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의 신작 모바일게임 '마비노기 모바일'(이하 마비 모바일)이 오늘(27일) 0시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마비 모바일'은 2004년 처음 서비스를 시작한 마비노기의 IP(지식 재산권)을 기반으로 개발된 작품이다. 특히, 마비노기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나크' 김동건 대표가 직접 개발을 지휘하여 2017년 첫 공개 이후 약 8년에 달하는 개발 기간을 거친 작품이기도 하다.

개발 기간에서 보듯이 '마비 모바일'의 개발 과정은 그렇게 순탄치 못했다. 2017년 처음 개발 소식을 전한 '마비 모바일'은 들려온 이후 2018년 출시를 목표로 ‘지스타 2018’에서 체험판을 공개하여 가장 큰 주목을 받은 게임으로 자리매김했으나 2018년 이후에도 출시 소식은 들려오지 않았다.
더욱이 2020년 개발 조직인 ‘데브캣’이 독립 법인으로 새롭게 재편되면서 출시일은 더욱 미뤄졌고, 2022년 출시를 예고하며, 지스타를 통해 다시 모습을 드러냈지만, 이마저도 연기되어 많은 이들이 의구심을 품었던 것이 사실.

여기에 개발 비용으로 약 천억 원이 사용됐다는 소식이 들려온 이후부터는 게임성이나 콘텐츠보다 개발비 자체에 주목한 각종 밈(MEME)이 생길 정도로, '마비 모바일'은 출시 전부터 게임 커뮤니티에서 그다지 좋은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하지만 이러한 과정 속에 등장한 '마비 모바일'은 원작 '마비노기'의 감성을 최신 그래픽으로 구현한 것은 물론, 모바일 플랫폼에 특화된 자동 이동과 사냥 등 새로운 요소를 가득 담은 작품이었다.


가장 주목할 만한 부분은 마비노기의 감성을 듬뿍 담은 콘텐츠였다. 이번 작품의 개발을 총괄한 김동건 데브캣 스튜디오 대표는 쇼케이스를 비롯한 다수의 미디어에서 마비노기의 낭만과 감성을 모바일 환경에서 구현하고자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직접 플레이해본 ‘마비 모바일’에서는 원작의 다양한 콘텐츠가 최신 플랫폼에 맞춘 형태로 재탄생한 모습이었다.


게임 속에는 채집, 낚시, 요리, 가공 제작, 아르바이트 등 다양한 생활 콘텐츠과 캠프파이어, 음식 나눠 먹기, 합주, 댄스 등의 소셜 콘텐츠가 그대로 구현되어 있었으며, 이 콘텐츠는 파스텔톤의 감성적인 3D 그래픽과 어우러지며, 20년 전 즐겼던 마비노기의 향수가 다시 느껴지는 느낌을 받을 정도였다.

여기에 마비노기만의 독특한 시스템이었던 커스터마이징, 패션, 염색 콘텐츠도 그대로 구현되어 있다. 마비 모바일은 일반 장비와 패션 장비 등으로 나뉘어 있으며, 패션 장비의 경우 다양한 조합을 통해 외형에 변화를 줄 수 있는 것은 물론, 염색까지 진행할 수 있다.
가장 궁금했던 염색 시스템은 원작의 시스템을 그대로 담아 ‘염색’ 아이템을 사용하여 약 1분간 색상을 찾는 형태로 구현되어 있으며, 하나의 장비에 최대 3곳을 염색할 수 있도록 구현된 모습이었다.

여기에 원하는 모습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는 환생 기능이 그대로 도입되어 원작 못지않은 방대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것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었다.
모바일 환경에 특화된 커뮤니티 시스템도 확인할 수 있었다. 바로 '스텔라그램'과 '스텔라 돔'이다. 일종의 ‘해시태그’라 할 수 있는 ‘스텔라그램’ 시스템은 내 캐릭터와 나의 개성 취향을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 있고, 이를 기반으로 같은 취향을 가진 이용자와 친구를 맺을 수도 있다.


이에 자신의 취향에 맞는 태그를 설정한 이용자를 찾아 함께 모험을 즐길 수 있으며, 캠프파이어를 통해 버프를 받고, 음식을 나눠 먹으며,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는 마비노기 특유의 감성 넘치는 플레이를 모바일 환경에 구현한 모습이었다.
전투는 시대의 흐름에 어느 정도 타협한 듯한 형태로 구현되어 있다. 원작 마비노기의 경우 몇 차례 환생을 통해 능력치를 높여야 빠른 템포의 전투를 진행할 수 있었지만, ‘마비 모바일’은 5종에 달하는 고유의 직업을 통해 박진감 넘치는 전투를 초반부터 즐길 수 있도록 구현됐다.
먼저 게임 내 클래스는 전사, 궁수, 마법사, 힐러, 음유시인 등 5개의 견습 클래스가 지원되며, 하나의 견습 클래스는 3종의 전직이 제공되어 총 15개의 클래스 중 취향에 맞는 클래스와 전직을 선택할 수 있다.


전투는 자동 진행과 자동 전투가 지원되는 형태였다. 퀘스트를 클릭하여 이동하는 자동 이동을 지원하고, 전투 역시 오토 스킬을 지원하여 퀘스트를 수월하게 플레이할 수 있었다. 다만 채집의 경우 자동 시스템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직접 플레이해야 하며, 모바일 환경에서는 채팅은 세로 화면, 전투는 가로 화면으로 제공되어 게임의 특징을 살린 듯한 모습이었다.
던전과 사냥터로 구분된 전장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마비 모바일’의 던전은 각 스테이지를 격파하며 보스를 처치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구성되었으며, 사냥터는 지역별 고유한 디자인으로 설계되어 보물 탐색 및 수집 등 다양한 활동을 진행할 수 있다.


이중 던전에서는 아주 독특한 콘텐츠가 등장한다. 바로 ‘우연한 만남’이다. 일종의 랜덤 파티 시스템과 유사한 형태의 ‘우연한 만남’은 같은 시간에 같은 던전을 플레이하고 있는 이용자와 무작위로 매칭되어 함께 던전을 공략할 수도, 각자의 길을 걸을 수도 있다.
여기에 휴식 공간마다 모닥불을 피우는 캠프파이어를 통해 곡을 연주하고, 음식을 나누어 먹는 감성을 느낄 수 있으며, 함께 던전을 클리어할 수 있어 같은 던전을 진입해도 매번 다른 형태의 모험이 펼쳐지는 색다른 경험을 체험할 수 있었다.


다만 유료 콘텐츠의 경우 대부분 뽑기 위주로 구성되어 있고, 월정액 패키지도 상당히 많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더욱이 외형을 구성하는 ‘패션 장비’에 능력치가 적용된 만큼, 이용자들에 따라 과금의 문턱이 높다고 여겨질 만한 요소도 확인할 수 있는 것은 향후 지켜봐야 할 부분으로 지적된다.
이처럼 ‘마비 모바일’은 원작의 향수를 그대로 담은 생활 콘텐츠와 소통 시스템. 그리고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된 전투 시스템과 사냥터, 던전으로 나뉜 성장 요소까지 세간의 평가와 달리 마비노기에 충실한 모습으로 구현된 모습이었다.
과연 8년이 넘는 세월 동안 담금질을 거치며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마비 모바일’이 대중에게 어떤 평가를 받을 수 있을지 앞으로의 모습이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