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원: 아큐페이즈(Accuphase) E-800S 인티앰프 2부 바로 시작하겠습니다. 그러면 아큐페이즈의 설계의 특징적인 부분이 있어요. 그걸 좀 알아보죠. 이 E-800S는 클래스 A 중폭이에요.
박성수: 네, 그렇죠.
한창원: 그래서 아까 스펙에서도 나왔지만 8옴에 50W, 4옴에 100W, 2옴에 200W 그리고 1옴에 300W. 그래서 2옴까지는 리니어하게 가고 '1옴대의 스피커를 붙여도 우리는 버텨' 그렇게 이 제품은 굉장히 강력한 전원부를 갖고 있다. 그렇죠, 클래스 A 50W인데 덩치를 보면 왜 이렇게 커졌는지 알 수 있죠?
박성수: 보통 이렇게 덩치가 커질 적에는 대부분 전원부가 강력해지는 거죠.
한창원: 전원부가 강력해지니까 스피커 드라이빙 능력이라든가 견뎌낼 수 있는 부하 이런 것들이 좋아지는 거겠죠.
박성수: 그렇죠. 그런데 이럴 적에 아큐페이즈라는 이름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습니다만 이 사람들이 가장 신경을 쓰는 역점을 두는 부분이 바로 볼륨이라고 볼 수가 있어요. 무슨 말씀인가 하면 우리가 흔히 아큐페이즈 그러면 AAVA라고 하는 볼륨 컨트롤을 얘기하는데요.
여기서 잠시 설명을 해 드리면 볼륨이라는 게 뭐냐 하면 전기 입력 신호가 지나가면 거기다가 저항을 달거든요. 저항의 양에 따라서 음량의 크기가 변하게 되는데, 이 Balanced AAVA 컨트롤이라고 하는 것은 뭐냐 하면 문제가 뭐냐 하면 이 볼륨이라는 것 자체가 이퀄라이저 역할을 한다는 말씀이에요.
그리고 또 가장 결정적인 것은 뭐냐 하면 신호의 순수한 순도라는 관점에서 순도라는 관점에서 봤을 적에는 볼륨이 상당히 어떻게 보면 좀 제작자 입장에서 거추장스러운 거죠.
한창원: 그렇죠. 그래서 모든 하이엔드 브랜드들이 볼륨 얘기를 꼭 해요.
박성수: 안 할 수가 없는 거죠. 왜냐하면 거기서 어떤 손실이라든지 왜곡이라든지 이런 부분들이 워낙 다양하게 일어나기 때문에 그 볼륨에 대해서 신경을 안 쓸 수가 없는 거죠.
한창원: 그렇죠. 그러니까 프리앰프, 파워앰프 통틀어서 가장 큰 저항체가 볼륨이다 제가 몇 번 그렇게 설명을 드리는데요.
박성수: 그래서 저도 항상 애호가들에게 컨설팅이나 이런 이야기를 할 때 이런 말씀을 잘 드려요. 어떤 말씀을 드리는가 하면 항상 음악을 들으실 때 두 가지에서 세 가지 정도의 볼륨 포인트를 맞춰 놓고 들으시라. 왜냐하면 가장 자기가 편하게 듣는, 그 음악이 가장 잘 들려오는 그러한 볼륨 포인트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볼륨 포인트는 제가 웬만하면 이렇게 표시를 해놓으라고 합니다. 거기다 맞춰서 들으시라.
사실 요즘처럼 옛날 녹음, 요즘 녹음 이렇게 해서 게인치가 다른 음악을 들을 적에는 좀 쉽지 않은 면은 있습니다만, 그래도 볼륨은 최대한 일정한 볼륨으로 들으시는 것이 오디오 취미의 즐거움을 극대화하는, 배가하는 그런 방법 중에 하나라고 말씀을 드릴 수가 있겠습니다.
한창원: 그렇죠. 볼륨이라는 게 단순히 게인을 조절한다 뭐 이렇게 봐도 되지만, 예를 들어서 포노앰프에 있는 게인 노브 있잖아요? 그게 소리가 커지고 작아지는 것보다는 설정하는 거에 따라서 해상도가 달라지니까요.
박성수: 어마어마하죠. 포노 쪽으로 가면 상상초월로 변화 양상이 커지죠.
한창원: 그래서 이렇게 하이엔드급은 어떻게 보면 모든 게인에서 균일한 상태를 내기 위해서 아큐페이즈는 AAVA라는 자체 볼륨 컨트롤 시스템을 갖고 있는 거고요. 그런데 중저가 시스템으로 가보면 말씀하신 것처럼 분명히 해상도가 갑자기 올라가는 볼륨 레벨이 있어요, 그렇죠? 그래서 그 레벨에 딱 맞추고 나머지 것을 조절해서 음악을 들을 때 능력치가 올라가는 그런 부분도 있는데요.
한창원: 아큐페이즈는 이렇게 보면 볼륨 센서 메커니즘에서 이렇게 그림도 그려서 보여주는 거 보면, 뭐 예를 들어서 8mm 두께의 Extra-thick shaft를 썼고, 그다음에 Custom made grease를 발랐고요. 그다음에 이것도 많이 나오는 용어죠, 볼륨단을 플로팅을 시켰답니다. 왜냐하면 진동이니까, 그렇죠?
그리고 DC 모터를 이용해서 리모컨으로 컨트롤을 하고요. 그다음에 CNC machining aluminum block을 CNC로 깎아 갖고 굉장히... 왜냐하면 하이엔드 제품들은 노브를 돌렸을 때 이 느낌도 굉장히 중요하잖아요.
박성수: 아주 중요하죠.
한창원: 아주 적당한 느낌의 노브를 돌릴 때 왠지 뿌듯해지는 그런 부분이요.
박성수: 뭔가 기분이 좋아지는, 그러니까 한마디로 말씀드리면 보통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가변 전압, 그러니까 저항 수치를 바꿔서 음량을 조절하는 방식을 이 사람들은 거부하고 전자회로를 사용해서 신호 손실 없이 볼륨을 조절하는 방식이다. 그러니까 어느 상태에서나 최적치를 찾아낸다는 거죠.
한창원: 그러니까 오디오가 전자제품 중에 하나죠. 그런데 오디오만큼 가변의 폭이 넓고 많은 전자제품이 없다 이렇게 이해해도 됩니다. 지금 저기 에어컨이 돌고 있어요. 그러면 미풍, 약풍, 강풍 3단계만 조절하면 되잖아요? 그런데 오디오는 어마어마한 단계를 조절해야 되니까 볼륨단이 굉장히 중요한 거죠.
박성수: 우선 조금 전에 가변 저항이 없다는 말씀을 드렸는데, 이렇게 되면 기존 볼륨 노브처럼 신호를 감쇄시키지 않거든요. 그래서 16개의 변환 회로를 가지고서 볼륨을 자유롭게 맞추면서 최적 상태를 찾아낸다는 거죠. 이렇게 했을 때 가장 중요한 게 뭐냐? 볼륨에 의한 왜곡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요.
한창원: 그렇죠. 어떤 정보량의 손실이나 그런 거는 그냥 가변 저항을 달아놓으면 거기서 엄청난 손실이 발생하니까 이런 하이엔드급들은 어떻게든 그 현재의 게인에서 그냥 최단 신호 경로를 갖게 저항을 딱 하나만 통과하게 그렇게 설계를 하죠.
박성수: 그다음에 또 중요한 게 뭐냐 하면 S/N비가 나오죠. S/N비를 낮춰도 보통 낮췄을 적에 S/N비가 많이 떨어지거든요. 보통 많은 오디오 애호가들은 소리를 크게 듣는 경우를 생각을 하지만 사실 한밤중이나 이럴 때 소리를 작게 해서 아주 무드음악처럼 그러면서도 음악을 생생하게 듣기를 원하는 경우가 꽤 많이 있어요. 그럴 적에 S/N비에서도 아주 큰 장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
한창원: S/N비 말씀하셨으니까 거의 모든 스펙적인 게 E-800이나 E-800S나 비슷한데 S/N비가 다릅니다.
박성수: 네, 좀 달라요.
한창원: 네, 그래서 E-800이 104dB이고, E-800S가 105dB. 그런데 숫자는 하나 늘어났는데 12%가 증가했다.
박성수: 그러니까 dB라고 하는 단위에서 숫자 변하는 건 잘 보셔야 된다는 말이에요. 예를 들어 출력이라고 하면 2dB 차이는 더블이거든요. 지수함수니까 그렇게 되는 것이고요.
한창원: 그래서 S/N비가 E-800에 비해서 12% 좋아졌다 그렇게 보는 거죠.
박성수: 그렇게 보시면 되고요. 그다음에 정밀한 볼륨 조정이 가능해지는데 이럴 경우에 또 하나의 아주 중대한 이점 중에 하나가 좌우의 채널 밸런스예요. 사실 많은 오디오 애호가들은 볼륨을 올리면 좌우가 똑같이 나온다고 생각을 하지만 사실 그건 하나의 이상에 가까운 이야기고, 그 이상에 최대한 근접한다는 건 사실 쉬운 일이 아니거든요.
그래서 이 AAVA 쪽에서 아큐페이즈에서 하는 이야기는 뭐냐면 좌우 채널 밸런스에 대해서도 아주 상당히 힘을 줘서 얘기를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한창원: 왜냐하면 이 지금 앰프 자체가 풀 밸런스 설계예요.
박성수: 네, 풀 밸런스.
한창원: 그러니까 볼륨이 4개가 똑같아야 되는 거니까요. 레프트 플러스, 마이너스, 라이트 플러스, 마이너스. 그러니까 볼륨단이 어렵고 우리는 이렇게 힘들게 굉장히 좋은 볼륨단을 만들었어 이렇게 해서 강조를 하는 거겠죠. 그러면 또 음악 한 곡 들어볼까요?
박성수: 음악 한 곡 더 들어볼까요? 이번에는 베토벤을 또 하나 제가 준비해왔는데요. 에그몬트 서곡을 준비해 왔는데, 오늘 연주는 베르나르트 하이팅크(Bernard Haitink)가 지휘하는 로열 콘세트르헤바우 오케스트라(Royal Concertgebouw Orchestra)의 1980년대 후반 연주인데요. 일단 이 음악을 먼저 한번 들어보시고 우리 좀 더 얘기를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한창원: 이거 제 취향을 고려한 선곡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맞죠?
박성수: 조금은 생각했습니다.
한창원: 그렇죠.
박성수: 워낙 로열 콘세트르헤바우 오케스트라를 좋아하시기 때문에 생각을 했죠.
Beethoven: Overture to Goethe's Tragedy "Egmont", Op. 84
Royal Concertgebouw Orchestra & Bernard Haitink
시작 시간 - 9:07
한창원: 와, 이 곡들 진짜 기가 막히게... 제가 좋아하는 로열 콘세트르헤바우 오케스트라요. 거기에 그 약간 몽환적인 느낌, 굉장히 따뜻한 자연스러운 음의 부풀림. 와, 정말 이 아큐페이즈를 위한 음악? 아큐페이즈니까 그런 느낌을 극대화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진짜 기가 막힌 연주.
사실 에그몬트 서곡이 연주하는 연주자나 레코딩에 따라서 가냘프고 빈약하게 들리는 녹음들도 되게 많거든요. 좀 성긴다고 그래야죠? 중간중간이 이렇게 구멍이 뽕뽕뽕 뚫린 듯한 그런 느낌의 녹음도 많은데, 이거는 정말 빈틈없이 가득 채워진 느낌이에요.
박성수: 공간도 아주 크죠?
한창원: 그러니까요. 그러면서 어마어마한 스케일, 광대역 이런 느낌은 아니에요. 그런데 그냥 너무 자연스럽게 음악이 나오는데 그 내부를 들여다보니 어마어마한 공간감에 어마어마한 음들, 그리고 거기서 느껴지는 진짜 극한의 음악적인 쾌감 이런 부분을 느낄 수 있지 않았나 저는 그렇게 들었습니다.
박성수: 지금 여기 에그몬트, 베르나르트 하이팅크의 해석을 보게 되면 로열 콘세트르헤바우 오케스트라의 아주 재밌는 특성이 드러나는데, 독일 오케스트라가 아니잖아요? 독일 오케스트라는 이걸 아주 영웅적으로 연주합니다. 보잉을 아주 거칠게 긁고 가는데 이 오케스트라는 전체적으로 우아하면서도 그러면서 강력한 폭발력을 끌어내거든요? 이게 바로 그 암스테르담이 자랑하는 유럽의 가장 귀족적인 사운드죠.
한창원: 제가 개인적으로 들어본 에그몬트 서곡에서 오늘 들은 이 연주가 저는 최고였던 것 같습니다.
박성수: 최고라고까지 말씀하시면...
한창원: 아니요, 진짜로요. 자, 그래서 우리가 아큐페이즈 기술적인 부분을 둘러보고 있는데요. 그리고 ANCC 이것도 되게 재밌는 것 같아요. Accuphase Noise Cancelling Circuit(ANCC), 노이즈가 문제죠. 그러니까 위상이 가장 중요한 거고, 위상이 틀어지는 원인 중에 하나가 또 노이즈니까요.
박성수: 그렇죠. 노이즈를 쫓아내야 돼요. 쫓아내야 되는데 이 사람들이 또 중요하게 본 게 뭐냐 하면 전류와 전압의 변환 회로 쪽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겁니다. 여기에서 노이즈 캔슬링 하는 서킷 이름을 ANCC라고 하는 거예요. Accuphase Noise Cancelling Circuit.
한창원: 이게 그래서 지금 E-800S 등 최신 앰프에 적용되는 새로운 기술이에요.
박성수: 거의 새로운 기술이죠. 여기서도 나오는 기술 설명에 대한 내용은 거의 대동소이합니다. 우선 저 왜곡, 저 소음 그다음에 정밀한 전류 전압 변환. 이게 보통 앰프 설계에서 어마어마한 그런 노이즈나 이런 것이 나온다고 하거든요? 거기서 손실도 일어나고 왜곡도 일어나는데 그걸 최대한으로 줄이고 낮추겠다.
한창원: 그러니까 이게 S/N비가 E-800이 104dB이고, E-800S가 105dB예요. 그 1dB 올린다는 게 예전에 제가 2000대 초반에 틸(Thiel) 스피커요. 짐 틸(Jim Thiel), 거기 공장 갔을 때 그 개발자분이 뭐라고 그랬냐면, 제가 물어봤죠. 그때 틸 스피커가 Thiel CS7.2가 제일 큰 스피커였는데, 그게 저역이 27Hz까지 내려갔어요.
그래서 '왜 너희는 세계 최고의 하이엔드 브랜드 스피커 제조사답게 20Hz까지 나가는 풀레인지급의 스피커를 만들지 않냐?' 물어봤더니 그 제작자가 저한테 뭐라고 그랬냐면 '나는 음악을 듣는 스피커를 만드는 사람이지, 집에다 갖다 놓는 트로피를 만드는 사람이 아니다, 전시물을 만드는 사람이 아니다'
한창원: 그러면서 그다음에 한 얘기가 사실 스피커 주파수 1dB 내리는데 개발비가 딱 2배가 들어간다, 그 얘기를 하는 것처럼 정말 이게 극한의 기술이 적용된 제품 같은 경우는 그 숫자 0.1을 바꾸는데 어마어마한 개발을 위한 기술력을 요하는데 어쨌든 이 회사도 그래서 이 1dB를 높이기 위해서 아까 말한 AAVA, 그다음에 지금 얘기하는 ANCC요.
한창원: 그래서 여기서 지금 보면 또 그림으로 설명해요. Technology for ultra low noise를 위해서 AAVA를 썼고, Input Buffer Amp, Balanced AAVA ± Side, 그다음에 Left Circuit, Right Circuit. 그 사이에 I-V Converter with ANCC. 정말 그 1dB를 높여보겠다고 S/N비를 정말 여러 군데 요소요소별로 정말 최선의 노력을 해서 이렇게 만들었다 이거를 이런 그림 하나로도 딱 우리가 엿볼 수 있는 거겠죠.
박성수: 그러니까 이렇게 되면 결국 1dB 차이에서 '우리가 뭐 이렇게 많이 느낄 수 있어?' 그거 들어보지 않으면 몰라요.
한창원: 그러니까 그렇게 해서 임피던스를 극한으로 낮춰서 댐핑 팩터가 올라가고, 그러면서 스피커 구동력이 인티앰프지만 사실 이 스피커가 구동이 그렇게 어려운 스피커는 아니지만, 어쨌든 중형급의 톨보이 스피커인데 '아휴, 이 정도는 이리 와봐' 딱 그 느낌이요.
박성수: 사실 제가 한 말씀 드리면 저도 쭉 음악도 리스닝 해보고, 여러 가지 들으면서 느꼈던 게 뭐냐면 많은 분들이 오디오를 하실 적에 '제일 먼저 스피커 고르세요' 이렇게 이야기하시는데, 사실 음악을 아주 영양가 있게 들으시는 방법 중에 좋은 방법 중에 하나는 약간 언밸런스 매칭도 있어요.
그게 뭐냐면 이런 아큐페이즈같이 약간 등급이 높은 앰프를 가지고 구동이 좀 쉬운 스피커들, 너무 힘든 것들 말고 이렇게 해서 연결되면요 그 음향이라든가 음악에 대한 만족도가 상당히 많이 높아집니다.
한창원: 그렇죠. 그 리스닝 룸보다 약간 더 큰 스피커를 선호들을 하세요. 그리고 그 큰 스피커를 갖다 놓으니까 예산이 안 맞아서...
박성수: 배분이 잘 안되죠.
한창원: 앰프 쪽을 약간 낮추시는데, 아닙니다. 진짜 최소한 1:1이라고 봐요.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예산이 2천만 원이다 그러면 스피커 1천만 원, 앰프 1천만 원 이래야 되는데, 스피커 한 1,500만 원 하고서 '아, 예산 모자라네? 그럼 뭐 앰프 싸고 출력 좋은 거 없어?'
박성수: '하나 낮춥시다'
한창원: 그렇죠? 그래서 앰프는 500만 원 이래버리면 앰프의 출력 수치는 그냥 참조치도 안되는 숫자잖아요?
박성수: 저는 예전엔 그랬어요. 애호가들이 물어보면 지금 1:1로 말씀하셨잖아요? 저는 반대로 얘기해주는 경우가 많았어요 앰프 2, 스피커 1.
한창원: 그것도 맞죠.
박성수: 그렇게 되면 나중에 업그레이드하기도 좋아요.
한창원: 그럼요.
박성수: 왜냐하면 그때는 스피커만 바꿔주면 되잖아요.
한창원: 그렇죠.
박성수: 그런데 많은 분들이 그걸 뒤집어서 하시더라는 말씀이에요. 그런데 사실 이것도 일률적으로 얘기할 수 없습니다. 하이엔드로 가면 좀 얘기가 달라져요. 하지만 우리가 적절한 중간 가격대, 미들 클래스에서 오디오 접근을 할 경우에는 이런 계산된 언밸런스 매칭도 상당히 중요하다.
한창원: 그렇죠. 여기 지금 아큐페이즈 설명을 보면 내부 회로에서 릴레이, 케이블, 단자, 스피커까지 연결되는 과정에서저항으로 인해서 손실이 생기고, 손실이 생겼다는 얘기는 댐핑 팩터가 떨어진다는 얘기니까요.
한창원: 그래서 리모트 센싱, 원격 감지 방식은 피드백을 스피커 단자 근처에서 직접 받아가지고 더 정확한 출력 제어를 하고 거기에 더해서 신호 라인뿐만 아니라 접지 라인까지 감지하는 피드백 구조를 구성하는 회로까지 집어넣어가지고 거의 진짜...
글쎄요? 항상 일본 제품하면 '오타쿠'라는 단어가 저는 떠오르는데, 제가 그때 에소테릭(Esoteric) 사장이 왔을 때도 '너희는 오타쿠 같구나' 그랬더니 고개를 갸우뚱했어요. 그런데 우리가 말하는 '오타쿠'라는 단어가 일본에서는 굉장히 좋은 뜻으로, 어쨌든 장인 정신 하나로 그냥 대충 뭐 하나 새로 만들어서 '우리 신제품 출시할 때 되지 않았나? 그러면 그냥 이 앞에 VU 미터 조금만 키우고, 색깔도 좀 바꾸고, 뒤에 단자, 스피커 터미널 하나 더 달까? 트라이 와이어링 콜?' 이런 게 아니었다는 거죠.
박성수: 전혀 다르죠.
한창원: 그거는 국내에 있는 앰프 제작자분들도 만나서 이렇게 얘기를 해보면 프라이드죠. 그러면서 절대로 자기가 만족할 만큼의 업그레이드나 변화가 아니면 절대 모델명 안 바꿉니다.
박성수: 안 바꾸죠.
한창원: 같은 모델명으로 계속 내부에 조금씩 마이너 업그레이드해서 '야, 이 정도 업그레이드면 굉장한 건데, 우리 모델명 뒤에 SE를 붙이든가 해서 해볼까?' 그게 그냥 제조사에서 'SE로 바꾸면 좀 팔리겠지?' 그렇게 붙이는 게 아니더라고요. 정말 어떻게 보면 그 사람들한테는 명예니까요.
박성수: 여기서 바로 일본 사람들 특유의 개선, 개량 그 정신이 나오는 거죠.
한창원: 알겠습니다. 그럼 마지막 곡 들어보죠, 무슨 곡이죠?
박성수: 우선 오늘 마지막 곡은 폴 사이먼(Paul Simon)의 1975년도 앨범인데요. 그러니까 독립하고 난 다음 앨범이죠? 앨범 타이틀은 ⟨Still Crazy After All These Years⟩라고 하는 그런 앨범 타이틀인데 노래 제목이 재밌어요. '50 Ways to Leave Your Lover'라고 해서 우리말로 하면 '당신의 사랑하는 이로부터 떠나는 50가지 방법' 이런 건데요. 일단 한번 음악을 들어보시고 한번 우리 얘기를 나눠보면 좋겠는데, 음악이 아주 재밌게 돼 있습니다. 한번 들어보시죠.
50 Ways to Leave Your Lover - Paul Simon
시작 시간 - 20:52
박성수: 지금 폴 사이먼의 노래 들어보셨는데, 어떻게 들으셨나 모르겠습니다.
한창원: 우리가 이 노래 듣기 방금 전에 댐핑 팩터 얘기를 막 했었어요.
박성수: 네.
한창원: 그렇죠. 댐핑 팩터의 진가가 이 곡에서 나왔죠. 초저역이 이렇게 툭툭 떨어진단 말이에요. 제가 또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예요. 에포트리스(Effortless)예요. 힘들이지 않고...
박성수: 힘들이지 않은 발성.
한창원: 툭툭 던져대듯이. 킥 드럼이겠죠? 킥 드럼이 일반적인 음악보다 훨씬 초저역을 치는 드럼이에요.
박성수: 여기서 큰 북을 썼을 거예요.
한창원: 그냥 툭툭 떨어지는데 '아휴 진작에 이런 것 좀 틀어주지. 내가 진짜 그동안 나의 본 모습을 못 보여줬는데' 하면서 정말 힘들이지 않고 그냥 툭툭 던져내는 이 느낌이 너무 좋고, 거기 대비해서 이 폴 사이먼의 목소리가 처음에는, 저는 처음 듣는 곡이에요. 처음에는 여자 가수인 줄 알았어요.
박성수: 목소리는 가늘어요. 얇아요.
한창원: 폴 사이먼이 굉장히 미성이잖아요? 그 미성의 표현이 아까 제가 말씀드린 아큐페이즈 음의 특징 그 입자감. 그 입자감이 더해지고 살아나면서 정말 매력적인... 와, 폴 사이먼이 미성이었는데 어떻게 보면 예전에 제가 기억한 폴 사이먼은 오히려 약간 가식적인 목소리였구나. 약간 예쁜 척하는 목소리였다면 지금 이 곡에서의 폴 사이먼은 이 사람이 정말 미성을 갖고 있는 가수였구나 그걸 새삼스럽게 깨닫게 됐습니다.
박성수: 참고로 말씀드리면 이 음반은 1976년에 그래미에서 올해의 음반상을 받았어요. 이 녹음이 아주 특별한 이유 중의 하나는 이 녹음의 프로듀서가 필 라몬(Phil Ramone)이라는 남아프리카 공화국 출신의 프로듀서인데, 원래 음악가이기도 하고요. 이 사람이 잭 아놀드(Jack Arnold)라는 사람하고 차린 스튜디오가 뉴욕의 A&R 레코딩 스튜디오예요.
사실 이 앨범 이전에는 폴 사이먼이 어디로 가서 녹음을 했냐면 앨라배마로 가서 머슬 숄즈에 가서 녹음을 했죠. 'Kodachrome'이 들어있는 앨범이 머슬 숄즈에서 녹음한 거고요. 그다음으로 올라와서 1975년에 만든 이 ⟨Still Crazy After All These Years⟩ 앨범은 뉴욕으로 들어온 거예요. 뉴욕으로 들어와서 필 라몬하고 작업을 했죠. 이 무렵에 필 라몬하고 같이 작업한 유명한 아티스트가 누구냐면 바로 빌리 조엘(Billy Joel)이에요.
한창원: 그러니까요. 말씀하시니까 폴 사이먼의 음악이 레코딩 스튜디오에 따라서 완전히 상반되는 것 같아요.
박성수: 그러니까 바로 이 시기가 어떤 시기냐면 폴 사이먼이 독립을 해서 자기만의 독자성을 찾기 위해서 미국 전역의 유명 스튜디오를 다 돌아다닙니다. 그래서 뉴욕에 와서 A&R 레코딩 스튜디오로 와서 필 라몬과 같이 하면서 진짜 위대한 앨범, 사실 진짜 위대한 앨범입니다.
아까 말씀하신 부분에서 제가 좀 첨언을 해드린다면 에포트리스 보이싱이라고 하는 거, 힘들지 않는 발성에서 참 이게 어려운 부분이라는 것이 뭐냐면 내뱉기도 하면서 절제가 돼 있어야 돼요. 이 두 가지의 조화를 어떻게 이뤄내느냐? 사실 이게 저는 오디오 재생에서 우리가 특히 페이스, 리듬 앤 페이스를 얘기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보거든요.
어떤 음악을 들어보면 '다 들은 것 같은데, 언제 이렇게 다 지나가 버렸지?' 하는데 어떤 시스템 소리를 들어보면 저는 아주 경쾌하게 들었는데, 너무 지루하게 들리는 수도 있어요. 힘이 드는 경우도 있어요.
한창원: 그게 리듬 앤 페이스죠. 우리가 음악을 들을 때 리듬감이 살아나고 고역, 중역, 저역이 진짜... 결국에 그게 페이즈잖아요. 모든 페이즈가 일치하고 타임 얼라인먼트가 딱 이루어졌을 때 우리가 리듬감을 느끼고 그게 리듬 앤 페이스고 그 리듬 앤 페이스에서 우리가 음악에 몰입할 수 있고 그렇게 되는 거겠죠.
박성수: 아큐페이즈에서 우리가 가장 주목해서 봐야 되는 부분이 뭐냐면 개성이 없는 것 같은데 분명히 아큐페이즈만의 소리가 있거든요. 그건 뭐냐, 절대적인 균형감이에요. 그다음에 정확성. 이 두 가지가 결합이 돼가지고 바로 그것을 가지고서 '아큐페이즈, 이건 바로 우리 소리야. 우리의 Philosophy야'라고 말하는 것이 아닌가 저는 그런 생각이 듭니다.
한창원: 완벽함을 추구하는 브랜드가 아큐페이즈였구나 그걸 오늘 다시 한번 확인을 했고요. 정리하는 수순에서 사용자의 편의성도 그렇다고 간과하지 않습니다.
박성수: 그렇죠.
한창원: 예를 들어서 모 브랜드 같은 경우는 '우리는 밸런스 출력이 소리가 좋아' 해서 밸런스 단만 출력단을 해 놓는다든가 '우리는 언밸런스가 소리가 좋아' 해서 언밸런스 단만 다 해 놔 갖고 갖고 있는 케이블을 뭔가 어댑터를 쓰든가 바꿔야 되는 번거로움을 주는 그런 불편함을 주는 브랜드도 있지만, 아큐페이즈 같은 경우는 어찌 됐든 사용자의 편의성, 그래서 예를 들면 헤드폰 앰프도 내장이 돼 있어요.
박성수: 아주 좋은 게 들어가 있어요.
한창원: 순수한 아날로그 헤드폰 앰프 회로를 별도로 해갖고 헤드폰 앰프도 매장이 되어있고 확장 슬롯도 있어요. 그래서 DAC나 포노 스테이지도 모듈로 추가할 수 있고요. 예를 들어서 여기에 포노 모듈을 추가하면 턴테이블까지 연결할 수 있는 거죠. 정리를 하면 완벽함을 추구하는 아큐페이즈의 새로운 인티앰프인데 원하면 DAC나 포노까지 연결할 수 있는 확장성까지 갖춘 제품이다.
박성수: 지금 참 잘 정리를 해주셨는데요. 제가 거기다 사용자의 편의성과 관련해서 한두 마디만 더 붙여드리면 이게 일본 앰프들의 특색이기도 한데요. 아큐페이즈도 하이엔드를 추구하면서도 사용자의 편의성을 추구한다는 얘기는 뭐냐면 톤 컨트롤이 잘 돼요. 그걸 가지고 있어요.
보통 우리가 미국이나 국외의 여러 하이엔드 앰프 메이커들 보면 볼륨만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참 이거 좋다 나쁘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그러자면 사실 좋은 소리 얻기 위해서 지금 막 뭐 이것도 해야 되고, 저것도 해야 되고 하는데 이 일본재 앰프들 특히 아큐페이즈가 가지고 있는 톤 컨트롤 회로를 실제로 활용을 해 보면 내 방에서 뭐가 좀 부족해 맞춰주면 절묘하게 또 맞아떨어지게 되죠.
한창원: 아큐페이즈가 또 채널 디바이더부터 시작해서 멀티 앰핑부터 룸 이퀄라이저까지 그런 쪽에 기술력이 있으니까, 만약에 완벽을 추구한다면 톤 컨트롤에 의해서 손실되는 해상력을 감안한다고 하면 안 달겠죠. 그런데 그쪽 기술력이 워낙 탄탄하니까 아무렇지도 않게 맞춰서 들을 수 있게 한 거죠.
박성수: 간혹가다 일본 앰프들이 톤 컨트롤이나 이런 걸 달고 있는 것을 놓고서 '이거 좀 문제 있는 거 아니야?'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들이 있는데요.
한창원: 약간 결벽이죠.
박성수: 결벽증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 있으신데 저도 그걸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오디오에서 앰프라고 하는 것은 단순히 극단적인 것만 추구하는 건 아니거든요. 사용자의 편의성을 충분히 고려할 수 있는 것도 저는 충분히 가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한창원: 필요한 사람한테는 굉장히 유용한 기능일 수도 있고요. 오늘은 이거 어떻게 편집을 해야 될까 우리 편집자가 걱정이 되는 그런 생각을 하면서 이렇게 긴 시간 함께했는데요.
박성수: 제가 이번에 두 번째라서 일을 좀 편하게 하도록 제가 잘해봐야 되겠다고 했는데...
한창원: 우리 둘이 만나면 안 되는 것 같아요. 아무튼 하이파이클럽 향동 시청실 여기가 시청실 2입니다. 여기서 박성수 리뷰어님과 함께 아큐페이즈 E-800S 신형 인티앰프에 대해서 알아봤습니다. 박성수님 수고하셨습니다.
박성수: 이렇게 불러주셔서 감사합니다.
한창원: 지금까지 시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본 리뷰는 유튜브 영상리뷰를 텍스트 버전으로 재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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