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동아 김동진 기자] 페라리 296 GTS는 슈퍼카 성능에 하이브리드의 효율, 오픈톱의 개방감을 담은 매력적인 차량이다. 모델명인 296 GTS는 차량의 총 배기량(2.992리터)과 실린더 수(6개), 그란 투리스모 스파이더(Gran Turismo Spider)의 약자를 조합한 결과다. 순수 전기모드로만 25km 주행할 수 있으며, V6 터보 엔진을 장착한 페라리 최초의 공도용 스파이더 모델인 296 GTS를 시승했다.

공기역학 설계 담은 디자인…14초 만에 개폐 가능한 하드톱의 매력 더한 슈퍼카
페라리 296 GTS 외관을 살펴보면, 날렵하고 스포티한 디자인이 두드러진다. 해당 디자인은 공기역학 설계의 결과물이다. 예컨대 차체 하부를 도로와 가깝도록 극단적으로 낮춰 전방 다운포스 뿐만 아니라 그라운드 효과에 의해 만들어진 흡입력을 높였다.
브레이크 냉각 시스템은 SF90 스트라달레에서 처음 선보인 에어로 캘리퍼(Aero Calliper)를 중심으로 개발됐다. 해당 브레이크 냉각 시스템을 사용하려면 프론트 범퍼 흡기구를 통해 유입되는 찬 공기를 휠아치로 보내기 위한 전용 덕트가 필요하다. 페라리는 296 GTS 흡기구를 헤드라이트 디자인에 통합해 디자인과 공기역학 설계 모두를 챙겼다.

차를 정면에서 바라보면, 측면이 안쪽으로 급격히 주름지면서 사이드 스플리터 위로 완전히 접힌 것을 볼 수 있다. 이 같은 설계로 만들어진 빈 공간은 공기 흐름을 더 효율적으로 유도하는 역할을 하며, 범퍼 하부에서 공기 흐름을 극대화한다.


296 GTS의 전장은 4565mm, 전폭과 전고는 각각 1958mm, 1191mm이다. 공차중량은 1540kg이다.


296 GTS 후면부 곳곳에도 공기역학 설계가 적용됐다. 예컨대 범퍼 디자인에 통합된 스포일러는 평소에는 후미 상부 공간 보관함에 들어 있다가 차량 속도가 특정 값에 도달하면, 펼쳐져 강력한 다운포스를 생성한다. 덕분에 운전자는 효율적으로 차량을 제어할 수 있다. 리어 범퍼 상부와 어우러지도록 선형적인 디자인을 지닌 리어 디퓨저와 센터 머플러 팁도 눈길을 끈다. 디퓨저의 중앙 채널은 이중으로 꼬인 선을 지녔는데, 이 또한 공기역할 설계가 적용된 결과다. 예컨대 차체 하부를 따라 빨려 들어가는 공기 흐름이 차량이 지나가는 방향으로 방출되면, 공기 저항이 일어나는데, 디퓨저 중앙 채널은 그 공기 흐름을 변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하드톱을 열면 페라리 296 GTS 또 다른 매력이 펼쳐진다. 296 GTS의 하드톱은 엔진 베이 내부에 접이식으로 보관되며, 시속 45km 이하 속도에서 단 14초 만에 개폐가 가능하다.



296 GTS는 전기 충전이 가능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7.45kWh 용량의 배터리를 바탕으로 순수 전기모드로만 25km 거리를 달릴 수 있다. 296 GTS에는 후륜만 구동시키는 단일 전기 모터가 장착됐다.

전기 모터에서 전달된 출력은 하이브리드 및 순수 전기 모드에서 활용되며, 가속 페달을 밟는 운전자 발의 압력에 따라 공급된다. 해당 출력은 하이브리드 출력 흐름 제어에 의해 관리되고 트랙션 제어로 모니터링할 수 있다. 추가출력 167마력을 전달할 수 있는 전기모터는 페라리가 새롭게 개발한 V6 2.9L 가솔린 트윈터보 엔진(663마력)과 맞물려 차량이 시스템 최고출력 830마력을 뿜어내도록 돕는다.
296 GTS의 V6 미드-리어 터보 엔진은 전기모터와 결합돼 있음에도 기존 V8 3.9L 엔진보다 30㎏ 가볍다. 차량의 공차중량이 1540kg에 불과한 배경 중 하나다.

296 GTS는 V6 터보 엔진을 장착한 페라리 최초의 공도용 스파이더 모델이다. V형 실린더의 뱅크각도 또한 90도에서 120도로 확대했는데, 이 같은 구성은 패키징과 무게중심의 하향, 엔진 무게의 감소 측면에서 상당한 이점을 제공했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2.9초 만에 가속…6방향 섀시 다이내믹 센서가 차체 제어
페라리 청담 매장에서 파주 임진각을 왕복하는 코스로 주행을 시작했다. 답답한 도심을 빠져나갈 때는 순수 전기모드로만 주행하는 eDrive 모드를 설정하고 달렸다. 전기 모드를 설정해도 마치 내연기관처럼 주행에 이질감이 없었다. 인상적이었던 점은 노면이 고르지 못해도 안정적이었던 승차감이다. 슈퍼카라면 노면을 그대로 읽으며 달리는 딱딱한 승차감을 떠올리지만, 예상은 빗나갔다. 296 GTS에는 6방향 섀시 다이내믹 센서가 탑재됐다. 해당 센서는 회전 가속도와 주행속도를 모두 측정할 수 있으며, 측정된 값에 맞춰 역학제어 장치가 주행상황에 개입하도록 돕는다. 덕분에 어떤 순간에도 차체를 섬세하게 제어한다.
도심을 빠져나와 가속 구간에 접어들었다. 주행 모드를 퀄리파이(최고 성능 발휘)로 바꾸고 가속 페달을 깊게 밟자, 시속 100km까지 2.9초 만에 도달할 수 있는 830마력의 폭발적인 가속력을 느낄 수 있었다.
하이브리드 모드에서는 최대 효율을 위해 차량이 전력 흐름을 관리하며, 제어 시스템을 통해 내연기관의 개입을 조절한다. 덕분에 엔진이 켜진 상태에서 차량은 최고출력과 최대 성능을 발휘한다. 회생제동을 통해 배터리를 재충전하는 방식으로 주행가능 거리가 조금씩 늘며 높은 효율을 달성하도록 도왔다.


시인성 높은 디지털 인터페이스도 무선 카플레이와 맞물려 작동하며, 뚜렷하게 경로를 안내했다.

조수석 디스플레이는 운전자 뿐만 아니라 동승자에게도 주행관련 정보를 전달하고, 오디오와 같은 인포테인먼트 기능을 활용하도록 돕는다.

페라리 296 GTS는 민첩한 움직임과 폭발적인 가속력, 하이브리드 효율에 오픈톱 개방감까지 갖춘 다재다능한 차량이었다. 도심에서는 순수전기 모드로 25km를 달리며 출퇴근도 가능해 활용도도 높다. 내연기관과 전기 슈퍼카를 놓고 고민 중인 소비자라면, 충분히 매력을 느낄 만한 차량이다. 이 차량의 가격은 4억 원 중반부터 시작한다.
IT동아 김동진 기자 (kdj@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