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세이퍼시픽항공이 10월16일, 새롭게 개조한 항공기 보잉 777-300ER를 홍콩 항공기 엔지니어링 컴퍼니(Hong Kong Aircraft Engineering Company Limited, HAECO) 격납고 특별 행사에서 최초 공개했다. 캐세이퍼시픽 직원과 미디어, VIP 고객이 모인 가운데 항공기 최초로 도입한 비즈니스석 ‘아리아 스위트(Aria Suite)’와 새롭게 업그레이드된 프리미엄 일반석과 일반석을 소개했다.
특히 아리아 스위트는 실제 크기와 동일한 모형을 제작해 선보였다. 주요 특징은 좌석 간 공간을 구분해 주는 ‘프라이버시 스위트 도어’, 각종 전자기기를 편리하게 충전할 수 있는 ‘무선 충전기’, 생생한 몰입감을 더해 주는 24인치 ‘4K 스크린’ 등으로, 캐세이퍼시픽 직원들과 홍콩 배우 천파라(Fala Chen)와 캐세이퍼시픽 그룹 CEO 로날드 램(Ronald S.P.Lam)이 1:1 토크쇼 형식으로 소개했다. 또, 행사에 참석한 모든 이가 실제 보잉 777-300ER의 기내를 경험할 수 있도록 그룹별 기내 체험 행사 시간도 마련됐다.
캐세이퍼시픽 관계자는 보잉 777-300ER이 10월18일 처음으로 홍콩-베이징 노선 운항을 시작하며, 이후 점진적으로 다른 지역 및 장거리 노선에 투입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직접 체험해 본, 보잉777-300ER
하늘 위 나만의 공간, 아리아 스위트
비즈니스 객실에 들어서는 순간 입구부터 예술 작품이 펼쳐진다. 캐세이퍼시픽이 고심해서 엄선한 예술가의 작품을 전시했다. 보잉 777-300ER에 전시할 30개의 작품을 큐레이팅 했다고 한다. 이전에는 비행하며 잠을 자거나, 영상을 보는 등 이동하며 시간을 보내기에 바빴다면, 이제는 머무르며 시간을 즐길 수 있는 ‘하늘 위 갤러리’가 탄생한 셈이다. 기내를 예술 공간으로 바꾸는 세심한 미감은 좌석에도 적용됐다. 부드러운 스웨이드 벽, 울 소재의 좌석, 금색으로 포인트를 준 장식, 탑승객 마음대로 조정할 수 있는 조명 터치 스크린 등이 편안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좌석을 조금 더 면밀히 알아보기 위해 탑승객처럼 직접 앉아보고 누워봤다. 장거리 비행 시에도 편안할지를 중점으로 먼저 살폈다. 좌석은 젖혀지고 눕혀지는 '의자'가 아니라 마치 '모션 베드'처럼 느껴졌다. 개인 선호에 따라 높이 조절이 가능했고, 일체형 디자인이라 어느 각도에서든 표면이 매끄럽게 느껴졌다. 게다가 통기성이 뛰어난 울 소재에 머리 받침대는 부드러운 가죽을 사용해 촉감까지 챙겼다. 팔걸이를 내리면 침대 면적도 확장되어 더욱 안락함을 느낄 수 있었다.
앉아 있을 때는 어떨까. 발끝보다 훨씬 더 멀리까지 뻗은 널찍한 다리 공간이 좌석 아래 숨겨져 있었다(물론, 탑승객 신장에 따라 다르게 느껴질 수 있다). 마음껏 다리를 꼬고, 뻗고, 발가락 스트레칭까지 할 수 있을 것 같다. 또 좌석에는 슬라이딩 도어가 설치되어 프라이빗한 공간을 마련해 줬다. 하늘 위에서 오로지 나만을 위한 공간을 누리는 기분. 그런데 동반자가 옆에 있어서 한 순간도 떨어지기 싫다고? 걱정하지 말자. 중앙 좌석의 고객은 이동식 칸막이가 있어 칸막이로 공간을 나누거나 합쳐서 '따로 또 같이'의 시간을 즐길 수 있다.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비행 내내 다운 받아 온 영화를 보거나 독서해도 좋다. 평소 이륙 전 짐이 될까봐 선반에서 충전기나 책을 꺼내지 않았다면 아리아 스위트에선 그럴 필요 없다. 않아도 된다. 좌석 옆 콘솔에 내장된 무선 충전기가 있어 충전하면서 마음껏 전자기기 사용이 가능하다, 또 슬라이드형 서랍과 같은 수납 공간도 별도로 마련되어 있어 지갑이나 안경, 책 등을 보관하기에도 좋다. 그래도 귀찮다면 좌석 앞 화면으로 비행 시간 내내 즐길 수도 있다. 눈을 뗄 수 없는 24인치 4K 초고화질 스크린이 설치돼 있으니(24인치는 세로 형태의 A4용지 2.5개를 옆으로 이어붙인 정도다).
한눈에 보는 보잉 777-300ER특징
ㆍ3개의 좌석 클래스, 361명 탑승 가능
아리아 스위트(45석), 프리미엄 일반(48석), 일반(268석)
ㆍ비행중에도 자유롭게 누리는 연결성
블루투스 오디오 연결 기능 탑재, 인터넷 연결 유지 가능
가성비와 편안함 둘 다 챙긴, 프리미엄 일반석과 일반석
합리적인 가격으로 편안한 비행을 누리고 싶다면 프리미엄 일반석은 어떨까. 머리부터 발끝까지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신경 쓴 게 느껴진다. 우선 발 받침대가 있어 편안하게 발을 안착할 수 있다. 머리 받침대는 매끄러운 가죽으로 이루어져 있고 양쪽에 맞춤형 날개도 장착돼 있다.
옆 사람의 시선이 자연스레 차단되는 건 기본, 자다가 양옆으로 고개가 떨어져도 낯선 이의 어깨에 기댈까 봐 불안해하지 않아도 된다. 게다가 날개에는 독서등이 결합되어 있어 상황에 맞춰 조명의 밝기를 조절할 수 있는 것도 장점. 아리아 스위트와 동일한 4K 초고화질 스크린도 15.6인치로 설치돼 있어 편안하게 영상 감상도 할 수 있다. 중간중간 마시는 음료도 음료 거치대에 간편하게 보관이 가능하며, USB-C 전원 포트도 있어 전자기기 충전도 가능하다.
가성비 좋은 일반석도 기존 캐세이퍼시픽 항공기와 다르게 새롭게 단장했다. 좌석 커버를 새롭게 변경해서 한층 쾌적하게 이용이 가능하다. 적당히 말랑하면서도 단단함을 갖춘 머리 받침대도 있어 휴식의 질을 높인다. 비행하는 동안 보기 위해 영상을 다운 받아 왔다면 유용하게 사용할 태블릿 거치대도 튼튼하게 준비돼 있다. 떨어져 가는 배터리 잔량에도 영상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배경엔 USB 충전 포트와 AC 전원 콘센트도 한몫할 것. 기존에 경험했던 일반석보다 업그레이드된 경험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홍콩 글·사진=남현솔 인턴기자 solsol@trave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