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단점들이 때로는 복이 된다
한국을 포함하여 세계적으로 떠오르는 음료군은 단연 ‘에너지드링크’일 것이다. 불과 10년 전만 하더라도 잠대출, 아니 수면의 사채같이 비치던 에너지 드링크는 이제는 우리의 일상을 함께하는 음료가 되었다. 미국에서 파는 많은 에너지드링크가 한국에 온 것만 해도 그렇다. 레드불, 몬스터에너지 그리고 ‘셀시어스’?

엥 이게 무슨 에너지드링크인데 아마존 1등을 하고 있지?
디자인으로 보나, 성분으로 보나 아무리 봐도 에너제틱하지 않은 이 음료. ‘셀시어스’는 수년간 미국에서 가장 떠오르는 음료였다. 10년 전에 비해 주가가 7800%나 올랐다고 해서 주목받은 이 브랜드. 하지만 그 시작은 미약… 아니 나약했다.
무명의 20년
에너지 드링크의 괴수들 사이에서

매년 놀랄만한 기록을 하는 판매량 때문에 대부분은 셀시어스를 최근 생겨난 에너지드링크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알고 보면 이 녀석 2004년도에 나온 ‘에너지 드링크’다. 몬스터 에너지(2002년)와 비슷한 시기에 출시된 나름 연차가 쌓인 에너지드링크라고 할까?
셀시어스(Celcius)는 ‘섭씨’라는 의미처럼 마시면 몸의 온도를 높여주어 체중감소를 도와준다는 컨셉의 에너지드링크였다. 체중감량, 신진대사 촉진 등의 효과를 내세웠으며, 다른 에너지드링크와 달리 칼로리가 낮은 것이 특징이었다. 그러나 그것이 문제였다.

당시의 에너지드링크는 ‘얼마나 더 극단적일 수 있는가’가 브랜드의 매력을 보여주는 시대였다. 우주에서 점프를 하고, 다양한 극한의 상황에 도전하는 것을 즐기는 사람들이 마시는 것이 에너지드링크였는데. 건강과 칼로리는 에너지드링크에게 필요한 요소가 아니었다.
결국 나스닥에서 퇴출당하고, 창업주들은 경영에서 손을 떼게 되었다. 그렇게 사라지는 건가 싶었는데 기회가 왔다. 바로 코로나(Covid-19)다.
오운완과 함께
떠오른 셀시어스

코로나19는 사람들의 일상에 ‘건강’에 대한 인식을 강하게 심어주었다. 한국에서 절대 메이저가 될 수 없다던 ‘제로 슈거’, ‘디카페인’, ‘무알콜’이 순식간에 떠올랐던 것처럼 미국에서도 새로운 음료들이 대세가 되었다.
특히 스스로 건강한 신체를 만드는 ‘피트니스’가 인기를 끌면서 셀시어스는 그 사람들을 공략하게 되었다. 기존에 체중감소를 도와준다는 컨셉을 ‘서모제닉 효과’로 압축하여 전달하였다. 풀어 말하자면 운동하기 전에 셀시어스를 마시면 신체의 칼로리 소모를 촉진한다는 것이다.

또한 셀시어스가 가진 여러 부분들은 피트니스를 즐기는 사람들에게 매력포인트가 되었다. 특히 너무 남성적이지 않은 디자인은 남녀 모두 선택하기에 부담이 없었다. 또한 제로 슈거, 저칼로리, 맛도 탄산감도 과하지 않은 맛은 건강을 생각하는 젊은 사람들의 안식이 되었다고 할까?

곧바로 셀시어스는 미국 내의 피트니스 붐과 함께 성장하게 되었다. 한국으로 치자면 ‘오운완(오늘도 운동 완료) 인증샷’에 항상 등장하는 음료가 되어버린 것이다.
셀시어스의 성공이
우리에게 남긴 것

이후 셀시어스는 아마존 1등 에너지드링크, 레드불과 몬스터에 이어 미국에서 3번째로 많이 팔리는 에너지 음료가 되었다. 2022년에는 펩시코의 투자를 받아 더욱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만약에 셀시어스가 아무도 주목하지 않은 출시 초기에 디자인과 성분을 다른 에너지드링크처럼 바꿨다면 지금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을까? 셀시어스의 성공은 우리에게 알려주는 듯하다. 나를 너무 괴롭게 하는 단점들이 언젠가 때를 만나면 다른 것들과 구분이 되는 큰 장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이제는 에너지드링크를 넘어 건강함을 꿈꾸는 사람들을 위한 ‘웰니스 음료’가 되려 한다는 셀시어스. 과연 셀시어스는 에너지드링크의 새 시대를 열 수 있을까?
<제공 : 마시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