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면 충분해’라 단정 지어 PC 하드웨어를 구입하는 건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다. PC 하드웨어에 대해 다양한 지식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도 정보가 부족한 경우가 있다. ‘혹시 잘못 선택해 중복 투자를 하게 되면 어떻게 하지?’와 같은 막연한 불안감을 떨쳐버려야 한다. 그나마 중고 거래가 활발한 제품이라면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겠지만, 그렇지 못할 때 더 문제가 된다. 이를테면 전문가용 시스템을 구성하는 경우다.

전문가용 시스템은 성능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는데, 사실 그보다 먼저 생각해야 할 점은 안정성이다. 중요한 프로젝트의 납기일이 다가올 때 성능은 좋지만 불안정한 시스템을 사용한다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작업용 PC 하드웨어로는 24시간 7일 내내 쉬지 않고도 문제없이 구동될 수 있는 제품군이 적합하다.

또한, 단순히 성능이 좋기보다는 자주 사용하는 프로그램에 맞춰진 성능과 함께 안정성을 지닌 제품이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좋은 예가 AMD 라데온 PRO W6400 D6 4GB다. GPU 사용량이 적은 CAD 및 BIM 프로그램을 구동하는 것에 최적화된 전문가용 메인스트림 그래픽카드다.

프로를 위한 그래픽카드

AMD 라데온 PRO W6400 D6 4GB(AMD 라데온 프로 W6400, 이하 라데온 프로 W6400)는 전문가용 그래픽카드다. RDNA2 기반으로 TSMC 7nm FinFET 공정으로 제작됐다. GDDR6 4GB 메모리에 FP32(단정밀도부동소수점연산) 성능은 3.54TFOPs다. 스트림 프로세서는 768개며 하드웨어 레이트레이싱을 지원한다.

상위 제품군인 라데온 프로 W600과 비교하면 성능 차이가 상당히 많이 난다. 라데온 프로 W6600은 FP32 성능 10.4TFOPs, 스트림 프로세서 1,792개를 갖췄다. 그런 라데온 프로 W6600은 일반용 그래픽카드와 비교하면 라데온 RX 6600 XT보다 조금 못한 정도다. 이어 라데온 프로 W6400은 라데온 RX 6400 정도의 성능이라 볼 수 있다.

라데온 프로 W6400과 라데온 RX 6400의 공통점은 컴퓨팅 유닛 12개, 스트림 프로세서 768개라는 점이다. 64bit GDDR6 4GB를 사용한다는 점도 같다.

그렇다면 라데온 프로 W6400은 어떻게 쓰는 게 좋을까? CAD, BIM 프로그램 등을 사용할 때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W6400 소개 페이지에는 오토데스크 오토캐드, 오토데스크 레빗이 언급되어 있다. 오토데스크 레빗에서 4K 해상도로 사용할 때 뷰포트 속도가 빠르다.

▲ 오토캐드에서는 이전 세대 제품군보다 성능이 크게 상향됐다.

▲ 레빗에서도 뷰포트 속도가 빠르다.

▲ 레빗 2002 권장 사양. 복잡한 대형 모델 기준이다. 비디오 어댑터에는 다이렉트X 11 지원 그래픽카드(최소 4GB 비디오 메모리 포함)이라 되어 있다.

▲ AMD 홈페이지 내부에 AMD 라데온 프로 워크스테이션 그래픽 셀렉터에서 레빗을 선택하면 라데온 프로 W6400이 추천 제품으로 뜬다.

또한 맥닐 라이노, 어도비 크리에이티브 클라우드 등의 프로그램의 경우 4K 해상도에서 이전 세대 제품 및 경쟁사의 동급 제품보다 더 나은 성능을 보여준다.

▲ 라이노에서도 이전 세대 대비 성능 향상의 폭이 크다.

얇고 귀엽다

하드웨어의 특성은 어떨까. 간단하게 언급하면 작고 귀엽고 불필요한 요소는 다 줄여서 없앴다. 싱글 슬롯에 LP 타입 설계로 미니 ITX 시스템에 손쉽게 장착할 수 있다. 보조 전원 포트도 없다. TGP는 50W 정도에 불과하다. 참고로 크기는 LP 타입이지만 브라켓이 제공돼 표준 시스템에도 장착할 수 있다.

쿨링 솔루션은 어떨까? 얇은 두께를 갖춘 그래픽카드답게 쿨러 크기는 50mm 정도로 작다. 하지만 쿨링 성능은 딱히 부족하지 않다. 히트싱크에는 히트파이프도 있다.

출력 단자는 2x DisplayPort 1.4 with DSC and Audio Support 구성이다. 라데온 프로 사용자의 절반 이상이 모니터 하나만 사용하는 것에 최적화됐다. 사용하지 않는 단자를 제거해 단가를 낮췄다.

특징은 다음과 같다. 지원 렌더링 포맷은 4KH264 디코드, H265/HEVC 디코드다. 지원 기술은 AMD FSR, AMD 뷰포트 부스트, AMD 원격 워크 스테이션, AMD 라데온 미디어 엔진, AMD 라데온 프로 소프트웨어, AMD 라데온 VR 레디 크리에이터, AMD 아이피니티 기술, AMD 라데온 프로렌더다. 10비트 디스플레이 컬러 출력 및 3D 스테레오 출력도 지원한다.

성능은 어떨까?

테스트 사양

CPU – AMD 라이젠 9 5900X

메인보드 - ASUS TUF Gaming B550M-PLUS

RAM - GeIL DDR4-3200 CL22 PRISTINE

SSD – 마이크론 Crucial P5 M.2 NVMe 대원CTS 500GB

VGA – AMD 라데온 프로 RX 6400

파워 - 마이크로닉스 Classic II 850W 80PLUS Bronze 230V EU HDB

쿨러 – Thermalright Peerless Assassin 120 서린

GPU-Z & 발열 테스트

▲ 스트림 프로세서 768개, GDDR6 4GB 64bit로 확인된다. 부스트 클럭은 2321MHz로 표기된다.

▲ 풀로드 시 온도 80도로 확인된다.

▲ 풀로드 시 기판 최대 온도는 80.7도 정도로 확인된다.

3DMARK

▲ 파이어 스트라이크 그래픽 스코어 11,809점. 참고로 게이밍 그래픽카드인 라데온 RX 6400은 12,000대 초반이다. GTX 1060 3GB 정도의 점수와 비슷하다.

▲ 타임 스파이 그래픽 스코어 3,646점. 참고로 RX 6400이 3700점 정도다. GTX 1060 3GB와 비슷하다.

PugetBench for DaVinci Resolve 0.92.3, DaVinci Resolve(Free) 17.3

다빈치 리졸브에서의 성능을 PugetBench를 통해 확인했다. 4K 미디어 스코어 53점, GPU 이펙트 스코어 20점이다. 참고로 RX 570이 4K 미디어 스코어 70점, GPU 이펙트 스코어 29점 정도로 확인된다.

▲ 라데온 9 5900X, DDR4 16GB, 라데온 프로 W6400 시스템은 코어 i9-9900K, DDR4 128GB, 지포스 RTX 2080 슈퍼 시스템과 비슷한 점수로 확인된다.

SPECviewperf 2020

3dsmax-07, 카티아-06, 크레오-04, 에너지-04, 마야-06, 메디컬-03, Snx-04 솔리드웍스-06 등의 프로그램으로 그래픽카드 성능을 측정하는 프로그램이다.

▲ 라데온 프로 W6400의 성능.

▲ 카티아-06에서는 상위 제품군인 라데온 프로 W6600의 절반 정도의 성능이다.

마치며

라데온 프로 W6400은 전문가용 그래픽카드 입문용으로 괜찮은 선택지다. 물론 3D 렌더링 프로그램 등에서는 고성능을 지닌 상위 제품군의 그래픽카드가 적합하지만, CAD, BIM 등이 주 용도라면 라데온 프로 W6400도 쾌적하게 사용할 수 있다. 추가로 게이밍 용도로는 GTX 1060 3GB와 비슷한 성능을 갖췄기에 FHD 해상도에서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 쿨링 성능도 뛰어나기에 기기 신뢰성도 높다. 가성비가 뛰어난 CAD용 그래픽카드가 필요하다면 라데온 프로 W6400이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김희철 기자/poodle@manz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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