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도 춥게 느껴지고 눈이 많이 내렸던 겨울. 마치 세상에 절망해 한없는 우울증에 걸렸던 화가의 겨울 그림 같던 풍경은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 같았다. 그렇지만 결국 시간은 흐르고 만물은 변화한다. 따스한 바람이 불고 잠에서 깨어나 이불을 박차고 나온 화가의 눈동자에 비치는 것은 봄의 물결이다. 다가온 봄은 회색빛 겨울 풍경을 천천히 바꾼다. 흑백 화면이 화사한 컬러풀 화면으로 변하는 걸 보며 화가는 캔버스를 들고 나와 붓에 물감을 듬뿍 묻힌다.
계절의 변화는 우리 컴퓨터란 캔버스 안에서도 일어난다. 산과 들이 폴리곤으로 그려지고 진달래로 상징되는 봄꽃이 그 위에 다채로운 색채로 입혀지며 봄날 햇살이란 광원에서 아름답게 렌더링된다. 실상 화가는 우리 모두가 될 수 있다. 새로운 계절을 맞아 새로운 그래픽 카드를 통해 내 PC에도 화려한 변화를 준다면? 더 촘촘한 픽셀과 더 화사한 모니터 위에 강력한 그래픽 카드가 예쁜 색감을 물감처럼 뿌린다면. 우리 눈과 마음에도 훈훈한 봄이 더욱 쉽게 오지 않을까.
예전에 매우 우수한 색감으로 유명했던 ATI 그래픽 카드의 계보를 잇는 것은 AMD 라데온 그래픽 카드. 그곳에서도 기술 변화와 함께 새로운 그래픽 카드가 시장에 나온다. 그 가운데 성능과 가성비를 매우 잘 갖춘 라인업인 라데온 9070XT 제품에 특히 눈길이 간다. 걸작을 만들기 위해 캔버스와 물감을 꼼꼼히 고르는 화가처럼. 다양하게 쏟아져 나오는 제품 가운데 사파이어(SAPPHIRE) 라데온 RX 9070 XT 니트로 플러스(NITRO+) OC D6 16GB를 주목해 보았다.
◆ SAPPHIRE 라데온 RX 9070 XT NITRO+ OC D6 16GB
① 기본 사양
칩셋: AMD Radeon RX 9070 XT (TSMC 4nm 공정, 스트림 프로세서 4,096개)
클럭 속도: 부스트 최대 3,060MHz
인터페이스: PCIe 5.0 x16
② 메모리 및 출력
메모리: 16GB GDDR6, 20,000MHz, 256-bit
출력 포트: HDMI 2개, DisplayPort 2개
지원 해상도 및 기능: 8K, HDR
최대 모니터 지원: 4대
③ 전력 및 냉각
전력: 사용전력 330W, 권장 파워 정격 750W 이상
냉각 시스템: 방열판, 히트파이프, 3팬 구성
팬 속성: 제로팬(0-dB) 기술 지원
④ 외형 및 부가기능
크기: 길이 330.8mm, 두께 65.7mm
LED: 팬 및 측면 라이트 포함
백플레이트: 포함
구성품: VGA 지지대, 3x8핀 to 16핀 커넥터
유통: 이엠텍
1. 현대 미술같은 모던한 디자인에 세련된 라이트바까지
잘 알려진 음악가의 악기와 화가의 그림 도구. 공통점은 예술을 위해 세련된 도구를 쓴다는 점이다. 클래식 공연장에서 보는 악기에서는 곡선미가 뚝뚝 떨어지며, 유명한 화가의 작업실에서 보는 도구는 정갈한 미니멀리즘이 묻어난다. 미를 창조하기 위한 도구를 고를 때 디자인을 보는 건 당연하다.
일단 디자인부터가 심상치 않다. 길이는 330.8mm, 두께는 65.7mm. 현대미술박물관에 전시된 최신 작품에서 볼 수 있는 모던(MORDERN)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전면부는 차갑고 단단한 느낌의 금속 재질을 살린 타공망 구조이며 공랭식 냉각팬 3개가 소용돌이를 연상시키는 형태의 블레이드를 가지고 배치됐다. 별도의 화려한 장식이 없으면서도 투박한 느낌이 아니라 의도된 절제미와 함께 기능성을 확 드러낸다.
후면부는 뛰어난 튜닝성과 안정성을 보여준다. 다이캐스트 알루미늄으로 만든 백 플레이트는 프리 플로우 쿨링 디자인을 채택했다. PCB 기판 전체를 덮는 이 플레이트는 열을 방출하는 능력이 매우 뛰어나다. 알루미늄 금속판 좌측에는 AMD RADEON 마크가 박혀 있고 나머지는 정돈된 벌집 모양 구멍을 뚫었다. 우측에 그릴 형태로 마련된 프리 플로우 쿨링으로 주요 부위의 열이 신속하게 빠져나가면서도 장시간 사용할 때 발생하는 PCB 휨과 먼지 유입으로 인한 손상을 막아준다.
백플레이트는 퀵 커넥트 매그니플레이트 구조를 통한 자석 방식으로 쉽게 분리할 수 있다. 판을 분리하면 안쪽에 숨겨져 있는 전원 연결부와 ARGB 연결부에 접근할 수 있다. 가려진 히든 파워 케이블을 이용하면 더욱 깔끔한 빌드를 만들 수 있다.
윗면은 정사각형을 기울어진 격자 형태로 배치시켰다. 최대한 공기를 많이 들락거리게 하면서도 세련된 느낌을 살리려는 의도가 인상적이다. 냉각팬에 가까운 쪽에는 세련된 라이트바가 탑재됐다. 사용자 세팅에 따라 빛을 제어할 수 있는 ARGB 기능은 애즈락, ASUS, 기가바이트, MSI, 바이오스타 등의 다수 메인보드와 연동해 화려한 튜닝효과를 제공한다. 라이저 카드를 이용해 수평으로 설치하지 않고 슬롯에 꽂는 방식으로 설치를 했을 때 LED가 바로 눈에 보인다. 딱 봤을 때 '나 그래픽카드 바꿨따!' 라는 점을 각인하기에도 훌륭한 위치다.
2. RX 9070 라인업 최상위 포지션, 8K까지 충분히 대응
그렇다면 화가의 손끝 움직임을 잘 살려줄 붓과 물감을 살펴볼까? 라데온 RX 9070 시리즈는 발표될 때부터 많은 기대를 모았다. 공통된 의견은 '진짜 좋아졌다' 라는 메시지다. RX 9000 시리즈는 RDNA 4 아키텍처를 쓴다. 높아진 그래픽 성능 요구를 맞춰주면서 레이 트레이싱과 머신 러닝 성능도 강화했는데 특히 가격 대비 성능이 좋다.
QHD 해상도를 기준으로 상당수 사용자가 구매할 수 있게 고성능과 현실적인 가격 밸런스를 잘 구현했다. RDNA 4 아키텍처는 레스터, 레이 트레이싱, AI 분야에서 전 시리즈에 비해 성능과 효율성을 큰 폭으로 높였다. AMD는 RDNA 4 아키텍처가 RDNA 3 대비 40%, RDNA 2 대비 2배 더 빠른 성능이라고 발표했다.
시리즈는 RX 9070과 RX 9070 XT로 나뉜다. 둘 사이에 연산 코어 성능은 큰 차이가 없다. 그렇지만 클럭 속도와 전력 소비에서 많은 차이점을 보인다. 기본적으로 RDNA 4 아키텍처는 최대 8K 80 FPS 인코딩/디코딩을 지원하고, 1080p H.264 6Mbps 설정에서 RDNA 3 대비 훨씬 우수한 품질을 보여준다.
◆ 테스트 환경
① CPU - AMD 라이젠7-5세대 7800X3D
② M/B - ASRock X870E TAICHI
③ RAM - 마이크론 Crucial DDR5-6000 CL36 PRO Overclocking
④ SSD - 마이크론 Crucial P310 M.2 NVMe 2TB 대원씨티에스 NVMe SSD
⑤ VGA - option
⑥ 쿨러 - TRYX PANORAMA 3D SE 360 ARGB 수냉 쿨러
⑦ 파워 - 마이크로닉스 Classic II 1050W ATX3.1 화이트
⑧ OS - Windows 11 Pro 23H2, Adrenalin Edition 23.5.1
게임성능은? 4K 해상도 성능에서 RX 6800 XT에 비해 38% 정도, 엔비디아 RTX 3080 대비 26% 정도 성능 우위를 나타낸다. RX 9070 라인업 중에서 최상위 포지션. 4K 해상도 성능에서 RX 6900 XT에 비해 51%, 엔비디아 RTX 3090과 비교하면 26% 정도 성능이 높다. 동급 경쟁 제품인 엔비디아 RTX 5070 Ti 에 비해 오버클록시 2%의 성능 우위를 기록했다. 가격을 기준으로 보면 RTX 5070 Ti 대비 가성비(달러 당 성능)가 23% 높다.
그동안 라데온 그래픽 카드는 '나쁘지는 않지만 뭔가 부족한데...' 라는 아쉬움을 남겼다면. 이번 제품부터는 '무리해서 엔비디아 제품을 살 필요는 없을 거 같은데?' 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러한 시장 분위기와 사용자 평가는 그만큼 모든 면에서 경쟁력이 강해졌다는 증거다.
3. 오버클럭한 3060Mhz, 트리플 쿨링 시스템의 조화
나만의 유니크함. 이건 개성 강한 예술가라면 반드시 갖추는 장점이다. 남들이 모두 쓰는 무난한 도구는 싫다. 들고 있는 것만으로도 주목받는 성능을 갖춘 도구가 필요하다. 그런 면에서 SAPPHIRE 라데온 RX 9070 XT NITRO+ OC D6 16GB 만의 강점은 무엇일까?
원형에 해당하는 레퍼런스 제품 RX 9070 XT는 2.97 GHz 부스트 클록, 64개 CU, 16 GB GDDR6 메모리, 304 W TBP(소비전력)의 성능을 가졌다. 우선 몰입감을 극한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3060Mhz 로 클럭을 오버클럭했다. 스트림프로세서는 4096개, 그래픽메모리는 GDDR6 20000Mz의 대역폭을 가졌다. 사용전력은 330W이고 권장하는 정격파워는 750W 이상이다. 성능면에서 보면 원형보다 좀더 뛰어난 퍼포먼스를 기대할 수 있다.
다음은 오버클럭된 시스템을 효과적으로 식히면서 아름다움을 돋보이게 하는 냉각시스템을 주목하자. 공기역학을 고려해 잘 설계한 트리플 에어로커브(곡선형) 팬 3개가 더 좋은 공기압과 흐름을 만든다. 세 개의 100mm 팬을 교묘히 이용한 트리플 쿨링 설계로 중앙에 있는 팬은 양쪽 팬과 반대방향으로 회전한다. 이렇게 하면 인접한 팬 사이에서 발생하는 난류를 감소시키며 공기흐름과 압력을 최대로 확보한다.
강력한 VRM 쿨링에 독립적 메모리 패드를 결합했다. 허니웰 PTM7950 TIM 패드는 열전도성이 매우 높은 상변화 소재인 고분자 폴리머PCM 재질로 일반 써멀 페이스트보다 뛰어난 성능과 내구성을 보유했다. 모든 팬 구동부에는 두 개의 볼 베어링 시스템을 적용했는데 마찰을 최소화하고 소음을 줄이면서 수명을 대폭 늘렸다. 팬 뒤쪽에 붙은 알루미늄 핀은 열 전달력이 우수한 재질로 공기흐름을 늘리고 지속적인 바람의 양을 확보한다. 여기에 6mm 히트파이프 6개가 연결되어 냉각성능을 완성한다.
그래픽 카드 성능 향상에 따른 전력 요구 사항에 맞게 구성된 고밀도 12레이어 2온스 구리 및 High TG PCB기판을 썼다. 정확한 전원 제어와 높은 전력 효율성을 제공하는 디지털 전원 설계도 적용했다. 전체프레임은 냉간 압연 강철 재질로 만들었는데 파손 가능성이 있는 PCB 측면을 금속 백플레이트 함께 덮개구조로 덮어 내구성을 강화하면서 냉각성능을 보완한다. 모든 것이 결합된 통합냉각 모듈은 모든 주요 열원을 처리해서 안정적인 작동온도를 유지시킨다.
이 밖에도 그래픽 카드 성능을 제어하고 통제할 수 있는 트라이XX를 통해 실시간 모니터링과 RGB LED 변경 등 세세한 설정이 가능한 다양한 편의 기능을 제공한다. AMD에서 제공하는 라디언스 디스플레이 엔진으로 12비트 HDR과 REC2020 색상공간의 전체 커버리지를 제공한다. 디스플레이포트 2.1a를 지원하며 최대 8K 해상도 165Hz 또는 4K 480Hz에서 최대 680억개의 색상을 구현한다.
** 편집자 주 = "내 PC에 봄을 맞이하려면, 사파이어 라데온을 사라!"
PC를 좀 아는 사람이 '그래픽 카드가 뭐 같은 칩 썼으면 다 똑같지' 라고 말한다면? 그건 배기량 같은 자동차나 해상도 같은 모니터가 다 똑같다고 말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봄 풍경을 멋지게 담아내기 위해 나서는 캔버스와 물감을 들고 나서는 화가에게 스케치북과 크레파스를 쥐어주면? 결과물이야 나오겠지만 과연 충분히 화가의 역량을 담은 작품이 나올 수 있을까.
SAPPHIRE 라데온 RX 9070 XT NITRO+ OC D6 16GB는 나만의 개성적 디자인과 좀더 나은 성능을 맛보려는 사용자에게 딱 알맞다. 철저한 기능성을 유지하면서도 그 안에 세련된 현대미술 같은 미학을 보여준다. 오버클럭 등을 통해 성능을 높이고도 고급부품을 탑재해 내구성까지 잡았다. 남들보다 더욱 선명하고 화려한 봄을 원하는 사용자에게 주목해야 할 제품이다.
By 안병도 에디터 Byeongdo.An@weekly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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