히 해결할 수 있다.

누구나, 손쉽게 만드는 고차원 음향 시스템

음향을 평가하는 데 있어서 정답은 없다. 훌륭한 시스템은 그만큼 설치가 복잡하고 관리가 까다롭고, 저렴한 제품은 만족스러운 음향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 그런 점에서 보스 스마트 사운드바 900은 쉽고 간단하게 음향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으면서도, 고품질의 음장 효과를 제공하는 기준점이라고 할 수 있다. 전원을 꽂고 HDMI-eARC만 텔레비전과 연결하면 곧바로 돌비 애트모스 음향 시스템이 완성되고, 보스 뮤직 앱과 보스 스피커를 활용해 음향 시스템을 간단히 확장할 수 있다. 가격은 사운드바 단품 기준 110만 원대 후반으로 저렴하진 않지만, 보스 특유의 품질과 돌비 애트모스를 지원하는 점, 그리고 TV 제조사의 사운드바도 50~200만 원인 점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가격대다. 고품질 음향 시스템을 꿈꾸면서도 시스템 구축에 엄두가 안 난다면, 보스 스마트 사운드바 900이 간단명료한 답이 될 것이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