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브랜드가 의자를 못 만들리 없잖아!"
북유럽에 감성을 더하면? 북유럽 감성이 된다. 구체적으로 설명할 순 없지만 우리가 '그 느낌'이라고 말할 수 있는 감성이 북유럽에 있다. 그렇다면 스칸디나비아 감성이라고 하면? 다소 난해한 표정 짓기 딱 좋다. 우리에게는 스칸디나비아 감성에 관한 정보가 많지 않다. 사실 북유럽과 같지만.
그래서 설명하자면 간결하면서 기능적인 요소가 두드러지는 감성을 칭한다.
단, 세 단어로 해당 감성을 요약하면 '미니멀리즘, 자연과의 조화, 기능성'이라고 표현할 수 있겠다. 무엇보다 불필요한 장식은 빼고 간결하고 깔끔한 디자인을 통해 편안한 느낌을 추구한다. 밝고 환한 느낌이 핵심이다. 여기에 기능성을 중시한 디자인으로 사용자의 삶까지 편리하게 만든다.
그런 특성이 잘 드러나는 홈퍼니싱 리테일 업체가 그 유명한 이케아다.
이케아 의자들은 대체로 호평이 많다. 첫 번째로는 특색 있는 디자인. 두 번째로는 뛰어난 가격 대비 성능이다. 실물을 보면 북유럽 감성이란 게 이런 것이구나 하고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자, 그럼 이케아가 아닌 다른 스웨덴 브랜드가 의자를 만든다면?
앞서 말한 북유럽 감성이 녹아들 확률이 높지 않겠는가?
자. 그렇다면 PC 하드웨어 업체 중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으로 유명한 프랙탈 디자인이 의자를 만든다면? 그 의자는 어떨까? 세련된 디자인을 지녔을까? 기능이 뛰어날까? 착좌감이 편할까? 놀랍게도 모두 다 정답이다. 그러한 제품이 게이밍 시장을 겨냥했다.
◆ Fractal Design Refine 패브릭 다크 게이밍 의자
색상 : 메쉬(다크, 라이트) / 패브릭(다크, 라이트) / 알칸타라(다크)
소재 : 프레임 - 유리섬유(20~30%) PP/PA / 휠베이스 - 알루미늄
바퀴 : 65mm 베이스 소프트 PU 휠
피스톤 : 가스 방식 120mm 클래스 4 규격
기능 : 싱크로 틸트 메커니즘, 텐션 기능, 리클라인 포지션 고정, 시트 높이, 시트 깊이, 틸트 장력 조절, 암 레스트(높이, 깊이, 회전, 너비), 요추 지지대(높이, 깊이)
보증 : 최대 5년
유통 : 서린씨앤아이
1. 사무용 의자와 게이밍 의자의 차이
프랙탈 디자인이 게이밍 체어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름하여 프렉탈 리파인(Fractal Refine)으로 불린다. 편안함, 기능성, 그리고 세련된 디자인을 컨셉으로 잘 결합한 게임용 의자다. 사용자의 편안함과 몰입감을 극대화하도록 설계했다. 순화하자면 현대 사회의 하드코어한 게이밍 환경에 최적화된 의자다.
프렉탈 리파인을 이해하려면 사무용 하이엔드 의자 특성에 대한 기본 상식이 필요하다.
허먼밀러 에어론, 스틸케이스 립체어 등 유명한 의자가 지닌 공통적인 특징인데, 대체로 착좌감이 무척 좋다. 장시간 앉아서 일을 보는 것에 최적화됐다. 착좌감이라는 것은 물론 의자마다 형태가 다르긴 하다. 허먼밀러 에어론은 정자세를 잡는 것에 최적화되고, 립체어는 어떤 자세로든 편안함을 선사한다.
이어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조절할 수 있는 게 많아야 한다. 예를 들어 보급형 의자는 기껏해야 높낮이 조절과 허리 각도 조절 정도가 최대다. 하지만 하이엔드 의자는 틸팅 강도 조절, 의자 좌판 깊이 조절, 럼버 서포트 높낮이 조절(요추 지지대), 헤드레스트 높낮이 조절, 팔걸이 높낮이 및 전후 이동 등을 지원한다.
조절할 수 있는 게 많아야 사용자의 신체 구조에 정확하게 최적화할 수 있다.
기본 상식을 습득했다면 리파인에 접근할 자격이 주어진다. 아, 소개하기에 앞서 한 가지가 빠졌다. 게이밍 의자에 관한 원론이다. 게이밍 의자는 대부분 스포츠카의 버킷 시트 디자인을 지니고 있고, 사무용 의자와는 추구하는 바가 다르다. 180도로 넘겨서 누워서 휴식을 취한다거나, 혹은 발판을 하단에 달아 다리를 쭉 펴거나 할 수 있다. 인체공학에 중점을 두는 사무용 의자와는 많이 다르다.
2. 스칸디나비아 감성의 게이밍 체어가 왔다
그럼 프렉탈 리파인은 어떨까? 프렉탈 리파인은 놀랍게도 게이밍 의자인데, 하이엔드 사무용 의자의 특성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 다양한 인체공학적 조정 기능을 갖춘 것이다. 헤드레스트, 시트 높이 및 깊이, 허리 지지대까지 세밀하게 조정할 수 있다. 그렇게 보면, 이건 하이엔드 사무용 의자인가?
그래서 게이밍 의자로 사용 범위를 제한하자니 몹시도 아까울 것만 같은 의자다.
특히 4방향 팔걸이와 싱크로 틸트 메커니즘 덕분에 사용자의 움직임에 자연스럽게 반응하며, 최대 13단계로 고정할 수 있어 장시간 사용에도 불편함이 없다. 장시간 사용해도 피로감을 덜 느낀다는 건 하이엔드 사무용 의자만의 특징이었는데, 프렉탈 리파인이 이 특징을 공유하는 것이다.
▲ 의자 높낮이 조절 차이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다섯 가지다.
럼버 서포트(높낮이 조절 가능)
헤드레스트(높이 조절 가능)
좌판(높이와 깊이 조절 가능)
4D 팔걸이(전후좌우 높낮이 모두 조절 가능)
싱크로 틸트(13단계로 등받이 조절 가능)
◆ 조립하는 순서 (사진 순)
3. 소재에도 일가견 있는 의자
한국 시장에서도 해외에서 나오는 모든 소재를 고를 수 있다. 일단 소개하는 제품은 패브릭 소재다. 제조사 홈페이지를 보면 3가지 소재로 나뉜다. 여름에 선호하는 메시 소재는 통기성에서 일가견 있다. 메시 의자에 앉아서 뒤에 선풍기라도 틀어둔다면 바람이 그대로 느껴지기에, 등에서 땀이 날 일이 적다. 시원하다.
두 번째로 패브릭은 부드럽고 푹신하다. 그야말로 의자의 정석이다. 특히 땀이 덜 나거나 에어컨을 자주 트는 환경이라면, 패브릭은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관리 측면에서도 패브릭은 메시보다는 수월하다. 우리가 사용하는 의자에서 흔히 사용하는 소재이기도 하다.
그리고 한 가지 소재가 더 있다. 알칸타라는 고급 자동차에서 사용하는 소재다. 이런 소재는 사용자의 취향과 스타일에 맞게 선택할 수 있다. 해외 기준으로 컬러 옵션은 라이트와 다크다. 다양한 인테리어와 잘 어울려 선택의 폭을 넓힌다.
가격은 가격 정보 서비스 다나와 기준으로 메시와 패브릭이 85만 1,100원, 알칸타라가 141만 3,800원이다. 보통 메시 또는 패브릭 소재를 많이 선호한다. 그중에서 패브릭은 의자의 정석인 만큼 괜찮은 선택지다. 알칸타라는 취향의 문제이긴 하지만, 프리미엄 감성에서는 정석이다. 그럼에도 실용성을 생각한다면 메시 또는 패브릭 옵션만 한 것도 없다.
4. 금강불괴와 같은 강도
그런데 중요한 건 지금부터다. 애초에 사용한 소재가 다르다. 어떻게 보면 성형했다고 설명해야 할 듯싶다. 프렉탈 리파인은 바디를 유리 섬유로 제작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게이밍 의자로 사용하는 제품은 십중팔구 금속이다. 무겁지만 튼튼하며 녹도 잘 슬고~ 그래서 가격 경쟁력을 높게 가져갈 수 있다.
하지만 유리 섬유는 그게 안된다. 특성을 알면 납득이 간다.
먼저 유리 섬유는 경량성이 특징이다. 무게는 가볍지만 강도가 높아, 의자와 같은 가구를 제작할 때 유리하다. 내구성도 뛰어나 물리적 충격과 마모에 강하고, 부식에 대한 저항력도 높다. 내열성도 뛰어나 고온에서도 형태를 유지해 다양한 환경에서도 안정적이다.
무엇보다 강도가 꽤나 높다. 강한 힘을 견딜 수 있어 제품의 내구성을 높인다. 형상 가공이 용이해 복잡한 디자인의 의자도 손쉽게 제작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전기 절연성도 우수해 감전도 안 된다.
유리 섬유의 이런 장점 덕분에 다양한 산업에서 선호한다. 건축 자재, 자동차 부품, 항공기와 우주선의 구조물, 자전거 프레임, 낚싯대, 서핑보드, 보트 등 높은 신뢰도가 요구되는 환경에서 내구성과 방수 성능을 보장받을 수 있다. 유리 섬유가 프렉탈 리파인에 적용됐으니 내구성은 걱정할 것 없다. 추가로 캐스터(바퀴)도 튼튼하고 부드럽다.
▲ 보증기한 관련 본 품에 대해 최대 5년 보증기한을 제공한다. 단, 사람의 신체와 지속적인 마찰이 발생하는 부분. 그로 인해 손상될 가능성이 높은 부분(커버, 팔걸이, 헤드레스트, 요추 지지대 등 부드러운 소재 사용)만 최대 3년으로 보증 기한이 차등 적용 된다. 시중에 판매되는 일반적인 의자가 최대 1년 미만의 보증을 적용하고, 특히 커버나 팔걸이는 '사용자 불량'을 이유로 보증 적용 기준을 높게 적용하는 것을 감안하면 월등하게 긴 보증이다.
그리고 휠베이스는 알루미늄이다. 아무래도 힘을 받는 곳은 금속 소재가 어울린다. 비싼 알루미늄도 꽤나 묵직하게 느껴질 정도로 많이 쓰였다. 유리 섬유 바디 + 알루미늄 휠베이스 = 프렉탈 디자인 리파인~ 게이밍 의자로 완성됐다. 나열한 소재 조합의 내구성은 최대 5년이라는 호탕한 보증 정책만으로 검증이 끝났다.
5. 착좌감은 어떨까?
기능이 많은 의자다. 이것만큼은 백문이 불여일견이다. 실제로 앉아봐야 알 수 있다. 특히 와닿는 것은 싱크로 틸트 기능이었다. 특히 몸의 자연스러운 움직임에 맞춰 유연하게 반응했다. 이 기능 덕분에 다양한 자세로 유지되며 장시간 앉아 있어도 편안했다. 두툼한 팔걸이와 조절 가능한 메모리 폼 헤드레스트는 오랜 시간 게임을 즐겨도 지지력이 뛰어났다.
▲ 편안한 착좌감에 마침표를 찍어주는 헤드레스트. 안쪽 레일을 통해 위아래로 위치를 조절할 수 있는 구조다. 디자인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아이디어로 안쪽 레일이 겉으로 들어나지 않기에 깔끔하고 의자의 세련미를 해치지 않는다. 이런 부분에서 프렉탈 디자인의 수준 높은 '갬성'을 다시금 보게 된다.
다양한 조절 기능과 직관적인 컨트롤은 하이엔드 의자에서 느낀 것과 같았다. 의자 조작은 따로 메뉴 없이도 직관적으로 조작할 수 있었다. 럼버 서포트부터 좌판 빼는 것까지 다 손쉽게 할 수 있었다. 손이 쉽게 닿는 곳에 마치 태초에 그곳에 위치하기 위해 설계된 것처럼 자연스럽게 버튼이 디자인에 녹아 배치되어 있다. 디자인은 병적으로 집착했고, 편의성만 따지면 굉장히 우수하다. 게다가 조립도 무척 간편하다. 순서대로 끼우면 된다.
사실 게이밍 의자가 조립 설명서를 제공하는 것도 처음이지만,
조립이 이렇게 쉽고 간단하게 끝난 의자도 처음이다.
앞서 언급했지만 내구성도 뛰어나다. 유리 섬유 강화 프레임에 부드러운 캐스터 덕분에 의자에 앉아 있을 때 안정적이다. 저가형 의자에서 흔히 목격되는 삐걱거리는 잡음이라든가, 여러 부품을 조잡하게 조립해서 만든 게이밍 의자에서 흔히 느껴지던 불안감이 없다. 특히 캐스터는 굉장히 부드러웠고, 바닥에서 이동할 때 소음이 적다.
** 편집자 주
그렇다면 어떤 사용자에게 추천될까? 제조사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프렉탈 리파인은 165cm에서 200cm까지의 신장과 60kg에서 125kg의 체중에 적합하다고 한다. 이러한 범위 내의 사용자에게 고성능 게이밍 의자가 필요하다면 가장 좋은 선택지임을 부정할 수 없다.
사무용 하이엔드 의자의 영역에 가까운 게이밍 의자라고 해도 그 자체가 과장된 것은 아니다. 물론 매우 비싼 의자 중에는 나열한 모든 강점을 따라가는 제품들이 많지만, 그중에서도 프렉탈 리파인은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에 그 수준에 접근했다.
좋은 의자는 삶을 바꾼다. 특히 게임을 즐기는 이들뿐만 아니라, 군대에서 전역한 대한민국의 건장한 남성들 가운데 허리 질환이 없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로, 한국에서는 허리 문제가 흔하다. 이는 자세뿐만 아니라 후천적인 환경적 요인도 큰 영향을 미친다.
살다 보면 의도치 않게 몸을 다치는 경우가 많다. 저렴한 의자는 그런 문제를 악화시킬 수 있다. 검증되지 않은 제품을 사용하다 건강이 악화되어 병원에 다니는 것보다는, 처음부터 좋은 의자에 투자하는 것이 현명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프렉탈 리파인은 확실히 검증된 선택지다.
By 김현동 에디터 Hyundong.kim@weekly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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