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닥터페퍼를 반복한다
사람의 일생에는 어느 순간 ‘닥터페퍼’를 만나게 되었다. 그런데 운명처럼 이 음료의 매력에 빠져들었다면 두 가지 정도의 유익이 있다. 첫 번째는 콜라와 사이다를 벗어나 ‘남다른 취향’을 갖게 되었다는 점이고, 두 번째는 매년 나오는 닥터페퍼의 ‘새로운 맛’을 기대하게 된다는 것이다.
닥터페퍼가 닥터페퍼지. 그게 무슨 말이냐고?

우리의 후추박사님께서 2025년 신작 닥페 ‘닥터페퍼 블랙베리’를 내놓으셨거든.
닥페인데요 체리가 아니라 블랙베리입니다

닥터페퍼 블랙베리. 마시즘은 이 음료를 애플의 신상품, 마블의 새 시리즈, 봉준호 감독의 신작보다도 기다려왔다. 지난해 닥터페퍼가 미국에서 코카콜라 다음으로 많이 팔린 탄산음료가 되었다는 뉴스가 떠들썩했는데, 이 기세를 이어갈 신제품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디자인 또한 멋있다. 위쪽은 닥터페퍼 고유의 색깔과 로고지만, 보라색으로 칠해진 아래배경 사이에 블랙베리 그림이 그려져 있다. 355ml 기준 칼로리는 150칼로리(제로 버전도 있다), 직구 가격은 12캔에 3만 원 남짓(배송비가 눈물 난다), 하지만 닥터페퍼니까. 사랑은 계산하는 게 아니까 이 녀석을 산 것에 후회는 없다.
그리고 캔의 뚜껑을 열었다. ‘칙’소리와 함께 나는 향은. 우리가 알던 닥터페퍼가 아니다.
어디서 폴라포의 향이 나지 않아요?

일반적으로 닥터페퍼를 체리향으로 많이 기억하지만, 닥터페퍼 블랙베리는 이름 그대로 체리가 아닌 다른 과일의 향이 난다. 이를테면 보라색 폴라포에서 느끼는 상큼함이 들어있다. 거기에 달콤한 향이 더해졌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파블로프의 개가 된 듯한. 쉽게 말해 군침이 돈다.
그렇게 닥터페퍼 블랙베리를 마셔보았다. 웰치스 포도와 같은 맛이 날거라 생각했는데 전혀 아니었다. 포도의 상큼함이 있지만 베리의 달콤한 부드러움이 신맛을 잡아준다. 초심자를 위한 달콤한 레드와인, 혹은 복분자주의 느낌이 나는데. 끝에 남는 맛이 닥터페퍼다.
닥터페퍼의 상징과도 같은 체리가 사라졌지만, 그 자리를 채운 블랙베리 또한 맛있다. 아니 자극적이다. 어디서 이렇게 달고 새콤한 도파민 덩어리를 만들어놨어.
물론 이건 닥터페퍼를 좋아하는 사람의 입장이다. 맛의 강도를 높이다 보니 닥터페퍼 고유의 향미들을 싫어하는 사람들은 이렇게 말할 것이다. ‘체리향 감기약에서 베리향 감기약이 되었다고.’
닥터페퍼의 신제품이 주는 즐거움

23가지 다양한 향을 조합하여 만들었다는 닥터페퍼. 보통 이렇게 맛과 향이 분명한 제품들은 새로운 맛의 신제품이 나오면 언제나 혹평을 받기 마련이다. 그런데 닥터페퍼만큼 새로운 제품이 나올 때마다 즐거운 경험을 주는 신제품은 정말 드물다.
맛을 잘 만들기도 만들었지만, 이런 복잡하고 다른 것을 즐기는 거야말로 ‘닥터페퍼 매니아(닥페러)’가 가져야 할 기본소양이기 때문이다. 23년 출시된 닥터페퍼 스트로베리&크림, 24년에 출시된 닥터페퍼 크리미 코코넛, 그리고 25년의 닥터페퍼 블랙베리. 과연 닥터페퍼의 다음 맛은 무엇이 될지 기대된다.
그리고 이 중에 하나라도 국내에 출시해 주면 안 될까?
비고 : 닥터페퍼 블랙베리를 맛있게 즐기는 법
닥터페퍼 블랙베리는 그냥 마셔도 맛있지만, 아이스크림을 띄워 마시거나 위스키와 함께 마셔도 맛있다. 레몬, 라임, 체리가 아닌 블랙베리의 상큼 달콤한 맛을 다양하게 즐겨보자.
<제공:마시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