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3년에 처음 등장한 '로맨싱 사가 2'의 핵심 재미 요소인 세대(연대) 교체 시스템과 비선형적인 이야기 전개, 그리고 특유의 번뜩임 시스템 등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현대적인 그래픽을 준비하고 전투 시스템 개선 등을 더해 게임을 더 편리하게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또 높은 난도로 쉽게 즐기기 힘들었던 이용자도 많았던 만큼, 오리지널 버전보다 쉬운 두 개의 난도를 추가로 준비해 세 가지 난도 중 선택해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원작의 경우 실수하면 게임의 끝을 보지도 못할 정도로 난도가 높았기에 환영할 수 있는 부분이라 본다.
'로맨싱 사가 2'는 과거에 세상을 구했으나 다시 돌아와 세상을 위협하는 일곱 영웅에 맞서 싸우는 내용을 그렸다. 이야기 전개 과정에서 가장 큰 특징은 게임 속 시간으로 1000년 이상 진행되는 방대한 이야기가 펼쳐진다는 것이다.
때문에 등장하는 주인공들도 연대에 맞춰 변화하게 된다. 게임 초기에는 아발론의 황제와 그의 자리를 물려받은 아들 제라르가 중심 인물로 등장한다. 게임을 진행하면서 특정 적을 물리치는 등의 조건을 달성하면 게임 내에서 시간이 빠르게 변화하며 새로운 세대의 캐릭터가 등장한다.
이용자는 이 중 새로운 황제를 선택하게 되고, 새로운 황제는 이전 세대 황제들의 능력이나 기억 등을 이어받는다. 이러한 세대(연대) 시스템이 '로맨싱 사가 2'의 핵심 시스템 중 하나이며, 이번 리메이크 작품에도 그대로 살아있다. 참고로 황제는 각 세대에서 한 번 교체가 가능하다. 황제 자리를 물려주는 캐릭터는 사라진다.
황제만 변화하는 것이 아니다. 당연히 함께하는 동료들도 변화한다. 동료 캐릭터는 어빌리티와 같은 육성이 직업에 따라 연계되며, 전투 과정에서 번뜩임을 통해 획득한 기술이나 술법 등도 수련장에서 배울 수 있다. 전대의 노력이 후대로도 이어진다는 느낌이다.
번뜩임도 '로맨싱 사가 2'가 가진 특징 중 하나다. 전투 과정에서 반짝이는 전구 마크가 떠있는 공격을 진행하면 일정 확률로 새로운 기술을 얻을 수 있다. 또 전투 종료 과정에서 얻기도 하고, 적의 강력한 공격을 간파하기도 한다. 이렇게 얻은 스킬이나 술법 등은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후대의 캐릭터들도 배워서 사용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런 세대 시스템은 비선형적 전개의 이야기와도 이어진다. '로맨싱 사가 2'는 일본식 RPG임에도 이용자의 선택에 따라 이야기가 진행되는 비선형적 스토리텔링을 준비했다. 자신이 즐기고 싶은 이야기부터 즐기면 된다. 특히 이번 리메이크에서는 스토리를 즐기는 것이 힘들지 않도록 안내 시스템이 준비돼 있어 더 편리하다.
게임의 전투는 개선을 더해 몰입해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앞서 이야기한 원작의 번뜩임 같은 요소는 그대로 살리면서 '옥토패스 트래블러'와 유사한 약점 시스템을 넣었다. 적 캐릭터는 캐릭터마다 특정 무기나 술법에 약점을 가지고 있으며, 약점 공략에 성공하면 더 많은 대미지를 입힐 수 있고, 연계 게이지가 차올라 강력한 연계 공격도 발동할 수 있다.
또 게임에서 전투가 한 번 마무리되면 HP는 모두 자동으로 회복되고, 술법 등에 사용하는 BP는 사용한 대로 유지된다. 얼핏 보기에는 큰 어려움이 없어 보이지만, 생각보다 전투 난도가 높다. 캐릭터가 전투에서 쓰러지는 일이 제법 많이 발생한다. 특히 각 캐릭터는 LP라는 별도의 포인트가 있고, HP를 모두 잃어서 한 번 쓰러질 때마다 LP가 줄어든다. LP가 모두 소모되면 캐릭터의 사망으로 이어지니 신경을 쓰는 편이 좋다.
다양한 효과를 가진 진형 시스템도 마련돼 있으며, 각 캐릭터가 가진 특성이나 스탯을 잘 살린 무기를 착용해 전투를 펼치는 것도 중요하다. 턴 기반 전투임에도 이용자의 전략적 플레이가 요구되기 때문에 계속해서 펼쳐지는 전투도 긴장을 놓지 않고 몰입해 즐길 수 있는 것이 강점이다.
그래픽 측면에서는 아쉽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만, 게임의 방대한 스케일 등을 고려하면 이해가 되는 부분이다. 특히 원작과 앞서 등장한 리마스터 버전이 모두 2D 작품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새로운 느낌을 전하기는 충분하다. 여기에 음악도 원작 버전과 리메이크 버전을 준비해 선택의 폭을 넓혔다.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온 '로맨싱 사가 2 리벤지 오브 더 세븐'은 원작을 기억하고 있는 게이머들에게는 특별한 선물이 될 수 있으리라 보며, 원작의 명성만 들었던 게이머라면 새롭게 도전하기에 충분한 가치가 있는 게임이 될 수 있으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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