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두 가지 비극이 있다. 하나는 득템의 기회를 놓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득템을 하는 순간이다. 후회할지라도 나는 ‘득템’을 할래!
인터넷을 보다 보면 사야 할 것투성이다. 문제가 있다면 내 눈을 끄는 것들은 주로 ‘실용성’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다. 나의 심장을 뛰게 하는 아이템은 언제나 ‘음료회사’에서 만든 마시지 않는 무언가이기 때문이다. 오늘 소개할 제품들이 그렇다.
하 이거 사야 해, 말아야 해. 오늘은 음료회사에서 만든 꼭 필요한 굿즈에 대한 이야기다.
01. 닥터페퍼 블랙베리 바이닐 앨범
- 사야 하는 이유 : 닥터페퍼에서 나온 소리만으로 만든 고품격 사운드 앨범!
- 망설이는 이유 : 닥터페퍼에서 나온 소리만… 이…
올해 출시된 ‘닥터페퍼 블랙베리’가 놀라운 것을 들고 나왔다. 바로 닥터페퍼 블랙베리에서 나오는 소리만으로 바이닐 앨범을 출시한 것이다. 그냥 캔뚜껑 따는 소리, 컵에 닥페 붓는 소리를 앨범으로까지 들어야 하냐고? 그것은 일단 이 녀석이 닥터페퍼이고, 내가 닥터페퍼 팬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의 닥터페퍼 팬들은 이 앨범을 사서 플레이를 해봤다. 그런데 왠 걸. 단순한 효과음 모음집이 아니다. 닥터페퍼에서 나오는 소리를 가지고 연주곡을 만들어냈다. 심지어 1곡이 아니라, 여러 곡이고 트랙마다 무드도 다르다.
이것만 있으면 미국 Z세대의 탄산음료로 떠오르는 닥터페퍼를 왠지 더 맛있게 마실 수 있을 것 같지 않은가?
02. 마운틴듀 바하블라스트 리프레시 키트
- 사야 하는 이유 : 마운틴듀의 향을 온몸에 바를 수 있다
- 망설이는 이유 : 마운틴듀를 옷에 흘렸다고 오해받을 수 있다
닥터페퍼가 앨범을 들고 나왔다면, 마운틴듀는 비누를 들고 왔다. 미국 ‘마운틴듀’는 블라인드 바버(Blind Barber)라는 곳과 협업하여 ‘바디케어’를 냈다. 마운틴듀의 인기 시리즈인 라임맛 ‘바하 블라스트’의 향과 느낌을 가지고 샴푸바, 바디로션 등을 만든 것이다.
틱톡샵에서 한정 출시된 이 녀석은 곧바로 완판이 되었다. 마운틴듀 바하 블라스트와 바하 카보 시트러스의 상큼한 향을 그대로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문제가 있다면 너무 잘 구현해서 향을 맡은 사람들이 음료를 흘리지 않았나 오해할 수 있다는 것(아니다).
03. 펩시 링
- 사야 하는 이유 : 캔뚜껑을 멋지게 딸 수 있다
- 망설이는 이유 : 코카콜라는 딸 수 없다
누군가는 긴 손톱 때문에, 누군가는 짧은 손톱 때문에 캔뚜껑을 열기 힘들었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스페인의 인기가수인 ‘배드 갸알(Bad Gyal)’ 역시 긴 손톱으로 캔뚜껑을 따다가 손톱이 부러지고 말았다. 그 불만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는데 펩시가 대책을 내줬다. 바로 캔뚜껑을 열 수 있는 ‘펩시 링’이다.
이 녀석은 반지 아래쪽에 캔 오프너가 들어가 있어 손톱을 쓰지 않고도 캔뚜껑을 쉽게 열 수 있다. 소소한 기능에 투머치한 디자인은 덤이다. 굉장히 화려한 디자인으로 주목을 받았다. 펩시 링은 실용적인 것을 넘어 하나의 스타일 아이콘이니까.
이 독특한 제품은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 펩시는 배드 갸알을 위해 ‘옐로 골드와 다이아몬드로 장식된 맞춤형 펩시 링’을 선물로 주었다. 이제 그녀는 이 반지를 끼고는 펩시만 마실 수 있겠지.
04. 하이네켄 보링폰
· 사야 하는 이유 : 멋짐
· 망설이는 이유 : 멋짐 빼고 없음
지난해 하이네켄에서는 신제품으로 ‘휴대전화’를 내놓았다. 심지어 00년대에서 튀어나온 것 같은 디자인에 기능마저 너무 옛것이었다. 하지만 사람들은 열광했다. 이게 혁신이지! 이게 힙이지!
하지만 하이네켄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 제품에 더욱 사랑할 수밖에 없다. 스마트폰 때문에 사람들과 만나 맥주를 즐기는 시간, 그리고 일상에서 중요한 순간들을 스마트폰으로 기록하거나 보느라 놓친다는 것이다. 여기 하이네켄 보링폰은 최소한의 연락기능만 있으니 당신의 맥주 즐기는 순간을 방해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래! 이런 게 필요했지! 문제가 있다면 현대사회의 사람들은 스마트폰 없이는 1분을 1년처럼 견디기 어려워한다는 것이고. 사람들은 이 보링폰을 찍어 소셜미디어에 올리기 위해 스마트폰을 하나 더 들고 다녀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당신이라면 무엇을 살까?
음료 브랜드의 잘 만든 굿즈에는 단순히 ‘상품’이 아니라 ‘이야기’가 있다. 닥터페퍼를 즐기는 힙스터들을 위한 음악앨범이라거나, 새로운 경험을 찾는 사람들을 위한 마운틴듀 바디세트, 사용자의 불편에 귀 기울인 펩시, 맥주에 대한 고찰을 담은 저 기능 휴대전화까지. 이색 제품을 통해서 본질인 음료 브랜드에 대해 생각을 할 수 있게 해주는 점도 매력적이지 않는가.
단순히 사야 하는 것을 떠나서 이들의 이야기에 주목할 수 있게 만드는 굿즈들의 이야기. 여러분은 어떤 굿즈가 가장 가지고 싶을까?
<제공> 마시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